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
찰스 S. 코켈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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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외계인 택시 기사도 있나요?”
이 질문이 굉장히 광범위한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질문의 대답으로 높은 가능성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스스로를 옥죄는 많은 제약이 걸린 질문이다라는 것을 #어느날택시에서우주가말을걸었다 (#찰스S코켈 씀 #열린책들 출판)을 읽고 나서 여실히 깨달았다.

그냥 생명체가 아닌 우리와 같은 사람(인), 택시라는 경제모습을 공유할 수 있을만한 비슷한 생활 모습을 지녀야하며, 탈 것이 이동가능할 정도의 적당한 중력이 있어야 한다.
위 문장에서 바로 보이는 것만 나열했을 때 이정도 인 것이지,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는 조건에서 물H2O가 존재하여야하고 질소와 산소가 대부분인 대기환경이 있어야하며, 에너지원으로 섭취할 수 있는 다른 동식물과 같은 것들이 존재하여야하며, 태양과 같은 외부 에너지원이 있어야하고, 강력한 태양빛을 막아줄 오존과 같은 장치가 존재하는지 등 무수한 질문들이 포함된다.

그럼에도 택시기사와 같은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의 질문에 귀기울인 이유는 무엇일까?

택시기사의 질문에 부가적으로 내가 붙였던 질문들의 특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특징과, 지구라는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의 특징을 알아야 할 수 있는 질문들이었다.

우주라는 외부로 시선을 확장시키는데 있어 먼저 내부, 지구와 그 안의 생명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것이다.

반대로 우주의 기원이나 천체 생물학의 연구 같은 것으로 우리를 더 자세히 알게되는 것도 있다.

단순한 지구 밖으로의 호기심뿐만이 아니라, 우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우주 탐사는 필요한 것이다.

알쓸별잡 프로그램에서 우주과학자 심채경 박사님이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지구안에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애쓰지않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자꾸 우주로 나가려고 하는 (실패할 확률이 높은)이유는 무엇이냐고. 그랬더니 우주도 하나의 거대한 자연이라고, 지구 내부에서 찾지 못한 해결책을 우주에서 찾아낼 수도 있고, 아까 말했듯 우리를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 로켓 발사성공했을 때 세금 아깝지 않다던 댓글이 참 많은 힘이 되었다고.

정말 시각의 입장이다.
당장 쳐해진 지구의 환경파괴를 막을 생각을 하지않고, 수많은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막대한 자본을 우주에다가 낭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야가 내적, 외적으로 차이가 있을 뿐 인류의 미래를 위한다는 것만은 같은 것이다.

이토록 <어느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는 지구와 우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학창시절의 지구과학 시간처럼 짧은 시간안에 수많은 지식들을 강압적으로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택시에 같이 앉아있는 손님처럼 동등한 입장으로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해나가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우주 생명체는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는 말을 쓰기위한 조건이 다를 수도 있다. 지구에서는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물에서 기원한 생명체가 다른 곳에서는 전혀 다른 무언가로 기원될 수도 있고, ‘살아있다’라는 의미도 다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알쓸별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이미 우리 주위에 외계생명체가 와있을 수 있는데 우리가 모를 수 있다면서 음악을 예로 들었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에 기생하여 떠올리게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게 한다라는 작가다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물론 그런 말도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을 과학자들도 알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사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어야 할테니 말이다.

결국, 우리가 정의하는 생명체의 모습으로는 아직까지 지구에 살고있는 우리 인간 뿐이다. 전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
이 얼마나 로맨틱 한가.

수많은 독립적인 우연들이 연이어 발생해서 지금의 우리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필연적인 무언가를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유의미한 존재임을 입증하기 위해서.

존재의 유의미함보다 지구와, 가까운 우주에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개체로 할 수 있는 유의미한 무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애쓰는 것이 더 맞지 않나 싶다.

인간이, 인간이기에 지녀야만 하고 이해해여만 하는 그런 사명감을 유쾌하게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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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우리들의 슈퍼스타 - 스포츠, 영화와 만나다
이석재 지음 / 북오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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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각본없는 한 편의 드라마.
스포츠를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결과가 어떻게 될지,무슨 일이 벌어질지 한치앞도 알 수 없고 감히 예상 할수도 없다.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우승 후보가 예선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에서 동계스포츠의 우승자가 나오기도 한다. 응원하고 지켜봤자 우리에게 직접적인 이득이 하나도 없는 스포츠 경기인데 우리는 왜 열광하고 그 짧은 순간을 평생 기억하는 것일까.

