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군주론 - 국민주권시대의 제왕학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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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선의 왕들은 경연이라고 해서 일종의 왕 교육을 받았다.이 왕 교육은 유교 교육이면서 동시에 제왕학 공부였다.제왕학은 왕의 언행에 대한 교육이었는데 이 왕을 상대로 하는 교육은 인간으로서 도와 덕을 닦는 일이었지만 왕으로서의 자질을 기르는 일이었다.이 책에서는 그 제왕학을 일반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시민들이 제왕학을 공부해야 한다고?제왕학이란 옛날 왕들이나 수업하던 고루하고 권위적인 내용이 아닐까?그런 지적도 일리가 있다.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개별 시민들이 모두 투표권을 가지고 지도자를 뽑는다.따라서 어떤 지도자가 나라를 이끄는데 더 적합한 인재인지 판별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전근대 시절과는 달리 시민 한명한명이 모두 자기 삶의 주인이고, 때에 따라서는 사람을 쓰는 기업의 지도자가 되기도 한다.제왕학은 현대 시민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21세기에 배우는 제왕학은 과거 제왕학의 내용을 배우면서도 현대사회에 맞게 응용할 필요가 있다.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은 고전이지만 현대사회에 그대로 들어맞지는 않는다.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은 군주론과 안 맞는 경우도 종종 있다.한국 역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나라인 만큼 자국사회에 대한 자부심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제왕학은 과거의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실용적인 내용이 될 것이다.


모두가 주권자인 시대에 국민들은 유권자로서 또 한 개인으로서 통찰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특히 무언가를 관리하고 사람을 쓰는 통찰력이 중요한데 이것은 오래 전부터 제왕학에서 다뤄온 것이다.그런 만큼 그간의 지혜를 모두 모아놓은 제왕학 공부를 피할 이유가 없다.리더의 처세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어보자.리더는 단순히 좋은 사람과는 다를 수 있다.꾀를 잘 쓰거나 재밌는 사람과도 다르다.법과 권력에 대한 냉철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냉혈한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더 진지한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온고지신이라고 하지 않던가.과거이 이야기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꼭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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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
김현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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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세대들은 종교를 잘 믿지 않는다.또 인문학이 대학 내에서 통폐합되는 것만 봐도 인문학 그중에서도 철학은 위축되고 있다.이런 종교와 철학의 쇠퇴 속에서 특히 불교가 젊은 층을 끌어안는데 많이 서투르다.그러나 불교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저자는 독문학을 전공한 기자인데 전국 각지의 절을 돌아다니고 스님들과 대화하면서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한다.그 깨달음은 고행보다 치유를 뜻하는걸로 보여진다.깨달음에는 고뇌가 필요한데 치유라니?고뇌는 치유에 꼭 필요하다.아픈 것들을 피하기만 하지 말고 맞닥뜨려서 이겨내고 고민해야 진정한 치유가 가능하다.제목에서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언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이용한 언어 유희가 나와있다.


우리는 생각을 통해서 자아를 확정할 수 있다.그러나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생각이 자의식이 아니라 무, 공으로 나아갈수도 있는 것이다.방송작가 교육원 1기 출신인 저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글을 써왔는지 예상이 된다.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문학을 쓰고 기자로도 활동하며 미술을 살펴보는 저자의 모습이 절 속에서 불도를 닦는 스님들의 모습과 잘 조화되는 것 같다.잡지 기사는 물론 시까지 쓰는 저자의 폭넓은 활약상이 인상깊다.


우리는 흔히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행은 주위 사물이 아니라 나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는 일이기도 하다.내가 뭘 보고 싶어 하는지, 어떤 대상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배우는지 되돌아보는 여행이 그렇다.차와 음식도 식탐이 아닌 자연 속의 한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다.절에 다니면서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것도 뜻깊겠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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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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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작가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작가의 전작 <세 갈래 길>은 한국에서도 많이들 읽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 책의 저자가 쓴 소설은 또 어떨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다.영화 감독과 배우를 겸하는 저자의 이력도 참 특이하다.영화는 소설보다 늦게 나온 새로운 매체인데 저자는 그런 매체의 연출과 연기 양면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뿜어낸다.여성작가인 저자는 여성들의 삶에 대해 매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여러 방면으로 이야기를 해도 부족할 수 있겠다.영화 시나리오와 소설은 그 작법에 차이가 있는데 양쪽을 오가며 활동하는 저자의 저력이 놀랍다.그런 저자의 책을 집어들지 않을 수 없다.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들에게 자신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독립된 공간의 존재가 작가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동시대 여성들의 고된 삶에 공감하고 걱정한 울프의 조언은 울프 사후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아직도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그중에서 상당수는 당연히 여성들이고, 이 책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모나 사회의 요구로 자신의 직업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들이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사회에서 정한 길만 쫓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공허해질 수 있지만 의미를 찾는 일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단순히 선을 실천하는 일이 아니다.다른 사람과 교감하면서 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사연을 들으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이 책에서는 집 없는 여성에게 다가가고 있지만 다른 무언가라도 괜찮다.모든 사람들이 다 자신만의 이야기,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구석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지만 그 사람도 분명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낼 권리가 있다.


