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상상력 - 지나간 백년 다가올 미래
김정섭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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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귀향>이 개봉 닷새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단다.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 을 모티브로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극영화이다. 일본은 왜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가? 라는 울분이 드는데, 이 책 <외교 상상력>에 그 원인이 나와있었다. 식민지배에 대한 역사적 반성 문제가 독일과 달리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도 냉전 초기 국제질서와 미국의 대일본 정책의 유산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소 냉전이 심화되면서 아시아에서 일본이 찾는 전략적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1951년 조인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일본의 주권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때 연합국과 일본만의 강화조약이 체결됨으로 전후보상, 국교정상화, 영토문제 등을 미결로 남겨두게 되었다. 일본은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도덕적,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의 국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 가운데 우리나라의 외교안보의 전략적 선택을 보면 일본의 정치군사적 역할확대에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심리적으로는 불편하나 동북아 역내 세력구도라는 측면에서 볼때, 점점 부상하는 중국을 혼자 상대하기 어려운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으로 역할 확대를 추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이 독자노선을 걷거나 군국주의로 나갈 것이라는 염려는 적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볼 때 역사문제와 외교안보사안은 분리 대응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처럼 오늘날 벌어지는 일들은 반드시 과거의 어떤 연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역사를 알아야 하고, 또한 지난 수세기동안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다듬어온 축적된 지적 자산을 국제정치현상을 이해하는데 사용한다면 세계관이 넓어질 것임은 자명하다.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이 책에 소개된 이론은 다양하다. 홉스와 칸드, 로크에 이르는 무정부상태의 개념, 현실주의 이론과 구성주의 이론, 오바마 정부의 대중동외교인 비폭력다원주의, 동맹이론에서 말하는 연루와 방기의 딜레마 등등.

비단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국제관계를 살펴보면 생존을 위한 안보,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가 얽히고 설키어 복잡하게 전개됨을 포착할 수 있다. 위협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인 IS의 존재랄지, 중국식 발전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싸드의 한반도 배치, 한중간 경제협력문제인 AIIB, 북핵,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난민인 보트피플의 증가 등의 문제는 각 국가의 외교노선방향을 결정하는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며 전세계적으로 동조하여 해결해 나가야하는 모습을 띄기도 한다.

지난 100년의 세계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선 적어도 이 책에 소개된 역사와 이론은 공부해야 될 필요성을 느꼈다.
변화의 흐름에 둔감하지 않되, 세력 균형적 관점과 지정 전략의 안목도 잃지 말자는 저자의 조언을 새겨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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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 - 아이의 공부 저력은 밥상머리에서 만들어진다
심정섭 지음 / 예담Friend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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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주전 방영된 TV프로그램 비밀독서단에서도 다루었던 유대인의 책, 탈무드가 생각났습니다. 그들이 읽는 책과 교육법은 우리나라 학부모에게도 커다란 관심사일거라 생각합니다.

유대교를 믿고 있는 그들답게 지금껏 안식일을 기억하여 종교적인 의식의 교육법을 실천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는 꼭 종교라는 형식 말고도 한국사라는 역사를 되짚으며 교육하자는 저자의 발언에 공감되었는데요, 어쨌든 학원에 의존하며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는 대한민국의 교육보다는 질문과 토론이 일상화되어 있는 유대인의 공부법이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전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교사연수때 하브루타 수업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이것 또한 이러한 교육법의 하나라고 합니다. 자녀교육의 주된 장소가 식탁인 것은 스토리텔링 육아의 전형같습니다. 아이의 질문을 두렵고 귀찮아하기 보다는 이 책의 소제목답게 대화로 아이의 질문력을 키워라라는 말 또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아이의 입이 열리면 생각이 열리겠지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오히려 환영하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이야기하는 방법. 생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책장에 전집을 진열해놓으며 뿌듯해하기 보다는 한권이라도 제대로 파고들게 하는 집중력있는 독서가 유익하다는 것입니다. 간절함이 있을 때 공부도 잘 되고 스스로 할 수 있듯이 일부러 큰 돈을 들여 전집을 사놓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낄 때 한권씩 사주라는 말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생각났기 때문이죠. 어린 시절, 지금은 없어진 광화문 종로서적을 한달에 한번씩 데려가시며 저희 남매에게 책을 한권씩 사주셨거든요. 그때 읽은 세익스피어 4대비극이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난답니다. 내용뿐 아니라 책의 표지며 촉감까지. 닳고 닳을때까지 너무 재밌게 읽었거든요.

 어쨌든 이 책은 밥상머리교육을 중요시하며 4가지 챕터로 주제를 요약합니다. 아이가 배워야 할 것은 가족 식탁에 있으며, 유대인의 힘은 독서와 토론에서 나온다는 것, 배려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올곧은 인재로 자라며, 부모가 바로 서야 가족이 행복하다는 단순한 진리. 지성뿐만 아니라 인성이 바른 아이로 키우며 자라기 위해 유대인의 교육법을 모방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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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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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카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소설 조가비 해변은 안네 마리, 마야, 크리스티나 등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울리카, 그녀의 직업은 북유럽 신화를 흥미롭게 해석하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산으로 납치된 사람들에 관한 전설을 연구하는 사람이거든요. 이른 바 민속학연구소 연구원. 생소한 신화와 민담, 전설이 이 소설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울리카가 어릴 적 조가비 해변에서 겪었던 일들이 추억을 소환해 내는 소재가 됩니다. 그녀가 성인이 되어 두 아이와 함께 다시 찾은 그 곳 바위 틈에서 해골을 발견하게 되지요. 해골은 실종된 크리스티나라는 여자인데 본능적으로 마야와 관계있다는 생각을 품게 됩니다. 대가족이었던 안네의 식구로 입양된 인도소녀 마야말입니다.

