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의 수훈자인 이세민은 나중에 태종太宗으로 불리는 당나라 2대 천자로 등극하는데, 당시로서는 이른바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었다. 수나라 말기의 혼란한 상황에서 이미 전 왕조의 인물 유형과 다른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밀과 두건덕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란, 기존의 구세력 위에 쉽게 편승하여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그 세력을 이용하는 능력밖에 없는 인간들과 다르게,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국면을 타개하려 했던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밀과 두건덕에는 아직 낡은 시대의 구태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특히 그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곧바로 기존 인물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구식 형태로 되돌아가버렸다. 그렇게 보면 이세민의 진화 정도는 상당히 앞서 나갔다고 말할 수 있다. 이세민 역시 낡은 세력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로 재정리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당 왕조는 기존의 모든 왕조가 갖지 못했던 새로운 특징을 갖고 있었다. 물론 당 왕조도 다음에 나타나는 송宋 왕조와 비교하면 역시 낡은 부분이 있다. 역사는 한두 번의 탈피로 진화가 완성되지 않으며 끊임없는 노력에 따라 새로움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노력을 게을리하면 역행하는 일조차 생긴다. 여기서 새로움이란 절대 빌려온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진짜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독창성이야말로 새로운 것으로서 평가될 수 있다. 이세민의 역사상 지위는 그 뒤 역사에 나타난 당 왕조의 새로운 성격을 검토할 때 비로소 적절히 평가되리라고 본다.˝- p.p 226~227 -
˝문화적 보편성과 정치적 자기 완결성을 가지는 하나의 지역 단위를 ‘세계’라고 한다. 동아시아 세계는 한자·유교·중국화한 불교·율령 등을 공통 요소로 하는 문화권인 동시에 조공 책봉 체제에 의해 서로 연결되는 정치권이었다. 이런 의미의 동아시아 세계는 전한 초에 시작되었다. 민족의 자립과 각 국가 간의 독자적 이해를 전제하면서 서로를 제약하는 관계의 틀 속에서 상호 접촉과 교류의 밀접성을 ‘세계’ 성립의 기본 요건으로 본다면, 그것은 당연히 수당대에 시작되었다. 다만 동아시아 세계를 논할 때 모든 인접 지역은 항상 중국을 중심으로 혹은 중국을 매개로 해서 일원적으로 결합되고 있다는 중국 중심적 이해는 경계해야 한다.˝p. 76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악기를 배우는 것과 같다. 배우기 어려운 것도 있고 배우기 쉬운 것도 있지만 아무리 어려운 악기도 꾸준히 배우다보면 언젠가는 연주할 수 있게 된다. 배우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 p.34
시대의 흐름과 문제의식을 속도감 있게 잘 반영한 것 같다. 잘 읽히고 빨리 읽힌다.“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수는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시대의 흐름과 문제의식을 속도감 있게 잘 반영한 것 같다. 잘 읽히고 빨리 읽힌다.˝그렇게 인터넷을 오래할수록 점점 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돼. 확증 편향이라는 거야. TV보다 훨씬 나쁘지. TV는 적어도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갖추려 하지. 시청자도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 볼 순 없고.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달라. 사람들은이 새로운 매체에, 어떤 신문이나 방송보다도 더 깊이 빠지게 돼. 그런데 이 미디어는 어떤 신문 방송보다 더 왜곡된 세상을 보여주면서 아무런 심의를 받지도 않고 소송을 당하지도 않아.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최악의 신문이나 방송사 보다 더 민주주의를 해치지.˝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