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사랑하고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 행복을 습관으로 만드는 하버드 명강의
유키 소노마 지음, 정은희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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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좋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자식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위해, 자식 대학 및 결혼을 위해, 노후를 위해 인간은 태어나고 기억에 남는 시기부터 눈 감는 그 순간까지 항상 무언가를 위해 노력한다.

응당 그래야 하기때문일까? 단순히 그런 이유라면 대부분이 지쳐서 나아가지 못했을것이다. 그런데 인류 대부분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좀 더 궁극적인 원동력이 있다는 뜻이리라.

내가 생각한 그 원동력은 바로 ‘행복’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구심이 든다. 행복이라는 것은 감정의 한 부분일텐데 지금 괴롭게 노력하는 것이 행복을 위해서라고?
지금 당장 행복한 것을 하면 그게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말을 하면 순간 흠칫하지만 그것은 행복이 아니란다. 단순한 욕망이라고 지금 하고픈 것을 다하면 나중에는 더 힘들어진다며 훈계한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훈계를 듣는 나도 흠칫하며 훈계를 하는 상대방도 그것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사랑하고어떻게행복할것인가 (#유키소노마 지음,#북플레저 출판)은 하버드 대학의 전설의 수업 ‘행복 수업’을 기반으로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행복은 내가 생각했던대로 감정일까? 아니면 어떠한 선택일까,기회일까. 모든 것들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치환하면 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무엇을 사랑하고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에서 행복이란,
습관 또는 연습이라 말한다.

하나의 현상이 아니라 조금씩 인식하고 만들어 나가는것.

“행복은 성공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다”라는 책 속 문장이
나를 강하게 흔들었다.

무언가를 달성해냈을때가 행복이 아니라
무언가를 해 나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가
이것이 행복의 열쇠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았다.
모든 것을 참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을때의 모습을.

우스갯 소리로 원하는 것을 얻자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원하는 돈을 벌었을 때, 잃어버린 건강 때문에 들여야 하는 돈이 더 많이들고, 하고팠던것을 할 체력이 되지않는다는 이야기가 생각이났다.

이게 과연 맞는건가? 내가 생각한 행복인가?
물론 돈을 목표로 삼지 않을 수도 있고, 원하는 만큼의 부를 축적했을때 건강할 수도 있다.

이러한것들도 다 맞는 말이다.
경제적부가 가져다 주는 행복은 연봉이 일정수준 올라가면 더이산 채워지지않고, 원하는만큼의 부를 축적했는데도 건강하다면 부를 축적하는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 동안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 등을 포함해 그과정을 스트레스 받지않고 즐겨야(행복하게 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일테니 말이다.

행복이라는 것이 보여지는 모습에는 정답이 없다.
돈을 많이버는 것, 큰 집에 사는것, 많은 자식을 낳아 다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어느 누군가에게는 행복의 모습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아닐 수 있다.
강요하여서도 안되고, 나의 행복을 누군가에게 구하여서도 안되는 것이다.

행복은 결국 내가 선택하고, 반복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고 누구나에게 동일하게 적용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각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발견해야 한다.

사회화가 고도로 진행되다보니, 인간의 모든 선택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너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다.

눈치를 보는데 어떻게 행복 할 수 있겠나.
<무엇을 사랑하고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제목에서 부터 모든것이 담겨있다.
무언가를 자기 스스로 남의 눈치 하나도 보이지 않을만큼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라.
무언가를 찾는 과정도, 찾은 순간도 모두 행복이다.
이미 찾았어도 행복이다.

내가 진정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것을 찾고 발전해나가고 앞으로 나아가는것. 그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인 것이다.

모든 것들은 익히는 데서 시작되고, 익숙해지면 그것은 삶이 된다. 행복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는 너무나 행복을 어떠한 이루어야하는 목표와 동의어로 생각한다.

틀렸다. 하루하루, 매분 매초, 매순간 작은 선택과 삶에서 끝없이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감사하고 흥미있어하고 즐기는것.
그 과정, 우리 인생의 모든 흐름에 행복이 담기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행복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행복해지고 싶은데 무엇이 행복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면,

<무엇을 사랑하고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를 읽으면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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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이다 : I AM THAT I AM - 바라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라
네빌 고다드 지음, 홍주연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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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올 한해 목표를 독서로 잡으면서
처음으로 읽기시작한 분야가 자기계발이었다.
좀 더 나은 내가 되자라는 큰 목표의 세부목표로 독서를 설정해서 그런지 다른 분야를 읽으면 뭐랄까 농땡이(?)부리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때문이었다.

