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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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가보고 싶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
낯선 곳으로 떠날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하는 생생한 여행담
새내기 특파원의 좌충우돌 아프리카 여행기

 

 

 

 

 

 

 

 

 

 

 

열다섯 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아디스아바바! 아직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 항공을 타고 인천을 출발한 뒤 홍콩에서 한 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텅텅 비었던 기내가 중국인 승객으로 가득 찼다. 이들과 함께 길게 줄지어 입국 심사를 기다렸다. 에티오피아 입국에 합격하셨습니다라고 말해주는 듯 여권에 ‘쿵’ 도장을 받고 공항 건물을 빠져나오고 나서야 ‘아, 내가 아프리카에 왔구나’ 싶었다. (p.16) 

 


그렇게 도착한 아프리카는 한국의 가을마냥 푸른 하늘이 가깝게 느껴졌다. 고도가 높은 데다 살랑살랑 바람마저 불어와 생각만큼 덥지는 않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새로웠지만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다. 5층을 넘는 고층 건물은 거의 없었고, 거리는 지저분했지만 활기찼다. 사람과 양 떼, 염소 떼가 한데 섞여 거리를 걷고 있었다.

책은 저자가 아프리카 순회 특파원으로 6개월 동안 아프리카 8개국(에티오피아, 남수단공화국, 르완다,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취재, 여행하면서 겪은 희노애락을 담은 에세이로 떠나기 전 준비 과정에서부터 정보가 부족해 애를 먹었던 기억을 되새기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아프리카로 낯선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펴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2개월 동안 각 나라에서 ‘폴레폴레(천천히)’ 마주한 일상은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는 낯선 아프리카의 모든 것들을 친숙하게 만들어준다.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류는 아프리카까지 전해져 있었다. 저자가 만난 케이팝 팬클럽 회장과 그의 친구들은 한국어를 아주 잘했다. 주로 영어로 대화했지만 한국어로 간단히 의사소통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도 아이 진짜”, “대박같은 한국어 감탄사를 자연스럽게 내뱉었다. 케이팝에 푹 빠진 친구가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 만든 팬클럽에는 가입 회원수가 11,000명이 넘었다. 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로 이어졌고, 수준급 한국어 실력 덕분에 현지에 있는 한국 의류 제조 업체에 취직할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아프리카의 민낯을 여과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내전이 여전히 진행 중인 남수단 그리고 르완다의 집단학살, 남아공의 빈부격차와 인종 갈등 등 그중 아프리카 커피 농가의 현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라면 한창 수업을 듣고 있어야 할 아이들, 하지만 그 소녀들은 똑같이 책상에 앉아 교과서가 아닌 연둣빛 커피콩을 헤집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해서 주어지는 돈은 우리 돈으로 약 1600. 고생스럽게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5,000원 정도 하는 커피 한 잔의 원두량은 10그램 정도. 이 소녀들은 2,000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을 받고 커피 약 6,000잔을 뽑을 생두를 골라내고 있었다. 가정의 생계를 위해 학교 공부까지 포기하며 하루 종일 얻는 대가로는 너무 부족했다. 교육을 제대로 잘 시킨다면 아이들이 지금보다 고생을 덜할텐데 그들에게 주어진 무거운 삶이 너무나 안타깝다.

