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님의 장편소설 데뷔작이다. 데뷔작으로 확 떠 올랐다가 사그라드는 작가들도 있고, 데뷔작은 평범했으나 점점 더 필력을 발휘하는 작가도 있는데 미미여사님은 후자쪽에 가까운 것 같다.화차나 모방범에서 볼 수 있는 놀라운 필력은 거듭 되는 집필에서 얻어지는 경험의 산물이 아닐까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못볼만한 정도의 내용은 아니다. 다소 단선적으로 밋밋한 구성에 억지결말스러운점이 아쉽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는 생각이다.갑자원의 스타로 잘 나가는 고딩 야구선수가 부둣가에서 화염에 감싸인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시체를 발견한건 친동생 모로오카 신야와 가출한 신야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하스미 탐정 사무소의 미녀 조사원 하스미 가야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야구선수의 예전 친구도 주검으로 발견되고, 전도유망한 야구선수에게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진걸까?특이하게 마사라는 탐정견의 싯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유정 작가의 28일과는 좀 다르지만, 이 책도 관련인물을 막간에 배치하고 주 관점은 마사라는 개가 중심을 잡고 끌어나간다. 나름 충격적인 반전이 숨어 있기는 하지만 밀도가 좀 낮기도 하고 이야기의 얼개가 단선적이라 결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는편이다.하지만 미미여사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는가 정도로 가볍게 읽어주기는 나쁘지 않다.
에릭 오르세나는 소설가이기도 하고, 철학과 경제학, 정치학과 인문 분야를 넘나드는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의 책은 처음 접해봤는데 글을 상당히 유머스럽게 쓰시는 분으로 사전에 알고 있었다.처음부터 끝까지 물을 주제로 다룬 책이다. 전 세계를 돌면서 각 나라별로 치수에 여념이 없는 현장을 소개하며,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우리 인류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가감없이 기술하고 있다.누구나 공짜로 여기며 풍부한 자원으로 알고 있는 물도 실제 파헤쳐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미 지구인의 절반 이상이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향후 계속 줄어들 수 있음을 경고하며 지금이라도 물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라고 촉구한다.프랑스어를 알고 원서를 읽었더라면 꽤나 재미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코드가 달라서인지 아님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서 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확 와 닿지는 않았다.아울러 너무 방대한 지역과 내용을 기술해서 정확히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캐치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잘 차려놓은 성찬에 정작 젓가락이 별로 움직이지 않는 그럼 느낌으로 읽었다.
책을 보기전 위에 있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책 소개글을 읽고 무척 끌렸기 때문이다. 자존감 높이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어떻게 보면 나랑 부합되는 점도 많기에 바로 읽어봤는데 크게 건질만한 내용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심리학자가 쓴 책으로 강하게 질타하는 형식의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중요한 골자를 추려보자면 딴 사람 눈치보지 말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며 살아라 그런 내용이 일관되게 나온다.주변 사람들의 눈치나 자존감이 좀 낮은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서평가 금정연의 책을 두 번째로 접했다. 첫번째는 서서비행이라는 서평집이었고 비교적 무난하게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작가는 알라딘에서 MD로 일했고 본인을 스스로 생계형 독서전문가로 칭하며 글을 팔아서 먹고 산다고 스스럼 없이 말한다.사실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자기 글을 판다는건 그만큼 책임감을 가진다는 이야기로 들리기에 더욱더 좋은 책 소개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일반적인 서평집과 좀 다르다.우선 그래도 서평집을 표방한만큼 책에 실린 책들이 어떤건지 보기로 한다.태초에 방귀가 있었다 프랑수아 라블레『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미겔 데 세르반테스『돈키호테』 300년 뒤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들 조너선 스위프트『걸리버 여행기』 어떤 조롱은 우주만큼 크다 볼테르「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아주 조금……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운명 드니 디드로『운명론자 자크』 감상적이지 않은 모험 로렌스 스턴『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낭만적인, 너무도 낭만적인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방랑아 이야기』 지금 여기, 뻬쩨르부르그 니콜라이 고골「코」 「외투」 얻을 수 없는 건 얻을 수 없는 대로 두라 귀스타브 플로베르『부바르와 페퀴셰』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프란츠 카프카『소송』 『성』대략 십여권의 책들이 소개되는데, 허걱 거의 읽은 책이 없는데 작가는 거의 아는 사람이다. 물론 첨 들어보는 작가도 있다. 이럴수가!!읽어본 책은 카프카의 성과 걸리버 여행기 딱 두 권이다. 돈키호테는 축약본으로 읽었기에 인정 안하고 고골의 외투는 읽었던가 안 읽었던가 아주 오래전이라 기억나지 않는다.책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편이다. 일부 글에서는 소개되지만 그건 작가가 이야기를 하기 위한 최소 정도의 장치로 보이고 책을 기반으로 오히려 에세이를 창작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자유분방하게 소감을 기술한다.재미있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 복잡하게 나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단순한 서평집으로 읽기 위해 사는건 고려해볼만하다. 하지만 작가의 자유분방한 사고가 무척 재미있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오츠 여사님의 책을 처음 읽어봤다. 그들이라는 책을 먼저 구입했는데 그건 좀 두꺼워서 마음을 잡고 읽어야 하기에 날렵해 보이는 좀비를 먼저 읽게 됐다.이 책은 이다혜 기자의 책 읽기 좋은날이라는 서평집에서 써놓은 글과 박찬욱 감독의 추천작이라는 마케팅 문구에 끌려서 별 저항없이 읽어봤는데 기대했던것 이상은 아닐지라도 전반적으로 괜찮게 읽었다. 역시 필력이 상당한 작가라는 생각이다.연쇄살인범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브람 스토커상을 수상했는데 추리나 호러소설등을 대상으로 하는 상인듯 싶다.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졌는데 제프리 다머라는 유명한 연쇄살인범을 기초로 했다. ˝밀워키의 식인귀˝라 불렸던 제프리 다머는 열일곱 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시체를 훼손하고 전시하는 등의 악행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인물로, 수감 중이던 1994년 다른 죄수의 구타로 사망했다. 소설과 실제의 결말은 다른데 이점이 더 공포스럽게 다가온다.예전에 폭력적인 정신질환자들을 전두엽 절제술로 치료했었던 기록들이 있는데, 그 임상사례는 아주 안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책에서 이 수술을 언급하며, 주인공의 종교적인 망상의 심령상태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비틀린 시각등으로 생생하게 현장을 묘사해 공포감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200여 페이지 남짓의 짧은 분량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