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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29
도린 래퍼포트 지음, 서애경 옮김, 브라이언 컬리어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인물을 그리는 책은 여러 종류가 있다. 대개 인물의 삶을 시간대별로 따라가며 업적 위주로 설명하는 책이 대부분인데 비해 이 책은 한 인물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위주로 이야기한다. 물론 어렸을 때 이야기를 잠깐 하지만 그 이야기는 훗날 우리가 알고 있는 마틴 루터 킹을 있게 한, 꼭 필요한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마틴은 목사가 되어 흑인 인권운동을 했으며 로자 파크스와 함께 버스 안 타기 운동을 했고 나중에는 암살되었다. 이 책도 그 범위안에서 마틴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타의 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문장 하나하나가 시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각각의 문장이 화려한 수식어를 쓰거나 은유법을 쓰지 않는다. 그냥 담담하고 간략하게 마틴을 설명한다. 그러나 그 안에 다른 많은 말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함축적인 문장 때문에 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게다.
글을 쓴 도린 래퍼포트는 마틴 루터 킹이 어렸을 때부터 '뜻 깊은 말'을 하려 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자서전과 연설문, 설교문 등을 읽어 보고 거기서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것은 루터 킹 목사의 발언이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진실하고 시적이라는 점이다. 바로 이책의 각 페이지에서 큰 글씨로 되어 있는 부분이다. 남을 설득하는데 직설적이되 진심으로 호소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루터 킹 목사를 따랐을 것이다.
또한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는 속지는 교회의 색유리를 연상케 한다. 이것은 그림 작가가 킹 목사의 삶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이 주로 교회의 색깔 유리창이기 때문에 이처럼 구성한 것이다. 흔히 그림책은 겉표지부터 속지와 뒷표지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라고 하는데 그 말에 부합하는 그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했을 것이다. 물론 본문 그림도 상당히 심사숙고한 흔적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검정색을 많이 써서 아두운 분위기와 상대적으로 환한 속지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어쩌면 그래서 킹 목사의 삶과 죽음이 무겁고 힘겨웠지만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 아닐까.
"어느 누군가는 훗날 역사책을 쓸 때,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운 용기 있는 흑인들이 있었다고 기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