아프리카 하면 기린, 코끼리 등 자연 속 야생동물이 인간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그런 이미지 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책으로 들여다본 아프리카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개방적이고 또 다양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아프리카, 이 대륙에는 54개국 국가마다, 각 지역마다 너무나 다른 정체성을 가진 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도움을 주려고 하는 등 오히려 우리보다 정이 더 넘쳤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시선은 부드러웠고 밝고 활기차고 친절했다.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든 정이 그대로 마음으로 전해져왔다. 넓은 대륙만큼이나 볼거리가 다양한 아프리카. 나도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 어디라도 꼭 한번 떠나고 싶다.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며 아프리카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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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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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조남주 작가가 2년 만에 <그녀의 이름을>이라는 책으로 돌아왔다. 아홉 살 어린이부터 예순아홉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육십여 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흔하게 일어나지만 분명 별일이었고 때로는 특별한 용기와 각오, 투쟁이 필요한 일들을 이야기하며 전작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보다 다양하게 적어내려간다. 이야기는 총 28편으로 1장에서는 부조리한 노동 환경 속에서 스스로, 때로는 가족까지 부양해야 하는 2030 여성들의 이야기를, 2장에서는 누군가의 현재이자 1장에 등장한 여성들의 미래를, 3장에서는 중년을 넘긴 여성들의 이야기를, 마지막 4장에서는 아홉 살부터 20대 초반까지 이 책에서 가장 젊은 그녀들의 아픔과 성장을 이야기한다.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여자라면 누군가 한 번쯤은 겪어 보았거나 아니면 주변의 누군가가 겪은,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며 담아두었던 이야기들로 눈으로 마음으로 깊숙히 파고든다.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숨과 눈물이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아직 결혼을 안했다면 모를까.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도 있고 남보다 빠르게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내 또래라면 아직은 겪지 않은 일들을 미리 겪으며 살아와서 그런지 공감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 등 주어지는 역할이 한 번에 여러 개로 늘어난다. 괜찮다고 쉬엄쉬엄하라고 하는데 내 귀에는 왜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제대로 하라는 말들로 들려오는건지, 나는 나인데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전과 달리 하나같이 기대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다.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고 몸은 하나인데 주어지는 일들은 많고, 해내야 하는 일들 속에서 부담감은 높아져 가고 나는 소리 소문없이 작아져간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회사의 눈치를 보느라고 육아휴직 하나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아가며 혹시라도 자신이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무수히 많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버젓이 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도 당당히 요구할 수 없는 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이밖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가볍게 넘겨지는 일들이 상당히 많다.

소설의 첫 장에서 나오는 <두 번째 사람> 소진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상사의 성폭행을 해결하기 위해 길고 긴 싸움을 혼자서 이어나가는 그녀. 소진은 매일, 매 순간순간 후회한다. 빗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고 음식이 들어가기만 하면 토해서 수액과 영양제로 버티고 있다. 소진이 혹시 나쁜 생각이라도 할까봐 엄마가 밤마다 소진의 침대 옆에 이불을 깔고 잔다. 왜? 무엇 때문에 그녀가 이런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걸까. 잘못한 사람은 있는데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딸 가진 부모들은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에서 딸 키우기 정말 어렵다고 내가 딸 가진 부모였어도 이런 세상에서 우리 아이를 키워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왜 동등하게 사랑받으며 태어나서 여자라는 이유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지 너무도 속상하다. 그걸 당연하게 여기며 쉬쉬거리는 사회에 너무 화가 난다. 이제는 달라졌다고? 아니 내가 보기엔 이제 조금씩 변화가 보이는 것 같다. 이 변화가 꾸준히 이어져야 할텐데 단지 유행하듯이 번져나가기만 하는게 아니라 당연히 잘못을 했으면 처벌을 받고 잘못을 뉘우쳐야 할텐데 뭔가에 휩쓸리듯 우르르 내몰려 남는 것도 없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을 쓰다보니 자꾸 좋겠다는 말만 반복하게 된다. 이 변화가 빨리 이루어질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변화되어 우리 아이들이 여자라서 고통받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가 아닌, 여자로써 이 나라에서 살기 힘들다는 말 대신 행복하다고 좋다라는 말이 더 많이 들리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여자라서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한 번만이라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아니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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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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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가까우면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반대로 가까워지고서야 처음으로 깨닫는 것도 있습니다. 한편 멀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있지요. 반대로 멀리 떨어져 처음으로 깨닫는 것도 있습니다. 다양하게 거리를 달리하여 위치와 높이를 바꾸고 인생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p.11)

 

폭포의 한가운데에 있으면 그곳을 빠져나오는 것이 고작입니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다면 폭포도, 자신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폭포도, 그 안의 자신의 모습도 버리고 바라보면 처음으로 전체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처럼 자신의 인생도 거기에 매몰되어 있어서는 행불행을 쫓거나 도망치거나, 그 안에서 칠전팔기하는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 한가운데에서 허덕이면서도, 그것을 떨쳐내고 조용히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이 자라지 않으면 지금의 한 걸음을 그르치지 않고 내디딜 수 없는 것입니다. 폭포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폭포 전체를 바라볼 수 없는 것처럼, 산에서 나오지 않으면 산 전체를 바라볼 수 없는 것처럼, 인생의 바깥으로 나오지 않으면 자기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p.49)

 

