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터 북 by 봄사무소 아트 포스터 시리즈
봄사무소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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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북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

다정하게 기댄 발랄달콤한 노부부의 정체가 궁금!

그래서 본격 해부해 보기로 ㅎㅎ

자, 지금부터 대공개!!!!!!! ^^

아르테 출판사에서 나온 아트 포스터 시리즈.

내 소중한 공간에 나만의 작은 전시회를 열 수 있는

일상의 변화와 기쁨을 주는 시리즈란다.

6권 중 하나인 따뜻하고 맛있는 그림을 그리는

박새봄 작가님의 포스터 모음집이 오늘의 주인공!

표지의 부부를 보고 있자니 언젠가 한여름인데도

두 손을 꼭 잡고 주무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남자친구도 없던 딸내미 염장 지르려고

일부러 그러시는 줄 알았는데 ㅎㅎㅎ

함께 살아볼 만큼 살아 와

서로에게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하지만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이자 최선인 오래된 연인인

노부부의 연애 같은 일상의 한 장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펼쳐보았다.

역시나 작가님으로부터의 메세지가 그렇단다 ^^

"사랑에 세월이 묻으면, 반드시 흐려지는 건 아니에요.

시간이 더해질수록 더 깊어지고, 편안해지는 모습을

따뜻한 노부부의 그림으로 담아보았어요."

라고 말이다.

할아버지 무릎이 전용 소파라는 할머니의 My sofa,

아침에 눈을 떠 함께하는 Morning,

미래의 우리 모습이길 바라는 장래희망,

시원한 맥주와 당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As good as it gets,

함께라면 추운 겨울쯤이야 자전거 데이트,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소중한 당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좋아하는 것이 같은 닮아가는 우리의 빵이불,

나는 당신과 늘 함께할 거예요 Always be with you,

늘 당신이 있는 곳 In my eyes,

늘 당신과 함께 하고 싶은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마무리

이렇게 총 10장의 사랑스러운 포스터가 들어있다.

신혼부부 못지 않은 아니 신혼부부에게서는 볼 수 없는

노련미까지 과시하시며 두 사람만의 따뜻하고 달콤하고

깊고 진한 연애의 맛이 나는 일상의 한 조각을 보는 기분이라니.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해보는 나 ㅎㅎㅎ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신랑도 좀 보라고

집 안 곳곳에 포스터를 붙여 보았다.


 
 








넉넉한 A3크기에 빳빳두툼한 종이라 한 장씩 뜯어

마스킹 테이프로 부담없이 붙여보기도 하고,

액자에 담아보기도 했다.

보고 있자니 흐뭇하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

양쪽 입꼬리가 실룩 ^^

봄사무소 작가님의 따뜻포근한 맛이 나는 그림이 가져온

작은 변화는 신랑에게도 일어났다는 사실. ㅎㅎ

우리 꼬마들도 좋아하는 애정 작가님으로 등극!

그림 몇 장이 가져온 집 안의 훈훈하고 달달한 기운이 궁금하시면

봄사무소 작가님의 더 포스터 북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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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써
질 티보 지음, 마농 고티에 그림,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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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시가 무엇인지 알려줄 아주 아~주 멋진 그림책을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시? 시라고? 하면서 벌써부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 계시는 건 아니겠죠?

학교에서 배우던 시는 잠시 잊고 그림책 <>의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고 맑은 꼬마 시인들을 만나보러 갈까요?


제목부터 당당하게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표지!

시인인 아이가 곁에 앉은 새를 보며 멋진 시를 떠올린 걸까요?

꼬마의 뺨도 코도 입에도 발그레 혈색이 도는 것이 아주 따뜻한 시일 것 같습니다.

책의 뒷면에 적힌 정말 시적인 시의 정의에 또 한번 홀딱 반하고 마네요.

면지에는 어여쁜 나비들이 하나 하나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시 한 편이 하나 하나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첫 장에는 꼬마 시인들이 등장해서 자신들이 왜 시를 사랑하는지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한 장을 넘기면 시가 살고 있는 곳들을, 시가 닮아 있는 것을 들려주지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시인인 아이들, 하지만 일요일엔 풍성한 향기가 나는 나뭇가지 아래에서 쉰답니다.

시란 어디에나 존재하며, 모든 삶을 닮았고, 내가 사랑하는 말들이라 노래합니다.

시는 빗속에서 피어나는 민들레고, 행복의 나라로 팔락팔락 데려가는 재잘재잘 새라고 노래합니다.

시인인 아이는 바람의 등에, 빛의 노트 위에, 주먹 안에, 새의 날개 위에, 고양이 등에 시를 쓰지요.

아직도 시를 모르시겠다고요?

다시 한 번 알려드릴게요.

