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 - 1년 만에 미국회계사,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증된 공부법
사토 다카유키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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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자고 결심해도 실제로 지속하기는 어렵다. 그 전까지의 생활에 공부라는 새로운 항목이 더해지는 것이라서 의욕이 생기지 않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날도 있고, 반대로 하루 종일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날도 있다. 아무튼 들쭉날쭉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려면 의욕에 따라 공부의 양이 좌우되어선 안 된다. 그렇게 되면 합격을 기대할 수 없다. 양치질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매일 하는 것이 귀찮지만 어느 사이에 생활의 일부가 되어서 그 후부터는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귀찮다, 의욕이 없다고 생각하기 전에 매일 할 것을 정해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도록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버려야 한다. (p.60)

 

 

사람은 항상 큰 목표, 큰 달성감을 찾는다.
하지만 목표가 크면 클수록 실체가 없어져서 좌절할 확률도 높다.
작은 목표를 확실하게 완수해 얻는 달성감과 성과가 잦을수록
결과적으로 큰 상과에 이를 수 있다. (p.80)

 

 

 

 

내가 단기간에 합격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목표는 꿈으로 끝나버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3년 후, 5년 후를 목표로 두면 합격이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이것은 나의 경험에서 깨달은 것인데 인간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2년이 고작이다. 어지간히 흥미가 있지 않는 한 몇 년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이유로 나는 2년 안에 합격하기로 정했다. 게다가 사람에게는 적성이란 것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도저히 좋아질 수 없고, 지식을 습득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기한을 설정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깨끗이 포기하고 다음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p.82)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집중력은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특별히 오래가지 못한다.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90분 정도라고 한다. 그것도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15분 간격으로 집중력이 높아졌다 떨어졌다를 반복한다. 물결처럼 오르내리는 집중력 주기에서 물결이 높아지는 때를 노려 질리지 않게 나름의 방법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타입의 공부를 계속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p.134)

 

 

지금은 패배자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스스로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앞으로 일할 수 있는 날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금 나는 커리어에 반드시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이므로 이 시점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깨달음을 자연스럽게 얻었다. 타인과 비교해서 느끼는 불안은 지금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비교할 대상은 오직 과거의 자신이다. 앞으로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만회할 수 있다. 단기적인 시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점으로 자신의 성장을 그려보자.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 (p.139)

 

 

일하는 사람들은 생업이 있기에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회사를 다니면서 1년 만에 미국공인회계사를 따내고, 또 고작 2년 만에 일본사법시험을 합격했다고? 이제 말이나 되는 소린가.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저자 사토 다카유키는 미국공인회계사, 국제공인내부감사사, 국제공인금융감사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한 변호사로,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외국계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마침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기였던 탓에 입사 초부터 선배들이 차례로 해고되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변변한 지식도, 기술도, 회사가 자신을 필요하다고 생각할만한 능력도 없었으므로 저자 역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먹고살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해둬야 했는데 저자는 그것이 바로 자격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회사를 다니면서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했고 1년 만에 미국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 자격증으로 미국의 대형 회계사무소에 이직했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때를 염두에 두고 이번엔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미국에서 일본사법시험 공부를 해야 했기에 충분한 정보도, 제대로 된 학원도 없이 독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년 만에, 단번에 합격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해도 합격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고 완벽한 공부법 정리해 놓은 것으로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반드시 결과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공부법을, 2장에서는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 사용법을, 3장에서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멘탈 관리법에 대해, 4장에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자격증 선택법을 소개한다. 사실 대부분 무리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회사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머릿속이 복잡한데 자격증 공부라니 그게 가능하냐고 모두 거의 불가능할 거라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걸 해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는 한 글자 차이. 하지만 그 차이는 엄청나다. 모두에게 주어진 조건은 똑같다. 런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왜 안되는 걸까? 의지의 차이다. 바로 마음가짐. 저자는 일을 핑곗거리로 삼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은 오히려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이다. 사람이 하나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은 1~2년이라고 판단했던 저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이에 합격을 하려고 노력했다. 단순히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자격시험에 합격할 수 없다. 합격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효율적인 공부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정한 목표는 세 가지! 단기간에(2년 이내에), 저 비용으로(독학으로), 확실하게 결과를 낸다(합격한다). 사실 저자는 갓 사회인이 된 터라 모아둔 돈도 없었고, 부모에게 기댈 상황도 아니어서 어떻게든 일을 해서 수입을 확보하며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이만큼의 결과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싶겠지만 그가 알려주는 공부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물론 어려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오히려 쉽고 간단하다. 요점만 쏙쏙쏙! 하지만 아무리 알려준다 한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 하느냐 못 하느냐는 당신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는다. 지금도 절대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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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존 벨레어스 지음, 공민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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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디로 가지?
누굴 만나게 될까?
내가 그들을 좋아할까?
나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삐걱. 삐걱. 삐걱.
루이스는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뒤꿈치를 들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문으로 향했다. 또 천천히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틈이 생길 정도로만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먼발치에 은은하게 불이 켜진 회색 창문이 보였지만 복도는 대체로 어두웠다. 그렇지만 루이스의 귀에 누군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벽지 위로 흔들리는 손전등 불빛이 비쳤다. 루이스는 겁이 나 문을 닫았다가, 다시 아주 조금만 열었다. 불빛이 멈췄다. 손전등을 들고 있는 그림자가 벽 아래쪽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루이스는 벽 사이로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림자는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p.27)

