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검정 옷에는 염소 갖옷을 입었고, 흰 옷에는 어린 사슴 갖옷을 입었으며, 노란 옷에는 여우 갖옷을 입었다."

 

동일 색상으로 내외의 옷을 갖춰 입으면 단정해 보이죠. 위 주인공도 그걸 알았던 것 같아요. 안에 입는 옷과 밖에 입는 옷의 색깔을 동일하게 맞추고 있거든요. 이렇게 멋을 부린 사람은 누구일까요? '공자'예요!

 

위에 인용한 내용은 <논어> 향당편에 나오는 한 구절이에요. 향당편에는 공자의 일상 모습이 나오는데, 좋게 얘기하면 섬세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까탈스러운 모습이에요. 시장에서 사온 음식은 입에 안대고, 고기도 바르게 썬 것이라야 먹고, 옷은 꼭 정색(正色)을 고집하고…. 4대 성인(聖人) 중에 가장 별스런 분인 것 같아요. 소크라테스나 석가 · 예수가 음식을 타박하거나 옷차림에 신경 썼다는 것은 들어 본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옷은 사회적인 인간 관계에서 무언의 언어로 작용하며 상징적인 표현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그 개인의 성격, 태도, 분위기 등이 나타나는 자아로 확대되기도 한다(인용 출처:http://blog.daum.net/youngmoodw/12848695)." 공자는 옷이 갖는 이런 메시지 기능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가 다소 까탈스러운 복장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일관성(一貫性), 정도(正道)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요(박대통령이 4.13 총선에서 빨간 옷을 입고 새누리당을 지원한 것과는 격이 달라요!).

 

사진의 한자는 귀공자(貴公子)라고 읽어요. 친절하게 한자 옆에 한글 음을 달아 놓았어요. 강경 처가에 들렀다가 찍었어요. 이 집 양복을 입으면 귀공자로 변신하나 봐요. 요즘 시류에 맞지 않는 다소 촌스런 이름이지만 왠지 진실한 느낌이 들더군요.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분명히 드러낸 상호같아서요. 느낌은 신선하지만 의미가 불분명한 외래어 상호보다는 나은 것 같지 않나요?

 

한자를 살펴 볼까요? 貴와 公만 알아 보도록 하죠.

 

는 貝(조개 패, 재물 혹은 돈의 의미로 쓰임)와 臾(簣의 초기 형태, 삼태기 궤)의 합자예요. 삼태기에 재물(돈)을 담아 지불해야 할 정도로 값비싼 물건이란 의미예요. 귀할 귀. 貴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貴金屬(귀금속), 貴賓(귀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八(背의 초기 형태, 등 배)와 厶(사사 사)의 합자예요. 사적인 것과 등을 돌린 것, 즉 공적인 것이란 의미예요. 공 공. 公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公私(공사), 公益(공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히는 것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죠. 적어도 옷이 갖는 메시지 기능만 놓고 본다면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아요. 자신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교육 훈련을 원천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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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14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이정희가 붉은색 옷을 입고 등장했으면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찔레꽃 2016-12-14 17:30   좋아요 0 | URL
그랬겠죠? 박근혜 대통령이 입으면 용인되고 이정희씨가 입으면 비난받고... 권위주의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탓이겠죠?

김은정 2016-12-1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검색하다가 신용호선생님의 한시형식론 이란 책에 대한 댓글을 다신 것을 보았습니다. 혹시 그 책 가지고 계시면 중고로
파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찔레꽃 2016-12-16 12:10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현재 책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ㅠㅠ 전통문화연구회에 한 번 전화를 해보시면 어떨런지요?

김은정 2016-12-1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집이 점점 줄어 든다고 하죠? 제사를 지내지 않는 명분은 대개 이런 걸 꺼예요. "아휴, 늦은 밤에 힘들게 음식 장만해서 뭐하려 제사를 지내. 제사의 의미가 뭐야?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것 아냐? 그저 좋은 날 택해 산소를 찾거나 식구들이 모여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면 되지 꼭 제사를 지낼 필요 있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나 맞는 말도 아닌 것 같아요. 의식 행위와 마음은 함께 붙어 다니는 것이기 때문이죠. 상대에게 공손한 태도를 취하면 마음도 공손해지죠. 행동은 거칠게 하면서 마음을 공손하게 갖기란 어렵잖아요? 제사라는 의식 행위를 가질 때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마음도 함께 갖게 되지, 제사라는 의식 행위를 폐하면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마음은 쇠할수 밖에 없을 거예요. 기성 세대는 제사 행위가 없어도 추모하는 마음을, 그간의 제사 행위에서 얻어진 결과로, 간직하겠지만 제사라는 의식 행위를 가져보지 못한 이후의 세대는 추모의 마음도 점점 희미하게 지닐 것 같아요.

