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년시절 내 방에는 조그만 다락방이 연결되어 있었다. 부모님은 이 곳을 창고로 사용하셨기에 먼지 마신다고 올라가지 못하게 하셨지만, 몰래몰래 그 곳에 올라가곤 했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구닥다리 책도 읽고, 과일박스를 뒤져 몰래 제삿상에 올라갈 과일도 훔쳐먹고 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를 매료시켰던 것은 다락방 정 중앙에 있던 조그만 창문이었다. 그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는 것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었다.
창의 크기 때문이었는지, 혹은 그 곳에서만 보이는 위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락방'이라는 왠지 포근한 이미지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다락방의 창'을 통해 보이는 피사체는 언제나 조금 달랐기에 나도 모르게 다락방의 창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락방은 이런 이미지인 걸까. 이 책, '꿈꾸는 다락방'은 꿈과 실현에 대한 책. 사실 다락방과 내용은 전혀 관련이 없지만 왠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다락방의 포근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꿈이라..

어쩌면 꿈이라는 단어의 어감 자체가 왠지 달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실현되지 않는' 그런 뉘앙스가 포함된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작가 '이지성'은 책 속에서 누구나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서의 '꿈'을 논한다. 그리고 그 방법론 역시 매우 간단하다. 단 하나의 명제,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lization).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그야말로 명쾌한 다락방의 법칙

이른바, R=VD 법칙. 끝없이 바라고 염원하면, 반드시 자신의 꿈을 이룩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어쩌면 허황될 수도 있는 이론이지만, 저자는 믿지 않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뿐, 믿으면 이루어진다고 열변을 토한다. 그리고 아놀드 슈와제네거, 스티븐 스필버그, 에스테 로더, 콘라드 힐튼 등의 대단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사례와 함께 자기 자신의 사례를 피력한다. R=VD를 믿게 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법칙의 수혜자가 되기를 원한다.

어쩌면 그 법칙 자체는 작년 우리나라 출판계를 뒤흔들었던(정말 뒤흔들었다는 말이 어울린다) '시크릿'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몇몇 중요인물들이 겹치는 부분도 있고. 시크릿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꽤 혼란스럽다. 정말 바라고 염원한다는 것만으로도 꿈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정말 그렇게 쉬운 것일까? 아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자기 자신조차 자기의 꿈이 이루어질 것을 100% 믿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 자신조차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 R=VD라는 법칙 역시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100% 믿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하지만 분명 모든 일에는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책 속의 '법칙'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을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행복한 방향으로 향하고 또 그것을 확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분명 그 효과는 대단히 좋을 것이고 그렇기에 이 법칙은 굉장히 강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지만. 어쩌면 최근의 수많은 '긍정'이니 '무슨무슨 힘'이니 하는 자기계발서들의 모든 의견을 가장 원론적인 '나 자신'이라는 부분에서 강력하게 밀어내는 그런 '법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인 '실용적'인 방법론들. 끝없이 R=VD 법칙과 그 실현자들의 사례만을 나열하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에 든다

시크릿과 다른 점이라면 좀 더 실용적이고, '한국적'인 느낌이랄까.  R=VD. 말은 쉽지만 실천하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고, 또한 실제로 믿기 위해서 대체 어떻게 하면 믿을 수 있을까 라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 '실천'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여러 사람들의 성향적인 다양함을 배려하여, '글로 적으면서', 혹은 '말하면서', 또는 '동영상을 통해' 등등 다양한 방법론들로 VD의 실천을 도와준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가상의 멘토' 부분이었다. 나 자신이 존경하는 실존인물, 혹은 가상인물을 눈 앞에 있는 것처럼 그들과 대화하고 그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또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데 활용하는 것. 활용하기에따라 정말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자신의 '상상의 멘토'를 만들어내는 것. 참 효과적인 멘토링 방법 중 하나 아닌가!

