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11/pimg_7232191431560631.jpg)
"그래도, 소아과는 ㅇ소아과가 최고지!"
아내가 ㅇ소아과를 다년온 후 의사가 왜 그렇게 불친절하냐고 투덜대자 함께 있던 선배가 말했어요.
"하지만, 너무 불친절해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마치 어린애 나무라듯이 저에게 뭐라고 하는 거예요."
아내는 선배의 말을 수용하지 않았어요. 아무리 실력있는 의사라 해도 환자의 부모를 막 대하는 의사에겐 가고 싶지 않다는 거였어요. 결국 아내는 아이가 다니던 소아과를 다른데로 옮겼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일이니, 벌써 십 수년전 얘기네요. 아내가 투덜댔던 그 소아과는 지금도 영업중인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원장님이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하더군요.
사진은 '의학박사 최익순(醫學博士 崔益淳)'이라고 읽어요. 북촌에 갔다가 찍었어요. '최소아과 의원'(아래 사진) 원장님 문패예요. 최소아과 의원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일제 강점기를 다룬 영화같은데서나 나옴직한 건물이었기에 놀랐고, 간판 글씨가 지나치게 큰데다 가분수이고 요즘엔 좀처럼 쓰지 않는 검은 색을 사용했기에 놀랐고, 문패에 의학박사란 호칭을 사용했기에 놀랐어요.
이곳은,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직도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사진을 찍은 날은 문을 닫았어요). 1940년에 개원했고 원장님은 80이 넘으신 분이라고 하더군요. 북촌에 어울리는 병원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득 '이 병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은 어떤 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같은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왠지 부정적인 쪽으로 마음이 기울더군요. 병원 출입문에 내려진 철제 셔터, 담 위에 꽂아 놓은 쇠창살, 그리고 문패에 써 붙인 의학박사 호칭 때문이었어요. 이런 것들은 폐쇄적이고 자기 과시적인 설치물이에요. 이런 설치물을 한 병원의 주인이 과연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같은 분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 거예요. 예전 아내가 싫어했던 ㅇ소아과 원장님 같은 분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러나, 이건 순전히 제 추측이에요. 처음 생각처럼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분일지도 모르겠어요. 출입문의 철제 셔터와 담장 위의 쇠창살은 보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치한 것이고, 의학박사라는 호칭이 있는 문패와 70년이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병원 건물은 어쩌면 병원의 주인이 실력은 있지만 출세 보다는 의사로서의 본업에 충실하려는 것을 상징하는 표시인지도 모르지요.
이런, 최소아과 원장님이 만약 이 글을 보신다면, 보실 일이 거의 없겠지만, 대단히 불쾌하실 것 같네요. 문패를 찍은 것도 불쾌한데, 남의 인격을 함부로 재단하는 말까지 했으니. 원장님, 죄송합니다! 원장님 건물이 문화재 수준의 건물이라(좋은 의미입니다!) 건물 주인에 대해 중얼거렸을 뿐입니다. 딴 뜻 없으니, 용서해 주셔요. (_ _)
인터넷을 찾아보니 원장님이 연로하셔서 오래지 않아 병원 문을 닫을 거라고 하더군요. 다른 분이 인수하시거나 자녀 분 중에 가업을 이은 분이 계속 운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북촌에 북촌다운 병원 하나 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11/pimg_7232191431560629.jpg)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whiteskykh/220444238729>
醫와 博과 焞자가 좀 낯설어 보이죠? 자세히 살펴 볼까요?
醫는 殹(앓는소리 예)와 酉(酒의 약자, 술 주)의 합자예요. 酉는 여기서 약이란 의미로 쓰였어요. 앓는 소리하는 환자를 약으로 치료해주는 사람이란 의미예요. 의원 의. 醫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醫師(의사), 醫術(의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博은 十(열 십)과 尃(펼 부)의 합자예요. 十은 여기서 '두루, 널리'라는 의미로 쓰였어요.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가 두루 펼쳐져 있다, 즉 넓다란 의미예요. 넓을 박. 博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博學(박학), 廣博(광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焞은 火(불 화)와 享(누릴 향)의 합자예요. 밝다란 의미예요. 火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享은 음을 담당해요(향→순). 밝을 순. 焞은 일반적으로 '성하다, 어슴푸레하다'란 뜻으로 사용해요. 이 경우는 음도 달라져요. 성할 퇴. 어스름할 돈. '밝다'란 의미는 이름자에만 사용해요. 焞이 사용된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焞焞(퇴퇴, 세력이 왕성한 모양), 焞焞(돈돈, 빛이 어슴푸레한 모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醫 의원 의 博 넓을 박 焞 밝을 순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學 ( )焞 ( )術
3. 본인이 만났던 좋은 의사 분이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