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동력 -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힘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김정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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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책을 수백 권 읽는다 한들 현실은 1밀리미터도 달라지지 않는다. 먼저 한 가지라도 좋으니 실천해 보기 바란다. (p.26)


ㅡ 산업과 산업을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 직업으로 평생을 먹고 살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p.41)


ㅡ 준비가 부족하다고 제자리걸음만 해서는 평생 가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당장 시작하자. (p.58)


‘다동력’은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일에 끊임없이 빠져드는 힘이다. 그렇다면 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부터 여러 가지 일에 손을 대지 말고 먼저 ‘무엇인가 한 가지 일에 축 빠져드는’ 것이 중요하다. (p.63)


ㅡ 타인의 눈을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나 자신의 시간’을 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유한한 인생이므로 ‘나 자신의 시간’을 무조건 양보해서는 안 된다. (p.85)


‘나 자신의 시간’을 살기 위해서는 할 일은 골라서 하는 쪽이 되어야 한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일하면 언제나 그 일을 의뢰한 사람에게 휘둘리고 만다. ‘하기 싫은 일은 안하면 돼.’라고 딱 자르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p,95)


ㅡ 어떤 일에 완전히 빠져들면 사람은 ‘망아’의 경지에 도달해 시간을 잊는다. 주위 사람들이 기겁할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져서 열광적으로 몰입한다. 그렇게 된다면 성공이다. 일이든 놀이든 몰두할 수만 있게 되면 목적은 자연스럽게 달성된다. 그리고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p.195)



 

다동력?? 많은, 움직임, 힘???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몰라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다동력이란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 내는 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실업가이자 투자가, 작가인 동시에 우주 사업을 비롯해 자신도 전부 파악하지 못할 만큼 많은 사업을 프로듀스하고 있는 저자가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수십 가지 일을 처리해 낸 경험 즉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다동력의 노하우를 담아 놓은 책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예로부터 자기가 맡은 일을 꾸준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도 그러할까? 예전에는 하나의 특출난 능력만 있으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충분히 잘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업계 간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은 다르다. 한 가지 일만 꾸준히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에 와서는 한가지보다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인재를 요구한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처럼 한 가지 직함, 한 가지 일에 얽매여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렇기에 다동력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솔직히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책이 빨리 읽혀져서 놀랐다. 책이 보통의 서적과 비교했을 때 그리 두껍지 않기도 하지만, 본인이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어가며 핵심적인 내용만 콕콕 집어내서 설명해주니 귀에 쏙쏙 들어왔다. 저자의 말대로 실천이 중요한 듯! 정작 본인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데 아무리 옆에서 떠들고 윽박질러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저자의 말대로 책을 수백 권 읽는다 한들 실천해보지 않으면 현실은 1밀리미터도 달라지지 않는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각 항목의 마지막에 ‘실천해 보자!’라는 페이지를 마련하여 우리를 이끌어준다. 뭐든지 상관없다. 먼저 무엇이라도 한 가지 일에 푹 빠져드는 것이다. 무엇이든 한 가지 일에 극단적인 수준까지 몰두하면 여기에서 배양된 호기심과 집중력을 다른 분야에서도 똑같이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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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정치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알렉스 프리스 외 지음, 켈런 스토버 그림, 신인수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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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들뿐만 아니라 집 안, 학교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정치적인 상황들을 다양하게 예로 들며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정치적 문제와 논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또한 어린이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안내해준다. 정치의 개념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정치 제도, 민주주의와 선거 등 민주 시민으로서 꼭 알아야 할 정치의 모든 것을 담아 낸 정치 입문서라고 할 만큼 자칫 어렵게 여겨질수도 있는 정치에 대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정치를 어려워하는 어른들이 봐도 재미있게 느껴질 만큼 간략하면서도 자세하게 핵심적인 내용만 짚어서 알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책은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첫 장을 열면 정치가 뭐예요? 부터 시작하여 정치’의 뜻과 정치를 이루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며 정치란 각 구성원들이 사회를 나아지게 하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다음, 제1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정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발생한 최초의 민주주의의 모습부터 공화정, 오늘날의 대의 민주주의까지 살펴보며 정부의 형태는 나라와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고, 제2장에서는 정부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정치 체제’를 살핀다. 독재주의, 공산주의, 민주주의, 삼권분립, 지방자치 등을 각 나라의 실제 사례를 들여다보며 이어 제3장에서는 민주주의가 정치체제인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선거와 투표’를 심도 있게 알아본다. 선거의 과정과 비례 대표제, 다수 대표제 등의 개념도 짚어가고 이어 제4장에서는 ‘정치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소개한다. 제5장에서는 정치인마다 다를 수 있는 ‘정치사상’에 대해 살펴보며 좌파와 우파, 큰 정부와 작은 정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의 개념을 풍부한 정치적 사례를 들어 살펴보며 제6장에서는 전쟁, 인권, 환경 문제, 경제 원조, 언론의 역할, 부정부패, 이민자 등 정치와 연관된 사회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서로 다른 관점을 소개하며 여러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한다.



