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와 제멋대로 그림자 국민서관 그림동화 218
다비드 칼리 지음, 세르주 블로크 그림, 엄혜숙 옮김 / 국민서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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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내가 모르는 나, 마음 속에 숨어 있는

검은 그림자 같은 나를 만나는 일은 어렵기만 합니다.

하물며 처음으로 자기 안의 또 다른 자아와 첫 대면을 하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여기 <조지와 제멋대로 그림자>에 조지 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고 하니

함께 들어볼까요?


다른 날과 똑같은 평범한 어느 날 아침.

조지 씨는 부엌에서 시커먼 누군가를 만납니다.

당연히 놀란 조지 씨는 바로 누구냐고 묻지요.

그 녀석이 대답하기를 자기는 조지 씨의 그림자라고 합니다.

그림자라면 바닥에 있어야 하거늘 대체 부엌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당황해하는 조지 씨의 질문에 그림자 녀석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배가 고팠어."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곧 사라지겠지 싶어 그냥 둡니다.


그런데 이 그림자 녀석은 하루종일 어디를 가나 조지를 따라 다녔습니다.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한 조지는 그림자를 사라지게 하려고

잔인해(?) 보이지만 조각조각 자르려고 해 보고,

물을 뿌려도 보고 이런 저런 방법들을 써봅니다.

(조지 씨의 기발한 그림자 퇴치법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를^^)

그 어떤 방법도 먹히지 않고

어느새 조지 씨는 그림자와 짝이 되어

그동안 혼자 할 수 없는 많은 걸 하게 됩니다.

(이것도 역시 책을 보시면 둘이서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어요 ㅋ)

그러더니 올 때마냥 갑자기 사라져 버리지요.

문득 조지는 허전하고 외로워집니다.

그토록 바라던 그림자 사라졌는데 기쁘기는커녕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날이 되었습니다.

다른 날과 똑같은 그냥 평범한 날 같았어요.

조지는 일어나서 욕실에 갑니다.

그런데 조지에게 또 사건이 일어나지요.

무슨 일인지는 말 안 해도 다 아시리라 믿어요. ^^

내 안의 시커먼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이 불편한 우리 모두에게

<조지와 제멋대로 그림자>가 건네는 메세지는 참 많은 것을 담고 있네요.

조지의 그림자는 그야말로 갑.툭.튀!

우리의 또 다른 자아도 예고없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등장 이유를 들어보니 허기 때문이랍니다.

현실의 나, 현재의 내가 그 녀석을 배고프게 만든 거죠.

그렇게 등장한 또 다른 나는 이제 마음껏 자신을 드러내고

이것은 나를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나는 또 다른 나를 없애고 싶어하겠죠?

그런데 그 어떤 방법으로도 또 다른 나는 사라지지 않아요.

<조지와 제멋대로 그림자>에서는 웃음이 나는 방법들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자, 이제 방법은 하나 뿐입니다.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받아들이고 나니 지금의 내가 이전에 할 수 없던 것들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다른 내 자아가 가진 속성이 그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거죠.

다른 내 모습을 인정하면서 나는 더 많은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허기를 채운 또 다른 검은 그림자는 돌연 사라집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나는 또 다른 나를 잃은 상실감에 외롭기도 하고,

어쩌면 자신감도 살짝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원래의 나는 금세 본연의 나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겠죠.

이번에는 이 녀석과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요?

가만 보니 처음엔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나와의 만남에 당황하고,

익숙하지 않은 내 모습에 불편하고 짜증이 나니,

이를 해결해 보려고 나를 괴롭히다

어느새 새로운 내 모습을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지만

익숙해질 어느 즈음에 사라진 나에 대한 상실감과 아쉬움, 그리움을 느끼는

일련의 감정의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이자 여정이 그려집니다.

마지막 두 장면에서는

이 감정의 단계들이 하나의 싸이클이 되어 반복된다는 사실과

한결 편안해 보이는 조지 씨와 그림자 조지 그리고 멍멍이와 그림자 멍멍이의 모습을 통해

낯선 나를 만나는 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구나 하는 안도감을 전해주며 끝을 맺습니다.

