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어차피 살 거라면, 개정증보판
이근후 지음 / 메이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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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살 거라면,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인생의 철학적 통찰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50년간 15만 명을 돌본 아흔 살의 정신건강의학과 명예교수님의 글이라면? 단숨에 책장에서 책을 집을 것이다. 어느 기자의 말마따나 책갈피 어디를 펼쳐도 구체적 지혜와 노화의 생기가 넘쳐흐른다는 표현이 딱이다. 아흔의 노학자 이근후님의 이 책은 개정증보판으로 역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였음이 분명했다.

 

백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일상,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조언받고 싶다면 이근후 교수님의 글을 정독해 읽어보자. 나이 든 자의 품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저자는 말한다. 노화를 수용하되 지금 현재 누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즐기는 적극적인 태도가 바로 품격있는 태도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 감정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인식은 나쁜 쪽으로 훨씬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은연중에 자기 검열을 하게 되지만 이것이 예의를 지키는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반면 분노로 연결되기도 한단다. 나이 들어 화가 늘었다면 나를 화나게 한 그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내 해석이 문제일 수도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건과 거기서 느낀 감정을 분리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나이 듦에 대한 편견인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인 문제인지 우리는 색안경의 정체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용서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용서는 남을 위해 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하는 선택이다. 상대가 사과를 한들 원한의 감정으로 똘똘 뭉친 당사자에겐 그 말 또한 진정성있게 다가오지 않을 터. 그럴 땐 사과를 받으면 용서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고 억울한 감정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상처가 된 기억과 거리를 두고 아예 무심해지겠다고 말이다. 여유가 생기면 그 상황을 새롭게 이해해보고 마지막엔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을 통해 우린 남을 책망할 수 있는 권리가 없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택시를 탔다가 어린 시절 동네 깡패를 운전기사로 만나기도 하고, 군의관 복무시절 자신에게 치료받고 제대한 이를 운전기사로 만나기도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좁은 세상에서 어떤 때에라도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출 것을 조언했다. 인간관계는 평균 6단계만 거치면 연결된다고 한다. 스치는 인연이라고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겠다. 얽힌 관계망을 타고 우리는 서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내가 지금 저지른 무례함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소름이 돋는다.

 

저자는 삶이 우연으로 가득 찬 슬픔이라고 말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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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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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자신의 글을 봐주고 기다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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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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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작가가 민낯의 일지라고 표현한 이 책을 보며 독자로서 마음이 충만해졌다. 무명의 나를 설명하는 각주와 별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표현 또한 마음에 들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다양한 씀 중에서도 글을 쓰는 일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삶을 증명하는 방식이기에 글을 쓰는 이들은 모두 용감하다는 의견에 동조한다. 난 아직 내 글(구체적으로는 일기와 같은)을 마주한 적 없는 이들에게 기꺼이 드러내기 힘들어 숨기고 있지만 언젠가는 용기내고 싶다. 가랑비메이커님처럼.

 

사실 내 글을 보고있노라면 90%의 푸념과 10%의 실오라기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는 것 같다. ‘꽁꽁 숨겨둔 찌질한 마음을 방언처럼 터뜨리는 일이 바로 90%의 그것이다. 누구에게도 보이기 힘든 내 안의 날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은 불경한 것이라 여겨졌다. 저자 또한 아름다고 다정한 문장들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름답고 건강한 꽃을 길러내기 위해선 때로 냄새나는 거름도 필요한 법. 개똥 같은 원망 또한 나의 부정할 수 없는 감정임을 인정하고 나니 해방감이 든다.

 

가랑비메이커님은 나보다 열 살 정도 어리시지만 이미 9년차에 접어든 작가라는 점에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게다가 지구력 있는(?) 응원자까지 보유하고 계시니 말이다. 누군가 자신의 글을 봐주고 기다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 연중무휴의 쓰는 삶의 무게가 마냥 무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 문장이 뇌리에 꽂힌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리하여 값으로 쳐주지 않는 문장들이 느리게 늘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 가방비메이커님의 작업일지를 보면서 쓰기에 대한 욕구가 200% 되살아났다. 아니, 써오던 것에 대해 계속 써도 의기소침해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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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화해하는 중입니다 - 내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임만옥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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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화해하는 중입니다



 

이 책은 사람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혔다. 20여 년 강연과 임상현장에서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는 저자 임만옥님은 말하지 못한 희미한 기억을 찾아 곧 만나게 될 자신과 애써 외면했던 지난날의 아픔, 미움의 상자를 열고 마주할 용기를 담았다고 전한다.

 

독자로서 상담사인 저자와 내담하는 기분으로 글을 읽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거리가 있는 부분은 발췌해서 더욱 공을 들여 읽었다. 우린 살면서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 모든 일이 나 자신이 의도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우린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있는 핑계가 생긴다. 자신의 관점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인간의 천성이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관계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열등한 부분을 타인에게 투사하고 비난하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그림자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행동 중에서 유난히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 자신에게 그런 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론이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곧 자신이기도 하다는 말에 큰 깨달음을 얻는 듯하다.

 

우리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미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애써 모른 척 외면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둘째까지 출산하고 내 몸이 무너지는 걸 체감했다. 이듬해 나는 난생 처음 수술이라는 걸 했다. 저자는 운전을 빗대서 설명한다. 운전할 때 신호를 보지 못하고 달리면 당연히 사고가 나듯이 미리 정지선을 지키고 대비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우리 몸도 건강에 자만하지 말고 미리 대비하여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개인마다 취약한 부분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몸 속에 100명의 명의를 지니고 있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병을 치료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몸 자체여야 한다는 뜻이리라. 마음을 돌보듯 나의 몸과도 돌보며 화해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이 밖에도 감정 근육을 키우는 법, 아픈 과거와의 이별, 부정적인 에너지도 표현해야 하는 이유들이 생각난다. 나의 상처 맺힌 것을 건강하게 풀고 내 안에 살고 있는 외면했던 또 다른 나를 사랑하고자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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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배우는 시간 - 말이 넘쳐나는 세상 속, 더욱 빛을 발하는 침묵의 품격
코르넬리아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서교책방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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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배우는 시간

 



침묵은 금이란 말이 있다. 단순히 입을 다무는 것이 아니라 침묵을 통해 말의 무게를 싣는 것이다. 일상에서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면서 침묵을 배운다는 건 쉽지 않지만 적어도 말의 홍수 시대에서 역설적으로 침묵의 최고의 논리가 될 수 있다면? 당장 말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소통의 방식인 침묵은 대화를 유리하게 이끌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를테면 화난 사람을 상대하는 최고의 대응책이랄까. 불평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 특성이 있기에 상대의 불만을 진지하게 받아주면서 상대와 한 걸음 보조를 맞춘 뒤 위로와 공감의 표정으로 침묵하는 것. 이보다 더 확실한 불평 대응 방법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편, 좋은 대화는 진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최고의 소통수단이다. 침묵을 견딜 수 없는 진짜 이유도 침묵 자체보다 자신이 타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수동적인 사람만 침묵을 난감하게 생각한다. 적극적이며 세상과 대화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침묵을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밖에도 말하는 것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부모로서 좀처럼 입을 닫지 못하는 가장 흔한 이유가 말과 통제를 헷갈리기 때문이란다. 반성하게 된다. 자녀를 대할 때 좀 더 오랜 침묵을 견디고 기다려주는 인내를 배워야하겠다.

 

이 책을 통해 침묵에 대한 오해를 벗을 수 있었고 나아가 침묵의 품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정말 필요한 때가 아니면 침묵하는 것이 더 낫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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