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담 - 글에 대한 담론, 불편한 이야기
우종태 지음 / 예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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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스스로 썰자라고 소개하며 10여년동안 써온 글공부에 대한 책을 내놓았다. 직업이 변호사였기에 수많은 공부를 하고 배움을 추구하였지만 허무했다고 한다. 어느 날 원시 한자를 접하고 그것에 대해 공부하며 스스로의 두려움과 욕망을 여실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깨닫고 느낀 점을 책으로 만들었다. 글담은 담론이라 담판을 짓는 대화여서 불편할 수도 있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한자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친일파들이 득세하면서 한자를 부정확하게 이해하고 뜻풀이가 정확하지 않은 난제를 남겼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점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갑골문자같은 상형문자는 한자를 처음 배울 때 잠시 보았던 것이 전부여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자보다 낯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뜻이 담겨있음은 부정할 수 없기에 여기서부터 문자의 이해를 시작해보는 필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이름을 지을 때 철학관에 가서 돈 주고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름의 뜻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한자를 정확하고 바르게 이해하길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책의 진행은 썰자의 에피소드로 시작하여 인문학적인 담론으로 이어진다. 거기서 발생하는 한자를 시원하게 풀이해주고 역사적인 배경까지 설명해준다. 이를테면 썰자는 중국 전설 속 황제와 싸웠던 전쟁의 신 치우천왕의 문양과 고구려 주몽의 삼족오 문양이 우리 민족의 깃발 문양이었다고 생각했다. 현재 치우천왕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의 상징인 붉은 악마로 변신하여 부활한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덧붙여 흰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기를 보면 무심함이 느껴져 부끄럽다고 하였다. 삼족오와 백제 나투의 부활을 기다리며.

 

  이야기 하나가 끝날때마다 글해를 삽입하여 한자 하나하나에 대한 갑골문으로부터의 의미를 되새겨 이해를 돕고 있다. 언어 속에 얼이 깃들어 있으니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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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그 사람 -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장적폐 지음 / 이음스토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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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봐서는 필자가 경험한 연애를 그린 에세이집으로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이었다.

희곡의 형식을 빌린 일기장? 배경은 종일 조용필의 곡들, 북한과 대통령 그리고 조용필이 나오는 소재의 가상 역사를 그린 필자의 시선이 담긴 평론이랄까? 아무튼 독특하고 신선했다. 평범한 직장인 장적폐님의 5년 이상 걸린희곡집이다. 북한문학을 공부한다는 소개는 이 책의 내용을 짐작케했다. 북한소설을 읽으며 평화 한반도를 만들고 장차 통일문학을 준비한다는 그는 조용필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 그가 소개한 킬리만자로의 표범 확대판 격인 <말하라 그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를 한번 들어보겠다. 러닝타임이 20여분이라니 듣다가 도망칠 수도 있겠지만.

 

 이 희곡의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은 보수당 정권의 대통령 심하중이다. 배경은 일촉즉발, 핵전쟁이 도발될 위기에 처한 한반도. 상상이다 보니 대통령의 문제 해결방식은 문학적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방법이다. 보수와 진보 모두로부터 외면당한 유폐된 대통령.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 긴장이 해소되거나 평화로의 국면은 전혀 없는 답보상태. 최근 김정은이 남북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싹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기사를 봤다. 희곡의 배경이 마치 지금의 현실같다.

 심하중 대통령의 평전을 쓰기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40대 중반의 김민희기자가 등장한다. 1년여간 둘의 대화를 통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라 느낀다며 소회를 밝혔다.

필자의 글쓰는 동력이 된 조용필의 노래가 각주처럼 곳곳에 등장한다. ! 물론 일반적인 각주 위치가 페이지 아래쪽임을 감안한다면이 책은 각주 자체가 본문처럼 보여 더 눈여겨 볼 수 있었다. 일부러 그랬단다. 희곡의 빈약함을 메우고 위해서, 희곡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서.

 

 조용필 노래를 배경으로, 북한문제를 풀어가는 대통령의 이야기.라고 한마디로 요약한 필자는 다음 필명을 북문문으로 짓고 북한문학에 대한 글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월미도 전투. 흥미롭다.

 

  갈라진 땅 한반도에 어서 평화가 오길 바라며 이 책을 마무리 한 필자처럼 나 또한 어떤 문학의 형식을 빌려 내가 원하는 나라를 말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좋은 현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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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 - 누가 5G 패권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인가
현경민 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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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G가 뭐길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을까?