 

열 살짜리 소년 루이스 바나벨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밀워키의 작은 마을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그 바람에 혼자가 된 루이스는 미시간주 커퍼니엄 카운티의 뉴 제비디로 향하게 됐다. 평생 본 적도 없는 조너선 삼촌과 함께 살게 된 것. 뉴 제미디에서의 첫날 밤은 아주 재미있었다. 조너선 삼촌도 그렇고 삼촌의 오랜 친구이자 이웃에 살고 있는 짐머만 부인 또한 루이스를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도착한 후 셋이서 함께한 포커 게임도 즐거웠다. 하지만 루이스는 어딘가 모르게 이 두 사람이 의심스럽다. 루이스가 온 첫날 저녁 벽에 귀를 대고 무언가를 엿듣고 있었던 짐머만 부인도 그렇고 시계의 종이 울릴 때마다 갑자기 온몸이 마비된 듯 서 있던 조너선 삼촌까지 수상쩍은 행동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매일 밤 자정이 지나면 손전등을 들고 집 안을 배회하는 조너선 삼촌은 누가봐도 이상했다. 삼촌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루이스는 어느 날 밤 삼촌을 뒤쫓지만 들켜버리고 이에 조너선 삼촌은 자신과 짐머만 부인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밝히며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미스터리한 이 집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시계의 존재를 알려준다. 집 안을 채우는 종소리가 사라지기 전, 시계를 찾아 세상을 집어 삼키려는 저주를 풀어야만 하는 조너선 삼촌과 짐머만 부인. 하지만 루이스의 실수로 사악한 마녀가 죽음에서 돌아오고 그로 인해 세상은 위기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끝에 이르러 결말이 좀 허무하긴 했지만 읽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 느낌이랄까. 어린이 동화라고 하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어둡고 무섭다기보다는 마법사가 등장하고 집이 움직이는 등 판타지적인 요소가 적절하게 가미되어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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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의 탐정수업 스무고개 탐정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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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 매일 이렇게 나랑 집에 가면서 내가 낸 문제를 푸는 거야.”
“그것만으로 정말 강해질 수 있는 거야?”
스무고개 탐정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문양이도 스무고개 탐정을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가벼운 고갯짓이었지만, 그 속에는 산 하나를 통째로 들어 올렸을 때보다
무거운 결심이 담겨 있었다.

 

 

 

 

당신은 탐정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정체를 숨긴 채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당신은 이웃집에 사는 아이가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다. 당신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가 쏜살같이 당신의 곁을 지나친다. 당신은 부딪힐까 봐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서 그 사람을 노려본다. 그 사람은 당신에게 사과도 하지 않고, 곧장 이웃집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현관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문을 잡고 안으로 급히 들어간다. 당신에게는 그 모습이 충분히 수상하게 보인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은 이번에 아주 간단한 사건을 의뢰받았다. 누군가 의뢰인이 냉장고에 넣어 놓은 초콜릿 케이크를 몰래 먹은 사건이었다. 의뢰인은 초콜릿의 흔적만 어지럽게 남아 있는 상자를 내보이며 울상을 지었다. 냉장고에서 케이크를 꺼내 먹을 기회가 있었던 사람은 세 명이었다. 당신은 한 명씩 이야기를 해 보기로 결심했다.

