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앞으로의 미디어(사사키 노리히코)
종이에서 디지털로 넘어간 미디어는 이제 종이와 디지털의 융합이 대세가 되고 있다는 말은 반갑게 들린다.
편집자들에게는 경영자로서의 그러니까 비지니스와 결부될 때 그들의 가치가 높아질 거라는 말은
미디어 밖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2. 앞으로의 디자인(하라 켄야)
인간이 만들어 온 도구는 인간의 욕망을 진화시켜 왔고 21세기라는 유동의 시대에서
디자이너의 역할 중 하나는 바로 사람의 욕망이 어디를 향하는지 가리키는 일이지만
동시에 축적되어온 인간의 지혜를 깨달아가는 행위라 정의 내리고 있는 하라 켄야.
따라서 디자인의 본령은 행위에 따른 깨달음이
무언가로 바뀌어서 새로운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은 물건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 가는 시대로
전통과 역사에서 가치를 만들어 가고
AI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가상과 구상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3. 앞으로의 프로덕트(후카사와 나오토)
프로덕트 디자인이란, 오늘날의 생활을 좋게 만드는 일로
상호작용이라는 관계성을 기반으로 앞으로는 형태보다 본질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후카사와 나오토.
사람에서 비롯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일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힘을 얻게 된다.
4. 앞으로의 건축(이토 도요)
동시대성을 획득해야만 살아 있는 건축이며
앞으로의 건축은 자연과의 친밀한 관계를 어떻게 다시 획복할 것인지가 큰 과제라고 말하는 이토 도요.
무슨 첨단의 걸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에 가까운 건축이란
대체 어떤 건축일까 하고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할 것을 권한다.
5. 앞으로의 사상(아즈마 히로키)
인간이 인간답다고 느끼는 것의 대다수는 오작동의 결과로
그 오작동이야말로 우리가 자유롭게 살아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따라서 오작동을 어떻게 향후 사회에 통합시켜야 하는가 쪽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철학 자체가 우연성에 의해 성립된 것으로 철학의 본질은 의문에 있다는 아즈마 히로키.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재편성되는 인간 관계와 사회에서 우연성의 감각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그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6. 앞으로의 경제(미즈노 가즈오)
실물 투자 세계의 경쟁은 이제 그만 둘 때가 되었지만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를 그만두었을 때 어떤 사회를 만들 건지 대책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미즈노 가즈오의 지적은 따끔하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합리적으로'에서 '더 느리게, 더 가까이, 더 너그럽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권하고 있다.
7. 앞으로의 문학(히라노 게이치로)
가까운 미래에 인간과 인공 지능이 협업해 소설을 쓰게 될 거라 예측해 보지만,
소설의 가치는 소설을 읽고 감동하는 게 독자의 가장 귀중한 체험에 있기에
인간 소설가의 역할은 그 지점에서 생각해 보는 데 있다.
8. 앞으로의 예술(마쓰이 미도리)
199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현대 미술 세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사회 참여 예술.
삶과 예술이 서로 관계하며 상호 촉발된다는 것과, 예술은 삶을 더 낫게 인식하고 더 활기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란 사실을 체현하고 있다.
삶을 직면하게 만드는 것들, 자기가 가야할 방향을 추구했을 때 진실을 드러내줄 듯한 예술 표현과 활동에 매혹된다는 마쓰이 미도리.
예술은 이제 삶의 영역 속으로 깊숙히 들어왔다.
9. 앞으로의 건강(이시카와 요시키)
정의를 실현할 만큼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세계 속에서
예방 의학은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구하지 않을지 결단을 내린다는
이시카와 요시키의 이야기는 처음엔 당황스러웠으나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인 것은 사람 간의 관계가 장수와 건강에 크게 관련된다는 예방 의학의 발견.
10. 앞으로의 생명(이케가미 다카시)
인공 생명이란 생명이 깃든 곳에 존재하는 자율성을 인공적으로 생성시킨 것으로,
예측할 수 없는 조건에서 점점 뜻을 알아가는 방식을 생각해야 진짜 생명을 디자인했다 말할 수 있다는 이케가미 다카시.
생명은 기계를 지향하고 기계는 생명을 지향하는 것을 보면,
인간도 기계도 인공 생명화해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그도 인공 생명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이 '사랑스러운 것'을 만드는 것이라니 안심이 되는 기분.
11. 앞으로의 인류(야마기와 주이치)
인간도 다른 영장류처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집단의 규모를 나눠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야미기와 주이치.
따라서 실제 우리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150명 정도만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가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신체를 통해 얻은 감각인데
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에서는 신체 감각이 희박해지고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점점 줄어드는 셈.
이것이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커다란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해석할 수 있는 인공 지능과 달리
데이터 없이도 행동하는 능력, 직관을 가진 인간은 그 힘을 키우지 않으면
데이터에 좌우되는 존재로 전락할 것이라며
직관력을 중시하고 가상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걸
진지하게 생각할 때라 말한다.
지금 일본의 가장 최전선에 있는 11명과의 대담집이라는 점에서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앞으로의 교양>은
지리적으로도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가까운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 모든 영역에서 발견되는 공통의 이야기는 '다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결국 고도로 문명화되어 가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점은 사람으로 수렴되고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질문이 시작되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모두 사람인 우리의 몫이기에.
<앞으로의 교양>은 비단 일본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고 세계의 미래이기도 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미디어, 디자인, 프로덕트, 건축, 사상, 경제, 문학, 예술, 건강, 생명, 인류라는
11가지 키워드를 통해 일본이 내다보는 미래의 교양이 궁금하다면,
보다 자유롭게 살기 위한 지혜와 기술이라는 교양을 맛보고자 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앞으로의 교양>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무지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 희망과 자유를 찾는 계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