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적인 그림과 철학적인 삶의 조언이 아름답게 가슴을 두드리고 그 울림이 생활까지 전해오는 감동적인 책. 만나서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 마음 바라보기 2
장 프랑수아 샤바 지음, 클로틸드 페랭 그림, 김헤니 옮김 / 고래이야기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닮은 듯한 두 아이가 흩날리는 눈바람을 맞으면서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하늘에 뜬 태양을 올려다 보고 있습니다.

어른도 올라오기 쉽지 않아 보이는 험준한 이 산악지대에서 이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그림책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눈의 나라, 티베트에 쌍둥이 형제가 태어납니다.

'늑대처럼 사납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험악한 날씨와 환경에도 생명은 눈을 뜨는군요.

'활짝 펼친 비둘기 날개처럼 크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두 아이는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세상에 나왔지요.




'나왕'과 '라히', 쌍둥이 형제는 닮은꼴인 겉모습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달랐어요.

형 라히는 소심하고 겁이 많고 쉬지 않고 울어대며 겁먹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고, 동생 나왕은 대담하고 쾌활하며 어떤 경우에도 평온하고 명랑했지요.

두 아이는 아름답게 자랐지만 사람들은 악마들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거나 질투하게 될까 봐 못생겼다고 이야기했어요.




눈의 나라는 얼음과 돌 그리고 많은 눈으로 덮인 거대한 산들로 종종 눈사태도 일어나는 위험한 곳이라 쌍둥이 가족은 유목을 하며 살았습니다.

냉혹한 추위가 물러간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봄에 풀이 넉넉한 곳에 새로 자리잡은 쌍둥이 가족.

반대편 언덕에 천막을 친 다른 가족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 이웃집 야크를 지키는 양치기 개를 본 쌍둥이의 반응은 전혀 달랐어요.

라히는 더럽고 무섭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아버렸지만 나왕은 늠름해 보인다며 손을 내밀어 쓰다듬지요.

그 모습을 본 이웃 아이들이 라히를 가리키며 웃자 자신을 '겁쟁이'라 놀린다고 생각하고 천막으로 돌아가 엄마에게 위로받으려 합니다.

하지만 라히의 기대와 다른 엄마의 반응에 라히는 세상이 참 차갑고 잔인하다 생각하며 화와 두려움이 뒤섞인 기분을 느끼지요.

라히는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혼자 떠나는 것뿐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아무도 몰래 가족을 떠납니다.

자신을 부정당한 기분에 휩싸힌 라히의 마음이 어떤지 짐작해 보면 라히의 결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요.

어린 아이 혼자 이 혹독한 세계에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되는군요.





라히는 거대한 얼음 괴물 초모룽마와 맞닥뜨리고 분노와 공포에 휩싸입니다.

어리고 약한 라히는 점점 거대해지는 초모룽마를 이길 수 없기에 뒤돌아 도망치며 나왕의 이름을 부르지요.

절망에 빠져 두 눈을 가린 라히에게 들려온 목소리.

사라진 라히를 찾아 나선 동생 나왕이었습니다.

나왕은 라히에게 마음에서 두려움을 걷어내고 세상을 바라보라고 하지요.

거짓말처럼 평온한 산과 위험할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풍경만이 라히의 눈에 들어왔어요.

집으로 돌아온 쌍둥이 형제 라히와 나왕.

세상을 아름답고 멋지다 말하는 나왕에게 라히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투덜대기만 하고 점점 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라히는 이대로 자신 안에 갇혀버리고 마는 걸까요?

라히 곁에는 쌍둥이 동생 나왕이 있다는 사실 덕분에 적잖이 안심이 됩니다.

서로 다른 라히와 나왕이 쌍둥이라는 사실이 제게는 한 존재 안에 있는 서로 다른 인격처럼 보였는데요.

페이퍼 컷팅된 서로를 바라보는 빛나는 두 아이의 눈이 저를 향하자 거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변함이 없음에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 마음과 태도의 차이.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다 말하는 것 같았지요.



