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은 축적된 불평등을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를 제압하기 위해 종종 사용되는 담론이다. 입시 경쟁에서 또래 여성에게 뒤처지고, 남성이 주도한다고 믿었던 데이트나 결혼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데서 박탈감을 느끼는 남성들은 자기 자리가 없어지는 두려움의 원인을 여성에게 겨냥하고 있다. ‘명령에 복종하면 보상이 따를 것이다’라는 남성 동성 사회의 메시지를 수용해온 이들은 경쟁적 일터에서 ‘교활한’ 여성들 때문에 마땅히 자신들 몫인 보상을 빼앗겼다고 느낀다. 여성들의 일 경험은 임금 차별, 근거 없는 해고, 성적 괴롭힘, 외모 차별 등으로 점철돼 있음을 인지하고 이런 고질적인 불평등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 남성 동료는 그리 많지 않다. 이들은 동료 여성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왜, 어떤 노력으로 능력주의에 매달렸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