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긴장을 풀고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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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삶이라는 것, 살아가는 방식 또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대우받아야 하는 건 아닐까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내가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게 되면 그 자체로도 소중한 작품으로 인정받아 마땅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야죠. 사랑하면 조금 서툴러도 그것마저 너무 좋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모자란 내가 더 나다워서 좋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행복이란 바로 그런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요. 어찌됐든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야죠. (p.79)

 

 

행복에 관하여 심사숙고한 끝에 깨닫게 된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완성과 완벽이 결코 매번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미완성으로 남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 그리하여 우리들은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도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돌아보면 실상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은 모두 각자의 여백을 지니고 있는 부족한 것들이었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깊은 내면의 어딘가에는 반드시 스스로의 슬픔을 머금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완벽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한 것을 통하여 행복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부족한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안아줄 수 있을 때, 삶 또한 예술이 된다. (p.123)

 

행복은 불안의 잠식 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함께 피어오르는 은은한 향기와도 같지요. 만약이란 정서적 위약에서 벗어나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힘을 믿어봅시다. 행복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그대로 감사하는 일이라고 말이에요. 구태여 퍼즐을 완성하려고 애쓰는 것 보다 먼저, 쏟아지는 작은 햇살, 차분히 그 온기에 나를 허락해보는 것도 꽤나 멋진 인생이잖아요. (p.158)

잊지 말아요. 외롭다는 느낌은 내 삶에 깊은 온정이 깃들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은 배척하고, 회피하고, 극복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고, 인정하고, 안아주어야 할 내면의 또 다른 ‘나’입니다. (p.232)

 

긴장하지 않을 수 있다면! 조금만 긴장을 풀 수 있다면! 이 불안으로부터 영영 도망칠 수 있다면!
저자는 긴장과 불안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나답게 흔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긴장과 불안의 순간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름대로의 담담한 서술이다. 그가 꾸준히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알게 된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 삶에서 긴장과 불안이란 필연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주는 이정표와 같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내 감정을 잘 헤아리는 훈련이 정말 중요한 순간에 용기 있는 나를 만들어낸다.

긴장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 있을까. 나 역시 저자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결코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벗어나려 할수록 스스로를 더 가두는 꼴이다. 너무 오래 힘들어하면 다시 평소처럼 힘을 내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 번 흐트러진 마음을 어떻게 단번에 처음처럼 만들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벗어날 수 없다면 결국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두 번, 반복해서 이어가다보면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단단해진다.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어갈수록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는 자꾸 과거, 이미 내가 지나온 길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나만 이리 혼자 고립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책하게 되는데 저자는 사랑스러운 언어와 따뜻한 문체로 감동을 자아내며 흔들리는 마음을 토닥토닥 다독여준다. 긴장감으로 굳어 있던 몸이 스르륵 무장해제되는 느낌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다. 그래서 책에 스스럼없이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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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안 와 웅진 모두의 그림책 13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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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시리즈
웅진 모두의 그림책 13번 째 이야기


엄마 왜 안와

 

 

 

 

엄마, 언제 와?

 

이런······.
조금만 기다려 줄래?

 

 

 

 

 

 

 

 

 

 

 

 

 

 

 

 

 

 

 

 

 
컴컴한 밤, 아이는 홀로 집에서 엄마와 아빠를 기다린다. 딱히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거나 연락을 하지는 않지만 일하는 내내 엄마의 귓가에는 “엄마 언제 와?”라는 말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집에서 자신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아이 걱정에  빨리 일을 끝내려고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일을 마치고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마트에 들러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양손 가득히 들고 어두운 밤길을 달려 아이에게로 달려간다.

<엄마 왜 안 와> 제목에서부터 전해져오는 울림, 책을 펼치기도 전에 어떤 내용인지 감이 온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직장맘의 하루를 엄마가 늦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루를 부지런히 살아 내고도 미안한 마음을 갖는 지금을 사는 엄마들에게 그리고 기다리는 아이들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의 삶을 콕콕 잘 짚어낸다. 아이의 시선에서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 받아들이기 쉽게 그림으로 귀엽고 재미있게 표현해냈다.  