대통령 탄핵, 비리 등 어딜가나 사람들이 모이면 당연한 듯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만큼 최근 들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 그런 어른들의 곁에 있는 아이들은 어쩔수 없이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레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쉽게 설명을 해주고 싶은데 막상 설명을 하자니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생소한 용어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해줘야 하는건지, 나도 자세하게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좀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구세주를 만난 것 마냥 너무나 반가웠다. 솔직히 정치에 관하여 갑자기 불쑥 물어올 때마다 어떻게 얘기해주어야 할지 정말 난처했었는데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정치에 대해 손쉽게 알아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보통 정치라고 하면 어렵고 따분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허물어버린다.부한 예시와 함께 만화 같은 유머러스한 일러스트까지 더해져 정치와 관련한 여러 개념과 현상들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정보로 가득 차있다. 글이 많은 책을 싫어하는 어린이들도 마치 만화를 보듯이 술술 읽어 내려 가며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자신있게 권해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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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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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정직하면 사람들이 너를 속일 것이다. 그래도 정직하라.

네가 친절을 베풀면 사람들이 너를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래도 친절을 베풀라.

네가 오늘 선을 행하더라도 내일이면 잊힐 것이다. 그래도 선을 행하라.

네가 만든 것을 남들이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래도 만들어라.

결국에는 너와 하느님의 일이다. 너와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다. (P.16)


 

​페테르와 미라는 행복하게 아침을 맞는다. 웃으며 아침을 맞는다. 그들이 나중에 이날을 떠올리면 그걸 기억할 테고 그랬던 그들을 증오할 것이다. 생애 가장 끔찍한 사건들은 한 가족에게 그런 영향을 미친다. 모든 게 무너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행복했던 순간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도록 만든다. 충돌하기 직전의 순간, 사고가 나기 전에 주유소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집으로 돌아와서 진단을 받기 전에 휴가지에서 한 마지막 수영. 우리의 기억은 밤이면 밤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자문하도록 강요한다. ‘내가 뭔가를 바꿀수 있었을까? 내가 왜 행복해하면서 돌아다녔을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았다면 내가 막을 방법이 있었을까?’ (P.256)

 

마야는 이 정적이 물과 같을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너무 깊숙이 스며들도록 방치하면 얼어서 심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녀는 헤드의 경찰서에 앉아 있었을 때부터 자신이 이 사건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엄마와 아빠는 그러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다. 부모들의 상처는 치유가 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의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고 끔찍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나중에 누군가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았으냐고 물으면 마야는 고개를 끄덕일테고, 모든 감정 중에서 죄책감이 가장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그녀를 가장 사랑한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잔인한 짓을 저질렀으니 말이다.​ (P.325) 

 

쇠락한 작은 마을, 베어타운. 베어타운은 서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들로 넘쳐날 만큼 넓은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도시는 점점 가망이 없어지고 있다. 해마다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그와 더불어 인구도 줄고, 매 계절마다 숲이 폐가를 한두 채씩 집어삼킨다. 한때 잘나가던 시절의 영광도 잊혀진 지 오래,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 소리가 들리면 미소를 짓는다. 탕, 탕, 탕. 기온만큼이나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집값 말고는 남은 게 없어 보여도 그렇게 단 하나의 희망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또 하루를 견딘다. 탕, 탕, 탕.