다락방. 유년시절의 다락방에는 꿈이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어린시절 다락방에서 꾸었던 꿈들은 대부분 이루어냈다. 물론 그 어린 시절의 꿈이라는 게 워낙 별 것 아니기도 했겠지만 왠지 그 시절이었기에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은, 어른이 되고 '합리적'이라는 이름의 '의심'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으며 계속 '그 때 그 시절의 다락방으로 돌아가봤으면'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조금 더 나 자신을 믿고, 조금 더 내 꿈을 믿고 살아가는 것. 그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R=VD 마니아였던 에스테 로더, 콘라드 힐튼, 나폴레옹, 아인슈타인... 느낌좋은 표지에 강렬한 인상의 한 문장. 다만 오타(힐튼는)는 좀 깬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rine 2008-04-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참 잘 찍으시네요. 초점을 정말 잘 맞추시는 것 같아요

광서방 2008-04-02 15:57   좋아요 0 | URL
marine > 뭘요 ^^;; 칭찬 감사합니다. 요즘 카메라들이 좋아서 그렇게 보이시는 듯 합니다. 똑딱이인걸요~

parkkun 2014-12-1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료로 퍼갈게요 감사합니다.
 
쿨하게 한걸음 -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십대. 10대의 꿈과 20대의 열정에 세상과의 경험이 덧붙여져, 여러 가지 모양의 1차적 완성물이 나오는 때. 그것이 세상과의 타협이 한껏 묻은 반들반들함일 수도 있고, 혹은 수많은 세상의 벽과의 다툼 속에서 흠집 투성이일 수도 있고, 또는 끝없이 갈고 닦아 무언가를 뚫기 위해 뾰족하게 연마된 것일 수도 있고. 인생의 모든 시기가 다 그 시기만의 반짝임과 특별함을 갖고 있겠지만 왠지 30대란 그 시기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첫번째 완성의 시기가 아닐까 한다. 어렴풋하지만 그 이후에는 결코 쉽게 바꿀 수 없는 빛깔과 모양이 결정되는.
뭐, 나 자신이 겪고 있는 시기여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 연수는 그런 삼십대 속에서 그간의 자신의 삶 속에서 수많은 공허를 발견하고, 이에 방황한다. '여백투성이'였던 그녀의 봄날. 그리고 그 봄날의 여백만큼 초라한, 뭐 하나 특출날 것 없는 그런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항을 시작한다. 그 첫반째는 별볼일없는 연애를 청산하는 것. 그리고 그 두 번째는 '삼십대의 싱글이 부릴 수 있는 최대이자 마지막 호기'인 사표 던지기였다. 그렇게 새로운 빛깔과 모양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 하지만 당연히 주위의 사람들은 '애인도, 직장도 없는', '그렇다고 예쁘지도 않고, 특출난 재능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겉보기 등급에 조바심과 우려를 끊임없이 내보이고, 연수는 그런 우려가 마치 대항해야 할, 그래서 변화해야 할 자신의 현 모습의 잔재인 양, 자기 자신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이 작품으로 창비 장편 소설상을 받은 작가 서유미는, 그런 그녀의 변화하는 모습과 생각,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주위 가족 친지들의 우려, 그리고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 속에서 삼십대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의 고민과 고통, 그리고 기쁨과 꿈 등을 참 세심하게도 그려낸다. 그 덕분에 어쩌면 밋밋하고 감동을 이끌어내는 큰 감정의 클라이맥스가 없는 그런 구성 속에서도 폭 빠져들게 만드는 아기자기한 흡입력과 사소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맛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30대가 가질만한, 공감을 어찌나 잘 이끌어내는지. 쉽게 결정하고 전력으로 달리고, 결과가 실패라면 눈 질끔 감고 퉤 하고 침 한 번 뱉고 다른 방향으로 달릴 수 있는 십대 이십대가 아닌, 뭔가 조그만 것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참 여럿 고민하고 재보고 망설이기 일쑤인 삼십대의 성향을 마치 글로 표현한 듯한 그녀의 정교한 세부 묘사와 심리의 갈팡질팡이 그저 소재가 아닌 전체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비록 개인적으로 '남자'이기에 조금 덜하기는 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동감하며 즐겁게 읽었을 정도니, 여성이라면 훨씬 더 공감의 폭이 넓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삼십대. 그 어감만으로도 묵직한 무언가를 되새기게 하는 그 단어 속에서 나 자신은 어떤 꿈을 꾸는가. 그리고 나의 삼십대는 어떤 빛깔과 모양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는가. 무엇보다 나 자신은 나 자신을 위해 '쿨하게 한걸음'을 내딛고 있는가.
내딛고 있지 않다면 내딛어야겠지. 이 책의 주인공 이연수처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
이용림 지음 / 원앤원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설 정도의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의 주식투자 책이라. 휴대성을 강조한 저자의 의도가 느껴지는 면이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폭락이 이루어지는 현 시점. KOSPI 지수가 1500까지 내려갈 거라느니, 펀드가 쫄딱 망했냐느니 하는 참 힘든 이 시점에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이 나온다는 것. 어쩌면 참 용감한 결단(?)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동시에, 분명 이 시기에도 '버는 사람들'은 있다. 실제 작년 미국 증시의 그 큰 난리에도 엄청난 돈을 벌어서 먼 이국의 우리나라 신문 경제면 1면을 장식했던 사람도 있었고. 참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언제나 통하는', 이른바 왕도는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이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고.

