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 제 19대 대통령 당선!

 

 

오늘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는 축배를 들겠군요. 떨어진 다른 후보자들은 석배를 들겠구요. 무슨 술들을 마실까요? 모두들 사진의 술을 마셨으면 좋겠어요. 복분자 주(酒). 마시면 요강을 뒤집을 정도로 강한 오줌발을 발산한다는 이 술을 마시고 당선된 이는 정력적으로 국정을 수행하고 떨어진 이는 기운내서 차후의 일들을 모색하라는 뜻으로요.

 

 

중국에서 정치 지도자와 술의 관계를 언급한 최초의 내용은 하나라 우임금과 관계된 내용이에요. <전국책>에 보면 우임금 당시 의적(儀狄)이라는 신하가 술을 만들어 바쳤는데, 우임금은 술 맛을 본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맛이 참으로 좋구나. 그러나 이로 인해 후일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겠도다." 이후 우임금은 의적을 멀리했다고 해요. 우임금의 예언처럼 실제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술로 인해 나라를 망쳤죠. 우리 현대사만 해도 박정희 대통령이 술좌석에서 돌아간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물론 이 경우 술이 직접적으로 나라를 망쳤다고 보기는 어려울수 있어요. 하지만 그가 유신 정권 후반기 술에 많이 의지했던 점을 생각하면 술이 그의 그릇된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최초로 술과 정치와의 관계를 보여줬던 우임금에 관한 내용은 <맹자>에도 나와요: "우임금은 맛있는 술을 싫어하고 선한 말을 좋아했다." 앞의 인용문 "맛이..."의 변주곡같은 이 말은 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치 지도자가 감각적 쾌락[술]에 탐닉하면 정치를 그르치고 이성적 판단[선한 말을 좋아함]을 중시하면 정치를 잘할 수 있다는 의미로요. 이번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피부 미용 시술이니 기 치료니 하여 일종의 감각적 쾌락에 탐닉하여 정치를 그르쳤다고도 볼 수 있잖아요?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요.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가 감각적 쾌락에 탐닉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적어도 가장 가까이 그를 보좌할 동지같은 부인이 있고 삶 자체가 감각적 쾌락과는 먼 길을 걸어온 사람이니까요. 부디 그가, 대선 후보 시절 언급한대로,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좋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의 한자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라고 읽어요. 酒는 두 가지로 풀이하죠. 하나: 술병에서 술이 흘러나오는 모양을 그린 것으로 보는 풀이예요. 이 경우 氵(水의 변형, 물 수)는 흘러나오는 술 방울을 그린 것이고, 酉는 술병을 그린 것이라고 봐요. 술병을 그린 酉에서 兀은 술병의 목과 입구를 그린 것이고, 曰은 술병의 몸체와 여기에 담긴 술을 그린 것으로 보죠. 둘: 氵(물 수)와 음력 팔월의 의미를 지닌 酉(열째지지 유)의 합자로 보는 풀이예요. 음력 8월에 추수한 곡식과 물을 혼합하여 발효시킨 음식이 술이라고 풀이하죠. 술 주. 酒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酒店(주점), 酒宴(주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정리 문제가 필요없겠죠? 우리도 새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축배를 들어 볼까요? 복분자주(覆盆子酒)로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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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 2017-05-1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심오한 의미가 잇엇네요

찔레꽃 2017-05-10 21:59   좋아요 0 | URL
아이고...‘심오‘까지는... ^ ^
 

 

 

"선생님, 만일 누군가 백성들에게 널리 은덕을 베풀고 뭇 백성들의 곤고함을 해결해 준다면 그를 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할만 할런지요(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아, 그런 경지는 인이 아니라 성의 경지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일은 요순도 달성하지 못한 일이란다(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 其有病諸)."