삼월 초의 그날 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이 곳은 주목할 만한 게 거의 없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와본 사람은 하키 타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의 주민들은 이 젊은 친구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건다. 마을 사람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 청소년팀의 우승!

다른 데서는 그게 아무 의미 없을지 몰라도 이곳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일대에서 최고의 청소년팀으로 등극하면 온 국민에게 이 도시의 존재를 다시 일깨울 수 있다. 그러면 정부에서도 헤드가 아니라 여기에 하키 스쿨을 설립할 테고, 그러면 이 주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대도시가 아니라 베어타운으로 몰려들 것이다. 여기서 나고 자란 선수들로 이루어진 A팀이 또 다시 1부 리그에 진입하면 대규모 후원사에서 관심을 보일 테고, 의회에서는 새로운 아이스링크와 넓은 도로는 물론, 어쩌면 오래전부터 얘기하던 컴퍼런스 센터와 쇼핑몰까지 건설할지 모른다. 그러면 새로운 회사들이 생겨나고 일자리가 늘어나서 주민들이 집을 팔기보다 깨끗하게 보수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꿀지 모른다. 하키 시합이 중요한 이유는 이 도시의 경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어타운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에이스인 케빈이 하키팀의 단장 페테르의 딸 마야를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때도 그 사실에 분노하기보다는 결승전을 앞두고 이 사단을 벌인 그들을 탓하며 원망한다. 


 

「오베라는 남자」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감동소설의 대가 프레드릭 배크만이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새로운 이야기 <베어타운>으로 돌아왔다. 책은 이전 작품들에 웃음과 감동과는 또 다른 깊고도 뭉클한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그가 그려내는 이야기는 지금 우리의 사회와 너무나 닮아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이끌어 가야 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지우고 그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기고 있다. 그렇기에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의 스포츠는 단순히 아이들의 취미 생활에 그치지 않는다.

선과 악을 가려낼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여 본보기가 되어야 할 어른들에게 악이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모든 것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케빈이 마야에게 성폭행을 가했음에도 그를 비난하기는 커녕 지금 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그들을 탓하며 노골적으로 대놓고 그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가해자에게 성폭행은 몇 분이면 끝나는 행위다. 하지만 피해자에게는 그칠 줄 모르는 고통이다. 그들은 알아야 했다. 적어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만약 우리 아이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나는?’ 하고 한 번쯤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했다. 그리고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잠자코 사건의 진실여부가 드러날 때까지 기다려 주었어야 했다. 무조건 적으로 그들을 비난하고 야유를 퍼부을게 아니라.

마야가 진실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케빈은 마야에게 상처를 주는 데 그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마야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까지 상처를 받고 있다. 비단 소설에서 뿐만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호 받아야 할 피해자가 오히려 손가락질 당하고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걸까. 책에서든 현실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피해자를 보호하는 이들이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소설의 결말이 너무 아쉽다.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그들을 막무가네로 비난하며 주위 사람들을 선동해 야유하는 퍼붓는 그들에게서 그들의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것 인가. 결국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아무도 그것을 바로 잡으려들지 않는다. 그저 지나갈 뿐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수 없다. 그 과정이 어찌됐든 말이다.