전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몇 년 째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사람을 멀리해야 하는 오늘을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감히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지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그 지옥 같은 세상을 유일하게 아름답고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들임을 깨닫게 되네요. 그리고 지옥 같은 전쟁 중에도, 코로나의 멈출 줄 모르는 전파력에도 사랑과 희망을 보는 눈을 가진 이들이, 아름답고 멋진 세상을 만들어 보여주는 이들이 있음을 떠올려 봅니다. 그림책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를 만난 덕분이네요.

어른인 저는 그저 아이들이 고맙고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바깥 세상은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인 눈의 나라이고 그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그럼에도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라히와 나왕 쌍둥이 형제의 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닮은 듯 다른 아름다운 눈을 가진 쌍둥이 형제가 나오는 티베트의 신비로운 설화를 들은 것 같아 이색적이면서도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거울 같은 그림책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가 당신의 마음 속 눈은 지금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고 있네요. 당신의 대답이 궁금하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간 꽃을 찾은 너에게 나무자람새 그림책 7
크렌 빙 지음, 앤드루 조이너 그림, 이현아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양 떼를 배경으로 어린 양 한 마리가 빨간 꽃 한 송이를 들고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당당하고 씩씩해 보입니다.

어른 양들의 든든한 후원 덕분일까요?

어린 양이 유일하게 혼자만 들고 있는 빨간 꽃도 눈길을 끄는데요.

그림책 <빨간 꽃을 찾은 너에게>는 유독 제목과 표지가 제 안에 물음표를 커다랗게 피워냅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몽실몽실 따뜻하고 보들보들 안전하게 모여 사는 양떼.

새로운 구성원 어린 양에게도 이 모든 것이 당연하기에 의심하지 말고 그저 행복한 이곳에서 행복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의 우리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인 어른들은 모르는 것이 있지요.

어린 양은 그런 어른들의 강요 아닌 강요와 부담 아닌 부담에 조금씩 버거움을 느끼게 되고요.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으로 빨간 꽃을 찾게 되면서 무리를 떠나 바깥을 향해 나아갑니다.

양 무리가 그토록 조마조마 위험하고, 출렁출렁 혼란스럽고, 쭈뼛쭈뼛 이상하다고 규정한 바깥으로 말이에요.

어린 양은 소중한 빨간 꽃을 들고 꿋꿋하게 바깥 세상을 탐험하는데요.

양 무리의 부모들은 그저 어린 양 걱정뿐입니다.

과연 어린 양은 어른 양들이 걱정하던 바깥을 만났을까요?

아니면 자신만의 빨간 꽃이 잘 어울리는 바깥을 만나게 될까요?



우리에 안주하면서 바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어른들 안에서도 바깥을 향한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은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 넣습니다.

그토록 안전하고 편안한 무리를 벗어나기를 절대 주저하지 않지요.

무엇보다 빨간 꽃이라는 자신만의 꽃, 나만의 꿈이라는 바람과 열정이 아이의 발걸음을 인도한 게 아닐까요?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저도 공감을 하면서도 혹시 제 안에도 사랑과 보호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눈을 가리고 아이의 모험을 막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되더군요.

무리라는, 우리라는 안전한 보호막으로 가장한 가림막이 되지 않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품어 보았습니다.



이 그림책의 양 무리와 어린 양의 관계가 부모와 아이에서 사회와 개인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무리에 수용될 수 있는 개인은 같은 종인 양뿐인 것 같고 바깥의 다른 종과는 교류가 없어 보이는 모습이 보수적인 집단처럼 보여요.

그들만의 세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온 것은 과감한 어린 양의 밖으로의 한 발에서 시작되는데요.

어린 양의 홀로서기가 단순히 자신의 독립만 챙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어떤 희망을 마지막 장면에서 발견했습니다.

몸은 비록 떨어져 있으나 심리적인 유대를 이어가는 부모와 아이 그리고 집단과 개인을 상상해 보았어요.

아이의, 한 개인의 의미 있는 성장을 지지하는 일은 결국 부모, 집단에도 변화와 성장을 가져오는 일이겠다 싶었어요.

한 사람의 꿈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모든 첫 걸음에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림책 <빨간 꽃을 찾은 너에게>

물음표가 가득했던 첫 만남에서 느낌표로 찍히는 마지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빨간 꽃이 곁에서 활짝 피어 환하게 빛나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시간이 떠나요 딱따구리 그림책 32
베티나 오브레히트 지음, 율리 푈크 그림, 이보현 옮김 / 다산기획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5살 아이에게 시간이 가니 빨리 서두르라고 재촉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하는 아이.