진실한 믿음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빠지지 않고 진정하는 거지요. 그 가르침과 그 종교에 빠지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진실과 거짓을,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가린 끝에 틀림없이 그곳에 안착한다는 정갈함입니다. 냉엄한 지혜가 뒷받침된 믿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무엇이 진실이고 옳은가, 입장이 바뀌면 옳고 그름이 바뀐다는 것은 참 진실이 아닙니다. 설령 그것이 신의 이름 아래 부르짖는다 해도 말이지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참 진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p.132)

 

다섯 살에 나가노 현의 조동종 무료지에 입문하여 고마자와 대학 불교학부와 대학원을 수료하고 인도에서 마더 테레사와 함께 구조활동을 하기도 한 저자는 일본의 저명한 여성 승려로 책을 통해 ‘삶이 곧 고통’이라는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자신이 그 동안 많은 불도와 인생의 선배들, 그리고 인연이 있는 분들의 가르침 속에서 듣고 보고 경험하며 제 생애의 지침이 되었던 말과 함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과거를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미래를 여는 것도 닫는 것도, 지금 현재의 삶에 달려 있다. 지금 이 순간이 결정한다. 그렇기에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해 지금 내딛는 한 걸음이 잘못되지 않도록 명심해서 나아가야 한다. 결국, 잘 산다는 것은 삶의 고통을 깨달음으로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두, 아니 살아 있는 것은 예외 없이 나이를 불문하고, 병에 걸렸든 건강하든 인생의 마지막 날은 예고 없이 기다리지 않고 찾아 온다. 저자는 언제 그날이 찾아와도 좋을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 매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쁜 것이 인생이다. 막다른 길처럼 보여도 어디에나 출구는 있다. 매일 익숙한 자리에 머무르다 보면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에 늘 똑같은 행동이 되풀이 된다.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내가 있던 곳에서 한 걸음 벗어났을 뿐인데 새로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는 인생도 마찬가지, 인생에는 다양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기쁨도 슬픔도,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일도, 가능하다면 도망치고 싶은 일도, 우리는 그런 일들에 둘러싸여 일희일비하고, 쫓아가거나 도망치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기고만장하거나 의기소침하거나 언제나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늘 그 자리에 안주하다보면 똑같은 모습들만 보여지지만 위치나 입장을 바꾸어 보면 또 다른 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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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제프리 클루거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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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 달. 인류가 달에 착륙한지 50년이 다 되어간다.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어온 인간이 고작 500년 만에 달에 발을 디딘 것이다. 1969년 7월,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아폴로 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와 정치적 갈등이 이어졌고, 아폴로 1호 발사 테스트 중에는 우주선 화재로 우주인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아폴로 4호의 비행은 성공했지만 아폴로 5호는 로켓이 추락했고, 아폴로 6호의 로켓도 엔진 이상을 보였다. 이렇듯 인류의 달 착륙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일궈낸 결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아폴로 8호다.

닐 암스트롱이 타고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데 반해 상대적으로 아폴로 8호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앞서 말했듯 달을 향한 여정은 아폴로 8호에서 시작됐다.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달에 오른 우주선이자 지구를 벗어난 최초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 이전의 다른 우주선들도 비행에 성공했지만,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난 것은 아폴로 8호가 처음이었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영화 <아폴로13>의 원작자이기도 한 저자는 책에서 아폴로 8호가 어떻게 임무 수행을 성공했는지 최초의 유인 달 탐사 과정을 생생히 그려낸다. 공군이었던 프랭크 보먼이 조정석에 앉기까지의 과정과 미국 항공우주국의 비행 기획 담당자, 로켓 설계자들의 이야기, 달 탐사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엇갈린 여론 등 아폴로 8호가 탄생한 과정과 미션 내용, 당시의 상황, 그와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가 긴박하게 펼쳐진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비행사들은 여러 번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적이 있었지만 아폴로 8호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넓은 면을 볼 수 있었다. 너무 커서 우주 창문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보먼과 러벨, 앤더스는 지구가 우주에 홀로, 무엇에도 기대지 않고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세 사람에게 지구는 발 밑의 흙으로 느끼거나 우주선 저 아래 지평선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성이 아니었다. 거의 완벽한 원반 모양으로 환한 빛을 내며 바로 눈앞에 떠 있는 지구는 푸른색과 흰색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섬세한 크리스마스 장식 같았다.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고 쉽게 부서질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p.312)

 