 

옛 건물을 보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 맥락과 같다고 보여요. 보수한 옛 건물을 통해 그 건물 주인이었던 이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기 때문일 거예요. 건물이 퇴락되거나 없어지면 그 건물의 주인이었던 이의 정신도 그같이 퇴락하거나 없어지지 않겠어요?

 

왼쪽은 사진은 임리정수호사적비(임리정수호사적비)라고 읽어요. 오른쪽 사진은 그 내용이고요. 임리정은 조선조 후기 예학의 대가인 사계 김장생 선생이 말년에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에요(아래 사진). 임리라는 말은 시경의 "여림심연 여리박빙(如臨深淵 如履薄冰: 깊은 연못에 임한 듯 살얼음판을 밟듯)"에서 따온 말로 행동거지를 조심한다란 의미예요. 예학의 대가가 머물던 집에 어울리는 이름인 듯 싶어요. 김장생은 율곡 이이에게 학문을 배우고 우암 송시열에게 학문을 전한 기호학파의 대가지만 실천적 유학 사상을 중시했던 분이죠.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책은 유학의 실천 윤리를 담은 '소학'이었어요. 후손들이 임리정을 수호한 것은 바로 이런 선생의 뜻을 계승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사진은 강경 처가에 갔다가 찍었어요.

 

 수호사적비의 내용을 읽어 볼까요?

 

 임리정사적 상재임리정기비 이후손이문학관광현 심근수호 청경대상현공 기기사각지석 자절충장군영철 중건임리정 변육릉지제 의팔괘지도 손참봉철수 경매대지 사재매수 증손용원 지방문화재지정 연사대수호 기공불소 금환종중 숭조지성 천고희사 고약기각석(臨履亭事蹟 詳載臨履亭記碑 而後孫吏文學官光鉉 甚謹守護 請經臺尙鉉公 紀其事刻之石 子折衝將軍永喆 重建臨履亭 變六稜之制 依八卦之度 孫參奉哲洙 競賣垈地 私財買收 曾孫容元 地方文化財指定 連四代守護 其功不少 今還宗中 崇祖之誠 千古稀事 故略記刻石)

 

 단기사천삼백십삼년 시월 일(檀紀四千三百十三年 十月  日)

 염수재 종중 김용주 근서(念修齋 宗中 金容儔 謹書)

 

 내용을 해석해 볼까요?

 

임리정의 사적은 임리정기 비문에 상세히 적혀 있다. 후손인 이문학관 광현은 이 정자를 매우 잘 보존했던 바, 경대 상현공에게 요청하여 정자의 사적을 기록하고 돌에다 새기는 일을 했다. 광현의 아들 절충장군 영철은 임리정을 중건했는데 육릉 형식을 변화시켜(건축 양식인듯 하다. 역자 주) 팔괘 형식을 따랐다(임리정 옆에 있는 팔괘정의 건축 양식을 이르는 듯하다. 역자 주). 광현의 손자 참봉 철수는 이 땅이 경매에 넘어가려 하자 사재를 들여 사들였다. 광현의 증손 용원은 이 건물을 지방문화재로 지정받게 했다. 4대를 연이어 이 임리정을 수호했으니 그 공히 적지 않다. 이제 또 종중에 헌납했으니 조상을 숭모하는 그 정성은 천고에 드문 일이다. 하여 그 대략을 써서 이 비석에 새긴다.

 

단기 4313년(서기 1980년) 시월 건물 보수한 것을 기념하며 종중 김용주 삼가 쓰다.

 

* 밑줄은 오역이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죄송.

 

현재 이 건물은 보존만 하고 있지 활용은 못하고 있어요. 건물은 사람의 훈기가 닿지 않으면 금방 퇴락하죠. 허물어져가는 빈집도 사람이 살면 그 상태에서 멈추는데 사람이 없어지면 금방 허물어지죠. 학생들의 체험 활동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곳에서 머물며 공부한 것을 학정으로 인정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돌아가신 사계 김장생 선생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까요? ^ ^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비석의 앞면(임리정수호사적비)에서 두어 자 알아 보도록 하죠. 뒷면 비문의 내용엔 낯선 한자들이 너무 많아서... ^ ^

 