나의 재촉이 아이를 긴장하게 만들었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마음으로 머뭇거리니 아이가 말하더군요.

"시간아, 가지 마!"

순간 마음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으로 가득 차오르더군요.

떠나는 시간에게 아이의 말을 꼭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그날의 시간과 아이와 그리고 제 마음을 흔들었던 모든 감정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그림책을 만났는데요.

그림책 <지금, 시간이 떠나요>

자, 지금 만나러 갑니다. ^^




표지의 아이와 고양이가 누군가를 배웅하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앞면지에 이어지는 주인공은 바로 시간!

오랜 시간의 나이에 걸맞게 하얀 수염과 머리카락 그리고 커다란 몸집의 시간은 멋쟁이인 것 같네요.

빨간 구두가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인데요.

어쩌면 쉬지 않고 가는 시간에게 구두는 꼭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두 다리는 시침과 분침 같은 게 아닐까란 상상도 해 봤어요.

시간의 바알간 두 볼과 흩날리는 긴 털들이 부드럽고 다정해 보이는군요.

당신에게 시간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간이 왜 떠나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볼까 해요.





파란 원피스를 입은 소녀 라라와 시간은 친구랍니다.

시간과 윙크를 나눌 수 있다니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저 시간을 때우고, 심지어 죽이면서 지루해하지요.

마침내 견딜 수 없게 된 시간은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 버리고 마는데요.



친구인 시간이 걱정된 라라가 시간을 찾아 나섭니다.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시간, 라라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보았느냐고 물어보지요.

돌아오는 대답은 시간이 없다거나 시간은 돈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었어요.

라라에게 시간은 늘 여러 빛깔을 지녔고 꽃향기가 나는 친구였으니까요.

라라는 친구인 시간을 찾게 될까요?



다른 사람들은 진짜 시간을 만나지도, 알지도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에 질린 시간은 떠나려 하고, 오로지 어린 소녀 라라만이 시간의 곁을 지키며 함께 하지요.

라라와 시간이 나눈 대화와 함께 거닌 공간, 그리고 고요히 머물며 바라본 풍경들이 제 안에도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시간이 살아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어요.


흘러가기도 하고, 늘 거기에 머물러 있기도 하는 강물 같은 시간.

한 생명이 태어나면서 그 생명의 시간도 함께 태어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만의 시간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시간을 앞설 수도 시간을 벗어날 수도 없는 존재일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시간의 살아 있음을 잊는다면 우리의 시간은 우리를 떠나겠지요.

우리의 육체는 생명을 다할지라도 우리의 시간은 강물처럼 흐르고 머무르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고요.

<지금, 시간이 떠나요>를 통해 시간의 등에 업혀 흘러가는 순간들, 시간 속에 머무르는 순간들을 발견합니다.

시간이 마치 소유물인 것처럼, 생명이 없는 것처럼 함부로 생각하고 다루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은 모습을 보니 시간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라라처럼 시간의 등에 올라타 흘러가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며 행복한 순간들을 모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제 아이가 시간을 불러 세운 것처럼 말이에요.

지금, 시간이 떠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

시간을 불러 세워 보세요. 그리고 가만히 시간의 등에 귀를 대고 두근대는 심장소리를 들어보세요.

시간의 온기를 느끼며, 시간의 향기를 마시며 때로는 흐르는 풍경을, 때로는 함께 머무르는 곳의 분위기를 차곡차곡 마음에 담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림책 <지금, 시간이 떠나요>를 펼치는 순간, 시간이 우리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다정하게 시간을 부를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거예요.

당신과 당신의 시간이 함께 하는 지금, 바로 그 순간을 축복하고 싶습니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사랑 안 해
김유강 지음 / 오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느라 바쁘고 지쳐 버린 후에 모두 소진해 버리면 늦을 테니 나를 사랑해 줄 내 사랑만큼은 꼭 남겨둘 것을 잊지 말라 말해 주는 이 그림책이 참 좋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