임무 수행을 위해 달을 찾아온 이 세 명의 우주 비행사는 경이로운 광경에 온 마음을 빼앗겼지만, 그 감정을 조용히 속에만 간직했다. 그럼에도 목소리에서 드러나는 어조나 대화 사이에 머무는 긴 침묵에서 당시의 감정이 명확히 전해졌다. (p.379)

 

우리가 알지 못했지만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 이 놀라운 발전의 첫걸음에는 바로 아폴로 8호가 있었다. 누구도 성공할거라고 확신할 수 없었던 아폴로 8호의 발사 계획! 아폴로 8호의 비행은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 통화로 시작되었다. 아폴로 9호의 발사가 대략 9개월 남은 그 시점, 아폴로 9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돌기 위해 막바지 훈련에 몰두해 있었던 보먼과 동료 비행사들은 난데없이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16주 만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폴로 8호를 타고 이제껏 훈련하던 지구 궤도가 아닌 달 궤도로 바꾸어 떠나라는 명령을 받는다. 갑자기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달 궤도를 도는 미션 자체에는 분명 드러나지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너무나 위험한 제안임에도 이들은 이 임무를 수락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폴로 8호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무사히 이륙에 성공한다. 

책에는 우주와 관련된 총망라의 지식이 담겨져 있다. 우주를 비행 동안 비행사들이 식사하는 방법이나 잠자는 방법, 우주 비행사들이 입는 옷이라든지 어떤 원리로 로켓이 이륙하고 또 우주에서 우주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 우리가 그동안 궁금했으나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던 우주 비행에 관한 문제의 답을 책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나열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마치 소설처럼 아폴로 8호 미션을 성공으로 이끈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표현해내며 아폴로 8호가 달에 도착하여 탐사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그 과정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이면에 감추어진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짜릿하면서도 정말 신선한 경험이라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과거 눈으로 바라만 보던 달에 갈 수 있으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제목 그대로 인간이 처음 달을 탐사한다는 것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이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과감히 도전한 이들이 있었기에 아폴로 계획이 계속 될 수 있었음을.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을 헛된 꿈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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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 - 미세먼지 걱정 없는 에코 플랜테리어 북
정재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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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가 다르게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미세먼지! 이 책은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엔 어김없이 코피를 쏟는 아들을 보며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평범한 엄마의 고군분투 기록이다.
요즘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핸드폰이 삑삑 울어댄다. 무시무시한 악마같은 얼굴을 하고 미세먼저 나쁨! 외출금지! 매일 눈 앞으로 보여지던 산이 흐릿해 보일 정도니 그런 알림이 오지 않아도 미세먼지 수치가 높다는 걸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하루라도 마음 편히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면 좋을텐데, 오히려 미세먼지가 나쁘지 않은 날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로 어느 순간부턴가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에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나빠지면 더 나빠졌지 전혀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집에서라도 마음 편히 미세먼지 걱정 안하고 생활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저자 또한 그랬다. 너무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 건강에 이상을 느껴 캘리포니아나 캐나다로 이민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반평생을 살아온 고국을 떠나기가 어디 쉬운가 결국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이 있는 이곳에서 일단 무엇이든 해보자고 마음을 고쳐먹고 다양한 방면으로 공부하며 자료를 찾았고 그 결과 미 항공우주국이 실험을 통해 식물의 공기정화 능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실질적으로 실내공기정화에 탁월하다고 공개한 에코 플랜트를 접하게 되면서 오로지 실내공기 정화를 목적으로 식물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오염된 실내공기 개선에는 식물로 가득한 실내 공간이 하나의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 남짓의 기간 동안 50가지가 넘는 종류의 식물 200그루로 집을 채웠습니다. 일단 공기청정기가 먼지를 걸러내면, 식물이 호흡하며 환경호르몬을 제거하고, 산소와 음이온 배출로 인체에 유익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조합. 말하자면, 실내공기에 있어서 공기청정기는 링거 같은 응급처치용이고, 식물이 뿜어내는 공기는 매일 먹는 보약, 즉 ‘밥’인 셈이에요. (p.30)

 

 

 

 

 

 

