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ㅣ 건들건들 컬렉션
존 위딩턴 지음, 장기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4월

무기상을 죽여야 하는 암살자, 그 긴박하고도 긴장되는 순간, 독자도 함께 숨죽이며 따라가게 되는 도입부가 인상 깊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는 '암살'이란 단어에 걸맞게 역사 속 인물들의 암살을 다루고 있다. 대의와 신념, 어쩌면 그보다 더 높은 것을 지향한 인간들에 의해 자행된 암살은 그저 누군가를 죽였다는 살인의 의미와는 다르게 다가온다. 보통 정치나 종교적인 입장에서 이 단어를 마주쳤던 일이 많았을 텐데 비교적 가까운 근현대사에서 주로 보았던 암살을 떠나 최초라 여겨지는 암살이 무엇이며 정확한 암살의 사전적 의미, 최초라 여겨지는 암살과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암살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죽이려는 자만큼 자신을 해할 사람들이 즐비한 위치라면 죽음을 면하기 위한 자 또한 암살에 대비해야 할 텐데 그런 상반되는 인간의 모습을 보다 보면 인간의 욕심과 권력욕 앞에 웃는 얼굴을 칼을 겨눈 인간의 본성에 서글픔이 밀려들기도 한다. 여하튼 그런 감상적인 느낌과는 다르게 죽이려는 자와 살려는 자의 팽팽한 긴장감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주제인데 최근이야 수사나 해부의 기법이 발달해 그런 것들을 밝혀낼 수 있다 치더라도 오래전 벌어진 사건들은 어떻게 암살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보존된 시체를 토대로 현대 기술이 가미되어 람세스 3세가 날카로운 자상 외에도 여기저기 손상을 입은 것을 통해 한때는 한두 명의 학자들이 주장해 신빙성을 얻지 못했던 것들에 힘이 실리며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밝혀질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암살 사건들이 당연하게 책 속에 등장한다. 알고 있었던 사건이라 기존의 책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꽤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고 다양한 분야와 장르를 담아내 오래된 역사 속 이집트나 페르시아, 중국이나 유럽 속 암살은 물론 존 F 케네디나 가수 존 레논에 대한 암살 이야기도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사와 암살이란 주제에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폭넓은 암살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글멍

글멍 - 글 쓰는 멍멍이
예예 지음 / 모베리 / 2022년 4월

처음 제목을 봤을 땐 모든 잡념을 떨어버리는 멍 때림의 한 종류인가 했더랬다. 그러다 보게 된 부제목에 '글 쓰는 멍멍이'를 보고 제목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펼치자마자 훅 빨려 들게 되었다.

같은 상황을 두고 인간의 생각과 반려동물의 생각이 어떻게 다를지 여러 번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얘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잘못을 해놓고 잘못한 건지 알고는 있는 건가?', '이 녀석 혼나기 싫어서 일부러 그러는 건가?' 등등의 다양한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동물들이 짖고 끙끙댈 때 그것을 인간의 말로 번역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해봤지만 동물을 의인화 한 다양한 책을 보면서 과연 동물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정작 동물을 키우면서 말만 못 했지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감정을 지닌 존재란 생각을 여러 번 했으면서도 말이다.

개나 고양이가 말만 못 했을 뿐 아마 지금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란 집사의 관점, 아니 최대한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 책에 담겨 있다면 너무 거창한 것일까? 그래서 그런지 최대한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뭉게의 관점에서 표현된 짧은 글과 귀여운 그림은 팍팍한 삶에서 편안함을 안겨준다. 힐링타임용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뭉게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다 보면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의 그것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마음의 평온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이가 제법 차서 혈기왕성할 때와는 다르고 그래서 엣 기억과 조금 멀어져 슬플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곁에 있어 고마운 순간들을 담은 <글멍>, 그저 지치기만 하는 날들의 연속에서 따뜻한 위안을 받았으며 그런 따뜻함으로 뭉게가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2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독자들의 종이책 출간 요청이 쇄도했을까?