책의 첫머리에 저자는 마젤란 펀트의 피터 린치의 저서, Learn To earn을 언급하면서 '많이 벌기 위해 많이 배워야 한다'는 진리를 피력한다. 이 책은 그런 '많이 배우기 위한' 것들을 담아둔 일종의 참고서인 셈이고. 그래서인지 책 속의 수많은 지식들, 내용들은 참 간단명료하면서도 요긴해보인다.


Part 1. 올바른 투자마인드를 정립하라.
Part 2. 상황에 적합한 매매원칙을 구사하라.
Part 3. 주가가 상승하는 좋은 주식을 골라라.
총 3가지의 원칙으로 구성된 이 책은 투자마인드, 매매원칙, 좋은 주식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기본으로 각각의 요소에 대한 간단명료하지만 핵심을 꿰뚫는 그런 지식과 지혜로 구성되어 있다. 책 자체도 소설책처럼 휴대가 간편한 작은 크기이며, 이동 중이나 사람을 기다리며 잠깐씩 읽을 수 있도록 짧은 분량으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에서 그 의도가 느껴진달까?

개인적으로도 이동하면서 그런 하나하나의 지식들을 흡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이 주식투자구나...라고 나도 모르게 동의하면서. 특히 그간 읽어왔던 워렌 버핏이니 벤저민 그레이엄이니 하는 거장들의 이야기와 겹쳐지는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어서 더 믿음이 갔고. 그리고 그런 내용들을 하나하나 잘 정리했다는 일목요연함이 참 좋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많은 전문가들의 추천사. 수많은 지식들의 명료한 정리만으로도 그 이유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을 달달 외운다고 해서 누구나 돈을 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겠지. 하지만 책 첫머리에 언급했던 것처럼 '많이 벌기 위해 많이 배워야 한다'는 진리는 분명 기본 중의 기본일 거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진리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주식투자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면 한 손에 들고 자주 꺼내 읽으면서 참고할만한 좋은 참고서가 아닐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 부엔리브로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TV라는 이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만났던 신해철은 어쩌면 내 나이 또래의 수많은 이들에게 '음악', '밴드'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규정지어주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 '밴드'를 보았던 1988년의 가을을 아직 기억한다.

