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늑대, 울피 모두가 친구 6
이시다 마리 지음, 김은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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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처음 유치원을 가거나 학교에 들어갈 때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이 바로 친구문제다.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친구를 사귈 수는 있을까 혹시 혼자 지내는 것은 아닐까 등. 그만큼 친구란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가 아닐까싶다. 

피아니스트인 늑대 울피는 외톨이다. 그래서 피아노만 덜렁 있는 텅 빈 공간에서 혼자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곤 한다. 그러나 어느날 편지 한 통을 받고 드디어 친구를 찾아 순회공연을 떠난다. 과연 누가 보낸 것일까. 조개껍데기와 함께 왔다는 것으로 보아 바다에서 누군가가 보낸 것이 틀림없다. 게다가 물갈퀴가 있는 그림이 발신자다. 아이와 그 발의 주인공이 누굴까 한참 고민했다. 오리 같기도 하고 바다새 같기도 한데... 그 주인공을 찾아 사막을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역시나 바닷가. 바로 갈매기들이 보낸 편지였다. 울피가 피아노를 치고 갈매기들은 날개 박수를 친다. 집으로 돌아온 후로도 울피는 갈매기들이 생각나면 소라껍데기에서 나는 소리를 듣곤 한다.

이제 울피는 바다로 산으로 친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순회 공연을 간다. 그래서 때때로 외롭다. 전에는 항상 외로웠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은 아주 먼 곳에서 편지가 도착한다. 신나게 노래를 불러가며 끝없이 들판을 지나 도착한 곳은... 바로 양들이 있는 들판이다. 양들은 피아노 소리에 맞춰 신나게 캉캉춤까지 추고는 자신들의 털을 깎아 만든 옷을 선물한다. 이제 울피는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닌가보다. 그.러.나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누군가가 배고픈 늑대는 자신들을 잡아 먹을 것이라고 소리지르자 모두 도망치고 만다. 하지만 누굴 탓하랴. 그게 바로 자연의 이치인걸. 

비록 다시 외톨이가 되었지만 이제는 외롭지 않다. 특히 양들이 정성껏 만들어준 옷을 입고 있는 울피를 보면... 행복한 외톨이. 그 말 속에는 많은 것이 들어있는 듯하다. 다시 편지를 받은 울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러 누군가에게로 머나먼 여행을 떠난다. 비록 외톨이지만 스스로 친구를 찾아 나서는 울피는 씩씩하다. 앞으로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피아노를 끌고 구불구불 끝이 없을 것 같은 길을 팔을 휘저으며 가는 울피의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누군가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 보라고... 울림이 있는 메시지만큼이나 아름다우면서도 외로운 늑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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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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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청소년 기의 아이들이 과연 무슨 고민을 하고 무엇에 관심이 많을까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가 청소년기에는 어땠더라?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지만 그다지 주위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고 지나치게 순진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별 관심사 없이 밍밍하게 보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제인 에어>라던가 <폭풍의 언덕>을 읽으며 가슴 설렜던 것 같기도 하다. 딸도 조금 있으면 이성에게 관심을 갖고 남자 친구를 사귀고 그럴까? 대세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왠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의 주인공이 열네 살이다. 그 나라 나이로 열네 살인지 아니면 번역할 때 우리 나이로 바꿔서 번역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으면서 이성에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옮기는 나이라는 것은 똑같을 것이다. 그러기에 엄마와 아빠가 이혼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도 남자 친구 사귀는 것에 모든 신경을 쏟는 것이겠지. 다만 본인도 그것이 참 바보 같고 한심한 짓이라는 걸 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다른 것에 신경을 씀으로써 현실을 견뎌나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의 이혼 소식이 가장 큰 충격이라고 얘기했으니까.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까 갈피를 잡지 못했다. 뜬금없이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해 보고 싶은 것을 정리하니 말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쩌면 엄마와 아빠가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기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온 가족이 함께 사는 평범한 일상이 끝나가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여하튼 테레제는 그렇게 목록을 정리한다. 모두 12가지인데 어른이 보기에는 그리고 딱히 종교를 갖지 않는 내가 보기에는 별다르게 특별한 것도 없다. 그럼에도 테레제는 그것으로 위안을 받고자 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면서도 시종일관 테레제와 얀의 이야기에 집중된다. 번개가 번쩍 치듯이 갑자기 사랑에 빠져 버린 테레제. 세상의 종말에 관한 자문을 구한다는 핑계로 독실한 기독교인인 얀을 옆에 붙어 있게 만드는 일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킨다. 결국은 언니를 보호막으로 해서 셋이 로마로 여행을 떠난다. 이런 부분을 읽으면 정말 지리적 여건의 차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비자도 필요없고 언어에 대한 부담도 없는 해외 여행이라. 그냥 '떠나 볼까' 마음 먹고 외국으로 떠난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저 꿈일 뿐이다.

