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않는 건 돌 뿐인가 하노라

<윤선도의 오우가 중>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타인에게 상처받을 때지요. 하여 그 상처로 어떤 이는 영영 세상과 결별하여 지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세상을 뒤엎으려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더 큰 사랑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감싸 안으려 하죠. 그런데 이런 경우들에 있어 사람의 마음을 위무하는 공통 요소가 있어요. 바로 자연이죠. 자연은 세상과 결별하여 지내려는 이에게는 안식과 평화를 주고, 세상을 뒤엎으려 하는 이에게는 웅혼한 기상과 의지를 키워 주고, 세상을 이해하고 감싸 안으려는 이에게는 관대한 마음을 길러주죠. 자연은 인간을 치료하는 의사이자 격려하는 스승이며 감싸주는 어머니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고산 윤선도는 20여년의 세월을 유배로 보냈던 사람이에요. 인간에게 더없이 실망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를 치유해 준 것은 자연이었어요. 만일 그에게 자연이란 벗이 없었다면 인간에게 실망한 마음을 어디에서도 위무받기 어려웠을 거예요. 자연 중에서도 특별히 더 그를 위무한 것은 물과 돌과 소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달이었어요. 첫머리에 든 시의 소재는 돌이에요. 그가 돌에서 배운 것은 '변치 않음'이죠.

 

사진은 동숭동에 갔다가 찍은 거예요. 전 윤선도의 고향이 해남인 줄 알았어요. 그가 조성한 보길도가 해남에 있어서요. 그런데 그의 출생지는 서울이더군요. 현재의 이화동 근처라고 해요. 아마도 선대는 해남에서 뿌리를 내렸고 윤선도의 아버지는 서울에 거주하며 그를 낳은 것이 아닌가 싶어요. 사진의 한자는 고산 윤선도 오우가비(孤山 尹善道 五友歌碑)라고 읽어요. 아래는 수(水) 석(石) 송(松) 죽(竹) 월(月)이라고 읽고요. 이 제하(題下)에 오우가가 새겨져 있어요

 

인간에게 실망하여 자연을 벗삼았던 윤선도. 아마 보길도 같은 낙원을 건설하여 지내면서 나름 마음의 치유를 경험했을 거예요. 그러나 그는 종내 자연에서 살고자 했던 것은 아니지 않나 싶어요. 자연에서 변치않는(을) 인간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은 역으로 그가 인간 세상[사회]을 얼마나 그리워했나 하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지요. 인간 세상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면 굳이 자연에서 인간 세상의 가치를 찾으려 할 필요가 뭐 있겠어요. 오우가에서 윤선도의 은군자적인 면모만 보는 것은 단견일 거예요.

 

사진의 한자 중에서 孤, 尹, 友, 歌, 碑만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는 子(아들 자)와 瓜(오이 과)의 합자예요. 瓜는 오이 덩굴에 오이 하나가 덩그러니 매달린 모양을 그린 거예요. 덩그런 오이 하나처럼 부모 없는 외톨이 자식이란 뜻이예요. 외로울 고. 孤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孤兒(고아), 孤獨(고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彐(수의 변형, 손 수)와 丨의 합자예요. 丨은 일거리[事]란 의미예요. 손에 일거리를 갖고 있다란 의미예요. 다스리다란 의미로 사용해요. 다스릴 윤. 사람의 성씨로 사용할 적엔 성 윤이라고 하지요. 尹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判尹(판윤, 오늘날 광역시장 정도에 해당하는 벼슬이름), 尹氏(윤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二(두 이)와 又(手의 변형, 손 수)의 합자예요.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양을 그린 거예요. 서로 손을 맞잡는다는 것은 뜻이 통하는 사이라는 의미이고, 이런 사이가 바로 '벗'이죠. 벗, 친구라는 뜻으로 사용해요. 벗 우. 友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友情(우정), 友愛(우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欠(하흠 흠)과 哥(소리 가)의 합자예요. 소리를 내어 읊다란 의미예요. 欠은 입을 벌리고 기운을 내뿜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예요. 읊조릴 때도 기운이 표출되기에 欠으로 읊조리다란 의미를 표현했어요. 읊을 가, 노래할 가. 歌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歌手(가수), 歌謠(가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石(돌 석)과 卑(낮을 비)의 합자예요. 희생용 동물을 묶어 놓거나,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 죽은 이의 무덤을 표시하기 위해 세워 놓은 키 작은 돌이란 의미예요. 돌기둥 비. 비석 비. 碑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碑石(비석), 碑文(비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孤 외로울 고   尹 다스릴 윤   友 벗 우   歌 노래 가   碑 비석 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謠   (   )石   (   )獨   (   )情   判(   )

