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김아영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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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모든 경험들은 ‘자극’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찌릿찌릿 뇌의 신경계에 전기신호를 보내 도파민을 내보내어 열광(또는 열불)하게(나게)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자극인 이 세상에 내던져서 살아가다보면 아무 자극도 없는, 입에 들어와서 씹히고는 있으나 간이 하나도 없는 절밥같은 그럼 무자극이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있다.

#김아영 작가의 #모든걸음에는이유가있다 (#북플레저 출판)를 읽는 동안 나는 고요한 나만의 공간에 몸과 마음이 위치해 그 어떤 자극에서도 자유로웠다.
‘무자극’이었다.

어느정도의 나이를 먹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그룹에 포함되기 시작하는 나이부터 이런 자녀들을 둔 은퇴한 시점의 나이까이 모두가 읽으면서 ‘나도 그랬지’라며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모두가 번듯한 직장이라 부르는 승무원, 방송국기자를 그만두고 여행작가가 된 김아영 작가(유튜브 아융그로 먼저 본 적이 있어서 이 책이 더 반가웠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모두가 각자의 직장에서 겪고 느꼈을 이야기 이지만
결과는 달랐다.
대만, 일본, 베트남으로 좋아하는 커피와 차 맛집을 체험하러 여행을 떠났고 일상에서 멀어져 ‘진정한 일상’의 모습을 사유했고, 사유한 것을 글로 적어냈다.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에는 모두가 NO라고 항때 혼자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들어있었다.

<대만편>에서는 주로 기자생활에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일본> <베트남>편에서는 수험생활부터 승무원 준비기간, 기자준비기간, 기자생활의 시기가 골고루 담겨있었다.

3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공부하고 대학가서 실컷놀아라 수험생활을 거친 사람이라면 토시하나 틀리지않고 들어왔던 말일 것이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같은 대학생활(아 세월이여)을 꿈꾸며 아등바등 버티고 대학에 왔지만 대학생활에 낭만따위는 없음을 우리는 알고있다(야 너두?)
입학 초에 술에 찌들어살다가 학점관리에 뛰어들고
그렇게 졸업반이되면 학점에다가 스펙까지 갖추기 위해 더 열심히 달린다. 운좋게 졸업전에 취업하지 못하면 취준생 생활을 또 해야하고 취업했더라고 살아남기 위해 취준생까지의 노력과 힘듦이 귀여웠노라고 말할만큼의 험난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온다던 ‘좋은날’은 영영 오지않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을 때려쳐라?
그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직서는 품고있는 것이지 상관의 얼굴에 던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너무(너무너무너무)잘 알고있다.

제목에도 나와있지만 ‘모든 걸음’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김아영 작가는 말하고있다.

“내가 아는데~”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뱉어내는 정석이라고 칭해지는 길들이 있다.
‘전도유망한 과로 넘어가서 앵커가 되어서 정계에 진출해서 이름이 알려진 정치인이 되는것’이라고 책에서 표현되어 있는 그런 ‘정석’ 그 길을 따르는 것만이 잘 걷고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런 길을 걷는게 잘맞고 행복할 수도있고
직장에서 잘리지 않을만큼만 일을 하고, 그 반대로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일을 훨씬 더 많이 하는 길을 택한 사람도 직장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직장을 계속 다니면 된다.
애초에 이런 사람들은 아융그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하는 고민을 하지않고 자기 인생의 행복을 맛보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몫인 것이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가는 어떻게 아는 것일까?
나도 책에서 극히 공감한 부분인데 스스로에게 ‘불행한가?’묻는 것이다.
딱히 불행하지 않아 라고 답한다면 그게 ‘행복’이다.
아무일도 일어나지않고 평온한 상태, 행복.
그게 아니라 불행하다 라고 답이 떠오르는 사람들은 기꺼이 다른 길로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김아영 작가는 김아영 기자일때 일에서 가지는 보람이나 만족감이 있던 시절도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때그때 나의 마음도 다른 것이다.
김아영 작가는 그 당시 자기의 마음의 소리를 들었고 용기있게 다른 길로 들어선 것이다.

우리네 인생에는 두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나의 마음은 지금 어떠한지 귀를 기울이는 것.
둘째, ‘불행하다’면 용기있게 행복을 쫓을 수 있는 용기

그럼 이 두가지는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을까?
솔직히 우리 모두 이 두가지를 이미 가지고있다.
깨닫지 못했을뿐.