그것은 찰나의 경기이긴 하지만 그 경기가 성사되기까지의 ‘서사’가 큰 몫을 한다. 일반인들이 큰 관심을 갖는 월드컵이나 올림픽같은 경기는 4년에 한번 치뤄진다. 4년에 한번 그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자국의 내노라하는 선수들과 무한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가 된다. 짧게는 수십분만에 4년의 땀과 노력이 허무할만큼 순식간에 메달의 색으로 판단받는다.
은메달을 받고도 죄인인 양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그만큼 단순한 스포츠라고 단정 짓기에는 한사람의 4년이, 아니 평생이 담겨있기 때문에 우리는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이다.

이렇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스포츠 명경기들도 너무나 당연하게도 인간의 망각이라는 특성 때문에 잊혀진다.
그 평생 잊지못할 것 처럼 마음을 뜨겁기 했던 것이 무의식의 공간에 잠겨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영화로 만들어 낸다면 어떨까.
각본없는 드라마를 전문가들이 잘 각색해서 만든 각본으로 원래도 극적이었던 순간을 아예 극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영어단어도 반복해서 외우면 몇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남아있듯이, 저 깊은 무의식의 공간에 있던 그 순간이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심지어 처음 그 경기를 보았을 때 보다 더 ‘극적으로’.

#영화로만나는우리들의슈퍼스타 (#이석재 지음 #북오션 출판)는 이렇게 우리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무언가를 남겼던 순간을 영화화한 20개의 실례가 담겨있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들어봤을 홈런왕 베이비루스, 우리나라에서 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교과서에 대본이 실릴만큼 의미하는 바가 남다른 ‘슈퍼스타 감사용’의 감사용 등, 그 순간을 직접 목도했거나 알고있는 사람들은 그땐 그랬지라며 그 순간의 자신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떠날 것이고, 그 순간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감동 할 수 밖에 없는 극적인 스토리에 매료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석재PD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원년, 그것도 개막전에서 터져나오는 만루홈런을 봐버린 야구광으로, 그 애정과 덕후력에 걸맞는 작품을 추려내느라 상당히 애를 먹은 것 같다. 우리나라 야구를 이야기할 때 빼먹을 수 없는 최동원, 선동열의 맞대결을 담은 ‘퍼펙트 게임’도 목록에 없으니 말 다했지.

각 스포츠의 역사 속에서 유의미한 명경기, 또는 유일무이의 레전드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만이 이 책에 지면을 담당했다. 개봉한지 몇년이 되었든, 이 책을 보고 영화도 따라본다해도 절대 실패할리없을 것이다.

각자의 영화의 주인공들은 영화 속에서 누구보다 밝게 활활타오르고 있지만,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어느 누구도 바라봐주고 관심가져주지 않는 혹독한 세월을 인내해냈기에 그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그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선수의 찬란함도 있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는 우리 각자가 꿈꾸는 그 순간을 목도하기 위해 적어도 하루의 대부분을(그리고 인생의 대부분을)인내하며 쓰디 쓰게 보낸다. 그러다 보면 유행가 가사처럼 ‘너무 어두워 길이 보이질 않아’지치고 의구심이 든다. 정녕 끝이 있는 걸까라는.
그리고 두렵다. 이대로 낙오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면 세상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속 슈퍼스타들은 그 지난한 세월과 고통을 견뎌내고 포기하지 않았음에 별이 될 수 있었다는 생생한 증거가 되어준다. 그래서 그렇게 우리에게 ‘지금은 져도 괜찮아’ ‘노력했으니 분명 좋은 일 있을거야’라고 뜨겁게 위로해준다.

그렇게 우리도, 우리의 세상이라는 경기장으로 스포트라이트에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의 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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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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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계단을 오르내는 것도 엘리베이터가 대신 해주고, 회사까지 가는 것도 자동차가, 설거지는 식세기가,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세탁은 세탁기가 등등 수많은 과학의 산물들이 인간의 삶은 윤택하게 해주고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일들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그렇게 획득한 시간에 무엇을 할까?

