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부팅 - 지친 ‘나’를 채우는 재충전의 기술
전옥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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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팅

 

  개구리가 더 높이 팔짝 도약하기 위해서 웅크린다는 진부한 표현을 쓰긴 싫었는데, 리부팅을 설명하려면 멈췄다 다시 시작하는 이미지를 떠올려야했다. 컴퓨터용어니까 하드웨어가 이상인지 소프트웨어가 이상인지 일단 전원을 강제로 완전히 껐다 다시 켜는 것이라고 설명해야할까? 종종 그랬다. 컴퓨터가 먹통이 되었을 때 신기하게도 코드를 완전 뺐다가 다시 꽂고 재부팅을 하면 신기하게도 말짱해지는 경험. 우리 인생도 그렇단다. <이기는 습관>의 저자 전옥표님은 이 책의 제목 <리부팅>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삶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고 재정비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라고. 그러기 위해 수많은 오랜 연구와 경험을 모아 이 책을 출간했다. 자기혁신 전문가이자 컨설턴트답게 리부팅의 노하우를 6단계로 제시했다. 멈춰서기, 숨고르기, 방향잡기, 다시 시작하기, 흔들리지 않기, 도약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얼마 전 친구에게 번 아웃 증후군이 찾아왔다. 결혼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와 직장에서의 과로. 조금씩 쌓이다가 임계점을 넘어 폭발한 것 같았다. 워커홀릭은 아니었지만 평소 완벽주의 성향이 있긴 했다. 급 무기력해지고 잠도 안 오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병원에선 공황장애로 판단했다가 번 아웃 증후군에 중점을 두고 치료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번 아웃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는 번 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라고 규정했다. 나도 자가진단표를 통해 내 상태를 점검해봤는데 증후군까진 아니었다. 하지만 익숙함 때문에 매너리즘에 종종 빠지곤 한다. 필자는 세 가지 징조가 보일 때 리부팅일 필요한 때라고 피력했다. 첫째, 절실함이 사라졌을 때. 둘째,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느낄 때. 셋째, 스스로 최고라는 생각이 들 때. 즉 일이 익숙해지고 친밀해질 때가 가장 위험한 것이다. 권태를 설렘으로 바꾸려면 제시된 6단계대로 실행해보자.

 

  책은 시각적으로도 단계별로 눈에 띄게 그려놓았다. 제목 옆에 휴대폰 배터리가 충전되는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다. 3단계에서 방향을 잡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다. 내가 가는 방향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가져보자. 그렇다면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져도 제대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방향성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기준도 제시되어 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가. 남의 설계도대로 따라사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설계도를 그려야한다고 조언한다. 이 밖에도 리부팅 해야 하는 종류를 (이를테면 프로세스 리부팅, 유일성 리부팅, 행동 리부팅 등) 제시하며 단계별로 실행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읽었다. 필자의 말대로 자의로 멈추는 용기는 쉽지 않다. 초심을 되찾기 위해 리부팅을 습관화하자는 응원을 함께 나누고 싶다. 그래야 우린 성장하고 도약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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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6년의 뇌 - 아이 인생의 골든 타임
알바로 빌바오 지음, 남진희 옮김 / 천문장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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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 몬테소리는 말했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모든 것이 시작되는 출생부터 6세까지라고. 이 시기가 아이의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간이라 그럴까? 아이의 뇌성장에 관한 중요한 내용은 단순하고 자명하다.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태어나서까지 먹은 음식물, 아이와의 스킨십 같은 심리적 안정감, 기억력과 언어발달을 돕는 부모와의 대화 등. 이 책은 아이의 뇌가 보여주는 엄청나고 신비한 세계로 우릴 초대한다. 스페인의 저명한 의사이자 신경심리학자인 알바로 빌바오가 쓴 <아이 인생의 골든타임 첫 6년의 뇌>를 함께 들여다보자.

