로하의 세상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쑥쑥 읽혀지는 SF미스터리 스릴러! 황당하지만 현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더 충격적인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하의 세상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35년 일본 도쿄, 350미터를 넘는 스카이트리 전망대를 오르는 사이좋은 부녀, 하지만 그들의 그런 행복한 시간도 잠시 위풍당당함을 자랑하던 전망대가 폭발하며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리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순식간에 살아있는 사람들을 지옥으로 집어삼키며 소설은 시작한다.

전망대 폭발사건으로 전망대에 있던 사람들은 물론 전망대 잔해에 깔려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을 로하는 별 의미없이 듣고 있다. 부모도 없이 홀로 지하2층에서 살고 있는 로하는 반에서 군림하는 친구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며 반아이들과 담임 선생님의 방관속에서 매일매일을 가까스로 버티며 살고 있다.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으로는 생활하기 빠듯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는 있지만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홀로 있어야하는 외로움과 지속적인 괴롭힘 때문에 전쟁이라도 나서 모든 것이 끝나버리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치닫는 심정으로 벼랑에 몰려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예인처럼 예쁘장한 얼굴에 공부까지 잘해 아이들이 함부로 하지 못하는 아영이 일부러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까지 찾아와 다음날 절대 학교에 오지 말라는 부탁을 하지만 학교에서 로하를 괴롭히는 친구의 강압에 못이겨 결국 학교에 오기에 이르고 그에 날카롭게 로하를 쏘아보며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은 아영은 챌로 가방에서 총을 꺼내 반 아이들을 모조리 쏴 죽이고 만다.

그렇게 모든 반 아이들이 죽고 홀로 살아남은 로하, 로하를 남겨두고 달아난 아영, 미치지 않고서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로하는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정신을 차려 병원에서 퇴원하자 온갖 매스컴에 시달리게 된다. 수십명을 죽이고 달아난 아영은 잡히지 않고 매스컴의 시선이 로하에게 몰린 상황에서 사실과 무관한 추측성 가십들이 쏟아지며 로하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으며 은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밖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도 자신의 정신이 이상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며 지내던 중 전기와 수도가 끊겨 결국 집주인에게 가던 중 전혀 다르게 변해버린 바깥 풍경을 목격하게 된다.

온전한 건물이 없을 정도로 파괴되버린 살풍경한 모습과 개미새끼 하나 보이지 않는 적막함, 넘쳐나는 쓰레기와 매캐한 냄새 속에서 로하는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를 만나 로하가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던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경악하게 된다.

검은 옷을 입고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살상해버리는 집단, 사람을 죽이면서 일말의 가책이나 양심을 전혀 느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악마의 얼굴 바로 그것일 정도라 로하는 또 한번 자신의 무기력함을 경험하게 된다.

사실 고등학생이 반 아이들에게 총을 겨누며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이후 벌어진 상황은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아 공감할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지려고 이런 사건들이 벌어지는걸까 반신반의하게 되면서도 나도 모르게 소설을 계속 읽을 수밖에 없는 흡입력에 빠져들었는데 소설을 읽다보니 억지스럽게 보이던 그들의 믿음은 빈부격차로 인해 점점 양극화되는 인간의 이기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신의 이름을 걸면서까지 무자비한 살육이 행해지는 현재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그렇게 억지스럽지도 않은 이야기임을 수긍하게 됐던 것 같다.

SF 미스터리 스릴러라고하지만 대체로 어느 수순을 그대로 밟아가는 SF적 내용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하지 않았던 전개가 나와 최근에 읽었던 SF 소설과는 달리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문제에 직면할 때가 있다. 잠들지 않는 이상 내내 머리를 맴돌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미쳐버릴 것만 같은 상황에서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쉽지 않다.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아 힘든 시간만 보내게 되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힘든 시기가 저마다 있을 것이다. 애라 모르겠다 잠으로 해결하는 사람, 먹을 것으로 잠깐의 힘든 시간을 잊는 사람,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잠들지 못해 힘들게 느껴지는 상황을 모면해보려는 사람,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켜켜이 쌓여버린 심적 부담을 털어버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잠도 자보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했지만 그런 문제로도 무겁게 마음을 짓누르는 것들은 쉽게 떨쳐지지 않음을 살면서 여러 번 경험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냥 걷기만 해도 온갖 상념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는 것을 경험한 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집 근처를 크게 도는 습관이 생겼다. 돈이 들지 않고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하는 게 아니니 체중이 늘어날 일도 없는, 오히려 유산소 운동도 되고 가벼워지는 몸만큼 정신도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니 걷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스트레스 방법이 아닐까.