그렇게 떠난 로마 여행길에서 자폐증이 있는 언니 때문에 몇가지 사건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얀과의 완충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할아버지의 전화 한 통 때문에 갑자기 용기를 얻은 테레제는 얀의 마음을 확인함으로써 종말이 오는 것에 대한 과제를 해결한다. 아까는 지리적 차이를 느꼈지만 이제는 문화적 차이를 느낀다. 과연 손녀가 그것도 아직 어린 손녀가 남자 친구와 여행을 떠났는데 거기다가 좋아한다면 키스를 하라고 부추기다니... 멋지다고 해야 하나, 지나치게 관용적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목록에 있는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얻은 테레제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했다. 앞으로는 어른의 일로 인해 받게 되는 충격도 잘 견뎌낼 힘을 가진 것일 게다.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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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곰을 지켜라 웅진책마을 53
김남중 지음, 김중석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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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주먹곰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다만 가슴에 반달 모양이 있는데 왜 주먹곰이라는 말을 쓸까 의아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한참 후에 깨달았다. 보통의 반달가슴곰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임시로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것을. 게다가 그렇게 된 이유가 원인 모를 변이로 인한 것이란다. 그러기에 곰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선과 악이 대결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어 가끔은 저렇게 나쁜 사람들이 있나 싶어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선이 이기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다지 두근대거나 안타까워 하지 않고 느긋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게 좋은 것인지 안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로는 자연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듯하지만 실상 이익만을 챙기는 거대 다국적 기업 자연의 친구. 어째 처음부터 그들의 발상이 불안하다. 더구나 정말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수의 삼촌인 명석이 그곳에 다닌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갈등이 불거지리라는 걸 짐작하고도 남는다. 

남들이 담지 못하는 것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오 피디와 오로지 자신의 목표만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자연의 친구 소속 임 팀장, 그리고 그나마 반달곰을 지키려는 정지국 상사와 명석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된 이야기를 이루고 있지만 거기에 어린이인 강수와 우림이가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어딘지 더 어색함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어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건만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야 하니 뭔가 균형이 안 맞는 듯하다. 

이런 책들이 대개 그렇듯이 결론은 아이들의 활약으로 곰들을 잘 보호하고 명석과 오 피디가 결국은 친하게 된다. 무엇보다 곰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인간들의 출입이 영구히 제한되는 영구 자연림을 만들었다는 것이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책을 읽고 나서 드는 느낌은 딱 '우리교육 출판사답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느끼게 해 주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전형적인 책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일까. 오히려 이야기에 빠져들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작위적인 상황과 모든 상황을 누군가가 나서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 듯한 서술 방식은 약간 지루함마저 느꼈다. 처음 읽을 때부터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그려지는 상황 또한 몰입을 방해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한 알에 일 억이나 하는 알약을 먹고 곰의 말을 알아듣고 곰이 하는 말을 전해주는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 듯하다. 좀 더 산뜻한 방식으로 전개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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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2007-08-0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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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이야기를 해볼까?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14
줄리어스 레스터 글, 카렌 바버 그림, 조소정 옮김 / 사계절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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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있었던 살색에 대한 논쟁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살색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곤 한다. 몇십 년 동안 굳어진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작은 것이지만 서서히 바꿔 가다보면 언젠가는 그런 편견이라던가 고정관념이 사라지거나 바뀌겠지. 적어도 인간은 충분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강렬한 색채와 그에 못지 않게 강한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던지는 이 책은 때로는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고 가끔은 부당한 대우를 행하는 우리 이야기는 아닐까. 물론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피부색이 다르면 얕보는 백인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모든 이에게 작가는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우리 인종이 너희 인종보다 더 나아.'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모두 틀린 이야기라고. 그건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위장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정말 통쾌한 결론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통쾌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를 상상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보다 피부색이 더 짙은 사람들에게 행한 부당한 행동을 생각한다면...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피부색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것을 아주 노골적으로 경계하고 일깨워준다. 그러면서 살갗을 벗고 머리카락도 벗고 나간다면 모두 똑같은 인간이란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주문한다. 내 살갗을 벗을 테니 너도 벗지 않을 거냐고... 그렇게 된다면 모든 인간은 평등한 조건에서 생활하는 셈이다. 과연 그런 날이 언제쯤 올까. 아니 오기는 올까. 글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 나와서 어른들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면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점점 외국인과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우리 나라에서도 다양한 인종을 보게 된다. 아이들이 선입견을 가지기 전에 다른 인종을 인정해 주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이런 책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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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민족문화 상징 사전
주강현 지음 / 한겨레아이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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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들고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우리 문화에 관한 100가지의 정보가 들어 있는 책이라니... 게다가 주강현이라는 작가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머리말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다. 그저 필요한 부분 내지는 관심이 있는 부분을 펼쳐 읽으면 되는 것이다. 사전이니까. 거기다가 뜻풀이만 한 것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정보 사전, 정말 환상적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 뿐만 아니라 민속 신앙과 인물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현대의 길거리 응원까지 그야말로 우리 민족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이들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역사나 문화라는 것이 단순히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 소통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일 테니...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여름인 관계로 삼계탕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기로 했다. 사실 초복 때는 모르고 지나간 터라 중복 때는 한번 해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일단 재료를 준비한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 보니 그럭저럭 구색이 갖춰진다. 특히 저 삼은 이 책에 따로 인삼으로 설명될 정도니 두 가지를 한꺼번에 알아보는 셈이다. 삼이 많이 있는 관계로 듬뿍 넣기로 했다.


위의 재료를 넣고 한참을 끓인 후 불린 찹쌀을 넣고 다시 끓이면 맛있는 삼계탕 완성! 여기에 들어간 재료는 대부분이 시골 집에서 가지고 온 것이므로 더 이상의 보양식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두 그릇씩 먹고 나면 올 여름 더위는 걱정없겠지!!



삼계탕은 중복 때 먹고 활동은 한참 후에 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 하단다. 그래도 두 그릇을 먹었으니 잊지는 않았겠지. 삼계탕에 들어간 재료를 알아보라고 했더니 어느새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이제 무엇이 들어가는지 알았을 테니 다음 말복 때는 처음부터 해 보라고 하고 얻어먹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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