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 2.0 - 분권화 트렌드와 미래 한국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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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들은 미래가 기계 중심의 사회로 바뀌고 인간들은 변두리로 밀려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기술의 발전을 잘 통제, 관리하면서 인간 중심의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이 책은 그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분권화와 디지털은 물론 우리사회에서도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었던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우리사회의 암호화폐 논란은 신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의 대립을 잘 보여줬다.그것이 중앙집권적 금융시스템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금융권력의 분권화를 통한 민주화를 이루어낼지, 글로벌 대기업 등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독점적 중앙권력을 탄생시킬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이런 논쟁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주요한 논쟁이다.

 

미래의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 중 수정되어야 할 관점은 이분법적 관점이다.3D 기술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나 소품종 대량생산을 뛰어넘는 다품종 대량생산을 낳을 수 있고, 새로운 기술이 직업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으며, 교육은 평준화와 다양화의 대립을 뛰어넘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주는 개별화로 이어질 수 있다.정치도 대의민주주의나 군중민주주의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책임성, 개방성, 참여를 모두 이끌어내는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새로운 정치제도도 결국 통치의 주체를 누구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규모 언론사들은 부진한 반면 개인 유튜버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과업형 기업, 소호경제, 슈퍼개인 등은 기존의 대규모 기업집단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개인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조직보다는 과업, 그러니까 콘텐츠 자체가 중시되는 것이다.이런 경제의 개인화와 기술발달에 기반한 가치사슬의 변화,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대처하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도 중요한 과제다.암호화폐의 검토를 포함한 금융시스템 개혁은 이런 새로운 변화에 발맞춘 경제개혁을 뒷받침할 것이다.또 건강 역시 큰 병원과 일반적인 치료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게 될 것이다.도시는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전통적인 개발이 아닌 하드웨어를 그대로 두고 주민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찾아 적용하며 삶을 변화하는 스마트시티, 스마트리빙이 적용될 것이다.

 

덩치가 큰 공룡은 강하지만 그만큼 둔하기 마련이다.빠른 변화가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변화를 따라가려면 기술에 대한 공부는 물론 유연성과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정치와 경제 모든 분야에서 조직이나 집단이 아닌 개인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부와 분권화 추진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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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53호 2019.여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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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국가들끼리는 서로 역사가 얽혀 있기 마련이다.특히 아시아는 각국의 현대사가 모두 파란만장했고 그만큼 심하게 얽혀 있었다.독북아는 물론 중동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 문인들의 목소리가 이 책에는 잘 담겨 있다.시대의 고통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며 평화를 소망하는 작가들의 모습은 큰 울림을 준다.남북 평화, 화해 분위기에 내부적인 분열과 갈등을 치유해야 한다는 처음의 지적부터 시작해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 베트남 전쟁, 소수자의 입장까지 억압, 차별이라는 폐단을 분명하게 지적한다.결국 이 모든 것은 나라, 인종, 빈부 등의 기준으로 경계선을 만들고 서로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것의 문제다.정체성을 묻고 출신을 따지는 것도 그런 문제를 잘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이미 상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고 좋은 작품을 써냈지만 내가 전혀 몰랐던 문인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나름 문학과 작가에 관심이 많지만 그럼에도 아예 처음 들어보는 문인들이었다.베트남, 중앙아시아, 중동의 문학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이 책은 우리가 잘 모르는 지역의 사람들도 전쟁, 평화, 인권, 차별이라는 우리가 흔히 다루는 주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세부적인 내용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을 구분짓고 규정하고 밀어내면서 산다.그것이 필요악일지라도 어느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해봐야 한다.내가 잘 모르는 먼 지역의 사람들도 우리와 비슷한 역사, 비슷한 걱정을 가지고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못내 반갑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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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들러스 타운의 동양 상점
우성준 지음, 송섬별 옮김 / 아토포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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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우울한 건 낯선 나라에 와서가 아닌지도 모른다.어쩌면 이 우울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이상하게도 이 깨달음이 울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오히려 희망이 샘솟았다.우울이 정말 내 안에 있는 거라면, 그 우울의 열쇠도 내가 쥐고 있다는 뜻이니까.나는 계속 자기 연민의 웅덩이 속을 헤엄칠 수도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다른 누가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다."(54페이지)