그리고, 무한궤도가 진행했던 라디오를 통해 라디오의 즐거움을 알았고, 그의 앨범을 통해 레인보우와 디오를 소개받으면서 록의 즐거움을 알았다. 그리고 중, 고등학교 때의 넥스트는 매일 듣다시피 했고. 그리고 그와 넥스트의 앨범이라면 빼놓지 않고 일단 구매하고 보는 '필구' 밴드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어쩌면 대학 시절,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극히 꺼렸던 나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락밴드 활동을 했던 것도 '넥스트'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이 될 정도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러 의미에서 그가 나에게 미친 영향은 참 컸다


하지만, 역시 관심이 잦아들면 흥미나 애정도 잦아드는 법일까. 그렇게 좋아하고 즐겁게 들었던 그의 음악을 언제부턴가 듣지 않기 시작했다. 가끔씩 들려오는 소식들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며 받아들였고. 그게 호의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렇게 여과없는 받아들임의 시간 속에서 그는 '과거에 좋아했던 뮤지션'이 되어갔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아, 예전에는 참 좋았는데, 신해철도 나이가 먹긴 먹었나봐. 옛날이 훨 좋았어'라는 식으로 나 자신에게 푸념을 던져대고 있었는지도.

그러던 중, '쾌변독설'이라는 책을 냈다는 소식에 구미가 당겨 읽게 되었다. 그래도 나의 음악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던 뮤지션이었기에 아직 관심이 남아있었던걸까? 왠지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에 잡았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신해철이 직접 집필한 것이 아니라 7일간의 인터뷰라는 것에 대해 조금 거부감이 생겼지만, 역시 달변가는 달변가였다. 그리고 전문 인터뷰어라는 지승호씨의 말끔한 진행도 훌륭했고. 가끔씩은 '신해철을 휘두르다니. 전문 인터뷰어라는 직업이 대단하긴 하구나...'라고 혼자 킥킥대기도 해면서.

인터뷰는 크게는 뮤지션으로서의 그와,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시민 - 이 정도로 자신의 발언이 큰 힘을 발휘하는 사람을 '보통 시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으로서의 그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된다고 볼 수 있겠다.

먼저 음악적인 입장에서의 그를 바라보면서 참 여러 가지를 느꼈다. 과거 내가 그를 흠모했을 시절의 이야기들은 다시 한 번 나에게 그 시절의 추억을 되돌릴 수 있는 그런 각별한 경험으로 다가왔고, '왜 이렇게 변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그의 달변 때문일까? 신기하게도 변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동질감이 느껴졌던 것은. 특히 디지털과 아이돌의 습격을 받으면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우리나라 음악계의 이야기는 참 동감 그 자체였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 하고 있는 후련함이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참 좋아했던 '그대에게'가 '타깃 프로듀싱'한 곡이었다니. 그럼 나도 낚인 거였네? 크하하하하!!

그리고 한 시민으로서의 이야기. 그만큼이나 발언 하나하나가 기삿거리가 되고, 연예인, 혹은 공인이라는 입장에서도 자기 할 말 다 하고, 문제가 있다 느끼면 고소해서 승소하고(언론중재 위원회 4전 4승이라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웃었다. 연예인으로서 기자와 싸워 이길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만 이기기까지 하다니. 정말 이 부분은 박수칠만 하다), 또 자기 자신의 삶을 자기 뜻하는 대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참 대단함을 느꼈다. 비록 그의 모든 생각에 동감하진 않지만 적어도 그렇게 자신의 소신을 밝혀나갈 수 있다는 점만은 높이 사고 싶다. 그리고 닮고 싶은 면이기도 하고. 나 자신도 분명 소신있게 살아간다고 자부하지만 가끔씩은 굽힐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그 경우들 중에서는 나 자신이 겁장이처럼 피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많은 책을 읽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경청함으로써 쌓아온 그의 지식, 그리고 그의 말솜씨는 참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솔직히 제목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이야기들은 절대 독설도 아니고 쾌변도 아니다. 그저 자기 의견을 확실히 피력할 뿐. 아, 이 세상에서는 그런 걸 독설이라 부르던가?