유명 유튜버의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된 술술 읽히는 자기계발 서적에서 시작해서 저자들이 추천하는 자기계발의 원류, 이른바 구루(guru;스승,권위자,전문가)들의 서적으로 나아갔다.

구루들의 책에서 느낀점이라면 뭐랄까 상당히 원초적이다라는 것이다.
과학적 증거들을 보여주며 간결하고 확신에 찬 어투로 채워져있는 최신의 책들과는 달리 (책의 표현들을 고대로 가져오자면)영적이고, 내면적이며 좀 더 가슴에 호소하는 듯 했다.

명상을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첫명상을 할때 몸이 꼬이고 온갖 잡생각들이 드는것과 같은 맥락일까.
굉장히 오래 붙들고 겨우겨우 읽어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참아가며 한 두권씩 읽다보니,
굉장히 종교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spritual 을 많은 단어들 중 영적이라고 번역하지는 않았을까 싶더라.(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겐 호감도가 떨어지는 단어 선택이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나서 이 책을 만났다.
구루들의 구루, #네빌고다드 의 #나는그것이다 (#터닝페이지 출판)
원제인 “I am that I am” 은 성경에서 유례된 것이다.
예수가 모세에게 자신에 대해 이를 때 사용한 구절이다.

자꾸만 확실한 언어로 존재를 증명해주길 바라는 이에게 한 말. 이게 과연 무슨 뜻일까?

너가 믿고싶어하는(믿으려하는) 그 사람(모습)이다 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네빌 고다드의 <나는 그것이다>도 이러한 내용을 담고있다.

우리가 되고자하고, 원하는 모습은 이미 우리안에 있으니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미 되고자하는 목표를 달성한 너의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생생하게 생각할 수록 좋단다.
(한때 유행했던 R=VD 공식이 생각난다. 모든 자기계발서는 일맥상통한다라는 것을 여러권을 읽으면 느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게 될까? 힘들어 보여, 이걸 내가 해낼 수 있을까?같은 자기확신이 결여된, 결코 성공한 자기자신을 그리지 못하는, 그런상황에서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세상은 정말로 실패할 이유들을 가져 다 줄 것이고,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세상은 가능하게 만들어주는에너지와 작은 성공들을 보여줄 것이다.

이러한 예로 가장 위대한 인물에 대한 책인 ‘성경’을 가져오고
작가가 실제로 본 예시와 함께 병렬로 나열하며, ’존재‘,’의식‘,’전제‘가목표달성,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스스로에 대해 선언하는 것이 ’존재‘이다. 그렇게 정의한 존재가 주변을, 환경을 ’정의‘에 맞게 현실로 창조해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의식’함으로써, ‘무엇을 믿느냐(전제,가정)’함으로써 역시 원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네빌 고다드는 <나는 그것이다>에서 말하고있다.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성공한 사람들도 태어날 때부터 성공을 손에 쥐고 태어나지 않는다.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면 놀랍게도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넘쳐나는 심리학서적에서 관통하는, 우리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말들이 자존감을 가져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라, 자기자신을 믿고 사랑하면 삶이 행복해진다 라는 메세지가 아닌가.

우리 모두가 이러한 내용들을 몰라서 저런 메세지를 전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아마, ‘아 이게 되는거구나’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확신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난 생각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의 예시가 예수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도 할 수 있다고, 예수도 그러했으니 나라고 못할까 라고 생각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다.

많은 심리서적과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면 나와 같은 일반사람들도 이것을 해내고, 삶이 나아지는구나를 깨닫는 것이다.

자기애, 자존감, 성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결국 다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이음동의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많이 읽었을 것이다. 행동하게 할 좀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 ’강력한 무언가‘, 바로 <나는 그것이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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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인간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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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공진화. 두가지 이상의 무언가가 함께 진화해 나아간다.
앞서 읽었던 을유문화사의 인간얼굴에서도 얼굴과 뇌, 감각기관들이 함께 진화해 나아갔다. 뇌와 가까이 위치해 즉각적인 감각을 받아들이기 위해 눈, 코, 입이 하나의 얼굴에 맞춰졌고 그로인해 쓰임이 많아져 점점 커져가는 뇌를 위한 수용공간을 만들기위해 부리가 줄어들고 두개골 부피가 증가하는 식의.
진화하는 객체는 두개이지만 그 둘의 공진화가 미치는 영향력은 1+1 이 아니라 제곱에 필적하는 영향력이리라.
저 둘의 공진화로 나머지 부분들도 폭발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는 뜻이리라.