이 장편소설은 길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그것은 내가 해석하기로 여성을 포함한 우리들의 연대다.여기서 말하는 우리들이란 삶이 투쟁이자 고통인 사람들이다.그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봉사자는 그들에게 이방인이고 경계의 대상이지만,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꼭 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이다.비인간적인 상황을 접하고 방황하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다가간 변호사 주인공은 정신적으로 보다 성숙해졌다.프랑스 소설이지만 이 소설의 이야기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의미를 가진다.아마 프랑스보다 여성들의 삶이 더욱 비참한 경우가 세상에는 많을 것이다.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함께해야 하고, 함께하려면 포기하지 말고 불신을 버려야 한다.여성들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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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인생의 깨달음을 만났습니다 - 살아갈 날들을 위한 좋은 마음가짐에 관하여
임정묵 지음 / 좋은날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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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학자, 교육자로 살아온 사람은 인생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줄까.이제 학문이 세분화되어서 어떤 학자라도 인생이나 세상 같은 큰 주제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조언하기 힘들어졌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경험과 또 제한된 영역에서나마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꺼낼 수는 있을 것이다.오랜 인생을 살다보면 내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유연해지고, 또 제일 소중한 존재를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홀히 했다고 반성하며 후회하는 일도 많겠다.저자는 여러 학문을 전공한 과학자인데 특히 수의학도 전공해서 동물을 다루는 학자다.사람도 동물인 만큼 여러 동물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으리라 추측하면서 책을 읽었다.


세상살이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해주기는 어렵고 결국은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책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어떻게 내리는지 알려주고 있다.공부를 오래 한 학자면서도 아들이고 남편이면서 동시에 아버지인 저자가 겪은 인생사가 책을 뒷받침하고 있다.개인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귀를 막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사회적인 함의를 찾아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작가의 일이 아닌가 싶다.코로나 사태로 지치거나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따뜻하면서도 희망적인 이야기다.


인생의 모든 경우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따로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모든 조언은 결국 상대적이고 받아들이는 쪽의 입장에 달렸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조언이 무의미하지는 않다.내가 놓친 부분들을 짚어주면서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천년비급은 구하기 힘들지라도 귀는 열려있을수록 좋다.워라밸이나 소확행이 유행인 시대에 노력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우정과 사랑을 포함은 인간관계는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 행복은 어디서 그리고 언제 구할 수 있을까 다소 진부하지만 꼭 다뤄야 하는 이야기들이다.나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면서도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늘리는 일은 어려울 수도 있다.또 이웃에 대한 선의는 흔들리기도 쉽다.그렇지만 나와 내 가족이 건강한 사회에서 살려면 그 모든 일들이 필요하다.무조건적인 선의라는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같은 하나의 좋은 답안은 세상에 있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더라도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과 어려워지고 있는 취업, 낮아져가는 고용안정성과 부족한 복지제도, 노인빈곤과 같은 사회문제들이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은 한국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잘 보여준다.그러나 그럴수록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내려놓지 말고, 일단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부터 차근차근 더 열심히 챙겨보자.지금이 힘들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되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계발 목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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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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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역사소설은 아무리 잘 써도 다소 식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역사물보다도 미스터리물에 가까운 소설이고 중국의 지리적, 역사적 배경 아래에서 쓰여진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매우 참신하다.독특한 설정과 탄탄한 이야기가 돋보이는데 특히 드라마화가 될 정도로 대중적이면서도 여러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잘 드러나있다.또 그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마치 스릴러물을 보는 것처럼 긴장감 있게 흘러간다.여러 명작 소설의 흐름과 인물들이 한 곳에 뭉쳐서 등장하는 느낌이 들고 이렇게 한 작품, 제한된 분량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의 글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갑자기 등장한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황실과 여러 가문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또 어느 나라나 흥망성쇠가 있는데 이 황실은 어떻게 번성하고 또 어떻게 무너져갈까?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황제는 어떤 외교를 펼치고, 또 황제는 어떤 위협을 받으면서 지낼까?이런 의문들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중국 작가의 소설은 국내에서 많이 읽히지 않는데 이 책은 중화풍이라기보다 매우 세련되면서도 약간 역사를 곁들인 미스터리물이다.중국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읽어보면 후회하지 않을 재밌는 소설이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저자의 다른 작품들도 같이 알아보면서 저자의 세계관과 글쓰기 스타일에 빠져보면 그것도 나름의 재미가 되겠다.요즘은 미드는 물론 중국 드라마도 국내에서 어느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드라마 원작 소설인 이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면 어떨까 그런 기대도 할 수 있겠다.시간을 넘나드는 사람의 이야기는 여러 문학 작품에서 등장하지만 이런 역사풍의 장르소설에서 보기는 힘들다.북제와 경국이라는 있었을법한 나라 이름 속에서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다 같이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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