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에 빠진 고동구 샘터어린이문고 52
신채연 지음, 이윤희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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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 생일인 친구에게
행운의 색은 사랑스러운 핑크색,
피해야 할 색은 초록색!

 

 

동구와 동이는 9월 20일에 함께 태어난 쌍둥이로 15초 차이로 동구는 오빠, 동이는 동생이 되었다. 둘은 쌍둥이지만 참 다르다. 통통한 체구를 가진 동구와 달리 동이는 날씬하고, 늘 백점을 맞는 동이와 달리 동구는 성적이 좋지 못해 엄마의 잔소리를 달고 산다. 하지만 동구도 잘하는 게 있다. 바로 축구! 축구 실력은 모두 입을 모아 칭찬할 만큼 수준급이다.
오늘은 9월 20일, 이들 남매의 아홉 번째 생일. 동구는 채린이가 동이에게 선물을 건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쌍둥이니까 자신에게도 생일 선물을 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해보지만 채린이는 관심도 없다. 동이의 바로 뒷자리인 동구는 자신도 모르게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던 중 <마법사 루루 공주>라는 책을 통해  9월이 생일인 사람에게 행운의 색은 핑크색이고 피해야 할 색은 초록색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평소 초록색을 좋아하는 동구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정말 초록색이 불운을 가져오는 걸까? 이 후 동구에게는 이상하게 자꾸 안 좋은 일들만 일어나고 축구 시합에서 꼭 이겨서 채린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동구는 불안한 마음에 몰래 핑크색 물건을 구해보지만 쉽지 않다. 이러다 시합에서 지면 어쩌지? 고동구는 과연 행운을 얻고 바라는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책은 행운과 불운에 대한 이야기로 주인공 동구는 같은 반 친구인 채린이를 좋아한다. 채린이의 눈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간질간질해서 가만히 있어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간다. 자신이 제일 잘하는 축구로 채린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자꾸 안 좋은 일만 일어나는 탓에 <마법사 루루 공주> 책에 쓰인 말이 사실인 것만 같아 자꾸만 핑크색에 집착하는 동구. 이는 우리 어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행운을 바라는 모습은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한 번 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경험해왔고 또 경험하는 일들이다. 동구도 점점 커가면서 깨닫게 되겠지만 무엇이든 쉽게 주어지는 것은 없다. 지금 단면적으로 보면 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내 노력들의 결과물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그것을 잊어버리고 행운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행운에 빠진 고동구>는 이해하기 쉽고 또 재미있어 누구라도 순식간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금방 책에 빠져든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동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 동구를 통해서 행운을 바라기 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상황을 헤쳐나가는 법과 올바른 생각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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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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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냄새로 가득한 킁킁 가게로 놀러 오세요!
초콜릿처럼 달콤한 냄새,
빵 굽는 고소한 냄새,
짬쪼름한 바다 냄새,
그리고
그리운 엄마 냄새도 있어요.

자, 이제 코를 활짝 열고
냄새를 맡아 보세요,

“킁킁!”


 

 

 

킁킁 가게는 냄새를 파는 가게예요.
하얗고 네모난 건물 위로 빨간 지붕이 솟아 있어요.
세모난 귀가 지붕 밖으로 삐죽 나와 있고, 건물 뒤로 뱅그르르 말린 꼬리도 보여요.
찬이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꼭 쥔 채로 가게 앞을 서성거려요.
오백 원을 넣어야 냄새를 맡을 수 있거든요.

 

 

 

 

 

 

찬이는 아줌마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요.
바로 아기 냄새 코너예요.
아줌마는 오백 원을 넣고 팩 하나를 들이마신 뒤, 또 오백 원을 넣어요.
그러고는 어꺠를 들썩이기도 하고 눈가를 훔치기도 해요.
찬이는 알아요. 아줌마는 울고 있을 거예요. 찬이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아줌마 아기가 떠나 버렸어요?”
찬이는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아줌마는 입술을 실룩실룩하더니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려 버렸어요. 그러고는 아기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아줌마도 이젠 괜찮은 거죠?’ 찬이는 속으로만 생각했어요.
아줌마가 찬이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찬이도 손을 뻗어 아줌마가 내민 손을 잡았어요.