<그럴수록 산책>은 좀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기분이 한없이 쳐질 때, 뭐든 다 잘 될 거라고 자신을 다독여보아도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아 한없는 절망감을 느끼게 될 때 소소한 산책이 주는 즐거움을 담고 있다. 바쁜 일과에 쫓겨 보지 못했던 이름 모를 꽃들과 나무, 풀벌레, 쇠똥구리, 까치들이 부지런히 나르다 떨어뜨린 나뭇가지까지, 여유 없이 지나쳤던 그 모든 것들이 의외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때 조급하고 바쁘게 나 자신을 채찍질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지나쳤던 풍경들과 이웃 주민들의 소소한 안부 인사에서 비로소 삶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혼자라고 느꼈던 외로움이 옅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소소함을 담고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게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나 자신도 그걸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산책에 대한 에세이이기 때문에 엄청난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그런 소소함이 주는 편안함이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누군가와 비교해 자신 있다 말할 순 없을지라도 느린 걸음으로도 부지런히 나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다독거려줄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줄 산책 에세이 <그럴수록 산책>, 집 앞 공원이나 길거리를 걸으며 사시사철 변화하는 나무와 심드렁한 고양이, 반짝거리며 흘러가는 개천의 모습들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지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 45인의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1
이경수.강상규.동아시아 사랑방 포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행기를 타면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나라 일본,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그로 인해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의 문화를 접하다 보면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듯하다.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분 문화>는 45인의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라는 단서를 달고 있어 한 사람이 느낀 일본 문화가 아닌 여러 사람이 관찰하고 느낀 일본인들의 특성과 문화, 그들의 습성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한때 일본 유학을 꿈꿀 만큼 일본 이란 나라에 관심이 많았던 시절, 그들의 습성을 이해하고자 이와 비슷한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은 기억이 있다. 동양권이라 역사적인 감정에 골이 있긴 하지만 비슷한 문화권이지 않을까란 당초의 생각은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착각하고 있다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는데 아마 일본 유학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나 일분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꽤 흥미롭게 읽힐 것 같다.

이 책은 일본의 지역 사회는 물론 정치, 역사, 일본인들의 정서와 문화, 건축과 그들의 혼신의 힘을 불어넣어 가꾸는 정원과 다도, 고령화 사회로 치달은 일본인들의 지혜, 일본인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인 정신과 발명품, 전통문화와 일본을 강국으로 이끈 독특한 문화, 관광적인 측면인 일본의 모습과 그들의 언어, 표현을 다루고 있다.

일본 하면 역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역사적 인물 '요시다 슈인' 이야기와 그가 동력이 되어 일본 사회에 끼친 영향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고 일본 학교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가방 란도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언젠가 일본 드라마에서 재벌가와 견주어 등장한 오랜 전통의 다도 집안 이야기를 본 후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다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에 맞는 다도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책 뒤편에 실려 있는 일본 번역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게 읽혔던 것 같다. 아무래도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만큼 일본 드라마나 일본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라 번역이 매끄럽지 않을 때 생기는 불상사를 가장 가까이 느끼는 독자로서 번역가로 활동하는 작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일본 문화도 꽤 흥미로웠다.

비슷한 면도 있는 반면 놀랍도록 다른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드라마나 소설을 보면서 아리송하게 다가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문화와 심리를 이 책을 읽는다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의 보물창고 백제왕도 공주 - 웅진백제 발굴 이야기 공주가 좋다 1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주 여행을 갔을 때 월성 발굴지역에서 한참 발굴 중인 현장을 직접 본 적이 있다. 뙤약볕 아래에서 힘들게 붓으로 흙을 세심하게 파내는 모습을 보며 그림자 하나 없는 그 뜨거운 열기를 다 받으며 붓질을 하는 모습이 숭고하게 보여 가슴이 뭉클했던 적이 있었는데 <역사의 보물창고 백제왕도 공주 웅진백제 발굴 이야기>는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사학자에 뜻을 둔 아이와 부모가 보기에도 더없이 좋을 책이라 단숨에 읽게 됐던 것 같다.

문화재 발굴에 대한 책이 많지 않아 그동안 발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접해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기에 그 어느 소설보다도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 삼국 중에서도 왜곡된 점이 많아 미처 알지 못했던 백제의 찬란한 문화재와 직접 보지 못했던 현장을 사진으로 만나 생생함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고고학이나 문화재 발굴에서 백제를 떠올리면 훼손되지 않은 채 그 모습을 드러낸 무령왕릉을 꼽을 수 있지만 당시의 발굴 기술력 때문에 졸속 발굴이라는 오점을 남겨 안타까움으로 남은 이야기와 우연히 세상에 알려진 송산리 고분군 이야기, 식민사관에 가려져 한반도에 구석기 시대가 없었다는 역사 왜곡이 공주 석장리 유적지로 인해 그 모습을 드러낸 이야기, 무엇보다 개미굴 주거생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지의 이야기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실린 확인할 수 없었던 마한의 거주 모습을 장선리 유적지를 통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어 상상이 아닌 구덩이를 통해 마한 사람들의 주거 생활을 복원하여 옮긴 모습으로 그들의 특이한 주거생활을 엿볼 수 있다.

이어진 개루왕이 처형되며 그의 아들에게 이어진 웅진 천도의 비밀을 유추해볼 수 있는 수촌리 유적지에서 발굴된 금동관과 금동신발로 미루어 웅진에 천도를 결정한 것이 공주 지역을 호령하던 수장층이 뒷받침이 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것도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많은 가설을 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땅속에 묻혀 있어 그 빛을 보지 못한 채 잠들어있는 유물의 발견으로 그저 신화적인 측면에 머무르던 이야기가 실제 했던 이야기라는 것이 밝혀질 때의 그 느낌은 역사를 사랑하는 학자들이라면 잠 못 이룰 가슴 떨림으로 다가올 것 같다. 비록 발굴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상상했던 것만큼 즐거운 기분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시간과의 싸움이 될지라도 단 하나의 유물과 그것이 역사적 사실로 연관될 때 맛볼 짜릿함으로 모두 불식되지 않을까? 발견되는 백제의 유물 또한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니 선조들이 만든 유물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