은 臥(엎드릴 와)와 品(물건 품)의 합자예요. 위에서 몸을 구부리고[臥] 아래에 있는 것들을[品] 살펴 본다는 의미예요. 임할 임. 臨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臨時(임시), 臨瞰(임감, 내려다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尸(人의 변형, 사람인)과 彳(辵의 변형, 걸을 착)과 夊(辵의 변형, 걸을 착)과 舟(舃의 변형, 신발 석)의 합자예요. 사람이 신발을 신고 걸어간다란 의미예요. 밟을 리. 신 리. 履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履歷(이력), 履行(이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는 의미예요. 도와줄 적에 먼저 위로의 말을 하기에, 言(말씀 언)으로 뜻 부분을 삼았어요.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해요. 보호할 호. 護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保護(보호), 護衛(호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발 자취란 의미예요. 足(발 족)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해요. 자취 적. 蹟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史蹟(사적), 奇蹟(기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임할 림    밟을 리    보호할 호    자취 적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時   奇(   )   (   )歷   (   )衛

 

3. '제사'에 대한 생각을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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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청계 광장으로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언론사 건물이에요. 이 언론사는 방송사도 갖고 있죠. 올해 이 건물을, 집회 참석 때문에, 여러 번 봤네요. 그런데 볼 때마다 짜증이 나요. 만일 이 자리에 JTBC가 있었으면 어땠을까요? "아~!"하는 감탄과 함께 흠모의 눈길을 보냈을 거예요.

 

그런데 왜 이 건물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나냐구요? 우선은 이 언론사 방송의 이미지가 칙칙해서 그래요. 이 언론사 방송을 보면 마치 7,80년대 다방에서 틀어주던 TV 방송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아마 그래서 연세 많으신 분들이 이 언론사 방송을 좋아하시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정론을 추구하는 방송이기 보다는 시류에 편승하는 방송이라서 그래요. 한때는 박근혜 대통령을 신주 단지 모시듯 하더니 이제는 하이에나처럼 물어 뜯고 있거든요. 방송하는 당사자들은 상황에 맞게 사실을 전달한다고 생각하런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곡학아세(?)처럼 보여요. 이러니 볼 때마다 짜증이 날 밖에요.

 

얼마전 우연히 이 방송사에 내보낸 허화평씨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허화평씨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과의 관계를 물어 보더군요. 허씨는 5공 초기 최태민과 박근혜의 관계를 알고 최태민을 불러다 이렇게 말했대요. "너 나쁜 놈이지?" 그러자 최태민이 즉각 이렇게 대답했대요. "네!" 허씨는 이후 최태민을 박근혜와 떼어놓고 처벌(?)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더군요. 인터뷰의 취지는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떤 자였으며 본색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려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인터뷰이가 허화평이라는 점이었어요. 허화평이 누군가요? 광주 학살의 한 주인공 아닌가요? 이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인터뷰를 진행하다니... 도대체 상식이 있는 방송사인가 싶은 거죠. 광주 학살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데 말이지요. 하여간 이런 방송 행태 때문에 이 언론사의 방송은 보기가 싫어요.

 

탄핵이후 이 방송은 또 어떤 모양새를 취할지 모르겠어요. 워낙 보수, 아니 수구적인 방송이라 새로 세워질 야당 정권 -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겠죠? 아니 나와야죠! - 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한 것이지요. 제발 불필요한 딴지 걸지 말고 건전한 보수 정신을 가지고 새 정권을 견제했으면 좋겠어요.

 

사진의 한자는 어떻게 읽는지 아시죠? ^ ^ 네, 동아일보(東亞日報)예요.

 

亞와 報가 좀 낯설어 보이죠? 자세히 살펴 볼까요?

 

는 일반적으로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나는 등어리와 앞 가슴이 튀어나온 불구자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란 설이고, 또 하나는 사면에 집이 있는 사당을 그린 것이라는 설이에요. 추하다, 비슷하다란 의미로 사용하죠. 추하다란 의미는 불구자의 모습에서 나온 의미이고, 비슷하다란 의미는 사면에 있는 집의 모양이 닮았다라는데서 나온 의미예요. 버금 아. 亞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亞聖(아성), 亞流(아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치죄(治罪)한다는 의미예요. 왼 쪽은 죄인(도둑)이란 의미이고, 오른 쪽은 다스린다란 의미예요(양 글자의 원형에 해당하는 글자를 자판에서 찾을 수 없어 부득이 설명만 했어요). 보통 '갚다, 알리다'란 의미로 사용하는데, 모두 본 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죄값에 해당하는 것을 치르게 한다, 치죄에 앞서 죄목을 알려준다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지요. 다스릴 보. 갚을 보. 알릴 보. 報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新報(신보), 報償(보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동아일보, 채널A -- 탄핵 정국이후 건전 보수 방송으로 거듭 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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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2-0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ㅡ에 그런 의미가 있었네요.