 

 

500원이면 온갖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신기한 가게에서 일어나는 사랑의 기적

이 동화책의 제목이기도 한 킁킁 가게는 백 가지도 넘는 냄새가 모여 있는 곳으로 오백 원만 있으면 누구든 원하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주인공 찬이는 이 가게의 단골 손님으로 아빠의 가정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나간 엄마가 그리워 매일 아침 할머니에게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받자마자 킁킁 가게로 달려간다. 드디어 닫혀 있던 가게 문이 열리고 찬이는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가 엄마 냄새는 찾지만 여전히 엄마 냄새는 연구중, 온갖 냄새를 모아 놓은 가게에 찬이가 찾는 엄마 냄새만 없다. 그래서 찬이는 엄마 냄새 대신 미용사였던 엄마를 떠올리며 파마 약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이 곳에 찬이처럼 매일 찾아오는 또 한 명의 단골 손님이 있다. 긴 머리가 어깨 위로 축 늘어진 아줌마로 찬이는 그 아줌마가 어디로 가는지 안다. 바로 아기 냄새 코너. 아줌마는 그 곳에 앉아 냄새를 맡고 또 맡으며 눈물을 흘린다.

<킁킁 가게>는 샘터상 39회 동화 부분 당선작으로, 집 나간 엄마가 보고 싶은 찬이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줌마가 갖가지 냄새를 파는 킁킁 가게를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찬이는 엄마 냄새를 맡기 위해 그리고 아줌마는 사고로 잃은 아이의 냄새를 맡기위해 매일 같이 킁킁 가게를 찾아간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곳엔 그들이 찾는 냄새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매일 가게에서 마주치며 익숙해져 갈 때 쯤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진짜 냄새를 맡게 된다. 서로가 그리워하는 냄새는 다르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냄새가 되어 덕분에 찬이와 아줌마는 눈물보다 웃음이 더 늘어간다. 

책은 읽기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닌 아기 냄새, 꽃 냄새, 엄마 냄새 등 아이와 함께 읽으며 서로가 좋아하는 냄새, 기억하고 싶은 냄새 등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해 볼 수도 있고, 냄새 찾기와 같이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 읽다보면 자꾸만 나도 모르게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게 되는 <킁킁 가게>는 동화지만 동화같지 않은 간절함이 묻어난다. 보통의 동화와는 다르게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며 동화는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 생각하던 우리들의 선입견을 바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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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목수 - 스페셜리스트의 시대, 좋아하는 일로 월 천만 원 버는 삶
김현민 지음 / 라온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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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시험 한 번 보지 않고도 억대 연봉 가능한 직업!
일한 만큼 벌고 자기 시간 쓰는 스페셜리스트!
‘청년 목수’ 김현민의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법

 

 

나는 평범 이하의 못난 사람이다. 그렇지만 내가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난 남들처럼 학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른바 루저에 속한다. 그러나 성공한 루저이고 싶다. 당신도 자신의 현 위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래야 내가 가진 무기가 무엇인지 나의 약점은 무엇인지 파악해서 세상을 살아갈 것이 아닌가!  (p.24)

 

 

 

 

 

 

 

사람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가 즐겁게 오랫동안 할 수 있고, 나를 설레게 하는 그런 일, 평생 먹고 살아가는 직업의 개념을 넘어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그것이 보람 있는 인생이 아닐까? (p.33) 

 

 

 

 

 

 

인테리어 목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직업이다. 인테리어 목수는 머리가 나쁘면 절대 하지 못한다. 인테리어 현장에 있어 처음과 끝을 다루는 공종이 바로 목수다. 꾸준한 배움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 목수는 인내심, 끈기, 창의력, 통찰력, 무엇보다 중요한 성실함을 배울 수 있는 직업이다.
몸은 고되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위의 자질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여기서 끝인가? 인테리어 목수는 절대 박봉이 아니다. 나는 현재 한 달에 400여 만원의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인테리어 목수 일을 익히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고의 무기를 얻는 것으로, 나의 기술력의 향상에 따라 수입이 따라온다. (p.38)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처럼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루어지는 직업은 아니다. 오랜 세월 목수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도 계속 배우려고 노력할 만큼 배움의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직업인 것이다. 단순하게 목수 하루 일당이 최고 33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돈만 보고 도전 한다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인건비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보자도 노력하면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p.45)