말은 하잖은 것이지만 그 말 한마디가 지닌 힘은 위대하다. 일부러 상처를 주려는 사람은 없다고는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뱉은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게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

책은 지어낸 소설에 불과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말할 수 없이 묵직하다. 이 내용을 긴 페이지에 걸쳐 담담하게 그려낸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자신을 걱정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부모를 다독이는 마야와 딸 아이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하루하루 고통속에서 살아갈 그녀의 부모. ‘우리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지키지 못했어.’ 이 말이 자꾸만 눈 앞에 어른거린다. 부모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평생을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살아갈 것임을 알기에 실제 일어난 일도 아닌데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며 자라난다. 우리가 올바른 길을 나아간다면 내 아이도 나를 뒤따라 그 길을 걸을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게 옳은 길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 채 길을 잃고 헤매일 수 밖에 없다. 한 사람의 용기있는 결단이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은 하얀 눈 속에 파뭍히고 말았을 테지만 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를 희망의 길로 이끈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결국 이것이 아니었을까?  용기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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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엄마가 들려주는 43가지 아들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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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대한 대화는 태어나자마자 시작됩니다

성교육은단지 성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성교육은 ‘관계’에 대한 교육을 바탕으로 합니다. 대인 관계, 공감 능력이 근본인 만큼 국가나 사회적 차원에서 한번 반짝하고 끝낼 수 있는 성질이 아니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정에서, 일상 속에서, 대화 속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훈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부모님이나, 부모님이 아니라도 아이의 양육으르 책임지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교육은 집 안에서, 가족 안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p.25)

 

 

성교육의 출발점은 일상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커 가면서 방송 매체, 또래 집단, 학교 등에서 성에 대해 위험하거나 왜곡된 정보도 알게 됩니다. 아이가 자신의 주관이 생기고 부모에게 마음을 닫았을 때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오히려 더 멀어지게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부모가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면 아이를 왜곡된 정보에서 보호할 수 있어요. 성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도움이 되고 해로운지를 제대로 걸러 낼 수 있는 여과 장치를 만들 수 있죠. (p.34)

 

 

성교육의 핵심은 성지식이 아니라 ‘자기결정권’ 입니다

성교육이란 것이 단순히 성 지식을 알려 주는 것이 라고 여기시면 안 됩니다. 성교육은 생식기에 관한 지식이나 그 기능을 가르쳐 주는 것 이상의 넓고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교육은 건전한 성습관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갖도록 도와주고 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나의 성적 행동은 나 스스로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과 사랑을 나눌지 말지, 키스를 거부할지 받아들일지 등에 대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판단만이 기준이 된다는 뜻이지요. 언뜻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것은 무척 당연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상시에 얼마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느냐, 얼마나 다른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있느냐를 따져 보면 의외로 그 정도가 매우 낮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p.35)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어요

성폭력에는 피해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있으니 당연히 가해자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런 가능성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누군가에게 성폭력을 저지를 가능성 말입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가하는 성폭력의 비중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남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크다는 뜻이잖아요. 더구나 여자가 남자에게 가하는 성폭력보다 남자가 남자에게 가하는 성폭력이 더 많아요. 남학교나 군대, 남자들이 주로 많은 회사 같아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집단에서 성폭력 피해 사례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가해자들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 같은 존재가 아니라 분명 어느 부모님의 아들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범죄자가 될 수 있다 하는 가능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세요 “우리 애는 절대 그럴 애가 아니다.” 라고 흔히들 말씀하시죠. 그런데 아이를 부모가 다 알 수는 없는 거예요. 부모 앞에서는 순하더라도 밖에서는 얼마든지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어요. 성적으로 스스로를 억제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누구나 성범죄자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아들은 딸보다 이런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든요. (p.148-9)