시란 해님한테 공을 던지고, 무지개에 물고기를 매달고, 여름의 팔에 안겨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무당벌레를 잡아 춤추게 하고, 조그만 물잔으로 큰 바다를 마시고, 하늘을 뜯어내 높이높이 날려 보내는 거랍니다.


제가 말한 것은 정말 정말 거대한 시의 일부분에, <>의 일부분에 불과해요.

저는 시를 공부하거나 전공한 적은 없지만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를 만나서 너무 기뻤어요.

내가 시라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모두가 시인이며, 각자의 삶이 하나의 시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가진 그 시적인 순간들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 그림책을 보며 마음이 참 떨리더군요.

나 자체가 하나의 시라는 걸, 그것도 가장 아름다운 시인 소중한 친구로 불러준 마지막 순간에는 왈칵 울음이 나올 뻔했습니다.

<> 자체가 하나의 시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은 아마 이 책을 보는 누구나 하게 될 거예요.

마농 고티에 작가님의 귀여운 콜라주 그림이 질 티보 작가님의 시 그대로를 닮은 이야기가 꾸밈없이 진심으로 전해지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인 당신도 시를 쓰고, 읽고, 꿈꾸고, 그리고 시가 되는 그 수많은 시적인 순간 가운데 이 그림책이 함께 하기를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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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아기씨 보랏빛소 그림동화 9
박세연 지음, 이헌익 사진 / 보랏빛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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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로 만든 작은 인형들 머리 위 하얀 깃털에 매달려 어디론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네요.

이 아기들이 누군가 하면 바로 민들레 아기씨 그러니까 민들레 홀씨 아기들이랍니다.

이 귀여운 홀씨 아기들의 여행이 시작되려나 본데 함께 따라가 볼까요?

아!!!!

표지를 넘기자마자 풀밭 위에 펼쳐진 노란 민들레가 별처럼 흩뿌려져 반짝반짝 빛납니다.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와버렸어요.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 새삼 신기합니다.

사실 민들레 한두 송이가 함께 피어있는 것은 익숙하지만 이렇게 민들레가 가득한 꽃밭은 처음이라 그런가 봅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서 민들레의 아름다움을 잊고 아니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어느 반짝이는 봄날, 헤어져야 하는 슬픔에 찬 아기 홀씨들에게

엄마 민들레는 너희 속에 엄마를 닮은 꽃이 들어 있다고 그러니까 늘 엄마랑 함께하는 거라고 용기를 북돋워줍니다.

아기 홀씨들은 하나둘 용기를 내어 떠나고 가장 작은 날개를 가진 아기씨 하나만 남게 되었지요.

너무 작아서 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아기씨에게 엄마는 작으면 가벼워서 더 잘 날 수 있다고 다독여줍니다.

망설이던 아기씨는 엄마의 말에 용기를 내어 힘껏 뛰어오르죠.

바람을 타고 날아가던 아기씨는 끈적한 거미줄에 걸리기도 하고, 황소 아저씨의 털 위에 내려앉기도 하고,

한낮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에 앉았다 그 뜨거움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요.

참새가 뿌리를 내릴 만한 흙을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해주지만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립니다.

참새는 떠나고 흠뻑 젖어 버린 날개 때문에 아기씨는 날지 못 하고 엉엉 울 수 밖에 없었어요.

아기씨는 빗물과 함께 골목 바닥으로 떨어져 흙 한 줌 보이지 않는 돌바닥에 앉아 그저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멈추고 어디선가 지렁이 한 마리가 나타나 인사를 건네며 아주 적은 흙만 있어도 꽃을 피우는 어떤 꽃보다 강한 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요.

아기씨는 울음을 멈추고 돌 틈 흙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있는 힘을 다해 뿌리를 내렸어요.

그리고 며칠 뒤, 긴 잠에서 깬 아기씨 머리 위로 자그마한 새싹이 솟아올랐답니다.

그날, 아기씨는 정말 아름다운 꿈을 꾸게 되는데요.

과연 어떤 꿈이었을까요? ^^

민들레 아기씨의 꿈을 응원하고 싶네요.

<민들레 아기씨>를 보고 나니 안 그래도 좋아하던 민들레가 더 좋아지네요.

흙을 보기가 점점 어려운 도시에 사는 우리들이지만 적은 양이어도 흙만 있으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내는 민들레를 만나는 일을 자주 있지요.

그래서 그만큼 그 강함과 아름다움을 몰라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문득 <민들레 아기씨>의 면지를 장식한 민들레꽃밭이

제 눈에는 우리가 모여 광장에서 밝혔던 촛불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작은 하나의 불빛이 모여 큰 힘이 된 그때의 아름다움이 생각나더군요.

우리 곁에 언제나 있지만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민들레는

참으로 그래서 우리와 닮은 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망을 품고 바람에 실려 떠다니다 어딘가에 내려앉아 뿌리를 내리고

마침내는 노란 꽃을 피워내는 민들레의 삶,

우리네 삶의 모습과 닮아 있지 않나요?

