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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언어 - 찰스 다윈부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까지 나비 덕후들이 풀어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웬디 윌리엄스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2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11/pimg_7315621633663262.jpg)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란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아침부터 아이가 나비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이렇게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나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꽃이 있는 곳에 항상 나타나는 이 중력을 거스르는 것 같은 가벼운 몸짓의 생명체는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는데요.
보는 이들에게 늘 아름다움과 감탄을 안겨주는 이 나비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나비의 언어>라는 이 책에는 나비의 모든 것 그리고 나비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과 나비와 우리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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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웬디 윌리엄스는 실험실에서 만난 나비에게 사로잡혔고 늘 우리 곁에 있어 익숙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나비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결국 이렇게 책을 쓰기에 이르렀다고 하지요.
신기하게도 작가의 글이 재미있어서인지 나비의 특별한 매력 때문인지 혹은 그 둘 다 때문인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요.
나비의 숨겨진 비밀과 반전 있는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와 마치 소설 한 권 보듯이 앉은 자리에서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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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시대순으로 인간들이 나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는 인간과 나비의 오랜 인연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나비에게 빠져든 나비 덕후들과 그들이 발견한 나비의 아름다움과 비밀들이 흥미진진하게 담겨 있는데요.
특히 초기 나비 연구에 지대한 영향과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10대였던 샬럿 힐과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라는 두 여성 덕분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더군요.
그들의 나비 사랑이 나비들의 변화와 비밀을 밝히는데 크게 기여했고 동시에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서 그들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갔는지를 보면 놀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지요.
또 책에는 나비에 대한 열정 하나로 나비 연구를 한 이들 덕분에 알게 된 놀랍고도 새로운 사실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비가 주둥이로 꿀을 빤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삼투압 현상처럼 흡수하는 기관임을, 꿀 외에 수액과 피 그리고 배설물 등 온갖 것을 먹는다는 사실을, 나비의 비늘가루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센서와 신소재 등 관련 연구들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간들의 괴이한 행동에 맞춰주는 나비들의 놀라운 능력을, 줄어드는 나비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등 나비와 관련된 이 이야기들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것들이었어요.
나비 덕분에 자연의 비밀을 깨우치고, 나비에게서 배운 것들에서 앞으로 한 발 나아가는 인류의 노력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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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아름다운 모양과 가볍고도 우아한 날갯짓에 매료되어 황홀한 기분에 젖는 그냥 낭만적인 대상으로만 보아오던 나비의 온갖 신비로운 비밀을 알고 나니 나비가 이전과는 너무나도 달라보입니다.
또 그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매력은 견고하고 흔들림없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라게 되고요.
어찌보면 가장 연약한 몸으로 가장 강력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러 준 이 생명이 경이로울 뿐이에요.
정말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나비라는 곤충에 매료되는 걸까요?
어쩌면 혐오하던 애벌레에서 추앙받는 나비로 변태하는 이 생명체의 놀라운 변신은 모두가 그토록 바라는 아름다운 성장의 증거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알면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부디 이 책 <나비의 언어>가 나비 효과를 일으켜 줄어드는 나비를 지키는 것이 곧 우리를 지키는 일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이들을 더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