<조지와 제멋대로 그림자>는 다비드 칼리의 이처럼 멋진 이야기에

세르주 블로크의 익살스러움이 살아있는 그림이 함께 하면서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내용에 살짝 따스한 공기를 불어 넣어

풍선처럼 가볍게 띄워줘 입체감있는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다비드 칼리와 세르주 블로크라는 두 작가가

마치 조지와 그림자처럼 함께 아주 멋진 그림책을 만들어내었네요.

두 사람의 공동작업이란 점도 참 의미있게 다가오는 그림책입니다.

여러분도 혹시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갑자기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조지 씨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함께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봅니다.

나타났다 사라지고, 또 새로운 내가 나타났다 사라질 테니

언제 만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마치 어둠 속에서는 그 모습을 감추었다

밝은 곳에서는 불쑥 나타나는 그림자 같은 제.멋.대.로.인

바로 또 다른 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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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자라고 해요?
티에리 르냉 지음, 바루 그림, 이희정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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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위기의 순간을 꼽으라 한다면

엄마, 아빠에게도 그리고 아이에게도

잠자기 직전이 아닐까?

매일 밤 재우려는 엄마, 아빠와 자지 않으려는 아이의 실랑이!

매일 밤 어김없이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한 때는 나도 아이였고,

이 질문이 나의 질문이기도 했기에

<왜 나만 자라고 해요?>를 펼쳐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은 깜깜해지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 왔다.

반갑지 않은 시간.

오늘 소피아는 엄마, 아빠에게 작정하고 묻는다.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엄마 아빠는 밤에 뭐 해요?"

엄마와 아빠는 되묻는다.

"글쎄, 너는 우리가 뭘 할 것 같은데?"



자, 이제 소피아는 그동안 품었던 생각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밤새 만화 영화를 보는 건 아닌지,

달콤하고 맛있는 걸 먹는 건 아닌지,

아니면 파티를 열어 친구들이랑 신나게 노는 건 아닌지

자기만 빼고 엄마, 아빠 두 사람만 소피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는 건 아닌지 묻는다.


소피아의 질문은 점점 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소피아의 엉뚱하고 신기하고 깜찍한 질문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런데.... 어라....

소피아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런... 엄마와 아빠는 소피아의 질문에 더이상 답을 해 줄 수가 없게 된다.

(왜 그런지 궁금한 어른들은 책을 꼭 보시기를 ^^)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양팔을 가슴 앞에 포개고 당돌하게 질문하는 소피아!

보통내기가 아니다.

차마 이런 질문을 못 했던 아이들에게는 소피아는 대변인이자 사이다!

소피아의 엉뚱발랄 질문을 잘 넘기는 부모님의 대답도 재미있고 아이들이 납득할 만하다.

만약에 내가 저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그 대답을 생각해 보라고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부모를 바라보는 소피아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부모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을 하는 장면에서

어두운 방에 살짝 벌어진 문 틈으로 길게 들어오는 빛이

어두움과 대비되면서 밝은 빛을 향해 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 두 장면은 아이에게 궁금함을 해소시켜 주면서

어른과 아이의 상황을 역전시킴으로 통쾌함을 주는 덕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그림책이다.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서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잠자리 그림책으로 안성맞춤!

아직 좀 더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

그리고 나만 먼저 자야 하는 게 왠지 억울하고

내가 자는 사이에 엄마와 아빠는 뭘 하는지 궁금한 아이의 마음을

담은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오늘도 잠자리에서의 야단법석이 두려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억울하고 궁금한 아이 모두 개운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 해 줄

<왜 나만 자라고 해요?>는 모두에게 환영받는 그림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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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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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책육아를 핑계로 그림책을 들여다 보다가

내 안의 아이가 슬그머니 그림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아이를 위한 책을 사다가

점점 더 내 안의 아이가 보고 싶어하는 책들을

열심히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사실 어떤 책이 아이를 위한 책인지

여전히 답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내 안의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책이 기준이다.)

그러다 그림책을 좀 더 자세히 밀도 있게 들여다 보고 싶고,

그림책을 보는 좋은 눈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기웃대다 만나게 된 책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이 책은 25년 간, 변역자, 평론가에서 편집자로 종횡무진하며

어린이 책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해 오신 최윤정 선생님의 글을 모은 책이다.

그림책, 그림책번역, 그림책출판계, 교육을 아우르는 그간의 모든 비평서라 할 수 있겠다.

곳곳에 어린이 책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걱정 그리고 앞으로의 당부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처음엔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내 안의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보는 일로 확장이 되면서

그림책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요즘의 나에게

더 의미있게 다가왔던 내용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볼까 한다.


