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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라면 마니아
필독서!"
난 라면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밥먹기 싫을 때 대신 먹을 뿐.
하지만 난 일주일에 세네번은 라면을 끓인다. 밥먹기 싫어서?... 아니다...
라면 마니아 (딸아이) 를 위한 (?) 결과물일 뿐..
국물이 뜨끈한 그런 라면들 보다는.. 비벼서 먹는 매콤한 라면을 유독 좋아하는...라면마니아 딸! ㅎ_ㅎ.
아무때나 배고플때 먹었던 라면이었지만.. 이런 라면이 주인공인 책이 나왔다기에 덥석! 선택했다.
딸 아이가 먹으면서도 라면에 대한 궁금증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신랑이 끓여주는 비벼먹는 라면을 사랑하게된 나를 위해~!!!
묘조식품의 오쿠이 기요즈미 사장과 삼양식품의 전중윤 사장! 라면에 사활을 건 이 두 남자!
옛날 꿀꿀이죽을 먹는 사람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전중윤 사장..
아마 어른들은 대부분 알고있겠지만.. 아이들중 굴꿀이죽을 알고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먹을것들이 넘쳐나 음식쓰레기가 한가득인 지금 아이들이 그때의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꿀꿀이죽.. 미군 기지에서 버리는 잔반을 끓여 먹던 죽?... 단추도 나오고 담배꽁초도 나오는
음식이라 하기엔 거부감 가득한 그런것들도 없어서 못먹던 시절...
사람들의 배고픔을 달랠 라면이라는 그당시엔 신기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내 기억이 잘못된게 아니라면... 그당시 라면의 가격이 그닥 저렴했던건 아니었던 듯 싶다.
돌아가신 친정아빠도 옛날 이야기들을 하며 입에 침이 마를정도로 재미나게 얘기를 해주셨었는데..
이야기속 라면들은 먹고싶어도 먹을수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고 하셨는데...
아마도 친정아빠의 가족들이 너무 많기도 하고 돈이 없기도 해서 더 그랬던 거였나보다...
내고향 이리.. 지금은 '익산'이라는 지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책속에 등장하는 이리라는 명칭이 너무 반갑게 느껴지고..
학교가는길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었던 삼양식품공장!
그저 지나쳐 버렸을 그런 나의 기억들이.. 이책을 읽음과 동시에 폭죽 터지듯 쏟아져나오기시작하고..
덕분에 잊어버리고 지냈던 어린시절의 기억들과 라면공장에 대한 추억까지 떠올릴수 있었다.
일본의 라면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맞에 맞게 점점 변화되고..
지금은 고개만 돌리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이런 라면이 우리곁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들..
모르고 지나쳐 버렸을지도 모를 그런 이야기들을 알게되니
라면이 왠지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제는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라면이 아닌..
건강을 위한 라면으로 거듭나는 길도 그닥 먼거같지는 않다.
생각지도 못했던 라면에 대한 책... 신선하고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