육아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육아와 일을 번갈아하는 엄마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정말 치열하다. 아이가 건강하기만하면 좋으련만 언제고 아플지 모르니 늘 노심초사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아이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현실은 따라주질 않고 엄마는 언제 오냐고 보채는 아이 앞에서 마음이 미어진다. 이것이 바로 맞벌이 부부에게 주어진 현실. 아이와 그림책을 보는데 마음이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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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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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길었던 이번 여름, 빨리 이 더위가 잦아들기를 바라며 기다리다 샘터 표지에서 가을을 먼저 만났다. 9월에 걸맞게 가을옷으로 갈아 입은 샘터, 가게 앞을 지키고 선 감나무의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보니 이제 진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려나보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서 가을이 뭍어난다. 이번 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마음이 설레였다.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게 없다던데 샘터는 지난 호에 이어 이번에도 이야깃거리가 풍성했다. 여러 이야기들로 다채롭게 꾸며져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달에 만난 사람 / 정영한 ‘최소의 집’으로 풀어보는 즐거운 숙제

 

오랜 시간 ‘좋은 집은 어떤 집일까?’를 고민하던 건축가 정영한은 지난 2013년부터 서른 명의 동료 건축가들과 함께 ‘최소의 집’이란 장기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말 여덟번째 전시를 마친 그에겐 그 만큼의 새로운 해법이 쌓였다.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좋은 집에 대한 시대적 정의도 달라진다. 그 필요성을 예측해 새로운 주거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그가 하고 싶은 일이다.

건축가 정한영은 오래 전부터 집이라는 주거공간에 대해 스스로 묻고 대답하며 건축가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중이다. 그에게 ‘당신은 어떤 집에 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가장 먼저 어떤 대답을 내놓게 될까. 정영한이 던지는 질문의 핵심은 ‘그 집이 정말 당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인가’하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집의 조건은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능적으로 무리 없이 뒷받침할 수 있는 건축물이라야 한다. 재산 가치로 평가되거나 사용자의 취향과 상관없이 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요즘, 어떻게 하면 소유하는 집이 아니라 소유자를 위해 존재하는 집을 집을 수 있을까 좋은 집을 짓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는 그의 모습에 열정이 가득하다. 설계가 아무리 좋아도 처음부터 완벽한 집은 없다며 건축가가 남겨 놓은 미완의 영역을 완성하는 건 거기 살게 된 사람들이라는 건축가 정영한. 그 안에서 실제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삶을 반영하는 집, 사용자가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생각하는 집, 그가 말하는 최소의 집을 통해 집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인해 시야가 좀 더 넓어진 것 같다.

 

 

 

 

 

특집 가족보다 끈끈한 한 지붕 인연

 

이번달 특집에서는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한 지붕 아래 같이 살다 보니 가족만큼 정이 든 인연들을 소개한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가족의 간섭이 싫어 들어간 기숙사에서 만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끈끈한 형제애를 이어가는 친형제 같은 친구들, 낯선 곳으로 이사온 자신을 친정 엄마처럼 알뜰히 챙겨주며 많은 도움을 주었던 앞집 아주머니, 든든한 이웃사촌 윗집 할아버지, 대학 4년 동안 친자매처럼 붙어 다니던 절친한 대학 동기, 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하며 만난 마흔 명의 셋째들 등 읽다보면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훈훈한 이야기들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新명문가의 조건 책 읽는 집안의 가정 교육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세상을 움직이는 인재치고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면 이덕무가 쓴 <사소절>의 한 구절을 참고해도 좋다. “어린 아이에게 글을 가르쳐줄 때에는 그 아이가 아무리 둔해도 참고 견뎌야 한다.”

자천타천 조선시대 최고의 독서왕으로 회자되는 아정 이덕무. 박학다식한데다 개성있는 문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는 서출 신분이었지만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늘 책을 끼고 사는 서생이었다. 이덕무는 왜 자기 스스로 책만 보는 바보라고 말할 정도로 책벌레가 되었을까. 이유는 ‘가난’과 ‘결핍’ 때문이었다. 돈벌이를 자주 집을 비우던 아버지는 항상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가 먼길을 떠날까 걱정돼 옷깃을 손에 쥐고 안절부절못했다. 아버지가 길을 떠나면 그 그리움의 틈새를 메꿔준 것이 있었는데 바로 책이었다. 애초에 이덕무는 벼슬길에 나갈 수도 없는 서자라 그런 환경이라면 보통은 주눅이 들고 움츠러들기 마련이지만 책은 그에게 구원이며 등불이었다. 책에 파묻혀 있는 동안만은 가난과 허기로 얼룩진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했지만 늘 책을 놓지 않았던 이덕무는 결국 정조에게 발탁되어 검서관의 벼슬을 시작했고, 실학자로 이름을 얻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기 힘든 요즘, 일 년동안 책 한 권 읽지 않는 자녀들 때문에 부모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간다는데 우리 아들은 그와 반대로 책이랑 너무 친했다. 오히려 정신없이 책을 보느라 숙제를 하지 않아 혼날 정도. 어느 순간부턴가 무섭게 책에 빠져들더니 그 결과 올해 포함 3년 연속으로 독서상을 받아와 가족들 모두 기뻐했다. 하지만 요즘은 게임에 빠져들어 책보다 스마트폰 게임을 더 가까이 하는 아들. 그리하여 예전보다 책을 보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책을 아예 손에서 놓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가 다시 책을 가까이 할 수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모든 부모님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이 남자가 사는 법 / 문성민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 