 

 

 

 

 

 

 

포기는 습관이다. 반대로 목표 달성도 습관이다. 작은 일이라도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면. 성취감에 취할 것이고, 계속해서 성공하고 싶어진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힘들다고 쉬어갈 생각은 하지 말자. 나는 앞으로도 수많은 포기라는 유혹들과 싸울 것이다. (p.126)

 

 

 

 

책은 인테리어 목수라는 직업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목수에 관한 편견 깨기, 목수에 입문하는 법, 성장형 목수가 되는 7가지 방법, 평생 현역으로 일하는 목수 되는 법 등 자신의 생각과 경험담을 더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도 처음부터 이 일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저자는 지금의 직업을 갖기 전까지, 그러니까 12살부터 20살까지 9년간 축구선수 생활을 해왔다. 운동을 하던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러하듯 저자 또한 나중에 국가대표가 될꺼라고 생각했지만, 평범한 선수에 지나지 않았던 그는 당연히 그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대학교 때 운동을 그만두고 놀기만 하던 친구들과 어울리던 저자는 속된 말로 양아치가 되어 버렸고 그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인생을 낭비했다. 그런 저자가 군입대 후 군 생활을 통해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좋은 내용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자신만의 목표를 만들어 나갔고 내 모든 것을 걸고 목숨까지 걸어서라도 꼭 성공하겠다는 절실함과 꾸준한 성실함으로 노력한 결과 지금 30대 초반에 억대 연봉을 벌 수 있는 인테리어 목수가 되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만 해도 그래 왔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수라고 하면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기술력과 설계 능력만 갖추면 대기업의 웬만한 회사원 못지 않게 고액 연봉을 버는 개인 사업자로 활동할 수 있다. 일만 제대로 몸에 익혀도 평생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고급 기술이다. 평생 직업이라는 개념에 있어 인테리어 목수라는 기술직은 숟가락 들어 올릴 힘만 있다면 계속할 수 있는, 은퇴가 없는 직업 중 하나이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면 평생 먹고 사는 것을 넘어서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저자의 말처럼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다. 익히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고의 무기가 되어 나의 기술력 향상에 따라 노력한 만큼 충분한 대가를 받는다.

지금도 취업 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앞으로 사라지게 될 일자리는 더욱 많아질 거라고 입을 모은다. 제조업부터 시작해 여타 거의 대부분의 직업에 AI 인공지능 로봇이 진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인테리어 목수는 로봇으로 완전히 대체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공종에 비해 여러 가지 변수도 많고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과 사람이 함께 조율해서 진행해 나가야 하는데 이를 로봇으로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 중에 인테리어 목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분명 3D 업종에 해당할 만큼 인테리어 목수 일은 힘들다. 그리고 위험하다. 가끔이지만 더러운 일도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늘 사고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그 만큼 보상이 따른다. 배워두면 평생 먹고 살 수 있고,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고 사업적 마인드가 있다면 평생 먹고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들 하지만 막상 일자리를 구하려치면 대기업으로 들어가려 화려하게 자신들의 스펙을 채워나가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저자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면 남보다 더 앞질러 나갈 수 있을텐데 지금 젊은이들은 편하고 좋은 일만 찾으려고 하다보니 저자와 같은 직업이 눈에 차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기술직이 그렇게 인기라고 하던데 우리 사회 풍토가 그리 만든 것은 아닌지 꼭 인테리어 목수만이 아니더라도 직업에 대한 시야를 넓혀갔으면 좋겠다.

