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인어 '펄'처럼 크고 멋지고 중요해 보이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거예요.
그리고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결국 그 일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생각을 펄의 모습에서 다시 보게 됩니다.
전 이 그림책의 여러 장면 중에서 모래벌판의 수백만, 수천만 모래알 중 오직 하나의 작디 작은 모래알을 펄이 손바닥에 올려놓고 망연자실한 장면이 너무나 마음에 깊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모래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지요.
펄의 손바닥에 놓인 작은 모래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작은 모래알은 펄의 깊은 슬픔도, 따뜻한 보살핌도 모두 펄의 가장 가까이에서 느꼈겠지요.
그러면서 점차 자신의 빛을 키워갑니다. 펄의 도움으로 말이죠.
수많은 작은 모래알 중의 하나였고, 작은 빛을 내다가 마침내 커다란 하나의 빛나는 무언가 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향해 그 빛을 드러내지요.
이제 더이상 작은 모래알이 아니라 커다란 빛이 되어 모든 것 위로 그 빛을 비춰줍니다.
작은 모래알 역시 펄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이런 존재가 될 거라고 상상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펄과 함께 성장하며 커다란 빛이 되어 펄의 꿈을 이뤄줍니다.
내게 있는 가장 작은 것이 성장해 커다란 빛이 되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만의 빛으로 키워가는 노력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그림책 <펄>
'칼데콧 상'을 받은 작가답게 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그림이 참 많은 역할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작은 무언가가 보여주는 놀라운 성장도 아름답지만 처음에도 그랬고 후에도 변함없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여러분 마음에서 반짝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