 

3. 윤선도의 오우가를 찾아 읽어 보시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했다죠? 자연에 묻혀서 안식과 평화를 찾고 다시는 인간 세상[사회]에 나오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본인을 위해서 그리고 그가 그렇게 사랑한다는 나라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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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1-3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물러난다 했나요? 이제 시간 싸움 인건 아니겠죠?

시 가 넘 좋아요! 변치 않는건 돌 뿐이라니..그건 좀 서글프지만 .. 변하는건 모두 그렇듯 생명이 짧은 것 뿐인가 싶어서..
12월이 곧 입니다. ^^

찔레꽃 2016-11-30 08:36   좋아요 1 | URL
염려대로 시간 싸움, 꼼수를 부린거라고 보는 것이 중평이더군요. 저도 그렇게.... 참 대책없는....

[그장소] 2016-11-30 10:38   좋아요 0 | URL
담와 ㅡ 담화 ㅡ 에구~ 시간 벌어주는 꼴이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네요 .

cyrus 2016-11-29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근혜가 정치 생활하는 동안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순간, 오늘 왜 기자들을 불러 모았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찔레꽃 2016-11-30 08:37   좋아요 1 | URL
반성할 줄 모르는 대통령... 국민만 불쌍합니다.
 

대통령 호위 무사.

 

유영하 변호사의 별명이라죠? 변호사의 '변'은 辯으로 쓰죠. '분별하다'란 의미구요. 그런데 '분별하다'란 의미의 '변'을 辨으로 쓰기도 해요. 가운데에  言(말씀 언) 대신刂(칼 도)가 들어가 있는 점이 다르죠. 이렇게 보면 변호사를 호위 무사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어요. 말이라는 칼로 사리를 분별하여 의뢰인을 지킨다는 의미로요.

 

변호사는 당연히 말의 칼을 잘 다뤄야겠지요. 아울러 말의 칼에 대한 철학도 있어야 할 것 같구요. 이런 점에서 진검에 대한 철학은 말의 칼을 다루는 사람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 같아요. 형태는 다르지만 똑같이 칼을 다룬다는 차원에서요.

 

진검에 대한 철학서 중에 널리 알려진 것이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의 <오륜서(五輪書)>죠. 오륜서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어요.

 

무사는 목숨이 일각에 달려 있는 긴박한 전쟁터에서도 평정심(平靜心)을 유지해야 한다. 지나치게 긴장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긴장을 늦추어서도 안 되며,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바로 잡으면서도 마음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에도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되며, 몸이 빠르게 움직일 때에도 마음은 평소와 같이 평온하게 움직여야 한다. (인용 출처 :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4052 )

 

진검을 제대로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칼 솜씨 이전에 칼을 다루는 마음가짐인데, 그 마음 가짐을 무사시는 '평정심'이라고 했어요. "목숨이 일각에 달려 있는 긴박한 전쟁터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마음이 흔들리면 칼이 흔들리고 칼이 흔들리면 상대에게 진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는 말의 칼을 다루는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발표이후 유변호사는 이렇게 말했죠. "객관적 증거에 의해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법리를 적용해 결정하는 것이 수사인데도 검찰의 이날 발표는 상상과 추측을 거듭한 뒤 그에 근거해 자신들이 바라는 환상의 집을 지은 것으로, 중립적 특검의 엄격한 수사와 증거를 따지는 법정에서는 한 줄기 바람에도 허물어지고 말 그야말로 '사상누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검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죠.

 

변호사는 으레 검찰의 수사 발표를 반박하죠. 의뢰인을 위한 상투적인 서비스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납득할만한 반박을 해야 듣는 이들이 수긍을 하죠. 유변호사의 발언은 납득하기 어려워요. 검찰 수사 내용을 전면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검찰은 입증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대통령의 '공모'를 언급하는데, 유변호사는 '상상과 추측'으로 검찰의 수사를 부정하고 있어요. 누가 '환상의 집'을 짓고 '사상누각'을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검찰의 수사가 그리 황당하다면 대통령이 검찰에 나가서 진실을 밝히면 될 터인데 수사가 황당해서 안나가겠다는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에요. 유변호사는 평정심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평정심을 잃은 칼은 흔들리죠. 흔들리는 칼로는 상대방을 이기기 어렵죠.

