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맨 - 속삭이는 살인자
알렉스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 페더 뱅크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톰과 제이크, 아내의 영혼이 아직도 머물고 있는듯한 집을 뒤로 한 채 떠나는 게 꺼림직하지만, 심지어 낡고 기괴해 보이기까지 하는 집 자체가 불안요소로 다가왔지만 무엇을 선택하는데 늘 주저함을 안고 있는 제이크가 선택한 집이었기에 톰은 불안한 마음에도 이사를 결정한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으로 여백이 생기고 아들 제이크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매 순간마다 곤역스러운 톰은 아버지의 부정을 놓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자신이 편하게 글을 쓰도록 도움을 주었던 아내의 부재, 아내의 죽음을 목격한 후로 더 어눌해진 아들, 톰은 항상 제이크가 아이들과 떨어져 혼자서 그림만 그리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톰의 눈엔 보이지 않는 친구와 대화를 하는 제이크의 모습을 보며 더 절망감을 느끼는 톰, 아내가 죽기 전부터 글은 전혀 쓸 수 없고 보이지 않는 존재와 대화를 나누는 제이크의 모습이 톰을 더욱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위스퍼맨>은 아내를 잃은 톰과 20년 전 페더 뱅크에서 일어난 유아 연쇄살인사건을 맡았던 형사 피터의 시선으로 교차되며 진행된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접근해 은밀한 속삭임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던 위스퍼맨의 존재가 20년 후에 다시 부활한 듯한 이야기는 왠지 식상함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가란 조바심을 갖고 조금만 더 읽어보자 싶은 미더움을 완전히 걷어내며 상당한 분량임에도 강렬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이런 유의 소설에서 설마 하며, 그럼에도 조바심으로 읽어내다 김이 팍 새 버리는듯한 전개에 몇 번이나 속았던 독자라면 이 소설은 단연 끝까지 읽어보라고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존재의 속삭임,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제이크의 모습, 제이크의 눈에 보이는 소녀의 존재는 서늘한 오싹함을 느끼게 하는데 별거 아닌 거 같은데도 읽는 내내 바짝 긴장해있었음을 떠올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상 탈출 구역
김동식 외 지음 / 책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나요, 안전하게 안주하고 싶은가요?"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나는 과연 뭐라고 대답했을까?

일단 나의 대답은 제쳐두고 <일상 탈출 구역>에 실린 4명의 작가님들은 이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탄생시켰을까?

이 책엔 김동식 작가님의 단편 두 편과 박애진, 김이환, 정명섭 작가님의 단편이 실려 있어 각 스타일을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는데 비교라기보다는 각 단편마다 전혀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김동식 작가님의 그간 소설을 읽어봤던 독자라면 '김남우'의 등장이 반가울 텐데 <하늘 문 너머>에서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은 후 깨어난 김남우가 그가 의식이 없는 사이 외계에서 만들어 논 문을 통해 사람들이 증발해버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구에 살지만 외계인들이 만들어 논 하늘 문 너머로 이동하면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을지 아니면 그대로 지금 생이 끝나버리는 것인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김남우는 끝내 자신의 선택을 고수한다. 이어 등장하는 <로봇 교장>은 학교에 인공지능 로봇 교장이 등장하는 시대가 도래했으니 이야기에 등장하는 로봇 교장이란 설정 자체가 색달라서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박애진 작가의 <우주를 건너온 사랑>은 클론인 소피아는 홀로그램 가수 레지나의 공연장 일을 하기 위해 험다라는 행성에 도착하여 만나게 되는 채림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아 홀로그램 가수에 빠졌던 채림은 레지나를 보기 위해 험다를 찾았고 뜻하지 않게 소피아를 만나며 그녀의 후견인이 되기로 한다. 가상 공간 속에 등장하는 환경 등이 그려지고 직접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홀로그램에 열광하는 모습이 다소 낯설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인간과 클론의 차별은 지구의 인간 세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씁쓸하게 다가왔다.

김이환 작가의 <구름이는 어디로 갔니>는 모든 것이 다 있는 유람 우주선 스페이스 보이저 33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인공지능 하드리아누스는 일주일간의 휴가를 가기 위해 유람선 안의 모든 로봇들을 소환하는데 이에 구름이라는 로봇의 행방을 전혀 알 수 없게 되면서 구름이를 찾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연 구름이는 어디로 갔을까? 구름이의 행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오히려 인간이 만든 로봇에게 알 수 없는 인간미를 느꼈는데 로봇에게 인간미를 느꼈다면 재미있지만 생각지 않게 훈훈한 이야기라 따뜻함이 배어나는 소설이었다.