 

  이 책은 꽤나 전문적이다. 아무래도 정신과의사이자 뇌 가소성 전문가가 쓴 내용이기에 그럴 터. 두뇌 개발의 원리와 그것을 도울 여러 가지 도구들, 뇌의 영역들에 대해 상세히 풀어놓았다. 여러 가지 연구와 실험에 관한 결과를 사진과 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기도 하고 우리가 들어봄직한 학자들의 의견과 실제 사례도 실어놓았다. (이를테면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 제시) 방법론이나 육아 규범을 배우기에 적합하지만 여기에 얽매이지 않고 순간순간 아이의 욕구가 무엇인지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필자는 이야기했다. 부모의 행동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은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을 부모를 통해 배운다. 배우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좌절을 잘 극복해내며 스트레스를 잘 통제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준다면 아이의 지적이고 감성적인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이는 나무 같은 존재라고 포문을 열었다. 스스로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 존재. 부모가 아이의 인생에서 첫 번째 줄에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를 교육의 수단으로 활용하라. 방바닥같이 낮은 곳이야말로 아이의 두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플랫폼이 될 테니. 인상 깊었던 사진은 4가지의 뉴런 사진이다. 탄생부터 1개월, 6개월, 2년 이렇게 네 시기의 뉴런 연결고리 사진을 실어놓았는데 이 엄청나게 많은 시냅스는 아이의 뇌가 실현한 배움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뽀뽀할 때, 심지어 멍때리고 있을 때조차 아이의 뇌는 뉴런의 연결을 만들어낸다. 이 책이 나와 아이가 하나가 되어 가치 있는 연결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아 행복했다.

 

  자신감을 길러주고 두려움 없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자기주장을 할 줄 아는 아이가 되도록 지적, 감성적인 측면에서 감정지능을 심어주는 것 등 다양한 뇌의 자극과 개발방법에 대해 상세히 나와 있다. 6세 미만의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꼭 읽어야할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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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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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빠져드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만났다. 제목이 편의점이름일 줄은 몰랐는데. 표지를 넘겨보니 어위크 남산점이다. 하하하. 앞으로도 광화문점, 종각점 많이 나오길 고대하며. 7분의 작가님들을 만나보기 전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먼저 마스터했다. 어위크라는 이름의 기묘한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7일의 야화. 구미가 당겼다. 단순하게 계획을 세우던 현우. 중식. 태영은 복잡하게만 꼬여갔다. 우연히 손에 쥐게 된 권총으로 중국집 주일반점의 그릇을 수거하는 인생에서 가난의 고리를 끊고 현금수송차량을 털기로 한 그들. 하지만 나름 철저하게 세웠다는 계획은 인질의 수가 늘어나서 엉망이 되기 시작했다. 여차저차 눈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가 경찰과 대치를 하게 되는데 그 편의점 직원이 특이하다. 한주라는 이름을 가진 그를 통해 작가들은 7가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성희님의 <옆집에 킬러가 산다> 가 인상 깊었다. 마치 취업원서를 쓰듯 성장과정과 자기소개, 자신의 장단점이 아닌 우리 아파트의 장단점, 우리 아파트 입주민 중 귀하와 교류하는 이웃과 그 계기에 대해 쓰는 등 형식이 재밌었다. 과장하자면 요즘 방영하는 <타인은 지옥이다> 라든지, <아저씨>라는 영화도 떠올랐다. 킬러라고 소개한 303호의 동향을 관찰하는 중이다. 내가 킬러가 아니라 평범한 계약직 사원이었다면 진즉에 죽여 버렸을 303호는 이 아파트의 가장 악질로 예수님이라도 그 자의 양 뺨을 모두 갈겼을 것이란다. 김 과장이 의뢰한 303호는 회사 기밀을 빼간 것이라 의심되는 인물이다. 작가의 표현이 신선하고 재밌었다. 하지만 303호는 착오였다. 그 의심인물이 303호에 살고 있는게 아니라고 하니. 마지막에 가 통장에 지원하여 자신의 경험을 살려 배려 없는 이웃, 예의 없는 이웃들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웃펐다. 층간소음을 소재로 이렇게나 웃프게 블랙코미디를 시전 하시다니. 어느 킬러의 방음제로 아파트 잠입기라는 표현이 딱이다.

 

  스릴러, 호러를 연상시키는 너무나 매력적인 7인방의 미스터리한 야화들이 기묘한 편의점 어위크에서 어우러져 펼쳐졌다. 매일 하나씩 일주일간 읽고 싶었지만 내용이 궁금해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번 단편모음집을 읽고 작가님들의 책을 찾아 읽을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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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부자체질 만드는 엄마의 사소한 행동 - 부자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고도 토키오 지음, 신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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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되고나니 책 제목에 엄마가 들어간 것만 보아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엄마로서 놓치기 싫은 정보랄까 지식이랄까. 그런 조바심이 생기는 것 같다.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저자가 질문한 항목에 체크해보며 위험수준의 결과가 나왔고 자괴감이 들었다. 이를테면 (아이에게) 세뱃돈을 주는가? 용돈을 주는가? 저금하라고 말하는가? 와 같은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수록 자녀가 성인이 되어 돈 때문에 고생할 확률이 높다니. 대략난감이다.