찔레꽃 2016-12-09 08:37   좋아요 1 | URL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jtbc 보도를 보며 새삼 느껴요. 채널A도 그랬으면....

[그장소] 2016-12-09 09:48   좋아요 0 | URL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나쁘지만, 이 나라 언론을 한 미디어에서만 책임지고 있다는게 참 안타까워요. 바람은 ..간절하지만요!

임채봉 2016-12-0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報의 오른쪽이 ˝다스린다˝라는의미라면 ˝卩(병부 절) + 又(오른손 우)˝로 분해해서 ˝손에 병부를 갖다(권위를 갖다)˝라고 유추하면 될까요? 항상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며,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찔레꽃 2016-12-09 13:50   좋아요 0 | URL
좋은 의견이세요~ ^ ^
 

 

"중국의 맥(麥)씨 가문이 완탕면을 팔기 시작한 것은 약 200년 전이다. 60여 연 전에 중국 광저우에 맥씨 집안에서 '지기(池記)'라는 음식점을 내고 완탕면을 팔았는데 당시 광동의 군벌인 진제당과 연극 배우였던 설각 등이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국공내전이 끝난 후 지기는 홍콩으로 이전하여 아들인 맥망과 손자인 지충(志忠)으로 이어져, 지금의 '청키면가(忠記麵家)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인용 출처: http://travel.chosun.com/site/data/ html_dir/2011/05/31/2011053101961.html)

 

사진은 아내가 서울 박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여했다가 찍어온 사진이에요. 충기면가(忠記麵家)라고 읽어요. 중국 음으론 '청키미엔지아'라고 읽고요. 완탕면 - 따뜻한 육수에 카이란 같은 잎채소와 새우·닭고기·돼지고기 따위로 채워진 완탕 또는 교자[만두]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 면 - 을 파는 집[麵家]인데, 인터넷을 찾아 보니, 오랜 전통이 있는 국수집이더군요. 충기(忠記)란 의미는 '지충(志忠, 인명)이 이은 지기(池記, 음식점 이름)'란 의미인 듯 싶어요. 사진의 가게는 홍콩 본점이 한국에 낸 지점이더군요.

 

이 곳에서 파는 완탕면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 보았어요. 상당히 걸쭉한(?) 모양이더군요(아래 사진). 사진을 한참 보노라니 문득 한 · 중 · 일의 국수를 한 자리에 모아 보고 싶더군요. 뭔가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완탕면(중국)                                잔치 국수(한국)                           메밀 소바(일본)

 

차이점이 느껴지더군요. 중국은 출발지, 한국은 중간 기착지, 일본은 종착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출발지같은 중국의 완탕면은 투박한 느낌이고, 중간 기착지같은 한국의 잔치 국수는 소박하게 다듬어진 느낌이고, 종착지같은 일본의 메밀 소바는 완결된 느낌이에요. 연장선에서 요리를 하는 한 · 중 · 일의 칼을 한데 모아 보니 이 역시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중국의 칼은 출발지의 칼답게 투박하고, 일본의 칼은 종착지의 칼답게 세련되었으며, 한국의 칼은 중간 기착지 답게 양국 칼의 중간 모습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중국 요리 칼                              한국 요리 칼                                    일본 요리 칼

 

 

이런 차이는 재미도 있지만 시사하는 바도 큰 것 같아요. 자국의 문화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거든요. 무리는 있지만, 두 사례에서 보는 우리 문화의 특징은 중용(中庸)이 아닌가 싶어요. 타 문화를 받아들여 절장보단(截長補短, 긴 것을 잘라 짧은 것에 보탬)의 중용적 변형을 이뤄내는 것이 우린 문화의 특징 아닌가 싶은 거죠. 이런 점에서 우리 문화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과도한(?) 창의성 보다는 선진 문화의 적극 수용과 이의 적절한 변용이 아닌가 싶어요. 창의성이 생명인 시대에 이 무슨 망언(?)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창의가 꼭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유를 새로운 유로 변형시키는 것도 창의성이잖아요? 이러한 창의성을 우리 문화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삼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거죠.

 

 

* 사진의 인용 출처를 밝히지 못했네요. 깔끔하게 편집하려다 보니... 사진을 올려주신 분들께 사과드려요.