 

사진은 劍道(검도)라고 읽어요. 잘 아시죠? ^ ^ 劍은 칼 검, 道는 길도, '칼의 도'라고 풀이해요. 글자를 대하니 문득 유변호사 말이 생각나 몇 마디 중얼 댔네요.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刂(刀의 변형, 칼 도)와 僉(다 첨)의 합자예요. 양면에 날이 있는 칼이란 의미예요. 한 쪽면에 날이 있는 칼은 도(刀)라고 하죠. 칼 검. 劍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劍客(검객), 劍術(검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辶(걸을 착)과 首(머리 수)의 합자예요. 머리가 바라보는 방향을 향하여 걸어간다는 의미예요. 또는 그렇게 걸어가는 도로란 의미로도 사용하죠. 진리란 의미의 '길'이란 뜻은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걸어가는 길처럼 사람으로서 지켜나가야 할 올바른 가치란 의미로요. 길 도. 道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道路(도로), 道德(도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평정심을 잃은 호위 무사. 의뢰인을 지키기는 커녕 그 자신이 먼저 베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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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11-25 0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북플 로긴했는데 여전한 찔레꽃님의 한자사랑에 고마워서 댓글 남겨요!^^

찔레꽃 2016-11-25 08:25   좋아요 1 | URL
잘 지내시죠? 음으로 양으로 관심 가져 주셔서 늘 감사할 따름이에요. ^ ^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박대통령의 말이에요. 차라리 "현 역사 교과서는 좌편향되어 우리 역사를 균형있게 가르치지 못하게 되어있다.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했으면 학술적 논쟁이라도 일으켰을텐데, 이 발언은 그것도 아니고 '혼' '비정상'같은 개념이 모호한 말로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언급했기에 잡음만 일으켰죠. 당시는 대통령이 왜 그런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알게 됐죠. 무속 신앙을 가지고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평했기에 그랬던 것이죠.

 

'자국 역사 무지 = 혼이 없는 인간'이라고 보는 인식은 박은식 선생의 '역사 = 혼' 인식과 일면 비숫한 점이 있는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인식이에요. 박은식 선생의 인식은 독립을 위한 정신 자세를 주장한 것이지만 박대통령의 인식은 (신의) 피조물로서의 자격 없음을 주장한 것에 가깝거든요. 오늘 날 누가 역사를 모른다고 혼이 없다고 말하나요(말할 수 있나요)? 무식하다고는 할지언정.

 

역사는 현재를 기점으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사실의 해석이기에 역사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비판 의식'이죠. 따라서 좌편향, 우편향, 중도의 관점을 가진 역사 교육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혼을 비정상으로 만드는 역사 교육은 있을 수 없어요. 대통령의 발언은 무지한 발언일 뿐이에요.

 

그런데 이런 무지한 발언을 동력으로 만들어진 국정 교과서가 배포를 눈앞에 두고 있죠.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사진의 한자는 혼(魂)이라고 읽어요. '넋'이란 의미예요. 다 아시죠? ^ ^  이따끔 젊은이들 취향의 자동차에서 보게 되는 문자 디자인이에요. 전 이 디자인을 볼 때마다 좀 섬뜩해요. 이상하게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구호인 '대화혼(大和魂)'이 떠올라서요. 게다가 무속 신앙을 가진 대통령의 '혼 운운' 발언까지 떠오르니 그 정도가 더 심해졌어요. ㅠㅠ

 

魂은 鬼(귀신 귀)와 云(雲의 초기 글자, 구름 운)의 합자예요. 사람의 신체를 떠난 넋이란 의미예요. 鬼로 뜻을 표현했어요. 고대 중국에선 사람이 죽으면 혼백이 신체에서 떠나는데 혼은 양기가 되어 하늘로 가고 백은 음기가 되어 땅으로 간다고 믿었어요. 云은 음을 담당하면서(운→혼)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구름이 하늘 위에 있듯 하늘 위로 올라가는 것이 혼이라는 의미로요. 넋 혼. 魂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靈魂(영혼), 魂飛魄散(혼비백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대통령이 최순실 관련 검찰 조사를 안받고, 중립적인 특검만 받겠다고 했다죠? 특검은 야당에서 추천하기로 돼있으니 중립적이라고 보기 어렵죠. 중립적인 특검만 받겠다는 것은 곧 특검도 받지 않겠다는 말이죠. 본인이 국민 앞에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으며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하고는 자신의 말을 헌신짝 버리듯이 하는 대통령. 이런 경우에는 정말 '혼이 비정상'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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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출처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355937&pDate=20161114>

