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무아젤》은 한마디로 말해 모순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그런 면에서 매우 상징적이기도 했다. 고학력 커리어우먼들이 매해 6월 자신과 비슷한 젊은 여성들을 바비즌으로 데려오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바로 그런 독자들의 구미에 맞는 패션과 최신 소설, 예술, 비평이 결합한 잡지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잡지는 그와 정반대 여성성을 독자들에게 처방했다. 객원편집자 디니 레인(소설가 다이앤 존슨)은 《보그》가 더 성숙한 독자를 대상으로 한 반면 《마드무아젤> 독자층은 훨씬 더 어린 여성이었지만 그 편집자들이 우리에게 강요한 여성성이 얼마나 엄격했던가"를 지적했다."
말 그대로 외줄타기 세대였다. 1953년 객원편집자 한 명은 이렇게표현했다. "우리는 전후 첫 세대이자 피임약이 나오기 전 마지막 세대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의 젊음에 대한 끈질기고 열렬한 사랑을 돌이켜보가 보면, 내가 되려 거기에 넘어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BTB의 잡지는 젊음을 팔았고, 객원 편집자들이 판매원이었다.
그럼에도 <<마드무아젤>>이 젊은 여성들에게 제공한 기회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마드무아젤>>운 젊은 여성 독자들에게 시각적, 지적 자극을 가감 없이 제공했고, 객원 편집자 프로그램으로 각 세대의 가장 야심 있는 젊은이들에게 권위 있는 출발점이자 도약의 발판을 제공했다. 남성이-백인 남성이- 아무 도전도 겅쟁도 없이 권력을 행사했던 1950년대에는 특히 더욱 소중한 기회였다. - P2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 자신이 되기는, 혹은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는 쉽지않았다. 미국은 다시 전쟁 중이었다. 처음에는 한국이었고, 이제는 베트남… - P23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1-13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가 생각나네요. 평생을 호텔에 사셨다는.... 왜 여성들이 그토록 여행을 좋아하는지도 이해되고요.
어느 계급의 여성이라도 재생산 노동에서 완벽하게 해방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정희진쌤 말씀도 이어서 생각나고요. 이부진도, 천하의 이부진도 데리고 있을 때는 아들 반찬을 신경썼을거라는데 500원을 걸게 되죠.

유수 2024-01-15 00: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ㅎㅎ 전 최영미 시인도 생각나더라고요. 몇 년 전에 호텔 살고 싶다고 쓰셨다던 일화.. 여성이 호텔에 거주하는 건 참 괘씸한 일인데..ㅋㅋ이 책에 따르면 호텔 바비즌은 그걸 막아주는 동시에 현실과 여성들을 고립시키기도 했던 셈이라네요.
 
목련정전
최은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마다 괴로운 꿈 꿔가면서 한 편씩 읽었다. 소설보다도 그 시선이 서늘해서였을 거야. 악몽이 아니라 그저 반영이라는 사실에 몸서리치게 되는 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4-01-14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읽어보고 싶어요 최근 나온 책보다 더 ㅋㅋ

유수 2024-01-15 00:11   좋아요 1 | URL
요 책은 아마 적정선에서 반님과의 크로스 가능할 거 같은데요.
 

미즈타 노리코, <여자한테로 도주, 여자한테서 도주>, <내러티브와 반내러티브의 풍경>(1993) - 원주

남성 작가가 여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성을 정확하게 그리지 않은 것, 여성을 인간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것, 그 자체는 바른 지적이긴 하지만, 남성 작가에 대한 비판으로는 요점이 빗나갔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남성 작가는 현실의 여자에게 실망해 꿈 속의 여자를 찾아 내적인 풍경을 그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
남성 작가들은 제멋대로 여자에게 자신들의 꿈을 투영하거나, 내면이 원하는 여자 행세를 부탁하거나, 또는 제멋대로 여자를 해석해 왔다. 그들이 그린 꿈속의 여자와 현실의 여자 사이의 간극은 상당했는데, 그 간극의 크기야말로 남자의 내면 풍경을 휘황찬란 하게 만든 것이다. (…) 남성 작가들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남자가 만들어 낸 여자라는 담론‘을 통과하여 선명해진 남자의 내면 풍경이며, 그것이 바로 ‘남자라는 담론‘이다." - P3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