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리콜이 되나요? - 연애에서 상속까지, 모던 패밀리를 위한 가족법
양지열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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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가족법이라는 것이 있다.가족법이라는 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종 법에 흩어져 있는 가족과 관련된 법을 모아서 가족법이라고 부른다.과거에는 가족 간 위계질서가 뚜렷했고 또 관습과 예절에 따라 가족관계가 유지되었지만 지금은 개인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는 법에 따라 가족관계가 규율되고 있다.가족관계에 법을 들이대는 것이 지나치게 냉정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법적 쟁송이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결혼과 이혼처럼 남이었던 사람들의 갈등은 물론 형제자매의 상속 문제를 둘러싼 다툼, 심지어는 부모자식 간의 소송도 있다.또 만약을 대비하는 것을 넘어서 법은 우리 사회의 약속이면서 지향점을 보여주기도 하다.가족이라는 것도 사회 속의 존재인 만큼 우리 사회가 가족관계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도 있을텐데 그것을 가장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가족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 출신 변호사다.그래서 일반인들이 읽기 쉽고 활용하기 편하도록 서술되어 있다.법률과 판례는 물론 가상의 사례이지만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상담까지 제공하고 있다.또 기자 출신이라 그렇겠지만 가족법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고려해서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가족법이 어떻게 발맞춰야 할지도 고민하고 있다.저출산, 고령화, 비혼, 성소수자 등의 문제가 가족법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성을 주고 있는데 과연 우리 사회는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일단 기존의 가족법을 충분히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겠다.

 

법은 나름의 체계를 갖춰서 존재한다.가족법도 그 체계 안에 속한다.헌법과 민법처럼 상하관계인 법이 있고 민법과 다른 가족관계 법률처럼 보통법과 특별법 관계인 법이 있다.그리고 신의성실의 원칙과 같은 법을 공부면서 배워나가는 개념도 있다.가족법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법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호주제 폐지, 동성동본 혼인 금지의 완화 등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가면서 헌법도 보게 되는 것이다.모든 법은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된 나무처럼 하나로 엮어져 있는 것이다.가족법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우리나라의 법에 대해 공부하고자 할 때 좋은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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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킹 바이블 - 비즈니스의 디자인
로저 마틴 지음, 현호영 옮김 / 유엑스리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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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논리적인 사고방식이 직관적인 사고방식보다 더 우수하다고 믿는다.하나하나 쪼개서 분석하고 분석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소비자들의 수요를 조사해서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 일환이다.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대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논리적인 비약 없이 발명은 있을 수 없고, 수요조사에만 의존하면 창조하기 어렵다.

 

이 책은 논리와 직관 사이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논리적 사고를 많이 배우다보니 그쪽으로 치중될 수 있기 때문에 감성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통합적인 접근이 가능한 직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발명과 상품화, 혁신과 안정 모두를 이뤄내는 위대한 기업은 디자인 씽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책 한 권으로 사고방식이 확 변하기는 어렵겠지만, 두 가지 모두를 생각하고 균형까지 유지하는 습관을 길러내려면 이 책의 도움을 바는 것이 좋다.

 

사람은 세상을 보면서 무언가 규칙성을 찾고 질서를 세우려고 한다.그런 본성이 때로는 부정적인 편견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우리가 세상에 대해 이해하는 틀은 결국 그런 본성에 의지한다.이 책은 미스터리, 경험법칙, 알고리즘이라는 세 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우리가 가진 사고의 순서를 뭐라고 부르건, 막연한 관찰에서 뚜렷하고 확고한 원칙에 이르기까지 사고가 발전하는 나름의 단계가 있을 것이다.그 과정에서는 직관과 논리가 모두 필요하다.

 

근대 이후 사상과 교육은 이성에 의존하고 있다.그러다보니 교육 받은 지도자들은 이성과 논리에 치우치고 이것이 디자인 씽킹 혁신을 방해한다.조직 내외에서 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변화가 빠르고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모든 것을 분석한 후에 움직이려고 하면 이미 늦는다.그런 방식으로는 기업과 국가 모두 파멸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자원이나 환경 모두 제한적이기 마련이지만 그 제약 속에서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은 결국 직관의 힘이다.그리고 그 길을 잘 닦으며 진행하는 것은 논리의 역할이다.이 두 가지의 균형을 생각하고 또 도입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읽어보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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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친구 - 인생과 커리어가 바뀌는 ‘약한 연결’의 힘
데이비드 버커스 지음, 장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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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묵자흑, 마중지봉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묵에 가까이 있으면 검게 변하고, 꼿꼿한 삼밭에서 자라면 같이 바르게 자란다는 것이다.그만큼 주변의 영향이 중요하다.그래서 인맥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 강조하는 인적 네트워크의 내용은 우리의 상식을 넘어선다.단순히 사람들을 많이 알면 그만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구조와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그리고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개인적인 경험을 가지고 무작정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사례와 과학적 연구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요령까지 알려준다.