여유를 가져라.
내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고, 출퇴근 시간에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하늘의 색과 달의 변화를 만끽하며, 주위사람들을 넉넉한 미소로 대할 수 있게, 나를 찾는 여행을 미루지않고 기꺼이 떠나며 직장에서 일하는 것 만큼(보다 더)열정을 쏟을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그렇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충전하며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레 변화할 것이다. “모든것이”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이라 믿는 이들에게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가 그 길도 맞다고, 의심하지마라며 젖은 땀을 적셔주는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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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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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라고 칭해지는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 친구들, 연인 등 우리가 속한 여러 이름의 우주(사회)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을 스트레스라는 이름으로 받고있다.

나를 제대로 들여다 볼 시간도 여력도 의지도 없는데 나를 좀먹는 스트레스들은 쌓여만가고, 그렇게 무기력해져만 간다.

맥주 한캔을 홀짝이며, 또는 침대에 몸을 누이며 피곤한데 오지않는 잠을 부르며 쓸데없는 분노, 질투, 확신없음, 끈기없음, 증오, 오해 같은 부정적인 것들을 치워버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필스터츠의내면강화 (#다산북스 )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것들이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그것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마음을 다잡는 책들은 나를 비우면서 편안함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던데 참신했다.

고통이나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와 같은 결핍 등에서 부터 동기부여가 되어서, 이 악물고 소위 말하는 성공을 움켜진 것을 많이 보아왔을테지만 필 스터츠가 말하는 부정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아니다.
남들보다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물질적 성공을 위해 아둥바둥 거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다름을,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 역경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행동하고, 그러면서 영적인 성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최근의 이론이 아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정신과의사인 작가 #필스터츠 가 써놓은 에세이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미 20년을 훌쩍 넘은 것이다.

기존의 심리치료 방법들이 전혀 통하지 않는것에서
충격을 받은 필 스터츠는 대학에서 열심히 배워왔던
기존의 치료방식을 과감히 바꾸었다.
진료실에서 이루어지는 상담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변화할 수 있도록 과제를 주었고, 과거를 이해하게 하기위해 내담자를 과거에 묶어두지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툴스’라 이름붙인 치료법으로 당대 최고의
정신과의사라고 불린다.

‘툴스’가 실천편이라면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는
툴스의 배경이되는 이론서인 것이다.

인생이라는 두 글자에는 많은 모습이 담겨있다.
선택과 행동, 분노, 사랑, 가정, 육아 등등 수많은 모습의 인생이 이 책안에 들어있다.

와닿았던(기억나는)것들을 이야기해 보자면,

(인생은 한번 뿐이라 물론 소중하지만)
한번의 결정으로 남아있는 모든 인생이 고정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지금 봤을때는 옳았다고 여겨지는 결정들이 잠시만 시간이 지나면 또 틀린 것이 될 수도 있다며, 인생은 굽이치는 파도와 같이 계속해서 변한다고.
그래서 그 흐름flow를 잘타야 한다 말한다.
고통도 파도가 가장 높은 부분과 같은 순간이 있다며
그 순간만 견뎌내면 나아질 것이라고 다독인다.

선택에 따르는 결과는 내 탓이라고, 결과는 고정값이어서 무조건 성공하게 선택을 해야한다는 그런 부담감을 버리고 좋지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거기에서 부터 배우고 또 다음선택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애쓰면 된다고 선택에 너무 겁내지말고 지금 당장 행동하라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등을 살짝 밀어준다.

분노에 대해서도 기억이 난다.
운전을 왜 저렇게 해? 말을 왜 저딴식으로 하지? 같은 너무나 익숙한 분노의 모습들, 이러한 것들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단다.
참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다.
분노가 나쁜 것이라고 분노해서는 안된다 라는 것이 아니라 분노는 하나의 주체로써 당연한 것이라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들을 사랑하려 애써보라고 말한다.
분노의 대상에게 사랑을 투과시키는 것을 적극적 사랑이라 하는데 이것을 반복하면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다른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그렇게 분노마저도 나를 한단계 더 성숙하게 해주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묘한 마인드의 차이가 하나하나씩 모여 내 삶의 태도를 크게 바꾸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까지 가는 로켓의 궤도가 시작점에서 1cm의 10억분의1보다 더 작게 오차가 발생해도 달을 스쳐지나간다고 하지않나.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큰 변화가 되는 법이다.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를 읽으면서
삶이란 반칙선위에 점일 뿐이야 라는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그렇다. 우리의 인생도 결국 하나의 작은 우주인 것이다.
우주는 누구보다 먼저 행동하기 시작하여
수많은 은하계들을 머금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흘러흘러 변화하며 나아간다.