 

코트 위에서 그가 흘린 감격의 눈물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로지 배구에만 열중해 얻은 소중한 결실이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순간에도 그가 가슴 속 열정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건 평정심 덕분이 아니었을까. 누가 뭐라 말하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의연함이 그가 갖고 있는 과묵함의 진짜 모습일지 모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자배구 국가대표로 출전한 문성민 선수. 그는 한국 배구의 간판 공격수이자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의 소유자로 평소에는 담담한 얼굴로 일관하는 그지만 코트에만 서면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특점에 성공하면 팀 선수들과 둘러서서 환호하며 기쁨을 나누고, 선수들과 약속했던 세리모니와 다른 동작을 취하는 장난기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운동을 시작한 후로는 약해 보이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 앞에서 울지 않는다는 그가 코트에서 만큼은 뜨거운 눈물을 참지 않고 쏟아낸다. 2010년 입단 이래 지금까지 거의 매년 국내 남자 배구선수 득점 순위 3위 안에 오르는 에이스로서 시속 123킬로미터 속도로 내리꽂는 스파이크 서브는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상대팀을 제압하는 그의 전매특허. 198센티미터의 장신을 앞세운 철벽 블로킹과 대포알 서브로 그는 매번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인다. 시기적절하게 지금 아시안 게임이 열리고 있는 중에 접해 어느 때보다 더 뜻깊게 다가온 이번 기사. 남자대표팀에 선발된 선수 중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경험해 본 문성민 선수는 지금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에 앞서 한 인터뷰에서 “그 때는 선배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지금은 내가 선배가 되어 아시안게임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며칠 전 대만과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우리나라 선수들, 막내에서 맏형이 되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승부에 연연해하며 부담갖지 말고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만큼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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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손글씨가 된다면 - 손글씨 일상의 아르테
김진희(온초람) 지음 / 나무수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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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기분을 글씨로 표현하면 어떤 모양일까?”
내 마음 맞춤 문장으로 힐링하며 쉽게 배우는 온초람의 예쁜 글씨
내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한 문장, 예쁘게 쓰기

 

 

 

지금, 손글씨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조금 삐뚤빼뚤해도 괜찮아요.
그게 손글씨만의 매력이니까요.

 

 

 

 

 

어떤 펜으로 어떻게 쓸까

도구의 특징과 활용 방법을 알면
훨씬 빠르고 편하게 손글씨를 연습할 수 있어요.

 

 

 

 

손글씨 예쁘게 쓰려면 특별한 요령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해요. 한글의 모양을 살펴보면 아주 단순한 직선과 대각선, 그리고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일단 선 긋기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한글의 모양을 따라 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글로 손글씨 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한국이 초성과 중성, 종성이 조합된 형태이고 어떤 글자를 쓰느냐에 따라 글자의 모양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손글씨를 즐기기 위해 자음과 모음을 예쁘게 다듬어 쓰고 조합해서 디자인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p.13)

 

 

 

 

 

 

 

 

 

 

 

 

 

 

 취미로 시작해 스타필드, 참이슬, 모나미 등 다양한 브랜드 광고 및 패키지에 캘리그라피와 일러스트 작업을 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저자는 예쁜 글씨가 가장 필요한 순간을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순간, 사람들과의 관계가 유난히 힘든 날, 사랑에 설레고 또 외로운 밤, 씩씩하게 나아갈 힘이 필요한 아침, 소중한 사람에게 쓰는 편지 등 총 다섯 가지로 나누어 각 주제에 맞는 문장과 함께 내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낼 글씨체를 소개한다.