그렇게 집 안 곳곳에 자리잡게 된 반려식물이 200그루! 온실처럼 집 안에 식물이 가득해지니, 외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50㎕/㎥일때도 실내공기는 5㎕/㎥정도에 불과해 신선한 공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또 청소를 매일 하지 않아도 먼지가 눈에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디 그뿐일까? 건조한 겨울에도 가습기가 따로 필요없고  초록색의 식물이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어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식물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뿌리의 습도 조절이에요.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뿌리에는 일주일에 한 번 충분히 젖을 만큼 물을 준다.’ 이를 염두에 두고 다시 물을 줄 때는 뿌리가 완전히 마른 뒤에 주세요. 집마다 환경이 다르니 일주일을 기준으로 관찰해 보세요. 뿌리가 계속 젖어 있으면 해충이 생기고, 썩기 쉬워요.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쌀뜨물을 뿌리에 주면 줄기가 촘촘해지고, 잎이 새파랗게 자랍니다. 잎에는 아침마다 분무해 주는 게 좋지만, 안해도 큰일 나진 않아요. (p.73)

 

살고 있는 집에 플랜테리어를 할 때는, 나와 우리 가족이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정답을 굳이 찾는다면, 자신이 화분을 즐겁게 관리할 수 있으면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지점에 있을 겁니다. 단돈 만 원어치로 시작해 보는 겁니다. 처음부터 너무 잘 하려고 하면 절대 시작할 수 없어요. 자신이 초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일단 한 걸음 내딛는 것, 그게 중요해요. (p.88)

 

 

 

 

 

최선을 다했는데도 키우던 식물이 세상을 떠났다면 너무 상처 받지 마세요. 아무리 잘 해줘도 식물은 죽을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니까요. 다만, 물을 주지 않아서 말려 죽이는 건 안 됩니다. 나의 게으름으로 생명을 소멸시키는 거니 그건 좀 너무한 것 같아요. 사랑받고 있는 생명체는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나와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환하게 빛나는 것.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p.140)

 

식물은 미세먼지를 어떻게 제거하는 걸까? 미세먼지의 70%는 식물의 잎에서, 30%는 뿌리에서 제거된다고 한다. 잎 윗면에 붙으면 왁스층에 흡착돼 제거되고, 잎 뒷면에 붙으면 기공에 흡수돼 사라지는 것이다. 또한, 식물의 뿌리에도 미세먼지 제거기능이 있어 뿌리가 호흡할 수 있게 해주면 효과가 더 좋다고 한다. 이미 200그루의 식물을 통해 임상실험을 마친 저자는 식물이 미세먼지와 관련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부터 시작해 공기정화식물의 종류, 자신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식물을 고르는 법, 나같은 곰손도 쉽게 할 수 있는 식물 관리 팁이라든지 화분 스타일링 노하우, 텃밭 가꾸기 등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미세먼지! 처음에는 뉴스에서도 그렇고 사회 전반적으로 정말 심각하게 다루어 졌던터라 나도 당연히 심각하다고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자꾸 접하다보니 소홀하게 생각하게 되고 심각성이 점차 희미해져갔다. 익숙하게 접하다보면 몸도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알아서 면역력이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집 안에는 공기청정기가 수시로 돌아가고 있으니까 괜찮을꺼라 생각하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깨달음을 얻으면서 마음에 큰 변화가 생겼다. 공기청정기가 먼지는 걸러준다지만 인체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까지는 거르지 못해 사람 몸에 꼭 필요한 산소나 음이온을 공급하지 못한다니, 마스크를 씌워서 학교에 보냈어야 했는데 덥고 귀찮다는 이유로 하지 않겠다는 아이에게 그러라며 그냥 학교에 보낸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라도 올바른 정보를 알게 된 게 어디야! 마음과는 다르게 내 손에서 자꾸만 식물이 죽어나가는 터라 영영 식물과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같은 사람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이 있다고 해서 적잖게 놀랬다. 내일 당장이라도 화원으로 달려가 나에게 적당한 식물을 골라 우리 집에서만이라도 마음 편히 숨을 쉴 수 있도록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우선 처음은 공기오염물질 제거 능력이 뛰어난 스파티필룸과 가격도 저렴하면서 키우기 쉬운 스킨답서스부터! 처음부터 과하지 않게 한 걸음씩 천천히,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서도, 지구를 위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책에는 우리가 한 번 쯤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다루어지는 문제라 공감되는 내용들이 적잖게 많다. 더군다나 저자가 직접 실험하면서 경험한 것들이라 하나같이 피부에 깊숙히 와닿는다. 이 책은 정말 누구라도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우리가 알아야 하고 너무나 보탬이 되는 것이라 주변 지인들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다. 그리고 읽기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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