그림책이 갖는 의의를 되짚어 보게 해 준 <푸른 개>의 서평.

푸른 개가 프로이트의 말을 빌려 '우리가 유년기 내내 빠져있던 환상의 총량'으로,

어린 시절에서 조금 덜 어린 시절로,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인생의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힘겨움 속에서 필요로 하는 좋은 감정의 총량(20쪽)이라 이야기하는데

이는 마치 그림책 자체가 우리에게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살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힘겨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림책이라는 예방접종을 미리 맞아야 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의 방어막이자 보호막이 되어줄 감정 백신인 그림책을 봐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른들의 과거는 아이들의 현재와 같지 않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된 아이들 책 읽기.

이를 통해 본인 스스로 아이들의 현실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어쩌다 마음에 드는 동화라도 만나게 되면 삶을 다시금 긍정적으로 바라볼 힘이 생겼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저자는 어린이 책 출판 시장의 문제점과 책의 공해 속에서 나쁜 책에 대한 비판은 높이고,

어른들의 감시 없이도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어도 괜찮은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한다.

또한 어린이 책을 쓰는 이들에게도 당부하기를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에 쓰지 말고,

아이들에게 괜찮은 '선물'이 될 만한 이야기를 써달라고 말이다.

이런 저자의 바람들이 정말로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기를 나도 바라본다.


이 밖에 <책 밖이 어른 책 속의 아이>에는 다양한 어린이 책에 대한 평론들이 들어 있다.

평론을 통해 어린이 책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데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다소 이전의 것들이 많아 근래 나온 책들에 대한 작가님의 평론들이 궁금해졌다.


어린이 문학에 대한 생각과 어린이 책을 보는 일에 대한 태도,

좋은 그림책을 만들고 볼 줄 아는 일의 중요성

그리고 독서 교육과 어른들의 책임에 이르기까지

어른인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짚어주는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동화책만큼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그 지점에서 어린이 책을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과 가치를 찾아야 한다.

책 밖의 어른과 책 속의 아이가 손을 잡는 그 순간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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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들 Studioplus
남윤잎 지음 / 시공주니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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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평상시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해주는 것들 중에서

유독 더 마음이 가는 것은 버스.

시간 약속에 늦지 않아야 할 때는 지하철을 타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버스를 타는 것이 더 좋다.

왜 나는 버스를 고집하는 걸까?

버스의 어떤 점이 나는 좋은 걸까?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챈 듯이

나처럼 버스를 좋아하는 작가가 그린 그림책 <버스>를 만났다.

햇살 좋은 날, <버스> 한 대가 왔다.


버스가 오면 정류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버스가 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버스에 탄 승객의 일부는 내리고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의 일부는 버스에 오른다.

각자의 길을 가던 사람들이 같은 길에 오른다.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변함없지만

계속해서 이동하는 내 시선에는 매 순간이 새롭다.

버스의 직사각형 창문은 영화관의 스크린이 되어

버스가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 흐르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천천히 앞을 향해 흘러간다.

가끔 멈춰 숨을 돌리고 다시 출발하기도 한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창 밖 하늘의 시간도 흘러 흘러

어느새 노을로 물들었다가 검은 잠옷을 입은 밤하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두움이 내려 앉으면 하나 둘 불을 켜기 시작하다.

어느새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들로 하늘도, 건물도, 도로 위도

가득 채워진다.

끝나가는 하루를 안고 제자리로 찾아가는 사람들은

다시 버스 안에서 겹쳐진다.

버스 안에서, 버스 밖에서 반짝 반짝 거리는 빛에 물들어

버스에서 내려 돌아가는 우리도 어느덧 반짝 반짝 빛이 난다.


그림책 <버스>는 이동하는 버스의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그림책으로 재현해 놓은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단, 책 판형 자체도 버스를 닮은 직사각형에 창문 구멍을 뚫은 버스 커버를 벗기면

버스 내부가 그림책의 첫 표지가 된다.

버스를 타고 있는 이 한 사람, 한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 다르고, 다른 길을 가고 있었지만

이 버스를 탄 순간부터 함께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버스>는 버스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정말 버스를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과 관찰력이 빛이 난다.

