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의 귀향(아르투어 슈니츨러)
★스포일러 O



이 노벨레는 쉰세 살의 카사노바가 고향 베네치아로의 귀환을 눈앞에 두고 만토바 근교의 영지에서 보내는 2박 3일, 베네치아로 가는 이틀 밤낮의 여정, 베네치아에서 맞이하는 첫날을 그리고 있다.(해설 중에서)

이 단편은 지금까지도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카사노바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차용하였다. 다만 특이한 것은 그의 화려한 삶의 전성기가 아닌 나이 들고 빛바랜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아주 늙은 것은 아니다. 중년의 마지막일까....)

카사노바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늙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마주치는 여성들이 카사노바의 남성성을 얼마나 알아봐 주는 가를 일일이 신경 쓰며 자신의 남성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그는 초라하다. 그런 그의 눈 앞에 지혜롭고 젊은 ‘마르콜리나‘가 나타난다.

마르콜리나는 카사노바에게 관심이 없다. 이는 소설 안의 다른 사람들도 당연하게 여기는 현실이지만(어떤 어린 아가씨가 아빠뻘의 사내를 좋아하겠는가..) 카사노바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곧 카사노바의 젊은 시절에 비견될 젊고 멋진 ‘로렌치‘가 등장한다.
카사노바는 자신과 로렌치를 영혼의 닮은 꼴이라 여긴다. 왜 영혼의 닮은 꼴인가? 영혼은 늙지 않는다. 더이상 빛나지 않는 자신과 한창 때의 빛나는 로렌치는 매우 다르지만, 영혼의 차원으로 보자면 로렌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에 로렌치에게 열등감 대신 동질감을 느낀다.

마르콜리나를 얻기 위하여 고군분투했던 2박 3일은 카사노바의 안에서 꺼져가던 마지막 열정을 발휘하는 기회였다. 마르콜리나와 로렌치를 뒤로하고 허겁지겁 쫒기듯 귀향하는 그의 뒷모습이 처량하다. 소설 말미의 그의 모습은 언제부터 예견되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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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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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왜 서점의 표지와 다를까? 했더니 출간 25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나온 책을 구입했었던 모양이다. ^^;; 어찌되었든 표지가 마음에 들어 좋다. 역시 책은 바로 읽지 않아도 사야 한다(?)

책이 두꺼워 하루에 100쪽씩 천천히 나누어 읽었더니 모두 읽는데 약 7일 가량 걸렸다... 추리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어 술술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관계, 선박에 대한 기술공학적인 설명, 눈과 얼음에 대한 과학적 서술은 읽는 속도를 더디게 하였다. 책을 읽기 전에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관계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읽는 것이 더 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인 스밀라는 국적은 덴마크인이지만 그린란드인의 영혼을 지니고 있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녀는 같은 아파트의 그린란드인 소년 ‘이사야‘와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은 친구가 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사야가 죽어버린다. 이에 의문을 가진 스밀라가 이를 파헤쳐가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사야의 죽음에 얽혀있는 사건들을 파헤쳐나가는 추리소설의 구성과 다르게 이 소설을 눈여겨 보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문명과 자연의 대립이다. 덴마크에 살고 있지만 이누이트의 영혼을 지닌 스밀라의 눈을 통해서 우리는 문명이 침투한 그린란드의 모습으르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대하여 잘 몰라도 괜찮다. 생소한 이야기라도 주인공 스밀라는 남성과 여성을 넘나들며, 차가운 뇌와 뜨거운 심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선을 따라 가는 일은 무척 독특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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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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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이 부모한테 받아야 하는 건 사랑과 지지, 그리고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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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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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반복되는 감이 있지만 거울 속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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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무튼, 문구 :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아무튼 시리즈 22
김규림 지음 / 위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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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시절에 문구 덕질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 친구들과 방과후 문방구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해 보았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 문단문단마다 공감할 것! 예쁜 펜과 공책을 잔뜩 사다놓고 (열심히 공부하진 않았지만) 느꼈던 그 뿌듯한 배부름을 잠시나마 떠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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