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마음이 힘겨워지기 시작한 내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책
2부 - 상처받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책
3부 - 내 아이의 시선을 더 넓게 키워주기 좋은 책
이렇게 구성돼 있고
각 챕터마다 7,8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에 대해 잘 모르는 저조차도
익히 명성을 들었던 유명한 그림책들도 여럿 눈에 띄고,
아직 접해보지 못한 책들도 제법 됩니다.
무엇보다 한국 작가 작품을 소개할 때면
저자의 특별한 애정이 글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
사실 생각해보니 저는 아이 나이에 비해 연식이 있는 엄마라,
어린 시절 책을 그토록 좋아했음에도
특별히 그림책이라는 걸 따로 읽어본 기억이 없어요.
주로 외국 유명 명작 시리즈류를 접했고
어린 시절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일이 없었으므로
글을 술술 읽을 줄 알게 된 이후에야
책을 스스로 읽었기 때문에
글밥이 적은 그림책을 거의 접해본 적이 없거든요.
저자의 말대로, 한국 그림책 작가가, 작가의 작품을
쥐뿔도 모르는 저조차 최소 5개 이상은
쉽게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도 짧은 시간 안에
그림책 작가들의 활약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아 참 다행입니다.
우리나라 정서에 딱 맞는 우리 그림책이 가장 좋을 테니까요.
저도 가끔 유명한 그림책이라고 해서
사거나 빌려와 읽어주면서
엄마인 나조차도 잘 공감이 안 가는 경우도 있고
고블린처럼 동양과 다른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한
책들을 읽을 땐 부연설명이 길어지는 경우들을
종종 겪었거든요. ;;
그런 이유로 한국 그림책 작가님들이
더 많은 명작을 만들어주시길 저도 응원합니다! ^^
<우리가 몰랐던 그림책 발견, 엄마표 그림책 수업>
1부 "마음이 힘겨워지기 시작한 내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책" 챕터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는 책은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입니다.
저도 얼마 전에 이 소피 시리즈의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을
아이와 함께 읽었던 터라 괜히 더 반가웠는데요.
우리가 엄마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인
부정적 감정을 아이가 있는 그대로 충분히 발산하고
긍정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책이라
저도 오래 기억하고 싶었던 책이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저자기 실시했던 독후활동에서는
참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았더라고요 ㅜㅜ
이 책 소개에서 제가 새로 배운 점 하나가 있는데요.
"엄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읽으면 좋습니다.
아이들과 눈을 맞춰가면서,
아이들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관찰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죠."
"아이들은 재미와 호기심을 느끼면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엄마는 그 순간을 발견해야 하죠"
라는 대목입니다.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읽거나
아이 옆에 앉아 책을 읽느라
아이들의 표정을 관찰한 적이 없는 저로선
아! 하는 깊은 깨달음을 얻은 대목이에요.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아니라서
정말이지 아이들의 피드백을 관찰했어야 하는데
워낙 궁금한 게 많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질문에 답하느라 급급해서
제가 놓치고 있었던 걸 깨닫게 됐답니다.
1부 세번째 이야기 <슬픔과 마주하는 법>에서는 이런 대목도 등장합니다.
"문학작품이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어떤 작용을 하는 것,
달리 말해 내 삶에 폭풍우를 일으킬 때
비로소 그 작품은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이 됩니다."
'내면화'를 설명한 작가의 글인데요.
학창시절 문학소녀 좀 해봤던 엄마들이라면
아마 이런 경험을 했던 기억이 우수수 솓아질 것 같은데
저 역시도 그래서 추천보다는
제 필에 의존해서 책을 고르는 편이거든요.
모두가 추천해도 내게 울림이 없으면
그건 그냥 활자에 불과하니까요.
근데 어린 아이들일수록 이런 내면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 것 같아요.
이것만 제대로 되면 사실
아이 독서습관 들이기는 8부 능선을 넘은 것과
다를 바 없을 거라 생각해요.
그 전율이 흐르는,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저절로 솟구치는
그런 마법과 같은 경험들을 제대로 해보면
책 읽는 일이 즐겁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 장의 마무리 글도 제겐 참 와 닿았습니다.
"예쁘게 포장된 인생이 아니라
인생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이 골고루 담겨 있는
진짜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인형이나 로봇이 아닌데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이 예쁜 행동을 할 때만 칭찬하고
아이가 예쁜 것만 보고 예쁜 생각만 하고
예쁘게 자라기만을 바라는 건 아닐까
가끔 스스로 아이 문제로 힘들어질 때마다
저를 다잡기 위해 애써 떠올리는 생각이기도 하거든요.
인생이 어차피 희노애락이 있는데
아이도 아이들만의 세상에서 희노애락을 겪기 마련인데
엄마인 저는 아이가 아프면
저도 아파 어쩔 줄을 몰라 하게 되곤 하죠 ㅜㅜ
힘들고 아프고 슬플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야지
어떤 비바람도 맞지 않도록 아이를 온실에 가둬 기르려고 하는
우를 범하곤 하는 저의 모습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다시 한 번씩 이 글을 떠올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네요.
<엄마표 그림책 수업>의 2부의 제목은
"상처받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책"인데요.
근데 이 챕터에 제가 부제를 단다면
"부모들이 꼭 읽어야 할 그림책"
이라고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챕터의 책 외에도 다른 챕터에 소개된 그림책들도
상당수 어쩜 아이들보다 부모에게 심금을 울리고
부모가 더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더라고요.
바로 그런 점이 제가 요즘 시류에 비해선 뒤늦게,
하지만 지금이라도 찬찬히
그림책을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죠.