 

 

공자가 여행 중 산 속을 가게 됐는데 한 여인이 무덤 앞에서 울고 있었어요. 특이한 것은 무덤이 셋이었고, 그 중 하나는 최근의 것인 듯 했어요.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싶어 제자를 시켜 우는 연유를 물어보게 했지요.

 

"어인 일로 우시는지요? "얼마 전 아들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어요. 아들 생각이 나서 웁니다." "최근의 무덤이 아드님 무덤인가 보군요?" "그렇답니다." "외람되지만 앞의 두 무덤은 누구 무덤인지요?" "남편과 시아버지 무덤입니다." "두 분은 어떻게…." "아들처럼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아니, 그럼 진즉에 산을 떠나셨으면 아드님을 잃지 않으셨을텐데…." "전들 왜 그걸 모르겠어요? 하지만 산을 떠날 수 없답니다. 시중에 살면 매일같이 관리들에게 시달리니까요. 산속에 있으면 그런 고통은 없죠. 호랑이야 매일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자가 전한 여인의 말을 듣고 공자가 동행했던 제자들에게 말했어요. "너희들도 들었느냐?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苛政猛於虎]. 훗날 너희도 정치를 할 때 오늘의 일을 잘 기억했으면 싶다."

 

이틀 전 JTBC 뉴스룸에  한 고등학생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고사성어를 비튼 가민맹어호(苛民猛於虎)로 박대통령에게 분노한 국민의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 나왔어요.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듯, 분노한 민심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법이라고요(가민(苛民)의 가(苛)는 좀 어색해요. 憤(성낼 분)으로 표현했으면 더 좋았을 듯 싶어요. ^ ^). 어린(?) 학생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기특하기도 하고, 어린 학생조차 대통령이 하야하길 바라는 정국을 대하니 슬프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문제의 근원인 대통령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 - 잠을 설쳐도 모자랄 판에 '잠이 보약'이라며 숙면을 취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죠? - 얼마나 더 쓴소리를 들어야 정신을 차릴런지 모르겠어요. 최씨가 고집세다는 속설은 들었어도 박씨가 고집세다는 속설은 들은 적이 없는데, 앞으론 이 속설도 바귀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 그나마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하야'라는 카드를 쓸 수 있을 때 써야 하는데, 고집때문에 그 마저도 쓰지 못하고 추하게 물러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苛와 政 그리고 猛이 낯설어 보이는군요.

 

는 艹(풀 초)와 可(가할 가)의 합자예요. 무더기로 난 가는 풀이란 의미예요. 艹로 뜻을 표현했지요. 可는 음을 담당해요. 가혹하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파생된 거예요. 무더기로 난 가는 풀을 사람들이나 짐승들은 쉽사리 마구잡이로 짓밟는다란 의미로요. 가혹할 가. 苛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苛酷(가혹), 茄斂誅求(가렴주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攵(칠 복)과 正(바를 정)의 합자예요.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다란 의미예요. 正이 바른 길, 攵이 인도하다란 의미로 사용되었지요. 이런 것이 바로 정치이죠. 그래서 공자도 '정 정야(政 正也,: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 그것이다')라고 말했지요. 政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政治(정치), 政黨(정당)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犭(犬의 변형, 개 견)과 孟(맏 맹)의 합자예요. 튼실한 걔라는 뜻이에요. 犭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孟은 음을 담당해요. 사납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파생된 거예요. 비실한 개가 사나울리는 없겠죠? 사나울 맹. 猛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猛獸(맹수), 猛犬(맹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苛 가혹할 가   政 정치 정   猛 사나울 맹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黨    (   )獸   (   )斂誅求

 