자기계발을 하거나 운동을 해서 건강을 지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행복하게 시간을 보낼까?
그러면 굉장히 훌륭한 ‘진화’라고 할 수 있다.
더 현재에 잘 적응한 모습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마련된 시간을 허무하게 소비한다. 드러누워 쇼츠와 릴스를 하릴없이 쳐다보고 있고(쇼츠를 내리는 것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많을 것이다) 스트레스 받는다며 늦은밤 고칼로리의 맵고 짠 야식을 시켜 술과 함께 먹고 바로 드러누워 잠을 자거나 배가 너무 불러 잠을 못자겠다며 밤늦게까지 또 릴스를 하다 잠들고 늦잠을 자고 눈도 못뜬 채 차에 몸을 실는다. 이 생활이 반복된다.
우리는 살이 쪄 과체중, 비만으로 나아가고 만성피로와 성인병, 운동부족으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 체력 및 근력저하와 같은 문제들에 허덕인다.

자 다시보자. 편리해진 우리의 인생은 과연 옳은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위의 내용이 #편안함의습격 (#마이클이스터 지음 #김원진번역 #수오서재 출판)에서 하는 “당신은 편안함을 얻은 대가로 무엇을 잃었는가?” 질문이다.

생존을 위협할 만한 도전이 결여되어 있는 요즘, 작가는 사회에서 현대인의 건강과 행복, 의미있는 삶을 연구하기 위해 여러분야 수천명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가설을 설정했다.

과학적 전략으로 삶의 최적화를 거쳐온 인간에게 제일 먼저 없어져 버리는 감각, ‘불편함’의 결여가 정신적, 신체적 불안, 불완전함을 야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해보기 위해, 저자는 최대한 과학의 편리함이 없는 곳에서 불편함을 체험해보기위해 33일동안 알레스카로 향한다. 알레스카에서의 순록 사냥뿐만 아니라, 정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의 ‘탐험기’들이 어릴 적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나 15소년표류기가 생각날 정도로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어 교양서적이 아니라 무사귀환에 성공한 탐험가의 탐험기를 보는 것만 같았다. 제법 두꺼운 분량과 많은 사회과학적 학문들과 이론들이 담겨있음에도 독서가 생각보다 수월했다.

예전부터 우울감이나 인생을 후퇴시키는 부(-)의 감정들에는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답이다라는 말이 정설처럼 내려져 오고 있고 실제로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이라도 야외로 나가서 하라는 처방을 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연 속에서의 생존에서 따분함, 배고픔, 죽음을 떠올리며 우리의 잊혀진 야성을 깨우라고 말한다.

하루 중 11시간을 스마트폰을 쳐다보는데 소비하지말고 가만히, 멍때리는 자연을 바라보며 멈춤, 기다림의 과정을 기꺼이 받아들여 뇌를 오롯이 쉬게하여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매일의 삶 속에서 내일 당장 삶이 다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동원력삼아 하루하루를 유의미하게 무언가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직접 힘을 쓰고 짐을 옮기며 인류 역사상 가장 활동량이 적은 시대를 극복하여 건강한 육체를 가꾸어 유지하라 말한다.

과학의 편안함, 안락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여 정신적 안정을 꾀하고 직접 몸을 움직여 체력을 기르고 부정적인 것들을 떠올릴 생각조차 하지못하게 하고 하루하루를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피곤하게, 기꺼이 불편하게 살아가라고 말한다.

삶이 재미없고 시시하다, 무료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지금 다시 떠올려보면 수면시간이 짧아 피부가 푸석하고 운동하지않아서 근육은 없고 배달음식에, 야식으로 인해 배만 통 튀어나온 안색좋지 않은 E.T같았달까? 순간 먼 미래의 인간의 모습이라며 걷지않아 팔다리가 퇴화되고 목은 거묵목에 뇌용량이 커진 삽화를 봤던 기억이 났다.
그건 적응과 진화의 모습은 아닌듯하다.

기꺼이 동기유발을 통한 숨겨진 야성을 깨워라.
지루하고, 울적하여 어두운 방 안으로, 휴대폰 속 세상으로 도피하고 있는 자신을 본 적이 있다면, 휴대폰을 닫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서라. 땀을 흘려라. 그리고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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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이 이야기 암실문고
김안나 지음,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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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가장 쉽게 생기면서 생기는 데에 드는 에너지에 비해 사라지는 데에 드는 에너지가 압도적으로 커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특성이라 삼아도 좋을만한것이 있다.