 

내일 모레가 대선 투표일이군요.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자신을 뽑아 달라며 갖가지 공약을 내걸고 있는데, 그 공약들을 총괄하면 위 사진에 나와있는 글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시제중(博施濟衆). <논어> '옹야'장에 나오는 공자와 자공의 대화 내용을 압축한 표현으로, '널리 은덕을 베풀고 뭇 백성들을 구제한다' 뜻이에요. 한의원에 가면 많이 보게 되는 액자로(위 사진도 어느 한의원에 갔다가 찍었어요), 보통은 인술(仁術)의 의미로 사용하지만 원래는 정치적 의미예요.

 

비록 왕조 시대는 아니지만 여전히 대통령은 우리 삶의 명운을 좌우하는 막강한 권한을 소유하고 있죠. 그런 대통령이 만일 박시제중보다 협시제소(狹施濟少)에 착안하여 정치를 한다면 많은 이들이 삶의 질곡에 시달릴거예요.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협시제소에 착안한 정치를 하여 많은 이들을 힘들게 했던 것 아닐까요? 새로 뽑히는 대통령은 반드시 박시제중의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정치에 임해야 할 거예요.

 

박시제중을 하려면 카리스마 리더십 보다는 화의(和議)의 리더십이 더 적합할 것 같아요. 상대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며 합의를 중시하면서도 합의된 의견에 대해서는 뚝심을 갖고 추진할줄 아는 그런 리더십 말예요. 이 번 대선 후보들 중에는 누가 이런 리더십을 가졌을까요?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十(열 십)과 尃(펼 부)의 합자예요. 널리[十] 두루두루[尃] 안다는 의미예요. 넓을 박. 박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廣博(광박), 博士(박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旎(깃발펄럭이는모양 이)의 약자와 匜(주전자 이) 약자의 합자예요. 펄럭이는 깃발처럼 널리 펼친다는 의미예요. 匜의 약자는 음을 담당하면서(이→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물을 제공해주는 주전자처럼 널리 상대를 돕는다는 의미로요. 베풀 시. 施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施恩(시은), 普施(보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물이름이에요. 지금의 하북성 찬황현 서남쪽 계곡에서 흘러내려 동쪽의 민수로 유입되던 물줄기를 가리키던 명칭이죠. 氵(水의 변형, 물 수)로 뜻을 표현했고, 齊(가지런할 제)로 음을 표현했어요. '건너다, 구제하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제수(濟水)를 건너다, 제수에 빠진 이를 구하다란 의미로요. 건널(구제할) 제. 濟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救濟(구제), 濟渡(제도, 중생을 구제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乑(나란히설 음)과 目(눈 목)의 합자예요. 바라보고 있는 이들이 많다란 의미예요. 무리 중. 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大衆(대중), 群衆(군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博 넓을 박   施 베풀 시   濟 건널(구제할) 제   衆 무리 중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救(   )   廣(   )   (   )恩   大(   )

 

3.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점을 한 가지만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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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꽃을 좋아하시는지요? 혹 모란을 좋아하시는지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1903-1950)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에요. 전통적으로 모란은 '부와 귀'의 상징이었죠. 그런데 이 시에서는 그런 상징을 떨치고 '보람과 찬란'이란 상징을 입혔어요. '보람과 찬란'이 '부귀'와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유관한 것도 아니예요. 무엇보다 이 시에서는 보람과 찬란이 사회적 신분의 상승이나 물질적 풍요와 연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이 시의 '보람과 찬란'은 어찌보면 무목적의 목적이며, 굳이 그 무목적의 목적을 명명하라면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점에서 이 시는 유미주의적 경향을 띈 시라고도 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의 한자는 '군방청향 서창만시의 부귀길상(群芳淸香 書窓滿詩意 富貴吉祥)'이라고 읽어요. '뭇 꽃들 맑은 향기 풍기니/  서창에 시의가 가득하구나 / 참으로 부귀길상의 꽃이로다'란 뜻이에요. 모란을 그린 그림의 화제인데, 그리 좋은(?) 글은 아닌 듯 싶어요. 짜집기한 글인지, 글자 수도 일정치 않고 맥락도 다소 어색해요.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 글귀가 전통적 모란관과 김영랑의 현대적 모란관이 겹합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에요. '군방청향 서창만시의'는 김영랑의 현대적 모란관에 가깝고 '부귀길상'은 전통적 모란관이거든요. 조잡한(?) 화제지만 무의도의 의도로 전통과 현대를 결합시킨 의미있는 화제가 된 듯 싶어요. 꿈보다 해몽이 좋은가요?  화제의 끝에 쓴 설송(雪松, 눈 내린 소나무)은 그림을 그린 분의 아호예요.

