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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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을 읽고선 정말 송곳에 찔린 듯했습니다.

그래서, 최규석의 다른 만화를 몇 권 구입했는데요,

우연히 데뷔 무렵 단편집인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막 나서는 작가가 세상을 꽉 잡고 한판 씨름을 시작합니다.

세상 풍파에 시달리는 둘리를 보여주면서 

세상이 이러면 안 되지 않냐고 

목놓아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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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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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기 시작하면 말입니다.

별볼일없는 인물의 무미건조한 일대기 같아 보이니까요.

그런데, 읽다 보면

묘하게 젖어들어 빠져들게 됩니다.

삶의 거의 모든 것에서 딱히 내세울 것도 이룬 것도 없이

그렇게 스러지는 스토너라는 인물을 보면서

어느새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다가

슬쩍 나를 봅니다.

그보다 맛나게 살고 있는가?

아니지 

그도 잘 살았고,

나도 잘 살겠지.


요란한 플롯이 필요 없구나.

거창한 주제가 의미 없구나.

현란한 문장이 별것 아니네.


소설의 맛에 푹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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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라 - 인문학과 영화, 그 어울림과 맞섬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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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에 관한 책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대개 영화에 대해 너무 잘 아시는 전공자들이 쓴 글이라 부감이니 미장센이니 누벨 어쩌구 해서 기가 죽기 십상이다. 그래서 영화에 관한 책 중 기억나는 것이 김용택 시인이 쓴 "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 한 권이나 있을까. 같은 촌놈이라 부담 없어서.

그런데, 이 책 제목은 훌륭한 저자가 영화를 보고 분석한 것을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영화를 보라"였다. 그래 뭐 어떤 영화를 보라는 건지. 오, 최근에 개봉해서 소위 대박이 난 영화들이 아닌가. 거의 봤는 걸. 이것은 "출발 비디오 여행" 아닌가. 한 마디로 오징어 질겅질겅 씹어 마시며 뒹굴거리며 봐도 되는 영화 소개.

그런데, 다음 날이면 남는 것 없는, 거나한 술자리 같은 이런 흥행작에서도 뭔 얘기가 나오나 보다. 19세기 시조에서 푸코와 열하일기를 넘나드는 저자답구나. 지나치기 마련이고, 익숙해서 심드렁한 것에서 날카롭게 무언가를 찾아 무감한 머리에 번쩍이는 깨달음을 던져 준다. 아니 그 장면에서 이런 것을 볼 수가 있었어? 흠, 이런 괘씸한 의도가 숨어 있었군 ...

과연 그런가 "천년학" 포함 일곱 편의 영화를 다시 보기로 했다.

사족. "서편제"에서 유일하게 아름다웠던 장면. 벌판에서 세 사람이 즐거이 부르던 그 민요는 밀양아리랑이 아니라 진도아리랑이다. "아라리가 났네 에흐에가 아니고" 유봉이 동호를 막 갈구던 그 노래. 아마 저자가 다음 편 이야기인 "밀양"을 염두에 두고 우리에게 미리 암시를 준 것일까. 아, 실수마저 교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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