바로 ‘편견’이다. 선입견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확인조차 않고 본능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 체화시켜, ‘아니면 말고’라고 말하면서도 끝까지 의심을 지우지 ‘않’는, 싸늘한 시선으로 대처되는 무언의 욕이다.

#김안나 작가가 쓴 #어느아이이야기 (#을유문화사 출판)가 그러한 편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심지어 그 편견의 주제는 ‘인종차별’이다.

동양인을 찾아보기 힘든, 흑인들도 겸상도 되지않던 1950년대 미국에서, 심지어 이웃의 사소한 것까지 쏙쏙들이 알 수 밖에 없는 소도시에서 대니얼이 태어난다. 축복받아 마땅한 일에 수근거리는 소리만이 가득했는데 이유가 바로 대니얼의 피부색. 백인의 엄마에게서 흑인으로 ‘보이는’피부색으로 태어난 것이 뭄제였다.

막장드라마를 사랑하는 도파민뿜뿜 세계에서 이러한 출생배경이 안주거리삼기좋은 이야기임은 인정하나, 그당시는 단순 호사거리가 아니었나보다. 그냥 백인과 흑인의 혼열인 물라토라고 하고 끝내면 될 것을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기관의 수사까지 이루어진다.
아이의 아버지가 흑인인지 아닌지가 그렇게나 중요한가?
엄마가 낳자마자 아이의 친권을 포기했다는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아이를 올바르게 키워줄 가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데 피부색의 원인을 찾느라 난리다.

더 기가막힌 것은 양은냄비 기질은 우리나라만의 것이 아닌가보다. 그렇게 수근대던 소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그리고 배경이 2013년으로 건너뛴다.
이 소도시에 초청받아 온 ‘오스트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작가 프란치스카가 등장하고, 이 도시의 유일한 혼혈인 대니얼을 만나게 되면서 잊혀졌던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와 시선에 의지한 내용들이 글의 대부분을 차지차고 있어서 그런지, 조사관들이 조서를 작성 한 것처럼 문장부호가 모조리 생략된 ‘객관적’으로 보이도록 만든 ‘주관적’인 보고서 양식을 취하고 있다. 이 점이 글을 읽으면서 소설이라는 점을 망각하게하여 더 몰입하게 하면서도, ‘그것이 알고싶다’를 볼 때 처럼 끔찍한 사건에 내가 깊게 연루되는 것 같은 불편함 마저 든다.

<어느 아이 이야기>는 김안나 작가의 개인사가 제법 많이 반영되어 있는 자전적이라 할 수 있는 ‘소설’이다.
작가는 실제로 한국계 오스트리아 혼혈이다.
유색인종으로 백인사회에서 살아가며 실제로 차별의 순간도 겪어낸 당사자인 것이다.
그래서 극 속의 프란치스카가 김안나 작가의 아바타로 작용하는 듯 하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강하게 어필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자전적이라기엔 ‘객관적’이다.

작품 속 보고서조차도 그래서 그 아이는 입양이 된 것인지 되지 않은 것인지 알려주지 않고 끊겨있다.

입양여부도, 인종차별에 대한 입장정리도 모두 철저히 이 책을 읽는 우리 몫이다.

책 속의 일이 있고나서 7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인종차별은 발생하고 있다. 물론 형태는 조금 바뀌었다.
K-POP등 동양의 문화가 대세로 올라서자 동양의 아이돌들이 피부가 하얀것을 보고 ‘백인혼혈’이냐며 ‘백인같다’말한다.

그리고 여행후기에서 전해지는 각종 일상에서의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심지어 요즘 백인세대는 자기가 하는 행동이 인종차별인 줄도 모르고 행한다. 세상을 기억할 때부터 자신의 윗세대들이 당연하단듯이 인종차별하는 것을 보고 자란 탓이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인종차별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왜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역시나 앞서 말했듯 편견이 가진 회복력과 전염성때문이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 눈앞에 있는 그 유색인종은 자신의 피부색에 1도 책임이 없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르면 내편이 아닌 세상. 무한 경쟁 사회로 들어서며 주위 사람과의 소통이 더 사라지면서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퇴화되었다. 편견이 대기 중 질소만큼 존재하는 세상이다.