<민들레 아기씨>는 도자기 그림책입니다.

저는 처음 만나보았지만 흙으로 만든 도자기라 그런지 친숙한 느낌부터 들더군요.

신도 인간을 만들 때 썼다는 흙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물을 섞고 손으로 주물주물 마음을 담아 만들고

뜨거운 불을 통과해서 나온 도자기.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도자기 인형들이라 그런지 작가님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그런 아기씨들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잘 볼 수 있게 사진으로 찍어주신 작가님의 시선에도 따뜻함이 담겨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답니다.

이런저런 따뜻함으로 피워낸 <민들레 아기씨>는 정말 따뜻할 수 밖에 없는 그림책이네요.

민들레 아기씨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꿈도 함께 응원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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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하루야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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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너츠>에는 정말 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많다.

꿈 많은 개 스누피, 걱정꾸러기 찰리, 까칠대마왕 루시, 투덜이 패티, 고소공포증이 있는 새 우드스탁 그리고 늘 담요와 한 세트인 라이너스까지 이 여섯 캐릭터들의 주요 에피소드만을 모아 만든 여섯 권의 캐릭터북이자 그들의 삶의 태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인생수업 시리즈가 나왔다. <라이너스,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하루야><피너츠>의 여섯 주인공 중 한 명인 라이너스 편.


<피너츠>하면 대부분은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을 떠올리겠지만, 내겐 라이너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라이너스와 그의 담요.

라이너스가 있는 곳엔 언제나 그의 담요가 함께 있으니 말이다.

라이너스와 늘 함께 하는 담요는 단순한 애착 담요 이상의 존재이다. 라이너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때론 새총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다기능 담요!(애들이 담요를 놀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찰리에게 담요의 숨겨진 멋진 기능을 보여주는 라이너스라니! 와우!!)

내 아이에게도 라이너스의 담요가 있다.

바바파파가 그려진 담요인데 잘 때 꼭 한쪽 귀퉁이를 움켜쥐고 만지작만지작 하다가 소르르 잠이 들곤 한다. 그리고 내 눈엔 네 귀퉁이가 다 비슷해 보이는데 이리 저리 돌려가며 꼭 자신이 원하는 귀퉁이를 찾아낸다. 그렇게 부들부들한 담요의 한 귀퉁이를 쓰다듬는 행위가 자신의 마음을 쓰다듬는 것만 같아서 그 모습이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캐릭터들보다 유난히 마음이 가는 인물이 라이너스인 걸까? 내게도 라이너스의 담요 같은 것이 있다. 바로 책이 그런 존재. 아마도 당신에게도 그런 존재가 곁에 있으리라.


<라이너스,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하루야>의 라이너스를 보고 있노라면

라이너스의 순수하고 따뜻한 모습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게 해주고 마음을 담요로 따듯하게 감싸안아주는 기분이 든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신발 밑창에 병뚜껑을 달라는 글을 보고는 병을 통째로 달고 걷거나 가족 주치의로 닥터 수스를 적는 엉뚱함, 우울한 우드스탁을 쓰담쓰담해주고 기분이 좋아진 우드스탁을 보며 행복해 하는 배려심, 담요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 위대한 호박님을 믿는 순수함, 누나의 심술에도 너그러움을 보여주는 라이너스.

때론 아이다운 기운이 넘치기도 하고 때론 어려운 이야기도 술술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난다.


초콜릿 상자를 앞에 두고 결정 장애에 빠지기도 하고, 자기 곁을 늘 지켜주는 담요에게 한 달에 한 번 일광욕을 시켜주며 고마움을 표현할 줄도 알고,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되고 싶으냐는 찰리의 질문에 "못 말리게 행복하게!"라는 정말 멋지고 행복한 대답을 할 줄 아는 라이너스.

이런 저런 일에 서툴지만 함께라는 사실에 감사하고 어리지만 지혜로운 인생의 목표를 가진 작지만 큰 아이 라이너스를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드스탁처럼 우울한 이들이 라이너스의 쓰담쓰담에 따뜻하고 친근한 위로를 받고 '못 말리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어른 라이너스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오늘의 BGM은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의 '담요송'이 적당하겠다.

오늘은 <라이너스,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하루야>와 '담요송'으로 당신의 마음과 귀를 따뜻하게 덮는 하루가 되기를.


https://youtu.be/iY5V5R-GK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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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일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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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학교 앞 문방구 주인이 그렇게 부럽고 되고 싶었다.

각양각색의 필기구와 미술도구들, 알록달록 장난감들과 침이 고이는 불량식품들 그리고 발길을 붙잡는 오락기까지.

그렇게 문방구 주인을 꿈꾸던 꼬맹이는 언젠가부터 서점 주인이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일 수가 없었다.