우리도 이런저런 힘든 사정이 많지만
(사연없는 사람이 어디있나 모두가 힘든 세상이다)
그럼에도 일단은 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이 걸음이 잘못된 곳으로 향하면 어쩌지? 라고 겁먹지마라. 실패가 아니다. 예상과 조금 달랐을뿐, 그곳에서 또 다른 곳으로 한발자국씩 나아가면 된다.
어떤 발걸음이던 멈춰있는 것 보다 낫다.
멈춰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점점 가라앉고 있는 것일수도있다.

가라앉는 것 보다 어디로든 발을 옮기는게 맞다.

자신을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할 때 우리 삶에 큰 힘이 찾아온다.

이제 우리는 걸어야할 때이다.

오늘도 이러면 안된다고, 뭐라도 해야한다고 움직여야한다고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삶의 투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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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정우열의 감정수업
정우열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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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인 정우열 작가는
분노와 화, 우울, 불안, 수치심, 시기와 질투 그리고 혐오, 외로움과 소외감, 기쁨과 즐거움, 친밀감, 열정과 흥분, 자부심, 연민 이라는 11가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게 보면 긍정적, 부정적 감정으로 나누어져있지만
실제로는 마냥 좋은 것도 마냥 나쁜 것도 없다고 면밀히 자기안을 관찰해봐야한다며 영화 인사이드아웃을 예로 든다.

특히나 인사이드아웃2 에서 주인공 라일라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불안이 몸을 지배하게 되는데
불안을 없애서 극복하는 것이 아닌, 불안과 슬픔과 같은 필요없다고 믿어지는 감정들까지 모두가 복합적으로(하나로 합쳐져)라일리의 문제를 해결한다.

모든 감정들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꼭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각자의 감정을 너무 넘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소유하고 면밀히 사유하여 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와 나의 생각이 일치하는 경험을 다들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경험이 더 나아가 내가 잘 살고 있었구나 라고 위안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내가 다산북스가 출판한
정신과의사정우열의감정수업 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부정적인 어감을 가진 감정들이 쓸모있는 것들이라고 그러한 감정들에서도 조용히 잘 관찰하다보면 배울점들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한 괴로움은
같은 원인에서 기인된 같은 것이라도 사람마다 그 무거움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같았다.

나는 주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고
한번씩 친구들과 만나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낄낄거리는 시간도 좋아했다.

혼자있는 시간에는 누구나 그러하듯 이렇게 놈팽이같이 살아도 괜찮은건가 라는 걱정과 불안이 밀려왔고 그것은 술을 마실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피하지 않았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인정해버리면 정말로 내가 놈팽이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피하지않고 왜 이런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까지를 생각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불안 걱정 혐오 비교 좌절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삶의 매순간 찾아온다.

난 지나고 보면 속편한 고민이었을지도 모를
그 시기에 얻는 불편한 것 들과 마주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주변인들에게 조언이랄 껏 까지는 없는 그냥 힘든 것을 토로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타칭)이 되었다.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내가 삶에서 자부심을 가지는 유일한 것이다.

하지만 정우열의 감정수업 에서는 칭찬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 고쳐야 할 것 들도 분명했다.

이미 우리는 무언가를 말할때 ‘답정너’일 수 밖에 없다.

옳다고 그르다고 믿는 것에서부터 생각이 시작되어서 입밖으로 나올 말을 고르기 때문이다.

소위 꼰대들이 말하는
요새 것들(?)은 약해빠졌다고 우리 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닥치고 했다고. 이것도 답정너의 좋은 예이다.

해결책을 제시할때도 문제점을 지적할때도
우리는 맞다 틀렸다라는 관점을 이미 가지고 이야기한다. 우리도 위의 저런 소리를 들으면 반박할 가치도 느끼지못하고 입을 다물고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는가.

나도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나도 답정너였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는 물론, 다른 누군가의 힘듦을 예로들며 너 정도면 괜찮은거다같은 식의 말을 뱉어냈던 것이다.