자기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자는 가장 먼저 자기 안에 갇히게 된다. 작가는 전 유럽이 주목하는 작가라는 자신의 영향력을 문제제기에 썼다. 이제 우리가 우리의 의견을 판단을 보태어 깨지지 않고 건재해온 무언가를 향해 돌을 던질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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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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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가난에 찌들려 자신이 처한 운명의 굴레가 세상의 전부인줄 아는 사람과, 모든 것을 뜻대로 이루며 넓은 세상을 만끽하며 살다가 불의의 사고로 광활한 정신이 꼼짝못하는 육체에 갖힌 사람이 만난다면? 그들은 잘 지낼 수 있을까?

성향이 완전 반대면 친하게 지내기 쉽지않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 의외로 오히려 정반대라 끌린다고 잘맞는다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아마 서로 다름에서 자기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테고, 그 알게된 세상이 썩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잘 지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자석의 N극과 S극이 끌리는 것도 반대이기 때문이라잖나.

하지만 나와 다름을 어떻게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게 이야기를 꺼내는지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않고 거부감없이 내가 몰랐던 세상을 받아들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번역과 더불어 감각적인 새로운 표지로 다시 돌아온 #미비포유 (#조조모예스 지음 #다산북스 출판)은 전형적인 로맨스라기에는 내포되어있는 의미가 너무 크다.

심지어 나에겐 메인인 로맨스보다 더 거대한 무언가로 느껴진다. 처음 <미 비포 유>가 나왔을 때 여자친구와 만 하루만에 둘다 완독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밤 산책을 나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우리 둘다 윌만큼 해줄수는 없지만🤣 서로의 세상에 서로가 들어온 순간부터 기존의 세상과는 달라지지 않았냐며,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되도록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이런저런 영화나 뮤지컬 음악, 독서 등 다양한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하는 적은 많았지만 사랑에 대한 것을 주제로 이야기했던 것은 <미 비포 유>가 처음이자 거의 마지막 이었던 것 같다. 그 후 사랑에 관한 영감?을 주는 장면은 중년부터 노년까지의 부부가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참 좋아보인다고 저렇게 늙자고, 그러니 운동하자고🤣했던 것이 다인 것 같다. 미 비포 유 랑 손 꼭잡은 노부부면 더이상 사랑에 대해 할 말이 있나? 싶다😇

하지만 거의 십년만에 다시읽으니 윌이 루가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남은 생을 자신에게 얽매이지 않기를 바라는 모습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앞자리가 바뀌고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건강이 예전같지 않아지는 것을 지켜봐오면서 나의 끝의 순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특히나 병든 내가 문제가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고있을 상대방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데 딱 그 순간이 그려져있어 예전과 다른 몰입모드로 보았다.

내가 만약 거동이 불편하면 수발들게 하는 것도 미안하고
만약 정신마저 알츠하이머같은 질환으로 온전치 못하고 공격성을 나타내 불안라고 힘들게할까봐도 걱정되고 혼자남겨져서 외로워 할 모습도 걱정된다.
그러면 남은 사람의 마지막은 누가 지켜주지?
내가 좀 더 살아야겠군, 일단 건강이다. 운동! 운동이다!
나를 빨리 잊고 덜아프길 바라면서도 너무 빨리잊으면 서운할 거 같은데? 같은 오만가지 생각들이 끊임없이 들었다.

하지만 그 어떤 의문들에 대해서도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며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사랑하고 함께하며 추억을 쌓는 것,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 건강을 맹신하고 살았던 터라 하나씩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이라 괜시리 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독서모임으로 알게된 인친님이 거의 매일 새벽에 달리시던데 페이스도 부럽고 거의 매일 무언가 하나를 성공하며 시작하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

그래서 나도 정말 오랜만에 며칠 비가 내리기 전 운 좋게 한번 달릴 수 있었다. 몸이 내몸이 아닌 것 처럼 무겁고(실제로 무거워졌🤣)잠깐 뛰었는데도 허벅지에 알이 베겼다.

그래도 무언가를 성공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었다. 마침 오늘 오랜만에 날이 화창하다.

또 달려야겠다.

사랑에 관하여,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그리고 그만큼 스스로가 유의미한 존재임을 깨닫고 그 벅참으로 당장 무언가를 하고싶게 만드는 책이다.

스테디셀러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오랜만에 선덕선덕, 애틋애틋, 흐규흐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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