한국과 중국이 5G를 점령하는 것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

 

  5G는 올해 시작되었고 내년 2020년에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했다.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된 IT 전문포럼인 커넥팅랩에서 만든 이 책은 내년, 상영화된 5G를 기반으로 모바일과 IT업계의 큰 변화가 시작되고 이를 주도하기 위해 전에 없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의 주체는 기업을 넘어서 국가 간의 싸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5G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 대비 최대 20배나 빠른 속도를 제공하고 1/10 수준으로 지연시간을 줄이며 10배 많은 디바이스를 수용한다니 정말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 할 수 있겠다. 커넥팅랩에서 선정한 키워드 역시 . 가히 기준을 뛰어넘을 것에 기대가 된다.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며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초고속은 새로운 서비스 트렌드를 이끄는 네트워크 기술의 필수라 하겠다. 빠를수록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많아질 테니까. 요즘 떠오르는 AR같은 실감형 콘텐츠 역시 생각지 못했던 기술의 진화다.

 

  사람과 사물, 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가 확장된다면 어떨까? 이미 초연결은 시작되었다. 기존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정 내 디바이스를 모바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이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시티로 확대될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여 접는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어 미디어를 즐기며 SNS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점점 다각화되는 스마트폰의 유통은 5G시대를 맞아 어떻게 재편될까? 다각화된 유통망과 혜택으로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많아졌다. 내년 국내 4명 중 1명은 5G가입자가 될 예정이란다. LTE 재고들은 빠르게 소진될 것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판매하기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되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KB국민은행에 이해 주요 금융사들도 통신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고, 카카오뱅크같은 인터넷 전문은행도 비대면 채널에서 이미 디지털화를 이뤘듯이 통신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목차 중 게임도 중고거래하는 시대가 온다기에 궁금하여 펼쳐보았다. 게임 타이틀을 한번 구매하고 사용하면 중고거래가 어렵다. 중고나라를 이용하긴 하지만 거래의 안전성을 담보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 블록체인 플랫폼이 등장한다. 2018년 등장한 로봇 캐시는 게임 중고거래가 가능하여 대금을 지불하면 이용 권한이 자동 이전되는 방식을 통해 사기를 방지했다. 스마트 계약과 초소액 거래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방식의 이용 요금 지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가 여러 게임을 한시간씩 체험하고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낸다든지, 복잡한 절차 없이 안전하게 공유되는 정보를 활용하여 이용자를 등록, 생성하고 금액은 플랫폼 화폐로 지급한다든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요금 지불방식이 이용자의 주권으로 이루어져 원활한 게임 소비가 가능할 것 같다.

 

  AI로 대박영화를 예측할 수도 있단다. 인공지능이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나 감정의 변화를 알아챌 수는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랩의 실험 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할 법한 유형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의 흐름은 신데렐라였다고 한다. 사람과 인공지능이 일종의 분업을 통하여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은 영감에 의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인공지능은 이야기의 구조를 구성한다면.

 

  정말 신기한 세계다. 5G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초의 시대를 우리에겐 필수불가결한 네트워크요소였다. 이 책을 읽으니 2020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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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결심한 당신에게 - 현직 이혼 전문 변호사의 따뜻한 조언과 확실한 지침
장샛별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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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 이혼을 선택한 이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이혼전문 변호사의 책이다. 수많은 의뢰인을 만나며 여러 가지 사연들과 함께 안타깝고 화나는 마음이 들었을 그녀가 그들의 막막하고 힘든 이혼 과정을 순탄하게 도와줄 수 없을까 고심하며 썼다는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고맙다. 당장 내 주변에도 이혼가정이 있고 또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지인이 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했다면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노력해야 함은 분명하다.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니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하겠다.

목차는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혼은 신중하게>부터 이혼 준비는 철저하게, 이혼 사유는 분명하게, 이혼 진행은 빠르게, 외도 이혼은 혼쭐나게, 재산 분할은 넉넉하게, 양육권 확보는 확실하게, 이혼 후에는 더 행복하게 말이다.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 의뢰인들은 변호사를 찾아가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도 좋을 듯 싶다.

 

  이혼 소장을 받았는데 정작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의뢰인의 사연이 있었다. 피고의 입장에서는 소장을 받았을 때 원고가 유책 배우자이거나 피고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청구가 기각되기도 한다. 어쨌든 시간을 갖고 대화를 하며 서로 이해하기를 노력하여 원고가 소를 취하하는 경우도 있다. 진심이 부부사이의 회복이라면 원고가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노력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협의이혼시 알아둬야 할 절차나 이혼소송 절차시 체크해야하는 부분도 제시되어 있다. 얼마 전 송송커플의 이혼조정이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안구커플의 이혼소송도 눈여겨볼 만하다.