 

 

 

겉보기에는 케이크 상자처럼 생기지 않아서 안심하고 냉장고 깊숙이 숨겨 두었는데

 누군가 몰래 다 먹어 치웠어요. 범인을 꼭 잡아주세요.

 

 

 

 

 

스무고개 탐정 사무소는 사라지고, 동료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스무고개 탐정의 곁을 떠났다. 그래도 여전히 스무고개 탐정 옆에 붙어서 한마디라도 놓칠 세라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문양이.
탐정대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스무 고개 탐정은 탐정 대회에 함께 나갈 친구로 문양이를 추천해 둔 상황. 스무고개 탐정은 문양이가 좋은 탐정이 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지만 아직 연습과 훈련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둘은 남은 기간 동안 실력을 더 쌓기 위해 매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이용해 훈련을 하기로 한다. 탐정대회를 앞두고 문양이를 완벽한 탐정으로 준비시키기 위한 스무고개 탐정의 특별 트레이닝!

이번에 출간된 <스무고개 탐정의 탐정수업>은 스무고개 탐정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추리 퀴즈가 더해진 형태로 그간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를 읽으면서 키워온 아이들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추리 문제가 주어진다.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장 탐정의 기본 편에서는 탐정이 추리 사건을 맡을 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태도와 추리의 기본 개념에 대해, 2장에서는 암호 풀이를, 3장 이상한 사건들에서는 여러 실전 문제들을 풀면서 다양한 추리의 트릭과 함께 스무고개 탐정만의 추리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속에 등장하는 스무고개 탐정과 문양이와 함께 어울려 직접 문제를 풀다보니 재미가 두 배. 정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빠져든다. 아들도 나도 서로 각자 문제의 답을 구하느라 조용조용, 순식간에 집이 절간이 되어버린다. 첫 문제는 쉬워서 ‘이쯤이야~’ 하고 금방 맞췄는데 어째 문제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절대 한 번에 다 읽지 말 것! 앞서 책에서 경고했던 것처럼 하루에 한 문제씩 나누어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매일 한 문제씩 풀어보는 추리 문제! 시간순삭,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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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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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 좋아졌다. 온갖 말들과 수사로는 꾸며낼 수 없으니까 좋아진 것이다. 이미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고, 설명할 수도 없을 만큼 터무니없는 고독을 맛보게 해줬기 때문에 좋아졌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좋아진거다. 그러니까 이제 좋아하는 데에 이유는 필요 없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유를 묻지 않아도 된다. 왜 그것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면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오해를 받으려나? 하지만 그래도 된다.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우리는 서로를 잘 몰라도 된다. 그 어느 누구와도 서로 잘 모르는 채로, 입 다물고 그냥 사랑하고 싶다. (p.20)

 

내가 생각하는 친구의 정의란 이렇다.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알아듣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결말을 잘 지어낼 필요도 없이, 웃긴 얘기를 할 필요도 없이 그냥 아무런 꾸밈 없이 직설적으로 말해도 될 것 같은 사람. 그리고 상대방 역시 똑같이 직설적으로 나에게 말해주는 사람. 이런 이야기는 전화나 메일로 하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만나기 전에는 긴장이 된다. 여차하면 말로 찌르고 찔리는 관계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가 돈 때문에 곤경에 빠지거나, 실연당하거나 앞으로 일 년밖에 못 산다고 하면 어떡하지? 우선은 내가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p.105)

 

 

 편하게, 오래 살자. 필요한 건 그것뿐이다. 최악의 환경에서 도망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전속력으로 도망쳐야 한다. 도망칠 방향은 즐거운 것, 사랑스러운 사람, 잘하는 일, 또는 그 전부. 지금까지 선택해왔던 방향과 정반대의 방향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좋아하는 걸 한다. 자고 싶은 만큼 잔다. 가끔 낭비도 해본다. 시간이 남으면 방도 좀 치운다. 하루에 한두 번 적당한 거짓말도 내뱉는다. 그렇게 살아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소중히 대한다. 소중히 대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은 이것 말곤 없다. 부셔져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상처 주는 것들을 잘라내고 무신경하게 살아가란 말은 아니다. 타인에게는 섬세하게, 자신에게는 둔감하게······ 결코 부서지지 않고 살아내길 바란다. (p.194)

 

 

 