마찬가지로 #을유문화사 (열일하는 을유 칭찬해👍🏻)가 출판한 ‘인문 건축가’ #유현준 건축가의 #공간인간 도 공간과 인간의 공진화에 대해 말을 하고 있다.

<공간인간>에서 말하는 인류의 진화란, 생물학적 진화라기 보다는 사회학적 진화, 즉 문명의 발전에 더 어울리는 개념이다라는게 앞 책에서 언급되는 공진화와의 차이이긴 하지만,

“이 책은 시대별로 진화의 단계에서 필요한 역할을 했던 건축 공간에 관한 이야기다. 아무리 가상공간이 중요해진 시대라 하더라도 인류가 화합하여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IT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다. 이 시대에 맞는 건축에서의 공간 혁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격변의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에 주어진 숙제다. 그런 건축 공간의 혁명은 건축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건축에서의 위대한 혁명은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사람이 같은 꿈을 꾸어야 한다. 인류는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그래 왔기 때문이다.”(P. 390)

<공간인간>에서 유현준 교수가 하고자하는 궁극의 말이라고 생각하는 구절이다.

또한 내가 사용한 공진화 라는 단어와 비슷한 표현이 나오는데 바로 ‘관계’이다.
유현준 교수가 생각하는 건축이란, 관계를 디자인하는 것이란다. 사람들이 만든 공간은 그 자체로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의 관계를 규정하고 그 관계는 확장되어 건물 내부 사람과 건물 외부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새로운 건물로 인해 사람들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그 건물에 속해있는 사람과 외부인으로 그 건물을 바라보는 사람과의 관계가 생겨나고 그로인해 사회적으로 새로운 모습들이 생겨나고 그것으로 사회가 진화하고, 또다시 새로운 건물들이 생겨나고 또다른 관계가 생겨나고 이렇게 계속 건물과 사람은 그 영향력을 주고받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인류문화사 라는 이름으로 역사가 되는 것이다.

수만년의 인류 역사를 시간,역사,고고학,지리학(지리학도 물리적인 지형을 다루는 분야와 그곳에서 특정 문화나 생활습성이 발생하게된 경위를 분석하여 도시발전이나 문화발전에 이용하는 분야도있다)등 많은 학문들이 등장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분명하게 살아있다. 그래서 술술 재미나게 읽혔다.
명강사들을 초빙하여 다양한 주제로 인문학강의를 해주는 프로그램들을 재미있게 보고 밥친구로도 삼는데 <공간인간>도 그에 필적하는 재미가 있다(물론 책이 더러워지는 것을 엄청! 매우매우매우 싫어해서 현실화 하진 않았다. 이럴때는 전자책이 좋은 것 같기도하다. 큰일이군 텅장을 사수할 수 있기를)

하고자하는 이야기의 증거로 수사어구 길지않은 담백한 사실만을 다루는 글투로 필요한 이야기만 딱딱 넣어서 잘 읽히고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어떠한 지식을 습득하는데에는 본인이 직접 읽고 생각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이해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같이 영상 미디어가 범람하는 시기에는 다 소리로 들려줘서 스스로가 생각하고 정리하고 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서 뇌를 사용하는 시간이 떨어진다고.

아마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것때문이지 않나싶다. 노벨상도 그렇고 다양한 연유들이 맞물려 MZ들의 독서량이 많이 증가한 요즘이다. 유용하고 재미난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직접 읽고 머리에 받아들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면 <공간인간>이 제격이다.

재미난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적극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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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란 미래의 문학 11
데이비드 R. 번치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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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어떤 장르에나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있다.
적어도 반세기, 크게는 백여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내어 현시대인들에게 고전이라 불리고 감상되는 것들은 ‘명작’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고전’이면서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은 인종이나 국가를 넘어서 널리 보여져야 하고 그렇게 만들 의무가 현시대인에게는 있다고 생각한다.

#모데란 (#데이비드R번치 저 / #현대문학 출판)이 그런 고전이자 명작인 작품이었다.