 

 

한자를 몇 자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羊(양 양)과 君(임금 군)의 합자예요. 무리 혹은 무리짓다란 의미예요. 양은 무리지어 다니길 좋아하기에, 양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君은 음을 담당해요. 무리 군. 群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群衆(군중), 群舞(군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艹(풀 초)와 方(放의 약자, 놓을 방)의 합자예요. 향기를 풍기는 풀이란 뜻이에요. 芳은 음도 담당하죠. 꽃다울 방. 芳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芳年(방년), 綠陰芳草(녹음방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穴(구멍 혈)과 悤(바쁠 총)의 합자예요. 공기와 빛을 통하게 하는 구멍이란 의미예요. 穴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悤은 음을 담당해요(총→창). 창 창. 窓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窓戶(창호), 窓門(창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滿은 氵(물 수)와 㒼(평평평할 만)의 합자예요. 물이 그릇 입구와 수평을 이룰 정도로 그릇에 가득 담겨있다는 의미예요. 가득할 만. 滿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滿員(만원), 充滿(충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宀(집 면)과 畐(가득할 복)의 합자예요. 집안 가득히 온각 재화를 충만하게 준비해 놓았다란 의미예요. 부유할 부. 富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貧富(빈부), 富裕(부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貝(조개 패, 재물 혹은 돈의 의미)와 臾(簣의 초기 형태, 삼태기 궤)의 합자예요. 삼태기에 재물(돈)을 담아 지불해야 할 정도로 값비싼 물건이란 의미예요. 귀할 귀. 貴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貴金屬(귀금속), 貴賓(귀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士(선비 사)와 口(입 구)의 합자예요. 학문과 덕행을 닦은 선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다 좋은 말이다란 의미에요. 吉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吉運(길운), 吉兆(길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示(神의 약자, 귀신 신)과 羊(양 양)의 합자예요. 양처럼 순하고 착한 이에게 신이 내리는 복이란 뜻이에요. 상서롭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복은 좋은 것이다란 의미로요. 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祥瑞(상서), 嘉祥(가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群 무리 군   芳 꽃다울 방   窓 창 창   滿 가득할 만   富 부유할 부   貴 귀할 귀   吉 길할 길   祥 상서로울 상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戶   充(   )   (   )舞   嘉(   )   (   )賓   (   )運   貧(   )   (   )年

 

3. 좋아하는 꽃과 그 꽃의 상징에 대해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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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빙 -- 오래 전 공주(公州)에서 본 레스토랑 이름이에요. 이 레스토랑 이름이 잊혀지진 않는 건 전혜린씨의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에 나오는「다시 나의 전설 슈바빙」때문이에요. 독일 뮌헨에서 유학하던 시절 머물렀던 슈바빙을 회상하며 쓴 이 수필에는 슈바빙의 자유로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기풍을 그리워하는 진한 향수가 담겨 있어요. 이 슈바빙이란 간판을 대했을 때의 느낌은 친근함과 정겨움 그런 거였어요. 독일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한 지방 도시의 레스토랑 이름을 보고도 슈바빙에 대해 친근함과 정겨움을 느끼는데, 현지를 간다면 그 친근함과 정겨움은 배가 될 것 같아요.

