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감사한 일이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세 번째 서문의 의미는 단 하나다. 지난 15년간 한국 사회가 얼마나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급변했는가에 대한 일종의 기록으로서 가치를 지니기를 바란다.”
기복 신앙의 역할을 수행하는 제도 종교 그 이상을 알고 싶은 비종교인(종교 문외한)의 호기심이 늘 있어서 이런 제목을 보면 끌릴 후 밖에 없다. 박정은 수녀의 <사려 깊은 수다>를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 책도 어느 정도 그런 갈증을 해소해주기를 기대하게 됨.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페미니스트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고, 진보적이지 못한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 P5
책은 나 자신이 페미니스트이자 제도종교의 신자로서 혼란을 겪으면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쓴 글이다. 종교가 여성 억압에서 눈을 흐리는 ‘아편’이 될 수도 있지만 진정한 자유와 진리를 찾을 수 있도록세상이 제시하지 않는 통찰력을 부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 P5
남성중심 문화와 그 상징들은 힘이 세고 여성들은 침묵 속에서 고통을 받거나 피학적인 여성상의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 나는 여성들이 용기를 낸다면 자유와 해방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글을 썼다.남성중심 문화에서 여성들은 종교에 무엇을 기대하고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가한국 여성은 몇몇 무슬림 국가의 여성보다 성평등한 사회에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 여성이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한국 여성들은 제사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례에 참여할 수 없었다.
남성중심 문화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종교는 어디에도 없다. 어느 종교가 얼마나 더 성차별적인가를논하기보다 모든 종교 안의 성차별을 인식하고 시정해나가야 한다.여성 신자는 미사 시간에 미사포를 써야 한다. 이 전통은 성서에 제시되어 있다. 남성의 머리는 하느님을상징하지만, 여성의 머리는 남성의 머리를 상징하기 때문에 머리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그뿐이 아니다. 종교는 매 맞는 여성에게, 남편의 외도로 분노하는 여성에게 ‘내 탓’으로 돌리라고 말한다.이러한 측면에서 종교는 우리를 눈멀게 하고 불의한 현실을 정당화하는 아편과 같다. 실컷 울고 난 여성들은 일시적으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가족에게 돌아간다
이 그림책을 사랑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명주부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새삼 낡고 오래된 말처럼 느껴지네;;), 공동체의 가치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근데 적으면서 넘 아득해…. 어리고 가난하고 오갈 데 없는 “흙수저” 예술가로서의 쪽매와, 그의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존중한 명주부인의 우정(쪽매를 결국 거둬 키웠지만 둘의 관계를 우정이라 표현하고 싶음)에 주목해 읽는 재미도 있겠고. 책의 메시지가 바느질과 길쌈이라는 책의 소재와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 중에서도, 나는 왜 좋아할까 굳이 꼽아본다면 스스로가 투덜이라 쪽매가 좋고 부러운 거지 싶다. 부당하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모습에 반해 버리는… 나의 헤프고 뻔한 버튼 중 하나를 누른다고 할까 ㅋㅋ(하지만 함께 읽는 내 아이가 저도 그런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말릴 것ㅋ) 아이는 바늘 부인을 악인으로 받아들이는 듯한데, 이 역시 여러가지로 대화거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종종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그림책 중 하나.
딸기꽃 재고 안들어올 예정이라면서요? 들어올지 아닐지 보장 못한다고 하시지.. 재고 떠서 샀다. 근데 튤립, 딸기꽃보다 오히려 내 거 능소화가 더 이쁘다고 하는 어린이. 그래요. 그리 하십시오… 취향의 세계가 형성되어가는 걸 보는 게, 아이 키우는 재미 중 하나니까. 색감이 신기한 게 능소화만 이게 뒷면인가 싶게 흐리멍덩한데 끼우면 짠 하며 빛깔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