그림책은 결코 아이만을 위한 책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림책을 접하면 접할수록,
좋은 그림책은 처음엔 엄마가 읽어주고,
다음엔 아이가 스스로 읽고
아이가 글밥 있는 책을 술술 읽게 된 후에도
함부로 처분하지 말아야 할,
두고 두고 책꽂이에 꽂아두고
아이의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는
-때로는 엄마나 친구보다도 더 진솔하게-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맥락에서 제가 책을 읽다가
당장 장바구니에 담은 그림책이 이겁니다.
"함께 자라가기"란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는 <동갑내기 울엄마>.
어린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치곤
엄청~~~ 늙은 엄마 축에 속하는 저는
요즘 정말 많이 깨닫는 팩트가 이건 거 같거든요.
사회생활에선 40대 중반의,
전문 분야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 정도는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육아맘의 입장으로 돌아가면 저는
그저 예비초등 딸아이를 둔 엄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구나
새삼, 새삼 깨닫게 되곤 하니까요.
모자라고 부족하고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아이와 함께 자라는 동갑내기 엄마,
그게 영락없는 제 모습이라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간략한 스토리 소개글만 봐도
아마 저도 틀림없이 저자처럼
"책을 쉬이 읽지 못하고, 심정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 짐작케 됩니다.
더구나 아마도 책의 주인공 은비 못지않을
속 깊은 첫째 아이를 두고 있어
더 많이 울컥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공감되는 문구가 바로
"신이 우리에게 자식을 준 것은
'네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정말이지 육아를 하는 내내
정말 많이 깨달은 것 중 하나였거든요.
소위 말하는 골드미스로 오래오래 버티다가 결혼을 한 지라
자꾸 가정을 핑계되는 주위 사람들을 참 못났게도
이해해주지 못했던 사람이라,
아이를 낳아 키우지 않았더라면
저는 평생을 반푼이로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됐거든요.
사람들에게 제대로 머리 숙여 본 적 없던 제가,
일에 있어서 되지도 않을 완벽을 쫓느라 용을 쓰던 제가,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사회에선 수없이 변명과 사과를 하는 사람이 되고
집에서도 도무지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육아와 가사에 지쳐가면서
비로소 머리 숙일 줄 아는 경험을,
그리고 비로소 인간의 삶의 애환을
조금씩이나마 공감하고 있는 터라
그림책 소개와는 상관없는 글귀일지 몰라도
혼자 크게 공감하게 된 대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특히 무던~~한 첫째만 키웠을 때보다
첫째와는 사뭇 다른 둘째를 키우면서
정말 이 말을 더 여러 번 속으로 되뇌었던 것 같아요 ;;
똑같은 엄마가 키워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같은 엄마인 내가 키우는데도 첫째처럼 키워지는 게 아니구나
하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가 둘째를 낳은 건
운명이 제가 아직 더 많은 겸손과 이해를 배워야 한다고 여겨 보내준
참 고마운 선물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
마지막 3부의 제목은
"내 아이의 시선을 더 넓게 키워주기 좋은 책"입니다.
얼핏 보면 세계 견문을 넓혀주는 책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요약해 본다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책들을 소개한 챕터입니다.
그 중에는 아마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의 그림책 <7년 동안의 잠>도 포함돼 있습니다.
7년의 기다림 끝에 매미가 되기 직전에
개미들의 먹이가 될 뻔한 매미에 관한 스토리라고 하네요.
얼마 전에 김홍신 작가님이 쓴 우리 전통에 관한
그림책을 아이들과 보게 됐는데요.
그 때도 느꼈지만 이런 소위 말하는 대가로 불리는 작가님들이
그림책을 써주시는 것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뭐가 대단히 참신하고 엄청난 교훈을 줘서가 아니라,
정말 오랜 내공으로 다져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
적재적소에 결코 튀지 않게 활용된 우리말 등등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수많은 그림책 작가들에게도
많은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박완서 작가님의 그림책도
냉큼~! 장바구니로 보냈습니다 ^^
저자는 말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 습득 작업이 아닙니다.
전 우주를 품는 일입니다.
좁은 '나'의 영역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우리'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며,
나아가 인간의 입장을 벗어나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보는
거대한 시선을 가지는 일이지요"
이 챕터를 소개하는 저자의 의도가
십분 이해가 되는 대목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은 간접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게 된 덕분에
만물의 영장으로 진화할 수 있었죠.
영화를 통해서도, TV를 통해서도
부모님이나 지인, 학교를 통해서도
우리는 많은 것들을 간접경험하게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책만큼 부작용 없이, 제약 없이
나의 시선을 넓혀줄 수 있는 것도 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지식 책보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그림책이
우리에게 더 많은 깨달음과 신념을
심어줄 수 있을 거라 저는 믿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하고, 깨닫고, 느끼는 과정을
스스로 능동적으로 해야만 얻을 수 있도록 돼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더더욱 이제부터라도,
어쩜 요즘 육아맘들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지금에라도
아이들을 끼고 앉아 아이들과 눈 맞추며
그림책을 읽어주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습니다.
저자의 다양한 독후활동과 풍부한 소개글을 참고 삼아
책에 소개된 그림책만 꼼꼼히 다시 한 번 다 읽어줘 봐도
저도 눈꼽만큼은 그림책을
쫌! 읽어줄 줄 아는 엄마가 돼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저자가 소개하는 책 리스트를 사진앨범 즐겨찾기로 저장해 두고
서점 갈 때마다, 도서관 갈 때마다 살펴보고 읽어보려고 합니다 ^^
최근 몇 권의 그림책 육아에 관한 책들을 본 적이 있는데
수박 겉핥기 식의 책 소개가 아닌,
책 표지부터 지은이 소개, 저자의 소견,
실제 진행했던 독후활동과 아이들의 피드백까지
참 풍성하게 담아낸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그림책의 발견 엄마표 그림책 수업>,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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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