버스의 외부에서, 옆에서, 위에서, 앞에서 그리고 버스의 내부에서

버스 안에 함께 있는 사람들을 향하게 하기도 하고,

창문을 통해 밖으로 시선을 돌려주기도 하고,

멀리서 또는 가까이에서,

빠르게 그리고 천천히,

<버스>를 보는 동안 버스와 함께 흘러가게 된다.

버스가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버스에 탄 사람들도 주인공인 <버스>

버스에 탄 사람 하나 하나가 다른 하루를 보내지만

그 다른 하루들이 만나는 마법의 순간을 만들어주는 <버스>

잠깐이지만 동행인이 되는 순간을 선물해 주는 <버스>

버스를 타고 떠나는 짧은 여행 같은 하루의 잠깐이

버스의 창문을 통해 전달되는 햇살의 따사로움으로,

어두운 밤에도 반짝 반짝 빛나는 빛들의 반짝임으로,

충분히 행복한 기분이 되게 해준다.

<버스>를 보고 난 후의 당신은 이제 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전과는 다른 눈으로 버스와 사람들 그리고 풍경들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참, 버스에서 내린 작가를 보면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 작가의 모습을 눈으로 쫓으며

버스 여행을 다시 시작하게 되버리니 버스에 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여겨 볼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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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 - 4차 산업형 인재로 키우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
이민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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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모두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매년 11월 수능일을 위해 돌아가는 것 같은 학생들의 생활.

그날 하루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엄청난 날이라고 모두들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정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손을 보는 것이 교육이 아닌가 싶다.

가장 변화가 심한 것이 교육정책인 것 같은데 어째서 가장 변화가 없는 것이 또 교육.

아마도 근본적으로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교육에 대한 시선에 문제가 있어 그런게 아닌가 싶다.

여기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다른 눈으로 교육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인 이민정은 20년을 유능한 입시강사로 일했으나

막상 자신의 두 딸과의 갈등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제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관이 바뀌게 되었다.

딸의 진로 문제로 접하게 된 스탠퍼드 대학의 디스쿨 교육 과정이

그녀의 교육관과 두 딸의 진로를 바꾸고 저자를 디스쿨 과정을 국내에 맞게 바꾼

스탠퍼드식 창업교육 전문가가 되게 했다.

휴렛팩커드, 인텔, 나이키,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에이비앤비, 넷플릭스 등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들이 모두 스탠퍼드에서 나온 사실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가며 빨라지는 변화와 사라져가는 직업으로

불안한 미래에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스탠퍼드식 창업 교육.

우선, 스탠퍼드의 디스쿨에서 가르치는 차별화된 교육 '기업가 정신'의 교육 단계를 살펴보자.

상상력 -> 창조성 -> 혁신 -> 기업가정신

무엇이든 관심을 갖고 자세히 살펴보면 상상하게 되고

생각이 나기 마련이고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게 된다.

'관찰'에서 시작하는 '상상력' 단계에서 인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험해 보는 '창조성' 단계.

이 단계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처음에 인식한 문제를 재구성하는 '혁신'의 단계.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문제해결법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기업가정신' 단계이다.

그리고 이 4단계는 계속해서 사이클을 반복해 가며 체화되어 가는 것이다.

저자는 스텐퍼드 디스쿨의 이 교육과정을

'스텐퍼드식 창업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상황에 맞게 연구개발했다.

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전 인원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참여형 수업으로

역할분담, 의사소통, 정보공유, 의사결정,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저자가 말하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의 큰 틀은 위와 같다.

우수한 개인을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조직의 힘을 강화하는 팀워크를 키우는 방법에 집중하고,

내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고,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 배우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도전하는 것 자체가 기업가 정신을 기르는 것이라는 사실.

반복해서 이 단계들을 거쳐나가며

결국 아이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직접 선택하고 미래를 불안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미래를 위해 현재 무엇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어떻게 적용할지 궁리하는 오늘을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세상은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사람들은 점점 더 빨라지는 변화에 필연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그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그리고 교육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곳곳에 아이들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팁들이 들어 있는 것도 활용해 보면 좋겠다.


사실 제목을 보고 약간의 거부감이 든 것을 고백한다.

마치 모두가 스카이에 가야 한다는 패러다임에서

창업가로 바뀌는 것뿐이지 않나 하는 우려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순수학문에 대한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지나친 우려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 책을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교육의 정신이 무엇인지, 교육의 목표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는 데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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