니체와 함께 책을 썼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심오하고(어쩌면 난해한) 유토피아가 결국 디스토피아였다는 철학적인 SF소설을 썼던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한 작가들중에서도 아웃사이더였던 괴짜중의 괴짜 데이비드 R. 번치는 일생을 ‘모데란’단편을 애정을 갖고 수십년동안 수십편을 작성하며 모데란의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이미 이 스토리만으로도 전설이라 불릴만하다.
거대한 세계관을 오류없이 수십년 동안 확장 시켜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판타지와 이세계물 같은 거대한 세계관을 지닌 소설들이 흔히 말하는 떡밥회수에 실패해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보고 있는가.
자신이 창조한 신금속 인간의 절묘한 신체구조처럼 세세한 설정들이 하나의 어그러짐도 없이 맞물려 돌아간다.

도례하지않는 일들을 상상력으로 쓰면서 또 그 내용들을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는 것으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만큼 설정하고 창조해 내야하는 SF장르 특유의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작가의 집념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임은 분명하다.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대지, 플라스틱 대지에서는 스위치만 올리면 금속 나무와 꽃이 튀어나온다. 인공 하늘에는 증기방어막이 계절에 맞춰 형형색색의 빛이 쉼없이 흐르고, 엔진을 부착한 금속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닌다.
전쟁으로 인해 모든 환경이 독으로 변하고 지구상의 생명이 멸종 위기에 처하자 사람들은 모든 생명의 자리를 기계로 대체하고, 자신들의 피와 근육과 살점마저도 금속으로 교체하며 ‘신금속 인간’으로 ‘진화’한다. 그 중애서도 혈육의 금속 교체율이 가장 높은 (오직) 젊은 남성만이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사나이의 목표와 사나이의 관점을 가진 사나이의 나라” 모데란 성채의 주인이 된다.

성채에 들어올 자격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은 ‘올데란’에 모여 살아가는 가는데, 특히 출산을 연상케하는 아홉 달의 끔찍한 금속 교체 수술을 견딜만큼 강하지 않은 잔소리만 늘어놓는 여성들은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하얀 마녀의 계곡’으로 이주 및 감금되어 살아간다.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모데란의 신금속 인간들에게 삶의 목표란 오직 전쟁과 그에 따른 쾌락뿐. 어쩌면 전쟁도 쾌락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전쟁을 벌이지 않는 동안에는 전쟁의 계획을 세우거나 신금속 인형과의 일상의 쾌락을 즐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초월적 존재로 여기면서도 그들은 전쟁이 중단될 때마다 찾아오는 권태와 공포에 몸서리친다.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군인들의 사회 부적응이 이런 것일까.
심지어 신금속인형이 보이는 열정마저도 두려움으로 느낀다.
무엇이 그들을 여전히 의심케 하고 증오하게 하며 두렵게 하는 것일까.
그들이 그렇게까지 자신의 몸을 재련하고 진화시키고 전쟁을 일으키며 얻고다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것이 스포일러를 배제한 ‘모데란’의 커다란 설정이다.

반세기 전의 그것이라 칭하기에는 너무나 훌륭하고 몰입감 있지 않은가? 너무나 공상같지 않고 SF적 설정을 제외하면 현시대의 우리 사회가 겪고있는 여러가지 모습(문제들)과 거의 대부분 상응하고 있다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누구나 초등학교때 미래의 세상을 그려라 하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 해외여행가듯이 가볍게 떠나는 우주여행을 수십년동안 그려내도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의 인간의 공상은 여기에 머물러있다) 그 시대는 오지않았는데, 수십년 전 한사람의 공상은 오늘날의 현실에도 머물러 현실이 되었다.

작품이 어둡고 시적이고 읽는데에 많은 심력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시대적인 세계관설정과 시적 철학적인 지배자의 독백들은 책을 읽지않는 일상 보편의 시간에서 뜬금없이 나도 모르게 곱씹고 사유하게 만든다.
그 사유의 시간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사유와 공상 할 거리를 주는 것이 SF소설의 맛이 아닌가.

씹고 뜯고 맛볼거리가 충분한 <모데란> 많이들 잡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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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얼굴 - 얼굴로 본 인간 진화의 기원
애덤 윌킨스 지음, 김수민 옮김, 김준홍 감수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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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다는 말이 있다.

최근 인기리에 다시 방영되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활동 중인 샘킴 쉐프를 보다가 저 말을 다시한번 상기했다.
10년전 냉부에서는 성자 라고 불릴정도로 유순하고 한없이 따뜻하고 자비로운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얼굴에서 약간의 뾰족함?모남? 이 보인다.
그리고는 MC들도 부쩍 화가 많아졌다고 놀리고 이에 샘킴 쉐프도 제가 그동안 알게모르게 쌓인게 많았었나봐요 라며 농담반(아마 진담반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대답을 한다.