 

 

 

 

 

 

 

 

 

 

한 때 자신의 가족보다 더 친가족처럼 느껴졌던 추억 속 인물들을 떠올리며 추억의 장소를 찾은 울리카. 친구였던 안네와 그녀의 입양 동생 마야, 자폐 화가 크리스티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설 속 인물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느 여름, 어린 시절 사라졌던 마야가 도저히 혼자서 있을 수 없을거라 생각되는 공간에서 한달이 훨씬 넘은 시간이 흐른 다음 발견되었을 때 가트만 가족은 예전처럼 생활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와해된 가족, 해체된 가족의 모습이 작가 헤르만손이 화자의 목소리를 빌려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또 한명의 서술자였던 크리스티나 역시 울리카의 회상에서 교차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꼭 등장할 수 밖에 없는 마야의 존재. 찰나의 행복과 환희의 순간을 겪은 후 자멸한 크리스티나라는 인물 또한 북유럽 신화의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소재와 연관되어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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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근심 - 나는 왜 사소한 일도 늘 걱정할까
리쯔쉰 지음, 강은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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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를 비롯해 주변 지인들이 종종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과부하가 걸린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지치고 힘든 이유는 때로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걱정과 근심이 주범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적당하지 않고 넘치는, 과잉근심. 저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우리 안에 내재한 과잉근심을 분석하고 올바르게 다루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결론은. 모든 종류의 근심은 인간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고독한 싸움입니다.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인지하는 것, 내면의 갈등을 통해 내가 어떤 심리상태에 놓여있는지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벌써 반은 이룬 것입니다. 무인도에 홀로 놓인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처럼 고독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고 친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그 예입니다.

 

 

 

 

 

 

 

 

 우린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어른이 된 우리 모습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때론 트라우마로 작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형적 태도는 과거의 열등감에 빠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선형적 태도 이외에도 비선형적 태도가 있답니다. 어제가 반드시 오늘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과거가 현재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복잡한 존재인 인간은 시간적으로 불일치하며 고정불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과거의 상처도 극복할 수 있지요.

 

 

 

 

 

 

저자 리쓰쉰이 담담히, 따뜻하게 또는 객관적으로 조언하는 문구들 하나하나가 저에게 긍정의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듯이 이러한 심리적 기제를 제대로 공부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6개의 목차 중에서 4. 사랑, 꼭 해야할까?5. 사랑 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이 가능할까?는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자연스러운 심리상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넘치는 근심을 조금은 적당량으로 덜어내는 연습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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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로맨스 -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M. C. 딜런 지음, 도승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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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는 명확하게 정의되지도, 이해하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실존은 이해보다 ‘감응’ 이랄까요?

정의도, 개념도 없으며, 이해한다는 평가도 무의미하니까요.

유신론자이었던 실존주의 학자엔 키에르케고르, 무신론자였던 실존주의 학자로는 대표적으로 니체가 있지요.

이 책의 저자 또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동시대에 활동한 메를로 퐁티의 주석가로 저명한 학자 M.C. 딜런입니다.

 

철학이 가미된 사랑의 정의는 무척 어렵고 생소하기까지 합니다.

엊그제 tv에 방영되었던 ‘어쩌다 어른’ 이라는 프로그램의 주제도 ‘사랑’ 이었는데요, 여기선 카이스트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나와 “사랑은 뇌의 착각이다. '이 사람 없이 못 산다' 하는 착시현상은 1년이면 완쾌된다.”며 생물학적이며 뇌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재치있게 설명하였지요.

 

반면 소설 제목과 같던 ‘비욘드 로맨스’ 는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가 생소하였고 배경지식 또한 무지한 편인 제가 읽기에는 말이죠.

요지는 로맨스, 환상과도 같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종말입니다.

낭만적 사랑을 넘어선 진실된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것이 좋은 사랑이라는 겁니다. 성에 대한 자연법적인 가치나 신념, 특히 자연과학보다는 신앙이 만들어낸 믿음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이 자연법의 시각으로 해방되기를 주장합니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완전무결한 사랑의 인식을 프로이트, 플라톤 등의 관점을 비교하며 비판합니다. 이들 또한 오류투성이라는 겁니다.

낭만적 사랑이 필연적으로 모순을 만들어냅니다. 낭만적 사랑의 축복 속에서 영원을 맹세한다는 것은 자기신비화에 빠질 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수긍되네요. ‘성애의 악마화’ 라는 문구는 우리의 인지를 바꾸기 위한 용어같아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신체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자라나는 것이며 그것은 타인을 알아간다는 것. 내가 살아오지 않았던 역사를 가진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시각보다 접촉이 더 친밀한 이유일까요? 육체적 감각과 지식에 의존하는 성애의 시각부터 바꿔야 하겠습니다.

 

현대를 지배하는 낭만적 사랑을 접고, 연인의 신체를 알아가는 ‘앎’ 에 대해 강조한 딜런 교수가 철학을 통해 정의하고 있는 사랑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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