인맥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된다.그러다보니 홀로 실력을 쌓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에 기대서 이런저런 연줄로 이득을 노리거나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그러나 외로움과 도덕적인 꺼림칙함 사이에서 꼭 선택을 할 필요는 없다.인적 네트워크를 잘 이해하는 것은 팀원이나 리더로서 팀의 성공에 공헌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또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의 사례만 봐도 알겠지만 소통과 관계가 새롭고 성공적인 기업들의 주요 테마다.당신이 어느 위치에 있건 인적 네트워크는 중요하다.


비즈니스적 감각과 사회과학 연구를 통합한 좋은 조언들이 책에 가득하다.친구의 친구, 옛날에 알던 사람, 사일로, 슈퍼 커넥터 등 우리가 인간관계를 이야기할 때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것들을 알려준다.독자가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관계를 개선시키고 목표달성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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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밸 에미크,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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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완벽했다 그렇지 않았다 하는 울퉁불퉁하고 복잡한 가정생활을 하죠.완벽한 순간만이 있을 뿐 완벽한 상황이나 삶은 없습니다."(루이스 어드리크, <작가라는 사람2> 51페이지)

 

"시간을 설명해주고 우리의 삶을 정의해주는 것이 바로 기억이다.대체로 우리는 기억하는 만큼 존재한다."(<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177페이지)

 

이 책은 꿈을 향해 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 있는 아버지,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주변에서는 기억되지 못하는 딸, 연인을 잃고 그녀에 대한 기억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다.할머니의 치매와 어머니의 부재 그리고 어머니의 남자친구 등 이혼가정의 아이가 겪는 이야기이기도 하다.음악은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상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잊지 못하도록 하는 수단이다.그러나 음악은 수단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데, 아버지의 꿈과 소녀의 성숙을 의미한다.또 남자가 지난 날을 감당할 수 있게 되어가는 과정이다.


예술에 대한 열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 현대사회와 가정에서 벌어지는 소외, 음악을 통한 치유가 내가 읽을 때 이 소설의 키워드였는데 모두 다룰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생계와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예술에 대한 욕구를 뒤로 제쳐놓는 경우, 이혼 등 가정의 해체 때문에 양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음악이 가진 사람들의 정서를 연결하는 능력이 생각났다.


현실 때문에 꿈을 놓치고 있는 아버지, 본인의 기억보다 부족한 본인 대한 기억 때문에 힘든 소녀, 연인의 죽음, 멀리서 온 남자와 소녀의 우정, 여러 사람들의 기억,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극복까지 이 모든 것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사람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결함 혹은 한계를 인지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화해하는 것에 대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복잡한 가정사, 불평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러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참 유쾌하고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리마인더는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 아니라 음악가이자 아버지인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장인물들의 상처가 치유되고 그들이 성숙해지는데 도움을 주는 대상이다.사람이건 상황이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상처는 언젠가 회복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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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북클럽 - 자기만의 방에서 그녀를 읽는 시간
이택광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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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닌 존재이고, 당신에게는 모든 권리가 있다.열정을 갖고 말하면 많은 사람이 들을 것이다.우리 모두는 살아가기 위해 이야기가 필요하다.우리는 이야기로 인해 살아간다.당신의 이야기가 삶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리처드 로즈,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58페이지)

 

버지니아 울프는 유명한 작가다.여성으로서 유명하고 엘리트주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그러나 그녀가 쓴 소설을 넘어 일기와 에세이를 들여다 보면 끊임없이 작법의 변화를 탐구한 작가이면서 민주주의와 사회참여를 외친 페미니스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버지니아 울프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 부분 편견인 것이다.인물 백과사전을 편집한 아버지 밑에서 도서관을 드나들며 산 여성이지만 현실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는 않았다.도시의 익명성, 대중의 등장, 영화 매체의 탄생 등 당대의 흐름에 대해 탐구했고 그 결과를 글로 썼다.그러면서도 존 메이너드 케인즈, E.M 포스터, T.S 엘리엇 등 당대의 여러 지성과도 교류했다.현실에 참여하는 지성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나라도 여성 문인들이 전근대 시절에 억압을 받다가(신사임당의 사례가 유명하다) 근대에 들어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서양에서도 여성 해방을 나타내는 여성 문인은 제인 오스틴과 버지니아 울프라고 보여진다.특히 버지니아 울프는 교육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중을 계몽하려 했다는 점에서 강조할 만하다.그녀는 인쇄술의 발전과 공공도서관을 대중 교육의 기회로 삼았다.지식인의 딸인 본인 만의 특권이 아닌 모두를 위한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도서관을 이용하고 문학을 읽는 것은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가능한 일이다.모두가 할 수 있다는 평등주의적인 사고를 엿볼 수 있다.

 

또 그녀는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전통을 거부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썼다.인물에 대한 전기적 소설을 쓴 것이나,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한 것이 그렇다.기존의 사실주의 혹은 낭만주의와도 거리를 두고 있고 작품에는 영화적 특질도 많이 보인다.

 

독서를 통해 삶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내 생각을 글로 써서 알리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것은 널리 인정되고 있다.인종, 사회적 신분, 성별 때문에 그런 권리가 제약되었던 슬픈 역사가 차차 극복되던 시절의 여성 문인, 지식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권리들이 이제서야 주어지기 시작했을 때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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