11가지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적어놓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도 저 생각이 내머릿속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이 책에서는 심지어 나의 아픔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정말 힘든 것이라고, 그러면서도 정말 필요하고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다른 사람의 일은
그 사람의 아픔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면 안될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는 어떻게 말을 하는가 다시한번 살펴보았더니 놀라웠다.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이게 더 좋다 라는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기보다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라고 말한다.
듣는 사람이 생각해보고 선택할 수 있게(받아들일 수 있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내내 피로하지 않았고
불편하지 않게 편안하게 끝까지 읽혔던 것이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라는 말이 빼곡하게 적혀있으면 거부감이 들지않는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는 이유가 ‘넌 이렇게 하지않아서 나쁜거야, 망한거야’라고 혼나는 기분이 들어서라지 않나.

어른이 되어서, 바쁘다고, 생각하고, 해야할 것이 많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나의 감정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것을 사치라 여기고 사는 요즘 우리에게 책의 내용만으로도 훌륭한 책인데 왠지모를 거부감 마저 훌륭한 글투로 없애 놓았다.

기꺼이 두어시간정도 투자하여 책을 펼친 누구라도 완독하고 얻어 갈 수 있게 해놓았다.

나도 누군가에게 함부로 답정너 식으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 정우열의 감정수업>덕분에 친구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것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멋진 친구들 처럼 누군가에게 속깊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분들은, 정우열의 감정 수업을 필히 보면 좋겠다. 아니 좋지 않을까?

대나무숲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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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머
모래 지음 / 고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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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고블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작가가 고통의 시간을 버텨내며 만들어낸 책을 읽고 나서 다른 누군가의 창작물이 떠올랐다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한 실례일지도 모른다.

괜히 따라했다는 건가? 라고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으니.

하지만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시간낭비없이, 내가 느낀 느낌을 어느정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무언가로 빗대어 설명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고로,
#모래 작가가 집필한 오컬트소설 #드리머 (#고블 출판사)를 읽으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와 영화 <사바하>가 떠올랐다라고 말하고싶다.

가리교라는 사이비종교가 등장하는데, 자살한 교주의 신비한 수첩의 힘에 대한 고등학교 동창 명우, 기철, 여정, 필립의 욕망이 읽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얽히고 설키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기를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명우가 필립의 집에서 필립 할머니의 수첩을 만지면서 아버지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마약보다 더한 쾌락을 느끼면서 수첩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중국의 한 사이비 종교의 교주에서부터 유례된 그 수첩은 만지기만 하면 꿈을 통해서 이사람의 현실과 꿈에대한 인지성을 흩트려 자기가 원하는대로 이끄는 능력을 보여준다.

다들 각자의 사정으로 수첩과 각각의 터치는 이루어진 상태.

수첩의 한 모퉁이씩을 쥐고 있는 네명의 이야기가 어디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처음에 수첩을 만지는 것 부터가 꿈이었는지 혼란스럽게 한다. 그 와중에 모든 감각이 차단 된 다크룸에서의 기도같은, 종교적이고 초월적인 난해한 무언가들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는데...

종교적인 설정으로 신성하면서도 차분하고 어떤 초월적인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라는 부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으며 느낀 감정과 매우 닮아있었다.
굳이 무언가와 비슷한데 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는 계속 1Q84를 떠올렸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인생이 꿈인지 현실인지 꿈속의 꿈인지 현실 속의 현실인지 알지 못하고 난해하게 진행되는 부분에서 오는 어지로움(현기증)과 중간중간 책 처음에 실어놓은 랍비들의 가르침에 나오는 문장들이 배치되는 구성에서 종교서의 구절로 챕터가 나눠져 진행되고 뭔가 불편함을 유발하는 것이 영화 사바하를 떠오르게 했다.

이 난해하고 복잡한 물음표들을 마음에 띄우는 작품들과 닮아서인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수첩의 주인은 누구인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 네명처럼 인생의 실수나 치부, 아픈 부분들을 꿈이라 치부하고 아프지 않고 이상적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다라는 것은 확실하게 인지되었다.

우리에게 삶은 한번 뿐이다.
한번 뿐인 삶을 어찌 살아가야하는지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견딜 수 없는 슬픔과 현실이 누구에게라도 존재할 것이고, 그것들을 혼자 스스로는 오롯이 감당해내지 못해 종교라는 도움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종교라는 것이 인류의 대부분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만큼 인류에게 많은 의미가 있고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맹목적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의지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살짝이라 표현 한 것은
지금 당장 종교가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종교도 삶을 살아보려는 의지와 노력의 한 수단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삶에 대한, 그리고 종교라는 믿음에 대한 진지고민을 해보게 하는 상당히 무거운 책이다.