이십대 독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받으며 일본 서점가에 품귀 현상을 일으킨 익명의 작가 F의 사랑과 연애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분명 언젠가는 헤어지겠지하지만 오늘은 아니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돋보이는 이 에세이는 잠 못 들고 뒤척이는 밤에 꺼내어 읽기 딱 좋다. 지나간 사랑을 추억하고 지금 현재를 돌아보며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함께하는 시간.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있어서 이유라는 게 필요할까, 그냥 내가 좋으니까 좋은거지. 바라만 봐도 좋은데 같이 있으면 더 좋으니까.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데 상대방도 나와 같을까? 우리들의 마음이 영원하다면 참 좋을텐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이든 사람이든 영원한 건 없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지금 이 순간을 붙잡지 않으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돼 버릴지도 몰라. 그래서 저자는 지금 이 순간 눈앞의 사람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도 저랬었나? 까마득하다. 이미 우리는 가족인데!(ㅋㅋㅋ) 오래전 일이라 새삼스럽긴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지나간 사랑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풋풋하게 다가와서 열렬히 용암처럼 끓어오르기보다는 조금씩 차곡차곡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갔던 우리. 누가 먼저 다가왔는지는 중요치 않다. 서로 사랑했고 또 지금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저자의 말이 전적으로 다 맞을 순 없지만 아마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너무 리얼한데?!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19금에 이르는 이야기가 아슬아슬하게 오가는데 청소년들이 읽어도 괜찮을지 살짝 걱정이 되긴하지만 재미있다. 특히 곳곳에 우리 부부도 겪었던 비슷한 이야기들이 포진되어 있어 웃음이 빵빵 터진다.(이게 왜 여기서 나와?!) 웃기면서도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저자의 필력에 엄지를 치켜든다. 책장이 술술술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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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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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요리하는 것도 하루하루의 즐거움 가운데 중대한 요소다. 다른 집안일은 그저 필요하니까 할 뿐이지만 요리를 대하는 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손이 많이 가고 기교가 필요한 요리는 못 만들지만 자두나 딸기, 복숭아 잼을 만들거나 빵과 달걀과 우유에 바닐라를 넣은 따끈한 과자, 얼음사탕을 뜨거울 때 녹인 차가운 홍차 등은 자주 즐긴다. (p.72)

 

 

확실히 애정을 주고받은 것에 관해서는 여동생이 나보다 어른이다. 나는 이미 어지간히 나이를 먹었다. 여태껏 마음이 어른스러워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제 죽을 때까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런 이야기는 별로 쓰고 싶지 않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기보다 언젠까지나 나 자신이 세상에서 최고인, 곤란한 인간인 것 같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말했듯 선종의 법력 높은 스님을 찾아간다 해도 안 될 것 같다. 만사에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어리석고 평범한 인간이다. 쓸 수 있는 약은 없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나 자신만 생각할 테지. 부모님께 사랑받기만 하고 보답은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고작 네 살짜리 어린애나 마찬가지다. (p.229)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정신의 선구자 모리 마리. 그녀는 나쓰메 소세키와 더불어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모리 오가이의 장녀로, 부유한 집에서 아무 부족함 없이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유년 시절과 달리, 두 번의 결혼 생활은 모두 파국으로 끝나는 불행을 겪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좌절하거나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자기 행복을 가꿔나갔다. 행복을 위한 그녀의 첫 번째 원칙은 바로 하루 세끼 식사는 맛있고 근사하게 할 것! 아무리 곤란하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맛있는 것 앞에서는 누구나 솔직해지고 행복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행복의 핵심은 바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에 있다. 솔직히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생활력이 없었던 마리의 집은 늘 심각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물건 탓에 방바닥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고 방치한 꽃들은 저절로 드라이플라워가 될 정도였다. 시종일관 철없이 굴고 제멋대로에 누가 뭐라든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사는 그녀는 몸만 어른이지 속은 어린 아이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런 궁핍한 살림 속에서도 절대 자기 취향을 포기하지 않고 타인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당당하게 자신이 가고자하는 길을 간다. 어찌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그녀의 참 매력이다. 겉모습만 본다면 혼자서 고독하게 사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인생은 고달프긴 했으나 스스로 행복했다. 주어진 상황에서도 불만을 털어놓기보다 행복한 삶으로 바꿔나간다. 현실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이 가진 것은 보지 못하고 오히려 가지지 못한 것에 안달하며 욕심을 부리는 모습들이 만연한 요즘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행복에는 진심이 우러난다. 그에 내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만들며 삶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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