 

새로운 삶을 꿈꾸면서 이민을 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문학에서 항상 다뤄지는 주제다.이 책은 아메리칸 드림을 기대하며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들과 이민 2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영어를 못하고 아시아 물건을 파는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나간 이민 세대의 모습을 보며 그 고단함과 복잡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런 부모 밑에서도 차근차근 성장하며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남매의 모습이 기특했다.녹록지 않은 상황과 여러 사건사고 속에서도 각자 재기를 발휘해서 사태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로 먼저 가있던 사람의 변화와 뒤에 이동해서 그 변화를 낯설게 느끼는 부부의 모습, 사춘기 속에서 방황하고 뒤늦게 영어를 배우는 이민 2세의 모습도 이민으로 인한 가족관계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한국 어머니답게 자식을 위한 삶을 사는 여성과 그런 관습을 탈피한 새로운 여성의 삶을 보여주려는 여성의 관계도 눈여겨볼만하다.미국인과의 인연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부자간의 소통도 재치 있고 솔직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스스로를 이상한 가족이라 부르지만 이민 가족이 완벽하게 미국 사회에 융화되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어떤 가족이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도 그렇지만 한인 이민자들의 삶을 그려내는 작품들이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그들의 삶에서 느껴지는 고충과 희비는 문학적인 가치가 충분함에도 많이 다뤄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이 책은 특히 부부가 이민을 가서 자녀를 낳은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낳고 기른 자녀들을 데리고 이민을 갔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추억과 아련함도 작품 속에 잘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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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지 키워드로 읽는 시민을 위한 조선사
임자헌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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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지금 우리나라의 고민거리들이 조선시대에도 그 시대 나름의 모습으로 존재했다.나라는 누구의 것인지, 법으로 다스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약자를 어떻게 보호할지, 냉정한 국제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가진 것을 고르게 분배하려는 노력, 깨끗한 정치..는 여전히 우리 시대의 화두다.수백년 전의 왕조시대가 가지고 있었던 고민들이 사실 잘 들여다보면 낯익은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고전 번역 전문가인 저자가 중요한 주제 10가지를 키워드로 잡아서 과거의 논의들을 전달하며 지금의 이슈들에 대한 저자의 의견과 함께 다루고 있다.10가지 주제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다.과거에도 중요한 문제였지만 미래에도 역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선이 망국이라 하여, 성리학이 망국의 이념이라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부정적인 편견이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데 이 책은 그런 편견을 타파하는데 도움이 된다.과거사를 더 잘 돌아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고민을 이해하면 지금 닥친 문제들을 풀어가는데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문제의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 알맞는 책이다.우리나라가 불과 100년 남짓 전까지만 해도 왕조와 유학의 나라였고 식민지 시대, 전쟁, 독재의 시대를 거쳤다는 것을 이해하면 작금의 사회갈등을 이해하고 조정하는데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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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 아랍세계와 원자력 이야기
김병구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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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이라고 하면 보통 이슬람, 석유, 테러 등을 생각한다.그런 생각은 분명 지역을 이해하는 방법이지만 피상적이고 그 이면은 보지 못한다.예컨대 이 책에서만 해도석유자원에만 얽매이지 않으려고 원자력 개발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그 원자력 개발에 우리나라도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최근 국내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분명 중동은 우리나라에게 가능성의 땅이다.실제로 과거에도 우리나라에게 중동은 외화벌이를 위한 개척의 대상이었다.

 

이런 중동의 참모습을 전달하고 이슬람포비아 같은 오해나 편견을 줄여가려면 우선 해당 지역의 역사, 언어, 종교부터 차근차근 이해해야 한다.새로운 땅을 호기심과 모험심의 관점으로 보고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두려움과 편협함 때문에 뒷걸음질만 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이 책은 전자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사막은 삭막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과거 비단길처럼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면 견디는 것은 물론 큰 이점이 있을 수 있는 땅이다.

 

원자력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한 이때 전문가이면서도 일선에서 활약한 저자의 경험과 충고는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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