아 그리고
내가 책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와중에도
머릿속에서 모든 문장들이 영화의 한장면이 되어 생생히 재생되었다.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화면이 재생되는
그런 생생한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은 시간을 들여(꼭 시간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으 여유로울때 보면 더더욱 좋다)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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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
김쿠만 지음 / 허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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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허블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SF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어서 그런지
김쿠만 작가의 원스어폰어타임인판교(허블 출판)를 읽는 동안. (덮고나서도)제법 혼란스러웠다.
과연 이것을 SF소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SF소설이라 함은,
시대는 수백년 수천년이 지난 미래이면서 인간성은 사라지고 적어도 사이보그 또는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사이버틱한 요소들로 가득 채워진 무채색의 장르였다.

하지만 표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를 비롯한 총 9개의 소설들은 우리네 일상 이야기같다. 지금의 우리와 같은 피부 밑에 붉은 피가 흐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무채색이지 않다.
물론 시대는 미래이다.
굴지의 게임회사가 천억을 들여만든 게임이 초등학생들 과제수준밖에 되지 않거나, AI가 소설을 쓴다거나(심지어 등단하는 책 대부분이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는), 바다 위의 배는 로봇이 조종칸을 잡고, 전쟁의 배경은 지구 밖 우주인 그런 등등이다.

하지만
담배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고, 아무런 어시스턴트 장비가 없는 옛날 포드를 몰고, 화장한 스승의 유해를 뿌리기 위해 유언을 따라 수십년 된 인간 선장이 모는 배를 타고, 전쟁에서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위해 이박사의 몽키매직이 흘러나온다. 아 또 디지털 영사기가 아닌 실제 필름을 걸어서 영화를 틀던 지금 우리에게도 구식인 시절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위의 소재들이 SF소설에 걸맞는가?
각각의 제목이 붙여진 독립된 소설들이지만 모든 소설을 관통하는 소재들이 존재한다.
레드애플 이라는 담배 브랜드, (지진으로 수위가 오르고 수온이 상승했거나, 첨단 문명에 적은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첨단 장비없는 신도시가 된)남해 등등.
이런 소재들이 이야기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하나의 주제를 던진다.
급격하게 첨단 사회로 변모해가는 와중에도 느리게 나아가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고.
유행 또는 대류에 편승하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인양,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은데도 쳐지지 않기위해 아둥바둥 거리는 세상이 아닌가.
하지만 김쿠만 작가는 이런 사람들을 비판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러하다 저러하다라고 평가하지는 않지만 첨단의 세상이 배경인 글에서 올드팝을 틀어주는 낡은 바 라던지, 자동차가 수백킬로의 속도로 달리는 와중 여전히 30킬로 정도의 속도로 지나가는 기차라던지,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물 양을 많이잡아 싱숭맹숭하게 끓여주는 라면이라던가, 다 똑같이 생긴 무인자동차가 아닌 털털거리며 달려가는 빨간 구식 스포츠카 따위가 나도 모르게 ‘이게 낭만이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바쁘게 변화하는 사회 속 지금 모습 그대로, 자기만의 속도로 시간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김쿠만 작가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런 옛것(과거)를 간직하고만 있지말고
외팔 스승에게 스시를 배워 당연하게 한손으로만 초밥을 쥐던 제자가(남해로 스승의 유해를 뿌리러 간 그 제자다)깨끗이 씻어두었던 스승의 유골함을 잃어버리고, 다시 스승의 가게로 돌아와 영업을 시작하며 “이제 그럴때가 된 것 같아서요”라며 양손으로 초밥을 쥐고, 수십년동안 걸려있던 가게 간판을 새카맣게 태워버려야겠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까지 보여준다.
과거의 것들을 애정하며 간직할 것은 간직하며 그때로 돌아가고싶다, 그 때가 좋았다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자가 아닌 앞으로 각자의 속도로 나아가자라고 말하는 그 정서가 마음에 들었다.
신바람 이박사의 Encyclopedia of Pon-Chak처럼, 처음에서부터 듣던, 중간 어디에서부터 듣던 자연스러운것 처럼, 과거와 미래가 잘 “비벼져있다”
김쿠만 작가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는 거북하지않게, 더부룩하지않게 깔끔하게 잘 먹을 수 있는 9가지 반찬이 정성껏 놓여진, 맛깔난 밥상이다
색다른 SF소설을 읽고싶다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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