tvN 「어쩌다 어른」 화제의 강사이자 30만 부모, 학생, 교사, 직장인이 인정한 최고의 성교육 전문가, 관계연구소 소장 손경이 저자가 요즘 아들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성교육 책<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을 출간했다. 그녀가 그동안 실천해 온 성교육과 부모교육 노하우를 모조리 담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책에는 실제 저자가 17년 동안 현장에서 만난 부모와 남자아이들의 현실적 고민들과 수만 명의 사례를 통해 검증받은 처방이 모두 담겨 있다. 강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들 성교육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1부에서는 아들 성교육을 위한 10가지 핵심 원칙, 2부에서는 사춘기 이전의 14가지 성교육, 3부에서는 사춘기 시기의 13가지 성교육, 4부에서는 아들 부모가 성폭력에 대해 알아야 할 17가지 사실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사춘기 남자아이들의 22가지 질문들이 담겨있다. 유아기 및 사춘기 성교육에서 출발해 ‘올바른 성의식은 무엇인지’, ‘성 평등은 왜 중요한지’, ‘젠더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 부모와 교육관계자들을 위한 새로운 성교육 지침서라 할 만한다.


솔직히 말해 아들 성교육이라고 하면 한숨부터 쏟아져 나온다. 나와 같은 성별도 아니고 구조가 전혀 틀리다보니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그저 막막하고 민망하게 여겨진다. 하긴 해야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고 가뜩이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을 보면 우리 아이도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성교육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성교육이란 무엇일까?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교육이란 단순히 성지식을 알려 주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성교육은 생식기에 관한 지식이나 그 기능을 가르쳐 주는 것 이상의 넓고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교육은 건전한 성습관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갖도록 도와주고 훈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어떤 태도, 어떤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게 할 것인가 하는 교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각 단락마다 주제를 정해 우리가 평소에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아들딸 구별없이 지금 같이 험난한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들에게도 배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만큼 우리 아이도 알게 될테니 말이다. 무섭게 쏟아져 나오는 온갖 매체속에서 우리가 24시간 아이 곁에 서서 지키지 않는 이상에야 아이들은 무방비하게 여러 매체에 노출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그렇게 알게 된 잘못된 성지식을 그대로 사실인냥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성교육은 더 이상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 스스로가 배우지 않는다면 잘못된 성지식으로 악순환이 거듭될 수 밖에 없다.

책은 아들 성교육을 하면서 어려워하는 우리들에게 성에 대해 정확하고 솔직하게 알려주며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할 수 있는 확실한 가이드를 알려준다. 솔직히 읽으면서 그 내용에 여러 번 놀라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만큼 아들 성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실제 겪게 되는 이야기들과 정말 꼭 필요하고 궁금하다고 생각했던 내용만을 담아 놓아 어느 누가 봐도 크게 도움이 될 법하다. 지금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로써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성교육을 위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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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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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브라운관을 통해 남자의 사체가 타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화염은 바닥에서 벽, 그리고 천장으로, 마치 생물이 번식하듯 퍼져나갔다. 이윽고 남자의 사체도 그 안에 휩싸였다. 화면에는 새하얀 불꽃이 일렁일 뿐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눈을 떼지 못했다. 카메라와 연결되어 있는 코드가 타서 화상이 끊어질 때까지 계속 지켜봤다. 그녀는 브라운관 화상이 끊어지자 스위치를 조작해 비디오 테이프를 되감았다. 네 명의 침입자가 사라지기 전까지로 돌린다.

감시카메라는 네 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현관과 저택 뒤쪽에 하나씩, 저택 안에는 1층 홀과 서재에 있다. 모두 다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기 때문에 침입자들은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그녀는 한 사람씩 얼굴이 가장 잘 보이는 영상을 찾아내 출력했다. 사진 네 장이 프린터를 통해 나왔다.

침입자는 남자 셋, 여자 하나였다. 그녀는 오랫동안 각각의 얼굴을 바라봤다. 남자 셋은 모르는 얼굴이었지만 여자는 본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아주 오래전이었다. 그녀 자신은 아이였고, 상대 여자도 어린아이처럼 자그마한 체구였는데 나이는 그녀보다 열 살 정도 위였다.