인테리어 목수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이 책은 교과서나 다름이 없다. 그 만큼 그 분야에 있어서 그 동안 저자의 경험이나 노하우 등 일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저자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며 주제를 파악하고 스스로가 진정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목표한 바를 위해 근성 있게 꾸준히 성실하게 달려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성실함과  끈기 그리고 책임감을 추가한다면 굳이 인테리어 목수가 아니어도 어느 직업에 몸담고 있든지 그 일 속에서 인정받고, 놀라운 비전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자부한다. 판단은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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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뇌 과학 -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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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하면 우리 뇌는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정교한 신경회로로 가득 차 있다. 걱정 회로도 있고 습관 회로도 있다. 결정을 내리는 회로와 고통을 느끼는 회로도 있다. 잠과 기억, 기분, 계획 세우기, 즐거움 등을 담당하는 회로도 있는데, 이 모두가 서로 의사소통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갖고 있는 회로는 모두 같지만 각 회로가 구체적으로 조율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울증이라는 병은 그 모든 회로가 상호작용한 결과 생기는 활동 패턴 중 하나다. 별일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나 그 힘이 미치는 효과는 대단히 파괴적이다. (p.10)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부터 말하겠다. 우리는 우울증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 물론 증상도 알고, 어떤 뇌 영역과 신경화학물질이 관련되어 있는지도 알고 있고, 여러 가지 원인도 안다. 그러나 아직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다른 뇌 장애만큼 상세하게 우울증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은 어떤 특정 도파민 뉴런이 죽었는지까지 집어낼 수 있다.알츠하이머병은 특정 단백질을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의 신경적 원인은 그보다 훨씬 미묘하다. (p.29)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생활을 바꾸면 뇌도 바뀐다. 우리는 행동과 뇌 화학을 바꿀 수 있고 우울증을 유발하는 뇌 영역과 회로의 배선을 바꿀 수 있다.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듯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하나하나는 그리 대단한 변화가 아닐지 모르지만 각각의 변화가 함께 뇌를 상승나선 쪽으로 밀어 올리며 효과를 키워간다. (p.123)

 

 

 

우울증은 사람을 고립시키는 병이다. 사람들 곁에 있어도 혼자 외로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사람들과 아예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처럼 고독을 바라는 상태는 우울증에 걸린 뇌가 보이는 증상 가운데 하나이다. 운동하기 싫은 마음이 운동하지 않는 상태를 고착시키는 것처럼 고독을 바라는 마음은 우울증을 더 고착시킨다. 이 책이 주는 뇌 과학의 매우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아무리 혼자 있고 싶더라도 우울증을 치료할 희망은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p.255)

 

 

 

 

책은 <1부 하강나선에 갇힌 뇌>, <2부 상승나선을 만드는 뇌>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1부에서는 뇌가 우울증의 하강나선에 붙잡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비롯해 그와 관련된 뇌 회로와 화학물질을 자세히 설명하며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2부에서는 생황에 구체적인 변화를 줌으로써 다양한 뇌 회로의 활동을 변화시켜 우울증의 진행 방향을 뒤집는 방법을 설명한다.

대부분의 질병은 원인에 따라 규정되지만 우울장애는 일련의 증상에 따라 규정된다.
- 거의 항상 기분이 엉망이다.
- 아무것도 재미없어 보이고 모든 게 너무 압도적이라 짓눌리는 느낌이 든다.
- 잠자는 데 문제가 많다.
- 죄의식과 불안을 느끼고 살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증상들은 뇌가 우울증의 하강나선에 붙잡혀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이런 증상이 충분히 많으면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실험실에서 하는 검사도 없고, MRI스캔도 없다. 그저 증상뿐이다.

책을 통해 저자는 삶을 개선할 실질적인 지식과 유용한 도구를 알려준다. 생각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서 그것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까지. 신경학적 지식을 활용해 관계를 회복하고, 걱정과 불안을 줄이며, 우울한 생각화 기분의 무게를 덜어주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운동, 결정 내리기, 수면 질 높이기, 좋은 습관 만들기, 자기 몸 활용하기, 더 감사하기,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 전문적인 도움 구하기 등 뇌 활동과 뇌 화학을 변화시켜 상승나선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울증을 단숨에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한 영역의 작은 변화가 다른 영역의 변화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그것을 직접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미 상승나선은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변화는 어려워진다.