마지막으로 정명섭 작가의 <아라온의 대모험>은 기후학자인 아빠를 따라 기후 악화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위해 남극기지로 향하던 아라온이 빙하가 붕괴하며 일으킨 쓰나미로 고립된 상황에서 아빠를 구출하기 위한 두 남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최근 기후환경에 관한 책을 읽다가 탄소의 발생량이 현저하게 줄어 자연이 되살아났던 시대가 언제였냐는 물음에 전쟁 직후란 답에 꽤나 충격을 받았었는데 '아라온의 대모험'은 그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이야기라 가볍게만은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좀비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창원이 작년 3월에 출간한 <게으른 정의>에서 우리 편은 선으로 간주하여 상대방을 악으로 규명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해 나와 이견이 다른 상대방을 물어뜯는 정치를 좀비 정치로 정의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현 상황의 정치를 바라본 <좀비 정치>는 대선이 17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 무엇이 중요한 사안인지, 감정에만 호소하려는 대선 후보들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게 제대로 중심을 잡게끔 해준다.

이재명, 윤석열 구도로 시작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여러 가지 사건과 사안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이들이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기보다 미래지향적인 공약에 진심을 다하라는 쓴소리는 상대방 약점 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점점 개싸움이 되어가는 대선후보 토론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이에 더해 <싸가지 없는 정치>에서도 지적했던 문재인 정부의 묵묵부답식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도 함께 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촛불집회를 통해 크게 바뀌지는 않더라도 뭔가 지금보다 나은 상황이 되리라고 여겼던 대통령 선출이었기에 임기가 다해 가는 현재까지의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국정 운영이 더욱 씁쓸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겨레출판에서 발간되었던 <당신이 몰랐던 K>를 쓴 박노자를 겨냥한 글이나 유시민, 김종인, 이준석, 이낙연은 물론 소설가 장강명과 김훈 작가의 이야기도 등장해 다양한 사안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찌 됐던 항상 똑같이 되풀이됐던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진심으로 고민하고 걱정하여 불필요한 보복식 감정을 거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 텐데 양당 후보들에게선 그런 식견을 찾아볼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 크다.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부르짖으며 열과 성의를 다했던 그들이 걸어가는 길이 과연 이러려고 그렇게 고생을 했던 건가 싶어 의구심이 마구 드는 요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부르짖는 대선 후보들과 그들과 발걸음을 함께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불안한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만 만드는 것 같아 대선 경쟁도,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걱정이 앞설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 무섭고도 매혹적인 21가지 기묘한 이야기
나카노 교코 지음, 황혜연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담이라하면 궁금증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되는 장르인데 일본인이 쓴 서양기담이란 내용에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무섭고도 매혹적인 21가지 기묘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잔혹한 동화란 주제로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공주와 왕에 대한 이야기가 실상은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한 이야기들이었는지, 아름답거나 혹은 슬프거나, 애틋한 감정에 휩싸여 아이에게 읽어주며 오랜만에 유년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꼈던 감상을 깡그리 깼던 충격을 이 책에서도 다시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어린시절 읽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았던 동화든,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매일 읽어주었던 동화였든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 실려 있어 낯설지는 않지만 그 이야기가 언제부터 흘러나왔던 것인지, 어느 사건이 발단이 되었는지 등을 종합해 시대상을 함께 엿볼 수 있어 다양한 해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꽤나 흥미롭다.

21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지만 두껍지 않은 두께와 한가지 이야기를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아 간략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충격적인 이야기임에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요소인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피리부는 사나이'라 불리는 하멜른의 기담부터 루이 15세의 관심을 끌었던 제보당의 괴수, 자살하는 개와 드라큘라, 브로켄산의 요괴, 백악관의 유령, 엑소시스트 등 이미 상당수가 책은 물론 영화화되어 기괴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임팩트 있게 다가왔던 작품들도 있는데 역시 그 기원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의 묘미라 할 수 있을듯하다. 기담이 전해내려오게 된 과정을 따라가며 그림 등도 함께 등장해 오싹함을 더하고 있으니 기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볼만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을수록 흥미진진함이 폭발하는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