새삼 네 명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다. 이 자들이 그를 죽였다······. 죽이고, 불태웠다. (p.35)

 

 

 

야마나카 호의 별장지대에서 화염이 치솟은 것은 9월 10일 새벽이었다. 근처에서 여관을 운영하는 남자가 신고를 했는데 처음 발견했을 당시 불길이 너무 거세서 근처에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했다. 곧장 소방관이 출동해 진화에 나섰지만 완전히 붙은 불길을 잡을 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고 얼마 후, 거의 다 타버린 집터에서는 성인으로 보이는 사체가 발견된다. 성별은 불명. 그 사체는 사건 조사를 위해 신속하게 넘겨지고, 부검결과 사체에서 발견된 탄환 두 발과 함께 이 사체가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단순 절도범의 소행일거라 생각했던 화재사건은 갑자기 살인사건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뒤이어 하나둘씩 기이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기 시작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시체는 보통 인간의 힘으로 죽였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관절이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 전 각자 종목에서 일본 신기록을 보유한 전 올림픽 스타들이 바로 그 저택으로 숨어들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무엇인가를 찾는 그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저택의 주인 센도 고레노리에게 발각되고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하게 된다. 그런데 그날 밤, 그들 모르게 저택의 비밀 창고에서 감시 카메라로 그들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었다. 190미터가 넘는 장신에 초인적인 힘을 가진 육상 7종 경기 선수 타란툴라. 센도가 단련시킨 마지막 선수이자 가혹한 실험의 대상이었던 그녀는 그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빠르게 저장시키며 그의 복수를 위해 범인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책은 올림픽 시즌이면 논란이 되는 도핑을 소재로 삼아 인간의 욕망을 심도 깊게 다룬 작품으로, 과거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네 명의 스포츠스타와 괴물 타란툴라, 그들 모두를 뒤쫓는 경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주인공 타란툴라는 남편이자 스승인 센도 고레노리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병기로 집에 숨어든 네 명의 올림픽 스타들이 센도를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을 목격한 그녀는 그때부터 범인들을 쫓기 시작한다. 경찰은 대대적으로 수사를 벌이지만 타란툴라는 매번 그 사이를 유유히 피해 달아나고 자신의 행적을 숨기기는 커녕 범인들을 향해 거침없이 다가간다. 저택 안에 누군가가 있었을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다쿠마, 준야, 유스케, 쇼코는 자신들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기척에 공포를 느끼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각자의 방법으로 그녀를 피해 달아나지만 어째서인지 매번 그녀는 그런 그들을 집요하게 쫒아오고 하나 둘씩 그녀의 손에서 싸늘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각자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으면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된 그들. 그 당시 그들은 센도의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만큼 그들의 욕망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있었고 결국 달콤하지만 독약과 다름없는 독배를 마셔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자신들의 꿈을 이루게 해주었고 영광과 함께 그들을 화려한 세계로 이끌어 주었지만 한편으론 언제 그것이 밝혀질지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으로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했다. 힘겹게 얻은 돈과 명예 그리고 가정이 깨질까 두려워 결국 그들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읽는 독자는 이해는 하지만 당연히 옳지 못한 행동이고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그 꿈을 이루기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게 정당화되어지지는 않는다. 그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손에 쥐게 된 것들은 언제 흩어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다름없었다.


내가 정말 매번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 한 번 빠져버리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늪처럼 작가님의 작품들은 독자들을 단숨에 책 앞으로 끌어당길 정도로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 센도의 손에 의해 탄생된 그녀가 네 명의 살인자들을 하나하나 찾아 나서 복수를 펼치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스릴이 넘쳐 흐른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반전에 탄성을 자아낸다. 믿고보는 작가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그래서 책을 한번 펼쳤다하면 단숨에 쉬지 않고 정주행하는 것은 기본이요. 한 번 그의 세계에 빠졌다하면 정말이지 답이 없다.  이 책은 이미 수년 전에 나왔던 책으로 이번에 개정하여 새로운 옷를 입고 출판되었는데 이 역시나 다시금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현재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나와 코드가 맞는 작가님을 보면 어찌나 행복한지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매번 기발한 아이디어로 단숨에 독자들을 사로잡아버리는 저자이기에 앞으로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너무나 기대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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