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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평점 :
자신의 진짜 감정과 생각을 추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타인의 욕구에 맞추기보다는
나의 진정한 욕구에 맞춰 사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가 좋은 것이라고 강제로 만들어준 기준과
나의 진정한 행복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분노나 애정, 의지하고 싶은 마음 등이 대상을 찾아 흘러가는 것을 느낀 적이 있는가? 상사에게 야단맞고 집에 가는 길, 툭 부딪힌 덩치 큰 남자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다가, 괜히 집에 가서 만만한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는 사람을 그려보라. 불안과 분노의 감정이 총알처럼 장전되어 있지만 거북한 상대에게는 어떻게든 감정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제어하다가, 만만한 상대를 보자마자 봇물 터지듯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이 느껴질 것이다. 마치 고인 물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는 물리적인 현상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런 감정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현상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강의 흐름을 알아야 댐을 놓을 수 있듯이, 이런 흐름을 이해해야만 감정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서 감정을 통제하고 어디서 풀어내야 할지 알 수 있다. (p.39)
사람은 자기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순간만을 기억하고, 그것을 자기의 진심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순간순간 찍은 셀피들만을 모아 자신을 상상한다면, 남들은 나를 동영상으로 관찰한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나와 타인의 인식 차이가 본질적인 소외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쉽다.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가 다르다는 것인데, 그 다름에 대해 저항하고 화를 내는 이들이 많다. 지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 내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 더 정교하고 복잡한 방어 체계를 형성하여 스스로도 볼 수 없는 장벽을 만들곤 한다. 이 장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말보다 자신을 복잡한 서사의 한 부분으로 보고 은유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p.87)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 있고 싶어 하며, 조금이라도 무언가가 달라지면 불안을 느낀다. 제일 먼저, 자기 신체에 위협이 오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며, 자기 신체에 위협이 올지라도 당장 편한 상태를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정신적으로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끼거나, 자기 정체성이 허물어지는 느낌이 들 때도 거부감은 명확해진다. 그래서 정신과나 상담소 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현재 정신 상태가 좋지 않다’라는 말에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는데, 평소 자기 내부를 탐색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타인의 관찰이 불안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P.183)
종착지라는 것은 없겠으나 인간의 삶은 유한하므로, 그 마지막 형태는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사람마다 다른 형태를 띠고 있을 것이다. 편견에 싸여 있지만 굳은 의지로 살았던 사람은 메마른 광야에 튼튼한 탑이 서 있는 광경으로, 특별히 유식하거나 재주는 없었어도 온화함과 자기희생으로 일관했던 사람은 초목과 꽃, 과실이 가득 피어난 숲 같은 모습으로, 평생 큰돈을 벌었고 말년에도 자선 사업에 몰두했지만 인간적인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움직였던 사람은 멋진 빌딩이 가득한 도시의 풍경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가능하다면 원시적인 생명력, 차가운 이성을 넘어선 따뜻한 감성, 이성적인 굳건한 토대, 억지스럽지 않은 아름다움, 쉽게 변하지 않는 평화로움이 조화롭게 펼쳐진 풍경이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에게는 모두 ‘개인의 신화’가 필요하다. 저마다 자신을 정확히 표현해낸 신화를 발견하거나 창조해낼 때, 그의 삶은 비로소 형태를 갖추게 되며 또한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220)
모두가 자기를 사랑하고 싶다고, 행복하고 싶다고, 자존감을 지키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에 대한 해법은 일시적일 때가 많다. 지속 가능한 자기 사랑과 행복, 자존감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방송을 통해 날카로운 분석과 예측으로 명성을 얻은 정신과 전문의 송형석 박사는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라는 이상한 나라> 책은 전작인 사람을 분류하고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한 <위험한 심리학>과 여러 성격과 정신 상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계가 이루어지는지 설명한 <위험한 관계학>에 이은 3부작의 마지막으로 책의 제목 그대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고의 과정을 자세히 다루고, 마음속에 존재하는 관념, 즉 자존감, 우울감 같은 것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어렵지 않게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흔하고 뻔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장 지워라, 쉽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런 뻔한 이야기는 없다. 저자가 다년간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며 경험적으로 알게 된 사실들뿐 아니라 심리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꿈과 신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도구를 활용해, 무의식 속에 묻어둔 ‘나도 몰랐던 나’를 꺼내는 데까지 치열하게 나아간다. 수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난 만큼 다양한 경험치가 쌓여 보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내 자신을 깊숙히 들여다보기. 자신에 대해 탐색하다 보면 내 능력이나 성향이 어떠한지, 내가 집착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점점 이해하게 된다. 이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참고가 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일상에서 갈등이나 고민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나에 대한 이해는 성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자신의 능력과 장·단점을 정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법이니까. 마음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자기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마음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에도 수십번 생채기가 생겨난다.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며 상처받고 또 그 상처는 은연중에 가슴 한켠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내가 내 자신을 스스로 돌봐주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알아줄까. 별것 아닌 듯하지만,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