책 속에는 펜을 고르는 요령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면 글씨를 이쁘게 쓸 수 있는지, 저자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이제 막 손글씨나 캘리그라피를 혼자서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권해주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그야말로 안성맞춤. 저자가 들려주는 설명을 잘 듣고 그대로 써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문장 하나가 완성되어 있다. 지금의 내 글씨도 좋긴 하지만 뭐랄까 좀 더 이뻐진 글씨를 보니 기분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다. 물론 이런다고 단숨에 내 글씨가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악필이 명필로 교정이 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아무리 악필이어도 긴 문장도 아니고 한 문장을 예쁘게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페이지마다 깨알같이 적혀있는 팁은 물론이요, 중간중간 밑글씨도 그려져 있어 혼자 쓰기 어려운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참고하여 나만의 글씨체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한 왼쪽 면에는 완성 손글씨와 문장을, 오른쪽 면에는 직접 연습할 수 있는 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활용도가 다양하다. 펼쳐서 예쁜 글씨를 따라 쓸 때는 캘리그라피 연습장이 되었다가 좋은 문장을 느끼며 쓸 때는 필사 노트가 된다. 예쁘게 디자인 된 페이지는 엽서로도 쓸 수 있으며 글씨를 쓰고 남은 공간은 그 날의 기분을 끄적이며 다이어리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책에는 좋은 글귀가 참 많다. <나에게 고맙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등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준 베스트셀러 속 명문장들과 유명인들의 명언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어 머리가 복잡한 날, 지치고 힘든 날,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문장을 골라 묵묵히 따라 쓰다보면 착찹한 마음에 온기가 더해진다. 마음에 위로가 된 문장을 읽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또박또박 정성을 들여 쓰기에 금방 잊혀지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아있다. 이게 바로 글씨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멋진 그림도 그리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그리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글씨 또한 마찬가지 한 글자 한 글자에 내 마음이 닿아 있다.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삐뚤빼뚤 글씨가 나쁘면 어때? 오히려 그런 글씨가 더 개성있어 보인다. 나쁘면 나쁜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각자의 마음을 담아 자유롭게 나만의 손글씨로 책을 완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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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정답은 아니야 - 세상의 충고에 주눅 들지 않고 나답게 살기 아우름 31
박현희 지음 / 샘터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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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삶은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는 삶이다. 우리는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고, 한 사람이 한 생애에 알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것은, 다행히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돌다리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그 다리를 이용하면 된다. 그런 뒤에 나도 다른 사람을 위해 세상 어느 곳에 돌다리를 놓아주면 된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내가 놓은 다리를 편안하게 이용해줄 것이다, 이게 우리가 사는 삶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다리를 못미더워하고 계속 의심만 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다리를 건너지도 못할뿐더러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다리를 놓아주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니 눈앞에 돌다리가 보이거든 고마워하며 일단 건너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주변을 살피고 염려하는 시간에 다른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P.16)

 

사람은 서로 다르게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떤 사람은 얕은 우물을 여러 개 파는 것을 좋아한다. 또 어떤 사람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어떤 사람은 변화가 없는 삶을 견디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 다르게 태어난 것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판단형 인간의 경직성을 인식형 인간이 보완하고, 인식형 인간의 경솔함을 판단형 인간이 보완하며 서로 힘을 합쳐 잘 살아가라는 뜻은 아닐까. 그러니 굳이 나와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훈수를 둘 필요는 없다. 나에게는 나만의 방식이 있듯이 그에게도 그만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P.51)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대체로 이미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이 지금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주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들 나름의 격려이고 충고이며 노하우의 전수인 셈이다. 하지만, 이미 죽을 만큼 노력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면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미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는 말에게 더 속도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비인간적이지 않은가. (P.119)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한 번째 주제는 상식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아 사회는 보는 상상력을 기르자이다. 상식은 누구나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것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들이 과연 모두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들일까? 책은 저자가 들어왔던 수많은 충고들에 대한 의심의 기록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들이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적용되면서 만고불변의 진리인 양 여겨지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저자는 작은 균열을 꿈꾼다. 다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연하다고 믿는 세계에 돌을 던지며, ‘물론의 세계’를 지탱하는 상식의 성벽에 작게나마 균열을 내고 싶다. 그녀가 던지는 돌의 힘이 미약해서 작은 틈새조차 만들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런 시도가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머물고 말지라도 괜찮다. 물론 세계는 견고해서 이런 한 방에 끄덕도 안 할 거라는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커다란 성벽에 작은 자국이라도 남겨 누군가가 ‘어? 저게 뭘까?’하고 의문을 갖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공부에도 때가 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등 상식은 흔히 속담이나 충고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오랜 시간을 견뎌내고 사람들 속에서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이런 말들은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 널리 알려진 만큼 모두에게 으레 당연한 듯이 받아들여져 우리는 무심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잣대를 들이밀게 되고 그러다보면 내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듣는 사람에게 폭력이나 억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저자는 바로 그점을 날카롭게 끄집어낸다. 

고정관념이라는게 이런 것일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공감가는 글들이 상당히 많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들을 당연한 듯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돌이켜보며 인식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주저하고만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두려워도 일단 한 발을 내딛어야 다음 무대가 펼쳐진다. 실패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살아가면서 언제나 성공만 할 수는 없다. 어떤 날은 실패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성공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돌을 갓 지난 아기가 넘어지는 걸 두려워한다면 끝내 걷지 못하고 네발로 기어 다닐 수 밖에 없다. 실패를 경험해야 언젠가는 성공한다. 저자의 말처럼 안전하고 실패없는 삶도 좋겠지만, 그게 우리가 살아갈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상식들이 마치 정답인 듯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뱉은 말과 행동이 타인의 기회와 가능성을 붙잡아 두었던 것은 아닌지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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