제목만큼이나 궁금증을 갖게 한 소설 <시체를 보는 사나이>는 네이버 웹 소설로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점이 종이책 발간으로 이어진 책이다. 평소 종이책만 읽느라 웹 소설을 읽을 여력이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종이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더 반갑게 맞이하게 됐던 것 같다.

공무원 준비생인 남시보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바로 시체를 보는 능력인데 어린 시절부터 간헐적으로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시보는 그게 시체를 보는 능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더랬다. 그저 피곤해서 잠깐 헛것을 보았다고 치부하며 넘겼던 것들이었지만 최근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시체가 자신에게만 보인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어린 시절에 보았던 것들이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고 여기게 된다.

최근 들어 남에게 보이지 않는 시체가 보이는 것을 경험한 시보,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허위 신고로 오인받아 오히려 경찰서에 연행된다. 이어 자신이 다니는 고시원에서 한 여학생이 떨어져 죽은 것을 목격한 시보는 그것이 자신에게만 보이는 현상이란 것을 인지하고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옥상에 서성이다 가까스로 그녀의 죽음을 막지만 성추행범으로 오해한 경비원의 신고로 다시금 경찰서에 연행되기에 이른다.

경찰서에서 시보는 여학생의 자살을 막기 위함이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이미 모든 상황이 불리하게 적용되어 있어 더욱 억울하기만 한데.... 하지만 그 상황에서 민 팀장은 시보의 말을 믿어주며 가까스로 억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시체를 보게 된 일을 계기로 만난 민 팀장,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신이 자살을 막아주어 살게 된 소담과의 인연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시보가 처음 길거리에서 자상을 입고 죽어있어 신고를 한 남자와 경찰서 안에서 목을 매고 죽은 이형사, 택시 기사로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끝내 숨을 거두게 된 소담의 아버지의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불행하게도 사건의 정황과 증거는 민 팀장을 가리키지만 민 팀장은 출세욕에 눈이 먼 김 형사의 조작이라고 이야기하고 반대로 김 형사는 그렇게 따랐는데 살인 사건 용의자가 민 팀장이라 너무 힘들다고 토로해 시보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더군다나 소담의 집에 있던 블랙박스 영상 속에 민 팀장이 실제로 등장해 더욱 혼란스러운데 시보의 마음처럼 읽는 내내 누가 범인인지 믿을 수 없는 불안감이 가중되어 더 스릴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를 보는듯한 상황이 긴박하게 이어져 생동감 있게 읽을 수 있었고 도대체 누가 범인일지, 배후에 도대체 누가 있는 것인지 추리의 추리를 거듭하며 읽게 되어 책을 덮을 때까지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되는 <시체를 보는 사나이>, 하지만 이것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사실! 앞으로 이어질 내용이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며 충격을 던져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된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독자들의 종이책 출간 요청이 쇄도했을까?

제목만큼이나 궁금증을 갖게 한 소설 <시체를 보는 사나이>는 네이버 웹 소설로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점이 종이책 발간으로 이어진 책이다. 평소 종이책만 읽느라 웹 소설을 읽을 여력이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종이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더 반갑게 맞이하게 됐던 것 같다.

공무원 준비생인 남시보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바로 시체를 보는 능력인데 어린 시절부터 간헐적으로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시보는 그게 시체를 보는 능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더랬다. 그저 피곤해서 잠깐 헛것을 보았다고 치부하며 넘겼던 것들이었지만 최근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시체가 자신에게만 보인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어린 시절에 보았던 것들이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고 여기게 된다.

최근 들어 남에게 보이지 않는 시체가 보이는 것을 경험한 시보,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허위 신고로 오인받아 오히려 경찰서에 연행된다. 이어 자신이 다니는 고시원에서 한 여학생이 떨어져 죽은 것을 목격한 시보는 그것이 자신에게만 보이는 현상이란 것을 인지하고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옥상에 서성이다 가까스로 그녀의 죽음을 막지만 성추행범으로 오해한 경비원의 신고로 다시금 경찰서에 연행되기에 이른다.