이 책을 들고 나니면서 읽던 며칠 전 전철에서 본 한 무가지에 그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더랬다. 마침 책을 다 읽어가던 터에 반가워서 꺼내 읽어본 결과, 재미있게도 이 책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더라. 발매 첫 날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면서. 과연 이 책을 어떤 사람들이 사서 봤는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내 독서편력에서 참 오래 기억될만한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인터뷰를 모은 책이라는 기본적인 효용(?)을 만족시켰을 뿐 아니라, 음악을 위시한 다양한 소재에서 나와 동감하거나 혹은 반목하는 여러 의견을 나누며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는 면에서 말이다. 비록, 그 영향을 받는 것은 나 혼자 뿐이라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말이다.

신해철씨와 지승호씨. 언젠가 한번쯤은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손에는 '쾌변독설', 그리고 다른 손에는 그의 인터뷰가 담긴 무가지를 들고 읽는 기분도 참 각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허둥지둥
켄 블랜차드.스티브 고트리 지음, 조천제.황해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의 삶은 연속된 사건과 일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사건과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는 방법론과 개념에 대해서는 참 다양한 고민이 이루어져 왔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런 방법론들을 따라하거나 혹은 자신에 맞게 수정해서 사용하거나 하면서 좀 더 효율적인, 좀 더 시기에 맞는 그런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
이런 노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업무적인 일과 개인적인 일을 떠나, 자신이 관련된 모든 일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제대로 처리하고 행복하고 보람있는 삶을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목적을 위해 프랭클린 플래너와 PDA를 병용하고,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 이틀도 못가는 플래너는 찢어라, 메모의 기술이나 굿 타이밍 같은 책들을 지속적으로 읽고 지금도 계속 노력 중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감을 찾아간다는 자신감이 조금은 올라오기도 하고(아직 멀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The On-Time, On-Target Manager. 원판의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 참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참고로 책의 속표지


이 책, 굿바이 허둥지둥은 그런 계획적인 삶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서랄까. 크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세 가지. '우선순위', '타당성' 그리고 '헌신'이다. 중요한 일부터 하나씩,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사람과 함께 적절한 타당성을 갖고 헌신적으로 하라는 것. 어쩌면 너무나 일반적이고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는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한 부족함으로 실패를 경험한 주인공 밥이, 멘토격인 CEO(Chief Effectiveness Officer, 최고 효율성 책임자)의 도움으로 크게 깨달음을 얻고 결국 새로운 CEO가 되는 식의 너무나 스테레오타입의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에 처음에는 솔직히 실망했다. 켄 블랜차드라는 작가의 명성이 아깝다는 느낌이었달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이 책이 갖고 있는 것은 비단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저 지식과 방법론적인 측면(다른 책에서도 여러 번 접한 바 있는)이 아닌 진정한 삶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있달까. 분명 '효율성'이라는 면으로 말했을 때 훌륭하게 일처리를 하고, 또 그 성과를 낸다고 해서 모두가 '보람있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냐고 묻는다면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업무적으로는 100점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가정에 0점이라면, 혹은 친구 관계가 0점이라면, 혹은 건강이 0점이라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서 쉽게 보인다는 사실, 나 자신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그런 공감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시간보다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되돌아봄의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사실 책 자체는 아주 쉽게 술술 읽히기도 하고. 그리고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사람의 행복이라는 것만큼 주관적인 것도 없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기준이 바뀌기도 하고. 보람? 그것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에 따라 당연히 똑같은 일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우선순위'는 바뀌기 마련이다. 어느 평일 아침, '지각하지 않고 출근하는 것'이 최고의 우선순위일 수 있겠지만, '심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동생의 고민 상담'이 더 우선일 수도 있다. 그러한 삶의 '우선순위', '타당성', 그리고 '헌신'과 '나 자신의 삶과 행복'과의 연결고리가 갖는 중요한 지혜를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이 책 속에 구체적으로 펼쳐진 ''방법론'적인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참 의미가 아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중한 것, 언제 어디에서냐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그것을 캐치하는 것. 그리고 실천하는 것. 그것만큼 소중한, 그리고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