 

 

사진은 '완화계(浣花溪)'라고 읽어요(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아낸 사진인데 출처를 잊었네요). '꽃을 빠는 내'란 뜻이에요. 맑은 물에 비친 꽃을, 마치 강물이 꽃을 씻어주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에요. 완화계는 두보(杜甫, 712-770)와 여류 시인 설도(薛濤, 768-832)와 관계된 시내로 우리 선조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에요. 두보와 설도는 이곳 주변에 초당을 짓고 문인들과 교류하며 가작(佳作)을 내놓았죠. 이곳에서 지어진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것에 '객지(客至, 두보 작)'와 '춘망사 사수(春望詞 四首, 설도 작)'가 있어요. 사진은 이 가작의 산실인 완화계를 그리워하며 새긴 각자(刻字)로, 우리나라에 있는 거예요. 이 완화계를 새긴 사람이나 보는 사람들은 필시 두보나 설도의 작품을 떠올리며 친근함과 졍겨움을 느꼈을 거예요. 마치 제가 '슈바빙' 간판을 보고 느낀 것 처럼요.

 

 

이제는 각자를 새기거나 마음 속으로만 사모하지 않고 손쉽게(?) 완화계를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죠(완화계는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에 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완화계나 그 주변에 있었다는 두보와 설도의 초당이 옛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이에요.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세월이 아니라 왜곡된 복원이란 사실이에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예의 중국인의 그 거대주의 때문에 완화계나 초당의 소박한 정취를 느끼기 어렵도록 거대하게 복원했다고 나오더군요. 이렇게 보면 완화계를 직접 가볼 수 없었던 옛 분들이 오히려 더 행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비록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늘 마음 속에 새기고 그리워할 수 있었으니 말이에요. 찾아가서 실망하는 것 보다 이편이 더 낫지 않겠어요? 저도 슈바빙을 가보지 말까봐요(갈 형편도 안되긴 하지만). 전혜린 씨의 수필에서 느꼈던 그 정감을 잃고 실망할까 봐서요. ^ ^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의 변형, 물 수)와 完(완전할 완)의 합자예요. 옷을 빨았다는 의미예요.   氵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完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옷을 빨아 온전히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의미로요. 빨 완. 浣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浣雪(완설, 원죄를 씻어 줌), 浣沐(완목, 발을 씻고 머리를 감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흐드러지게 핀 꽃 혹은 꽃가지라는 뜻이에요. 艹와 化(될 화)의 합자예요. 艹는 본래 꽃가지가 늘어진 모양을 그린 거였는데, 후에 풀초[艹]의 모양으로 변했어요. 化 역시 처음에는 지금과 다른 모양의 글자로 '펴다'라는 뜻으로 사용됐었어요. 꽃 화. 花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百花齊放(백화제방, 사상과 주장이 만개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 花卉(화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氵(水의 변형, 물 수)와 奚(어찌 해)의 합자예요.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이란 뜻이에요. 氵로 뜻을 표현했어요. 奚는 음을 담당해요(해→계). 시내 계. 溪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碧溪水(벽계수), 淸溪(청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浣 빨 완   花 꽃 화   溪 시내 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百(   )齊放   (   )沐    淸(   )

 

3. 다음 시를 읽고 느낌을 말해 보시오.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바람에 꽃은 날마다 시드는데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아름다운 기약 오히려 아득하네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그대와 한마음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헛되이 동심초만 묶고 있네    (설도, '춘망사' 4수 중 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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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말씀하셨다. “(), 그대에게 명하노니 음악을 맡아 태자와 공경대부들의 맏아들들을 가르치되 강직하면서도 온화하고, 너그러우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으며, 굳세면서도 거칠지 않고, 간략하면서도 오만하지 않은 이가 되도록 가르치시오. 시란 마음속에 있는 뜻을 말한 것이고, 노래란 시를 길게 읊조린 것이며, 음계란 노래에 의거해 만들어진 것이며, 가락이란 음계를 조화시킨 것이오. 팔음이 충분히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음계를 빼앗지 않아야 신과 사람들이 화평하게 될 것이오(帝曰, , 命汝典樂敎胄子, 直而溫, 寬而栗, 剛而無虐, 簡而無傲. 詩言志, 歌永言, 聲依永, 律和聲. 八音克諧, 無相奪倫, 神人以和)." 
 