 

 

한자의 뜻과 음을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中과 心의 합자예요. 불편부당한 정직한 마음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지요. 본디 개인적인 가치관이었는데 후일 공적인 가치관으로 변했죠. 충성 충. 忠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忠誠(충성), 忠義(충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言(말씀 언)과 己(몸 기)의 합자예요. 기록한다란 의미예요. 기록할 적에는 진실되고 곧은 말을 적어야 한다는 의미로 言을 뜻으로 삼았어요. 己는 음을 담당해요. 기록할 기. 記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記錄(기록), 記者(기자)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은 麥(보리 맥)과 面(낯 면)의 합자예요. 보리 가루란 의미예요. 麥으로 뜻을 표현했지요. 지금은 보리 가루보다는 밀가루로, 나아가 밀가루로 만든 국수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지요. 보리가루 면. 밀가루 면. 국수면. 麵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冷麵(냉면), 素麵(소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宀(집 면)과 豕(豭의 약자, 수퇘지 가)의 합자예요. 사람이 사는 집이란 의미예요. 대개 집에서는 돼지를 기르기 때문에 豕로 의미를 보완했어요. 豕는 음도 담당하죠(시→가). 家를 이와 달리 풀이하기도 해요. 豕를 人(사람 인) 자가 세 개 모여 있는 것으로 보고 사람들이[豕] 모여 있는 집[宀]을 나타낸 글자라고 설명해요. 집 가. 家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家庭(가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충성 충   기록할 기   국수 면   집 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冷(   )   (   )義   (   )庭   (   )錄

 

3. 한 중 일의 공통적이면서도 차이를 보이는 소품 하나를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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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똥을 얼마나 푸지게 싸는지 … 호호호."

 

둘째 형수님이 조카를 낳을 때 어머니께서 아이를 받았어요. 형수에게 아이가 나오려고 하니 좀 더 힘을 주라고 했는데, 형수가 그만 '실례'를 했어요.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힘주기이니 '실례'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실례'는 '실례'인지라 당사자는 좀 무안하고 뒷처리하는 사람은 약간 우스웠을 거예요. 어머니께서 동네 분들에게 산파 후일담을 들려주실 때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례'이야기라 그런지 잊혀지질 않아요. ^ ^

 

아내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산후 조리는 이모님과 처 작은 어머니께서 해주셨구요. 어머니께서 돌아 가셨기 때문이죠. 아마 어머니가 살아 계셨으면 어머니께서 산후 조리를 도와 주셨을 거예요. 제 아이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에는 아마도 모든 것을 병원과 산후 조리원에서 해결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세대나 자식 세대에서는 더 이상 둘째 형수님같은 에피소드는 나올 것 같지 않아요.

 

사진의 한자는 통곡(桶谷)이라고 읽어요. 일본인 이름이에요. 일본어로 읽으면, 한자 앞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오케타니'라고 읽어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산모의 유방 마사지법을 개발한 사람이라고 나오더군요. 처와 누님이 젓몸살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관심이 가더군요. 살짝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

 

사진을 찍으며 문득 출산 복지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저희 세대나 윗 세대는 - 저는 중년이에요 - 아이를 낳고 조리하는 것을 개인과 가정의 일로 치부했죠. 지금도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앞으로는 아이를 낳고 조리하는 것을 개인과 가정의 일로 치부하기 보다는 국가의 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죠(출산 감소를 염려하여 정부에서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듯 해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산모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은 어찌보면 국가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출산과 산후 조리시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싶은 거죠. 충분한 의료 서비스 내용에 이 오케타니 마시지도 들어가면 어떨까 싶네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木(나무 목)과 甬(솟을 용)의 합자예요. 되(됫박)이란 뜻이에요. 木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甬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내용물을 충분히[솟다] 담을만한 되란 의미로요. 되 용. 통이란 뜻으로도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통 용. 桶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貯水桶(저수통), 漆桶(칠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골짜기를 표현한 것이에요. 八과 八은 골짜기를 그린 것이고, 口는 골짜기로 들어가는 입구를 표현한 것이에요. 골짜기 곡. 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谿谷(계곡), 峽谷(협곡) 등을 들 수 있겠네요.

 

그나저나 저희 아이들은 나중에 애를 낳으려고나 할런지 모르겠어요. 결혼 적령기가 아직 먼 아이들에게 아내가 벌써부터 "애 안나도 괜찮아! 이런 헬조선에서 뭐하려 애를 낳니!"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도 왠지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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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12-0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상에 와서 제일 잘한 일은 ‘삼남매‘를 낳은 거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만...^^
앞으론 국가가 출산복지를 책임져야 된다에 한표 보태요!♥

찔레꽃 2016-12-06 12:5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그런 마음이 자녀 분들을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 ^

cyrus 2016-12-0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를 위해서 엄마, 아빠가 다같이 욕심을 내야 합니다. 엄마 혼자 욕심내면 엄마 입장에서는 고된 일을 경험하게 되니까요.

찔레꽃 2016-12-09 08:35   좋아요 0 | URL
그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