 

  지은이 고도 토키오는 개인투자가, 비즈니스 서적 작가로 활동 중인데 그의 저서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조만간 이것도 읽어봐야겠다. <비닐 우산이 세 개면 부자가 될 수 없다>

꼭 부자가 되야겠다는 강박은 없는데 나의 예상대로 부자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필자의 의견에 동감한다. 이 책은 단순히 돈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경제 교육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아이의 적절한 자존감과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아이의 마음이 성숙해야 부모가 조언하는 경제 지식과 지혜도 활용할 수 있고 재능도 발휘할 수 있다. 돈은 도구일 뿐이지만 이것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마치 책의 예시대로 칼을 일류 요리사가 사용하는 것과 범죄자가 사용하는 것에 따라 달라지듯이.

 

  내용 중에 다들 갖고 있어요라는 말을 못하게 하라는 구절이 눈에 띄었다. 아이에게 남과 다른 게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이고 남은 남이니 판단기준을 타인에게 두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한 지인의 예를 들었다. 친구네 가족이 하와이에 다녀왔다고 우리도 하와이 가자고 요구하는 아이에게 주변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아빤 해외여행 가는 이유가 우리나라와 외국의 차이를 배우는 거라고 생각해.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님을 체험을 통해 배우는 거지. 친구네는 우리집과 생각이 다른 모양이구나. 아빠생각엔 하와이가 우리나라처럼 사람도 많고 관광지라 나라 간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없는 것 같애. 우리 하와이대신 미얀마에 가보는게 어떨까?”

 이런 가르침은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존중하거나 주변에 맞추려고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려준다. 돈에 관한 우리의 상식을 버리고 돈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거부감을 가질 필요 없이 아이의 가능성의 싹을 꺾지 않으면서 경제에 대한 엄마로서의 생각과 행동을 잘 보여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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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한 마리 - 적은 돈에서 시작된 큰 성공 똑똑한 책꽂이 12
케이티 스미스 밀웨이 지음, 유진 페르난데스 그림, 김상일 옮김 / 키다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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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한 마리

 

내가 만든 농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농장이 된다면?

내가 사는 동네를 경제적으로 더 윤택하게 만들었다면?

아무 보증이나 담보 없이 믿는 마음만으로 돈을 빌려준다면?

이 모든 것이 암탉 한 마리에서 시작되었다면?

 

 이 책은 아프리카 가나에 사는 콰베나 다르코씨의 실화이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그가 살고 있는 마을 아샨티에서 이웃끼리 돈을 모아 종자돈을 만들어주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서로서로에게 돌아가면서. 주인공인 코조는 양계장에서 실한 닭 한 마리를 샀고 배불리 먹고도 남을 달걀을 상상했다. 매주 달걀 두 알씩을 먹고, 남은 여섯 알은 장에 가서 팔며 암탉은 코조네 살림살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시간이 흘러 코조는 달걀을 팔아 닭을 한 마리씩 사들였고 달걀을 팔아 모은 돈으로 다시 학교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꿈을 이루기 위한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농업대학에 진학했다. 본격적으로 양계장을 시작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도 빌렸다.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줄 수 없다던 은행장도 코조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900마리의 닭을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었다. 코조는 양계장을 잘 꾸려나갔고 루무시라는 여인과 결혼도 했다. 농장은 일꾼들로 넘쳐났고 코조의 농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 농장 가족들도 희망이 생겼다. 장차 자신들도 농장을 만들겠다는 그 희망.

 

  무담보 소액신용대출제도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인데 이 기적 같은 일은 서로 돕고자 내놓은 마을의 적은 종자돈과 기발한 생각이 만들어낸 현실이 되었다. 콰베나씨는 시나피 아바 트러스트를 만들어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 없이 돈을 빌려 주었다. 200달러 정도의 적은 돈이지만 사람들에겐 희망의 불씨가 되었고 갚는 비율도 98%에 달한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 자립하기에 충분한 돈이 될 수도 있는 이 금액으로 끼니도 잇지 못하는 절대빈곤의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코조 자신만의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달걀을 공급코자 했던 마음이 마이크로 크레디트라는 운동을 통해 전세계로 널리 전파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나는 조합이 창립되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다같이 잘사는 세상을 위해 이처럼 적은 돈에서 시작된 큰 성공을 눈여겨보자.

 

 덧, 코조와 루무시의 모습을 샤갈과 벨라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promenade>와 비슷하게 표현하여 더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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