현대인들이 많이 지니고 있는 우울증.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우울한 성향은 있다. 대개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데 밖으로 드러날 정도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일반적인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고 어두운 경험을 한다. 하지만 적용되는 신경과학은 동일하다고 한다. 분명히 아픈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뇌나 걸리지 않는 사람의 뇌는 근본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다고. 그 어떤 뇌 스캔이나 MRI, 뇌전도로도 우울증을 진단할 수 없다. 우울증은 우리 모두가 똑같이 가진 뇌 회로의 부산물일 뿐이다. 우울증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구와 사례를 통해 과학적으로 근거를 들어가며 명확하게 설명하다보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현재 처한 상황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아갈 방향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생활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신경도 따라서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더불어 뇌의 전기 활동과 화학적 구성, 심지어 새 뉴런을 만드는 능력까지 달라진다. 이렇게 뇌가 변하면 뇌 회로가 다시 조율되어 또 다른 긍정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단번에 우울증이 해결되거나 낫지는 않겠지만 책에서 일러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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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
디제이 아오이 지음, 김윤경 옮김 / 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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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고한 사람 딴에는 어떻게든 상대를 상처 입히지 않으려고 고르고 고른 배려의 말이겠지만, 어설픈 배려는 상대에게 오랫동안 낫지 않을 상처를 입힙니다.
이별을 당한 사람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그 한마디에 목매달게 되니까요. 헛된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하는 애매한 배려는 잔인한 짓일 뿐입니다. (p.19)

 

 

 

절망이란 무엇일까요? 행복해지고 싶다는 희망이 상처를 입어 피투성이가 됐을 때, 사람들은 그 아픔을 절망이라고 부릅니다. 아직 행복해지고 싶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에 힘들고 쓰라리고 마음이 아픈 겁니다. 자신의 행복마저 포기해버리면 눈물조차 나지 않거든요, 웃고 싶은 내일이 있기에 눈물짓는 오늘도 있는 겁니다. 아픔을 느낀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예요. 제대로 앞만 향하고 있다면 분명히 길이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p.59)

 

 

 

실연을 잊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에요.

잊으려 애쓰지 않기
미워하려 하지 않기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지 않기

하지 말아야 할게 아주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세 가지 입니다. 그 사람을 잊기 위해 무엇을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이 세 가지를 하지 않는 게 바로 마음을 내려놓는 첫걸음이에요. 때가 되면 언제 잊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한순간에 사라질 마음이니까요. (p.69)

 

 

 

아쉽게도 운명이라는 건 만남만을 이뤄줄 뿐이에요. 운명적 만남을 좋은 관계로 만들어 오래 지속해나가기 위해서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행복은 운에 맡기기만 해서는 저절로 굴러들어오지 않으니까요. 운명의 사람이란 행복을 주는 사람과는 달라요. 만남은 운명일지 모르지만 운명을 행복으로 이끄는 건 노력입니다. (p.155)

 

 

 

 

 <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는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때로는 따끔하지만 진심 어린 조언을 담은 말로 일본에서 35만 명의 SNS 구독자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은 상담자 디제이 아오이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진심 어린 조언들을 담아 놓은 책으로 이별 후에 우두커니 홀로 남겨져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만히 다독여준다. 그리고 지나치게 솔직하고 현실적인 말들로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냉정한 그 말이 서운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맞는 말이라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미 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지금 이 책을 보니 과거 그 시절의 우리들이 생각이나 우습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나 또한 그랬듯이 당시에는 그 누가 어떤 말을 하든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사랑에 답은 정해져 있는데 왜 그 때는 보이지 않았을까. 그럼 좀 덜 힘들었을것 같은데...

만남 그리고 이별. 그게 지금이든 나중이든 언제가 되었든 간에 만남에는 반드시 이별이 뒤따른다. 영원히 함께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 이별은 1도 생각하지 않는다.영원히 이 만남이, 이 사랑이 지속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면 자신이 사랑한 만큼 아니 배가 되어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와 마음에 생채기를 남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 있다. 지금 이 순간 이대로 멈춰버린다면 영영 그 순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사랑에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하듯 이별에도 그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자책하지 않을 것, 이미 지나간 사랑에 미련을 거둘 것, 일상을 충실히 보낼 것. 잘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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