상서(尙書)』「순전(舜典)」에 실려있는 내용이에요. 시와 노래와 음악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흔히 시와 노래의 기원(혹은 성격)을 언급할 때 많이 인용되는 대목이지요. 위 인용문을 보면, 시와 노래는 음악에서 기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따라서 시와 노래는 음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지요. 각각의 영역이 독립된 예술로 전문화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흔적은 남아 있지요. 좋은 대중가요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금을 울리는 가사 그것은 곧 시이며, 그 가사를 소리내어 부르는 것 그것이 곧 노래이며, 그 노래를 7음으로 표현한 것 그것이 곧 음계이며, 그 음계를 적절히 조화시킨 것 그것이 곧 가락이지요. 작년도 노벨 문학상을 대중가수 밥 딜런에게 수여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상서』「순전」의 논리에 의하면 부질없는 논란이었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반자 도지동(返者 道之動)'이란 말처럼 그간 분화되었던 영역이 다시 합쳐지는 예후를 보여준 시상이 아니었나 생각돼요. 앞으로도 적지 않은 음악인들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 것 같아요.

 

 

위『상서』「순전」의 음악 이론이 갖는 특징은 음악을 정치와 관련짓고 있다는 점이에요. 음악을 단순히 개인의 정서를 표현한 예술로 보지 않고 통치의 수단으로 보고 있는 점이지요. 조선왕조 초기 세종대왕이 박연 등을 등용하여 음악을 정리한 것은 바로 이런 관점을 반영한 것이지요. 음악이 정치와 관련이 있기에 음악과 관련있는 시 -- 넓게는 문학 -- 와 노래도 당연히 정치와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지요. 과거에 시교(詩敎)라 하여 시를 가르침의 수단으로 여긴 것이나 민간의 가요를 채집하여 정치의 득실을 살핀 것은 이런 관점에서 기인한 것이지요. 한 때 참여 문학과 순수 문학 그리고 대중가요와 고전음악의 논쟁이 있었는데, 『상서』「순전」의 논리에 의하면 부질없는 논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정치(사회)를 떠난 문학과 음악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모든 문학은 참여 문학이며 모든 노래는 대중 가요(음악)인 것이지요. 참여나 순수 혹은 대중과 고전의 논쟁도,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처럼, 그간 분화되었던 것이 다시 합쳐지는 예후를 보여준 논쟁이 아니었나 생각돼요. 실제 그런 논쟁이후 문학과 가요를 이분법으로 대하는 의식은 많이 완화된 것 같아요. 지금 그런 이분법으로 문학과 가요를 대하는 사람은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잖아요? 

 

 

사진은 어느 자동차의 트렁크 외면에 있는 한자를 찍은 거예요. '영(詠)'이라고 읽어요. '읊다'란 뜻이에요. 보다 정확하게는 '노래한다'란 의미예요. 『상서』「순전」에 나온 "노래란 시를 길게 읊조린 것이며(歌永言)"의 의미가 바로 '영(詠)'이기 때문이에요. '영(詠)'과 '가(歌)'는 이음동의어(異音同意語)라고 할 수 있어요.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차는 곧 시이며 노래이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일반적으로 차를 말[馬]에 비유하지만 시와 노래에 비유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차는 대개 긴 거리를 이동할 때 사용하고 운행 모습을 보면 운전자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으니, '노래란 시를 길게 읆조린 것이며, 시란 마음의 뜻을 표현한 것'이란 『상서』「순전」의 내용과 잘 부합하잖아요? 사진의 차 주인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요?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분명한 건 차에 부착하는 글씨치고는 꽤 신선하다는 점이에요. '낯설게 보기'를 통해 '생각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요.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詠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읆조린다'란 의미로 言(말씀 언)과 永(길 영)의 합자예요. 읊을 영. 詠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吟詠(음영), 詠歌(영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는 필요없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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