3. '가혹한 정치는 사나운 호랑이보다 무섭다'를 한문으로 써 보시오. * 於 :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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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조합협의회는 대한민국에서 1990년에 결성하여 1995년에 해산한 노동조합의 상위단체이다. 민주노총의 설립과 함께 해산되었으며 약칭은 전노협이었다." (인용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

 

1987년 민주화 운동과 함께 전국적인 민주노조 운동이 발생해요. 노동조합의 설립은 1989년 최대에 이르고 많은 노동조합에서 기존의 한국노총을 대신하는 새로운 상급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1989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의 준비를 위한 활동이 전개되죠. 1990년 1월 22일 단병호씨를 초대 위원장으로하는 전노협이 탄생해요. 정부는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노동쟁의의 제 3자 개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 억업정책을 펴죠. 이 때문에 전노협은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주요 간부들은 대부분의 기간동안 수배와 체포에 시달려요. 현 민주정의당의 대표인 심상정씨도 그 주요 간부중의 한 사람이었죠. 1995년 전노협은 발전적인 차원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건설하고 해체를 선언해요. (이상 위 인용 출처 참조)

 

토요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갔다가 추억의(?) 이름인 전노협(全勞協) 깃발을 보게 됐어요. 전노협이 해체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선명한 깃발이 드날려 낯설었거니와 한자로 쓴 것도 이색적으로 보이더군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민주노총의 전신이었던 그 전노협이 아니고 다른 단체였어요(전노협 산하의 한 단체가 구로공단에서 아직 농성중이란 포스트도 있더군요). 노동운동 단체의 깃발에서 한자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예전의 '전노협'과 구분하기 위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의미를 분명히 표현하기 위해 그런 것인지 궁금하더군요(전국노점상연합회의 약자도 '전노협'이거든요). 노동 단체의 모든 깃발이 한글로 표기된 상황에서 유독 한자로 표기된 이 깃발은 눈길을 끌더군요. 그러나 이 깃발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은 아마 거의 없었을 거예요. 깃발의 글자가 중요한게 아니라 대통령 하야에 한 목소리를 내는게 중요했으니까요. 저는 엉뚱한데다(?) 한 눈을 판 셈이에요.

 

토요일 민중총궐기대회의 인파는 정말 많더군요(주최측 집계로는 100만이라죠). 어떤 분이 화장실을 갔다오며 자신의 지인에게 하는 말을 들었어요. "우와, 정말 헬이야. 10분이면 갔다 올 화장실을 2시간 걸려 갔다 왔어!" 시청 광장에서 남대문 쪽으로는 행진 자체가 어려워 제자리에서 근 1시간을 서 있었어요. 이후 할 수없이 제자리에서 그냥 뒤로 돌아 직접 광화문 쪽으로 이동했어요. 그러나 이도 얼마 못가 멈춰야 했어요. 광화문 앞에서 벌어지는 문화공연은 하늘을 향해 쏘는 레이저 광선(?)만 보이더군요.

 

이토록 많은 이들이 '대통령 하야'를 바라는데, 대통령은 아직도 권력 유지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것 같아요. 현 상황에서는 '하야'가 그나마 명예로운 퇴진인데 왜 그걸 모르는지…. 야당도 혼란 운운하며 2선 후퇴, 거국 중립 내각, 책임 총리 등을 거론하지만 이도 민심과 거리가 있어 보여요. 대통령이 하야하고 헌법에 명시된대로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루는 것이 그렇게 혼란스러울까요? 국민의 신뢰를 잃은 대통령이 자리를 유지하는데서 오는 혼란이 더 크지 않을까요? 야당도 하야 대열에 합류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자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은 入(들 입)과 王(玉의 변형, 구슬 옥)의 합자예요. 구슬을 깊숙한 곳에 잘 보관한다는 의미예요. 온전 전. 全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穩全(온전), 完全(완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力(힘 력)과 熒(등불 형)의 약자가 합쳐진 거예요. 낮에 이어 밤에도 등불을 밝혀 놓고 열심히 일한다란 의미예요. 힘쓸 노. 勞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勞動(노동), 勞社(노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十(열 십) 과 劦(힘합할 협)의 합자예요. 말 그대로 많은[十] 이들이 힘을 합한다는 의미예요. 합할 협. 協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協同(협동), 協力(협력)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全 온전 전   勞 힘쓸 노   協 합할 협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完(   )    (   )同   (   )社

 

3. 11. 12 집회의 의미를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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