바로 책 안에서 엄청난 보물들을 발견하면서부터!

그 보물들을 품고 있는 서점이, 그리고 서점 주인이 꿈으로 점점 커져간 것이다.

그렇다면 서점 주인 아니 (당장 서점을 열 공간부터 보통은 임대로 시작해야 한니 주인보다는 서점지기가 더 적당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서점지기가 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서점을 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서점에서 도대체 무슨 일들을 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 질문을 품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출판사 북노마드의 윤동희 대표와 함께하는 출판 수업'을 통해 발간된 <서점의 일>은 서점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서점에 대한 책이다.



<서점의 일>에는 독립서점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고 사소한 일부터 고충과 자랑 그리고 그야말로 직업인으로서의 서점지기 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각 서점마다 공통적으로 주어진 질문과 개별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점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던진 질문과 답변 그리고 각 서점이 가진 독특함에서 연유한 질문과 답변이 바로 그것. 그래서 닮은 듯 다른 그렇지만 다른 듯 닮은 서점과 서점지기들의 이야기가 한 장 한 장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서점의 일이란 서점의 덕목을 지키는 것이라는 종합서점이라는 정체성을 대대로 지켜오고 있는 속초의 동아서점,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며 매일매일 자라고 있다는 여행 서점 바람길, 책방을 문화로 전하는 일이 서점의 일이라는 아름다운 산호초의 이름을 가진 제주의 밤수지맨드라미 북스토어,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그리고 스스로 오래오래 책방을 하고 싶다는 남해의 아마도책방, 책과 책,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우연한 관계를 만드는 망원의 어쩌다 책방, 다양성을 반영한 한국 소설 중심 소규모 서점인 연남의 책방서로, 책방은 이 시대의 대안문화 공간으로 동시대 도시 이야기가 흐르는 공간이라 말하는 책방 연희, '취미는 독서'라는 말이 제 뜻을 찾기 바라는 해운대의 취미는 독서, 책이 아닌 한 사람이 살아온 삶 전체를 누군가에게 전하는 공간이라 이야기하는 관악구의 하얀정원에 이르는 9개의 독립서점의 면면을 하나씩 만나다 보면 품고 있던 환상을 걷어내고 진짜 일로서의 책방지기, 현실 그대로의 독립서점 운영에 대한 문제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방지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을 또 어쩌면 그런 당신의 다짐을 단단하게 다잡게 될지도 모르겠다. 혹은 한 사람의 독자로 독립서점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될지도.

서점 운영 동기, 서점의 구체적인 하루 일과, 책 고르는 기준과 서가 운영 원칙, SNS를 통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기대와 달라 어려운 점 그리고 스트레스, 책과 독자의 관계를 위한 '제안', 예상하는 앞으로의 책방/서점 문화라는 공통의 일곱 질문 이외에 각 서점의 개성과 성격에 따라 다른 질문들에 서점 주인들이 내놓은 자신들만의 대답이 궁금하다면 <서점의 일>을 펼쳐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혹시나 서점지기를 꿈꾸는 당신이라면 적어도 이 책이 모두에게 똑같이 던진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대답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만약 그렇다면 당장 자신만의 작은 서점을 열어도 충분할 테니 아직 준비 안 된 내가 열심히 응원해 줄 테다.

<서점의 일> 안에는 독립서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서점 밖에서 서성거리며 궁금해하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과 함께 책과 책이 모여 있는 곳 그리고 그 책이 좋은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이 모여 드는 곳에 관한 어떤 따스함이 담겨 있다.

언젠가부터 종이의 종말이니 책의 종말이니 하며 종이책이 사라지고 전자책과 미디어로 대세가 넘어갈 거라고 하고 책 읽는 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손끝에 닿는 종이의 촉감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책만이 줄 수 있는 감각들과 사유와 공감의 시간들을 소중히 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모이고 공유하고 존재할 것이라는 그 어떤 희망 역시 나는 이 책에서 발견했다.

독립서점 사실 개인적으로는 작은 책방이라 부르고 싶다. 책방지기를 닮고, 책방지기의 취향과 철학이 고스란히 서가에 꽂혀있는 개성넘치는 작은 책방들. 그곳은 어쩌면 누군가의 책으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전하는 책으로 작지만 가득한 누군가의 방 같아서 그렇다. 그런 작은 책방이 이곳저곳에 피어나기 어려울 것 같은 그런 틈에도 민들레꽃처럼 피어났다. 그래서일까?

표지에 서점이름이 적힌 작은 동그라미들이 내게는 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민들레 홀씨들이 더 촘촘하고 더 멀리 더 구석까지 퍼지길 바라본다. 나도 언젠가는 민들레 꽃을 피워볼 수 있기를, 나만의 작은 책방으로 당신을 초대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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