경찰서에서 시보는 여학생의 자살을 막기 위함이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이미 모든 상황이 불리하게 적용되어 있어 더욱 억울하기만 한데.... 하지만 그 상황에서 민 팀장은 시보의 말을 믿어주며 가까스로 억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시체를 보게 된 일을 계기로 만난 민 팀장,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신이 자살을 막아주어 살게 된 소담과의 인연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시보가 처음 길거리에서 자상을 입고 죽어있어 신고를 한 남자와 경찰서 안에서 목을 매고 죽은 이형사, 택시 기사로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끝내 숨을 거두게 된 소담의 아버지의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불행하게도 사건의 정황과 증거는 민 팀장을 가리키지만 민 팀장은 출세욕에 눈이 먼 김 형사의 조작이라고 이야기하고 반대로 김 형사는 그렇게 따랐는데 살인 사건 용의자가 민 팀장이라 너무 힘들다고 토로해 시보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더군다나 소담의 집에 있던 블랙박스 영상 속에 민 팀장이 실제로 등장해 더욱 혼란스러운데 시보의 마음처럼 읽는 내내 누가 범인인지 믿을 수 없는 불안감이 가중되어 더 스릴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를 보는듯한 상황이 긴박하게 이어져 생동감 있게 읽을 수 있었고 도대체 누가 범인일지, 배후에 도대체 누가 있는 것인지 추리의 추리를 거듭하며 읽게 되어 책을 덮을 때까지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되는 <시체를 보는 사나이>, 하지만 이것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사실! 앞으로 이어질 내용이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며 충격을 던져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된다.

신데렐라 포장마차 4

신데렐라 포장마차 4 - 까마귀의 왕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가일 지음 / 들녘 / 2022년 1월

장편소설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어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기다리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소설 <신데렐라 포장마차>

처음 <신데렐라 포장마차>를 읽었을 때는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프리메이슨'이 언뜻 연상되기도 했었다.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 팽 당하고 있는 '댄 브라운'이긴 하지만 '다빈치 코드'에 열광했던 나로서는 <신데렐라 포장마차>를 접했을 때 비슷한 이유로 이 소설에 운명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텐데 그에 걸맞게 비극적인 현대사와 사라진 문화재 등이 소설에 등장하기에 단순히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깊이와 재미를 담은 소설이라고 자부한다.

<신데렐라 포장마차> 4권에서는 베트남 국보인 '침향 불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도 단순 도난 사건이 아닌 살인사건과 함께 발생하고 사라진 것이 문화재이기에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신영규 팀장이 사건을 맡게 된다.

인공 호수를 끼고 자리한 별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사업가인 김남규가 누군가로부터 머리를 가격 당해 살해되었고 입주 가정부였던 필리핀 출신 '나오미'가 이를 발견했으며 마침 김남규와 사업 이야기를 하기 위해 별장에 들렀던 조카 한명국과 다음날 별장에서 있을 파티에 불려온 출장 요리사 이태일과 장미주가 용의자이자 목격자로 지목되어 수사가 진행된다.

한 명이 살해된 사건에서 같은 상황을 목격한 네 명이 사건을 다르게 이해하며 다른 인물을 지목했고 이것이 '라쇼몽 효과'라 일컬어지며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사라진 침향 불상에 대한 가슴 아픈 현대사를 마주하게 된다.

한국의 근대사와 닮았지만 걸어간 길은 달랐던 베트남, 평소 베트남 참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그것을 용인하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현상에 적잖은 충격을 받는 나로서는 전편에 등장했던 작품들보다 이번 4편에 등장한 이야기가 더 강하고 깊이 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것들을 마주 보게 하는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는듯하면서도 음식이라는 주제와 함께 길을 같이하며 가벼운 듯한 등장인물들과 대비되는 효과를 줘서 늘 인상 깊게 다가오는데 아마 그러한 이유 때문인데 전편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편소설을 멀리하는 내가 <신데렐라 포장마차>에는 남다른 애착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신데렐라 포장마차>가 어디까지 가서 어떤 끝맺음을 할지 모르겠지만 '레메게톤'의 활약이 길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은 약탈당한 문화재가 버젓이 남에 나라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설움을 가진 국민이기에 더 간절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