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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없는 할아버지와 입 큰 할머니 ㅣ 옛이야기 읽으며 치유 3
김지예.차인우 지음, 성은혜지 그림 / 해솔 / 2016년 8월
평점 :
옛이야기 읽으며 치유 03
전래동화를 언제쯤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을지 고민하던때가 있었다.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조금은 무서운 장면들이 있었기에 했던 고민이지만 착한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교훈적인 내용을 무시할수만도 없어 하게된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이 어느정도 상황파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와 허구의 경계선을 구별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섰기에 조금은 늦은감이 있지만 전래동화를 권해주었다.
「코 없는 할아버지와 입 큰 할머니」 이 책속엔 4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우누이, 장화홍련, 코없는 할아버지와 입큰 할머니, 나그네와 여우와 호랑이 이 네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어떤 교훈을 얻게될지 무척이나 기대됐다.
첫번째 이야기인 여우누이는 아들이 셋이나 있는 부자영감은 예쁜딸이 무척이나 갖고싶었다. 매일 정화수를 떠 놓고 삼신할미께 빌고 또 빌은 그들에게 드디어 딸이 생겼다. 너무나 기쁜 부자영감은 그저 딸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이후 집안에선 잘 자라던 동물들이 매일밤 죽어나가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자영감은 재산이 점점줄어들어 가난뱅이가 될까 걱정스러워 아들들에게 밤새 외양간을 지켜보라 시켰고, 아들들은 자신들이 본 그대로의 내용을 아버지께 전했다. 사실인 즉슨, 누이동생이 동물들의 간을 꺼내먹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딸을 너무 예뻐한 부자영감은 아들들의 말을 믿지 않았고 아들들은 그렇게 집안에서 쫓겨난다. 너무나 간절히 원했던 딸 이었기에 아들들이 질투한거라 생각한 부자영감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온가족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조금은 섬뜩한 이야기였다. 도사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 셋째아들이 여우누이를 해치우고 행복하게 살았다며 이야기가 끝이난다.
두번째 이야기인 장화 홍련은 우리들이 익히 알고있는 이야기 그대로였다. 다른사람들의 입을통해 전해 들었던 이야기와 대부분 일치하지만 여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적이 없던 이야기의 시작부분의 내용은 잘 알지 못했다. 이번기회에 장화 홍련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이 이야기를 통해 역시나 권선징악의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였다. 코가없는 할아버지와 입이 너무 큰 할머니는 산속 깊은곳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흠이 부끄러워 부채와 손으로 자신들의 흠을 가리곤 하지만 이내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며 웃는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이웃 할아버지의 환갑잔치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일거라는걸 알기에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다 나름 묘책을 찾아낸다. 할머니는 자신의 입을 실로 꼬매고, 할아버지는 초를 이용해 코를 만든다. 그렇게 찾아간 이웃 할아버지의 환갑잔치에서 촛농을 이용해 만든 코가 녹아버리고, 그 모습을 보며 입을 꼬맨 실이 터져버린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더 크게 웃어댔고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다며 집으로 돌아온다. 그제서야 외모보다 마음이 중요한걸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네번째 이야기는 나그네와 여우와 호랑이이다. 나그네가 먼 길을 가는데 날이 저물어 산속 한 오두막에 머물게 된다. 밥을 얻어먹고 잠이든 나그네의 귀에 칼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방문에 구멍을 뚫어 집주인의 모습을 보게된다. 칼을 갈고있던 눈매가 무서운 여자의 얼굴을 발견하곤 조용히 집을 나온다. 하지만 이내 발각되어 쫓기게 되고 도망치던 중 들리는 음악소리에 사람이 있다는 판단을 내려 그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 집은 이전에 들렀던 여자의 아들의 집이며, 그 여자와 아들이 여우라는걸 알게된다. 또다시 도망친 나그네는 절벽에서 여우의 칼에 찔려 죽느니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게 나을거라 판단을 내리고 절벽에서 뛰어내리지만 그가 떨어진곳엔 호랑이 한마리가 있었고, 나그네는 호랑이의 등위에 떨어져 모숨을 구하게 된다 하지만 또다시 나그네는 호랑이에게 할큄을 당하게되고 피를 뚝뚝 흘리며 호랑이 새끼의 밥으로 던져진다. 죽을힘을 다해 새끼 호랑이들을 뿌리치고 굴밖으로 나와 커다란 나무위에 올라간다. 때마침 여우모자가 호랑이굴에 도착하고 호랑이 새끼들이 죽어있는 동굴에 들어가게되고 그때 호랑이 굴에 돌아온 호랑이와 싸우다 호랑이도 여우도 모두 죽게된다. 그제서야 나무에서 내려온 나그네는 호랑이와 여우가 죽은걸 확인한후 여우집에 돌아가 금은보화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들이 조금은 황당하게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조금 무섭게도 느껴졌지만 교훈적인 내용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이 이야기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마지막 장의 '옛이야기에 들어 있는 동식물의 상징' 을 통해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상징적인 것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습한 산지나 길, 들에는 독이나 가시 있는 풀, 은방울꽃과 박주가리, 며느리밑씻개, 원추리, 동의나물, 애기똥풀, 광대버섯, 할미꽃, 여로, 까치무릇, 미치광이풀, 여뀌속, 며느리배꼽, 쐐기풀목, 환삼덩굴 등 다양한 식물들의 이름도 알 수 있었으며, 그 식물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단순한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숨은 상징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무척이나 재미있었으며, 다양한 식물들의 사진을 인터넷을 찾아보며 새로운 것들에 대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교훈을 얻고, 반대되는 나쁜 인물들이 벌을 받게되는 모습을 보며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야기를 통해 숨은 의미들을 파악해보는 재미또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저 재미난 이야기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겐 교훈과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인듯 하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