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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문장 수업 - 하루 한 문장으로 배우는 품격 있는 삶
김동섭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평점 :
▲ 라틴어를 배우면 좋은 열 가지 이유 ▲
Ⅰ 영어 어휘의 50퍼센트 이상이 라틴어이다.
Ⅱ 현대 학문의 용어들은 대부분 라틴어이다.
Ⅲ 법률과 논리의 언어이다.
Ⅳ 인간이 만든 가장 논리적인 언어이다.
Ⅴ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언어이다.
Ⅵ 전 세계에 라틴어의 후예들이 있다.
Ⅶ 서구 문명에 뿌리가 되는 언어이다.
Ⅷ 기독교의 언어이다.
Ⅸ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언어이다.
Ⅹ 라틴어를 배우는 것은 자기완성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Hodie mihi, cras tibi
호디에 미히 크라스 티비
오늘 나에게 내일 너에게
이 경구는 중세 유럽인들의 묘비에서 자주 발견되는 말이다.
“오늘은 내가 죽지만 내일은 네 차례”라고 인생의 무상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 이 경구는 모든 인간이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과 현실적인 로마인들의 내세관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p.29)
Ars longa, vita brevis,
기술은 길지만 인생은 짧고
occasio praeceps, experimentum periculorum,
기회는 빨리 지나가고, 실험은 불완전하고,
iudicium difficile
판단은 어렵다.
여기에서 오역의 핵심은 Ars라는 말이다. 지금은 예술로 번역 하지만 이 단어의 첫 번째 의미는 ‘테크닉’을 의미하는 ‘기술’이다. 여기에서 기술이란 학문적인 기술, 즉 히포크라테스의 전공인 의술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원전을 충실히 번역하면 ‘인생은 짧지만 기술, 즉 학문은 영원하다’이다. 이후 문장은 ‘학문을 실현할 기회는 재빨리 지나가고, 의학의 실험은 불완전하고, 결과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는 뜻이 아마도 정확한 번역일 것이다. (p.33)
진정한 친구는 또 다른 내 자신이다.
Verus amicus est altre idem
“그 사람은 판단하려면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신과 생각이 비슷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사람과 친구가 된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몇 명이나 진정한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진정한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현자들은 말하지 않았던가. 키케로는 《우정에 관하여》에서 진정한 우정이란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능하다고 전제한다. 악인들 사이에서 우정은 싹틀 수 없기 때문이다. 선한 사람들이란 일상생활에서 상식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지만 상식에 따라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탐욕과 방종 그리고 유혹에 흔들릴 때가 어디 한두 번 이었던가. 진정한 우정은 쉬운 것을 주문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가장 어려운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p.41)
현재 수원대학교에서 라틴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동섭 교수. 그의 라틴어 교양 강좌는 10년 넘게 학생들로부터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라틴어 명문장을 통해 라틴어의 기본 문법을 익힐 뿐만 아니라 로마 제국의 역사와 로마인들의 정신 세계, 문화, 철학, 신화를 조망함으로써 삶의 지혜와 태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라틴어를 배우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드려다볼 수 있는 책을 펴냈다. 바로 <라틴어 문장 수업>. 책은 7개의 큰 주제 아래 80여 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장의 배경과 의미를 소개하고 라틴어 문법도 간략하게 설명해놓았다.
언어 속에는 한 민족이 수천 년 동안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런 까닭에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민족의 역사, 문화, 신화, 생활 방식, 세계관 등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틴어는 천 년 동안 번성한 로마 제국의 언어였다. 왕정에서 시작하여 공화정의 장년기를 보내고, 제정을 통해 전 유럽과 중동 그리고 이집트를 손아귀에 넣었던 로마의 모든 역사가 라틴어 속에 들어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라틴어가 인류가 사용한 언어 중에서 가장 정확하고 논리적인 언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이유에서 혹자는 라틴어의 문법이 너무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연 책 한 권으로 라틴어를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 아무리 좋은 언어라 해도 원문을 정확히 해석할 수 없다면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온전히 가슴에 와닿지 않는 법. 그래서 저자는 라틴어로 기록된 경구, 속담, 격언 등을 소개하며 그 유래와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것과 동시에 라틴어의 특징을 간단히 설명하며 라틴어를 모르는 독자들이 라틴어 원문을 직접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 문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한 단어 한 단어 충분히 설명하며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책의 뒤쪽으로 부록을 만들어 라틴어의 기본 구조와 알파벳, 그리고 발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더하는 등 가능한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라틴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루에 한 문장씩 꾸준히 읽다 보면 상황에 따라 라틴어 한 두 문장 정도는 거뜬하게 구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