관상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말이 많았는데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이러한 풍문에 대한 흥미와, 저번 기대평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생명공학전공으로 지니고있는 얕은 지식(인중의 비밀 같은?),그리고 인간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고대로 옮겨 보관하는 데스마스크까지 이 모든게 합해져서 #을유문화사 가 출판한 #애덤윌킨스 의 #인간얼굴 을 겁없이 고르게 된 것이었으리라.

총 10개의 장으로 얼굴에 대한 진화학적 인류학적 유전학적 지식을 폭넓게 설명하고 있는 <인간얼굴>은 무/유악 어류, 파충류, 포유류, 영장류, 호미닌까지 이르는 수많은 비교와 대조를 통해 인간만의 고유함이라는 진리에 닿아간다.

1장에서 인간 얼굴에 관련된 역사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2장에서는 얼굴 발달의 과정을 배아 상태 부터 이후 얼굴 발달 과정에 대하여 다룸(대학교 시절의 유전학이 생각나서 살짝 PTSD가 올뻔했지만 그래도 나름 좋아했던 과목이라며 긍정회로를 돌렸다)과 동시에 3장과 4장에서는 얼굴을 형성하는 유전적 기반과 유전자에 대하여 논의를 한다. (여기에서 결국 PTSD가 와버렸다. 매주 2번의 레포트를 견뎌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젠장😇)
5장, 6장에서는 얼굴의 역사를 최초의 척추동물에서 최초의 영장류까지, 초기 영장류부터 현대인류까지로 나누어 몸짓과 표정, 얼굴형태를 만드는 식이와 사회성까지 포함해 사회과학적 탐구까지 담는다.

7장은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주제다. <인간얼굴>의 클라이막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두뇌와 얼굴의 공진화(인식하기, 읽기, 표정 만들기)에 대하여 뇌과학 분야까지 확장하여 담겨있다. 베르나르베르베르가 소설로 쓰기 굉장히 좋아할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7장이 재미있으니 오늘 먹을 마시맬로를 아껴 두듯이 7장을 위해 앞장을 차곡차곡 정복해 오는 것도 완독에 도움에 될 것이다. 8장은 대체로 7장까지의 전반적인 내용을 복기하며 숨고르기를 해준다. 9장에서는 얼굴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얼굴 유전학이나, 얼굴로 성격을 예측할 수 있는가와 관련된(앞서 말했던 인상으로 사람의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가!) 최근의 연구를 다루며 최후의 장, 10장에서 사회선택적 부분들을 논하며 선택 과 기회 거기에서 오는 비용과 같은, 행동과 행태와 관련된 진화학의 고전 라마르크의 용불용설까지.

하나의 답을 위해 달려오는 듯 하지만
수많은 학문들과의 연계로 작가 평생에 걸친 연구를 종합하는
그러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연구에 대한 앞으로의 진행과정까지 성찰해보는 한 과학자의 실험노트였다.

매번 실험을 할때 하기전에 가설설정과 검증방법을 생각하고
실험결과를 고대로 입력하고(수정하고 싶은 욕구를 방지하기 위해 페이지수를 미리 적어두고 결과값도 볼펜으로 기록하여 지우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결과에 따른 가설의 검증 성공, 실패 그리고 그곳에서부터의 성찰, 가설 재설정등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는다.

아주 깊은 생각을 논리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기록이 있어야한다. 아무것도 없이 머리속에서 하는 공상은 창의성을 가져다주긴 하지만 데이터에 입각하여 원인과 결과의 관련성이 적합한 생각은 힘들다.
게다가 손으로 기록하면서 한번에 정리되고 머리에 더 잘 남는다.
지식의 척추라는 말이있다.
머리속에서 떠나니는 정보의 조각들을 필요 할 때마다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꺼내기 좋게 정렬시킨다는 뜻이다.

<인간얼굴>은 한 과학자의 평생의 연구에 대한 실험노트이자
연구를 공동진행하며 새로 익힌 정보들을 자신의 지식으로 만드는 배열과정이자, 연구성과 발표였다.

왕성한 지적호기심이 전공적인 지식이 가득 담겨있는 학술적 글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라는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미흡한 후배 학도로서 감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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