 

  승소사례로 보는 빠른 이혼 사유도 있었다. 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히 살고 싶다는 황혼이혼이나 배우자의 폭행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조정이혼을 적극 활용한다면 임의조정의 경우 성립시 즉시 확정되므로 빠른 이혼을 원하는 의뢰인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앞서 얘기한 송송커플처럼.

 

  살아온 세월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재산 분할로 이어진다. 법적인 절차인 가압류, 가처분에 대한 내용도 나와 있고 혼인기간이 짧아도 재산 분할이 가능한지, 별거 중에 번 돈도 나눠줘야 하는지 등에 관한 궁금한 질문들도 올려놓았다. 아이가 있는 가정은 양육권 확보 또한 치열한 싸움 중 하나다. 승소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혼 소송을 하는 시점에 아이를 실제로 데리고 있는 측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현재의 양육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이의 안정적인 성장과 복리에 적합하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실제 소송에 유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누군가의 추천사처럼 몰라서 불행한 사람들, 알아도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똑똑하게 이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용한 책이다. 저자의 절대적인 진심이 들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의뢰인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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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비판 경제학 -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경제 교과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 이푸로라 옮김, 성일권 감수 / 마인드큐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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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악화될수록 실패한 정책방향은 왜 여전히 굳건히 고수되는 것일까? 서문에서 이렇게 진단을 내렸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사회과학계를 장악했기 때문에. 그들은 학문의 폐쇄성과 배타성을 유지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방편으로 숫자와 방정식을 활용해 철두철미한 장벽을 쌓아올렸다. 그리하여 사실 2차 세계대정 이전까지만 해도 문과에 더 가까웠던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공학, 수리학 못지않게 기술학으로 변모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듣고 배운 경제학 교과서는 우리 사회 1%에 불과한 그들의 것이었다.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허튼 이론들이 경전처럼 받아들여졌다. 이것은 마치 무한경쟁의 성장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한 이 책 <르몽드 비판 경제학>은 프랑스에서 출간되었고,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휘몰아친 뒤 글로벌 성장 패러다임이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이었다.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파노라마 속 경제현상을 설명하고 역사 속 경제 이야기를 곁들여 문제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분석한 뒤에 각 장을 마무리할 때는 미래에 대한 또 다른 비전을 제시해주었다. 프랑스 대학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겨냥해 출판되었다는 점에서 미래세대의 경제 지침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지금껏 내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경제에 대해 편견을 부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러 가지 사진과 그림 자료가 컬러풀하게 삽입되어 있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경제에 대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우선 각 챕터별로 통념을 빨간 글씨로 제시했다. 이를테면 <시장을 따를 것인가, 증명된 법칙을 세울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해서 경쟁은 효율을 보장한다라는 통념이 그것이다. 여기에 삽입된 그림은 미국 미시간주 맥키노시의 화이트쇼알 등대. 공공재의 특성을 띄는 재화이다. 시장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정부개입이 필요함을 인정했고 그것의 예가 바로 공공재, 독점, 외부효과이다.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경우라도 가격을 책정하면 만사형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부정적 외부효과를 유발하는 오염물질 배출 기업에 배출권을 할당하고 가격을 책정해 배출량을 감소하게끔 하는 정책. 이 주제엔 보이지 않는 손을 보조하는 국가의 주먹, 경고등이 켜진 노동권 등의 내용도 들어있었다. 이 주제의 비전으로 제시된 신자유주의 볼셰비즘에 대해 흥미롭게 읽었다. 하이에크는 케인즈에 맞서 신자유주의 사상을 창시한 인물인데 그는 정부의 역할이 자원 재분배가 아닌, 시장의 역할만으로는 불충분한 서비스(안보, 설비, 통계, 최저소득)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자유주의자들 입장에선 이상향에 불과하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한 세대는 지나야 비로소 정치적 행동에 미칠 만한 힘을 얻을 것이라 예견하고 언론, 대학, 고위 공무원, 고용주들 사이에 점차 퍼져나가 2차 대전 이후 복지국가가 된 1970년 중반 위기에 접어들었을 때 그의 주장이 유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첫 장부터 숫자놀음 통치의 허상을 드러내고 우리가 알고 있던 통념들을 뒤집는 예리한 분석이 이어짐에 따라 삐딱하게 좌, 우파 사상을 논하는 비평을 넘어서 비전까지 제시되어 있어 참 좋았다. 이 책의 출판의도 역시 경제학 이론에 대한 풍부한 지식 그 자체보다 현 자본주의의 경제체제를 읽어내는 안목을 기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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