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누구인가? - 세계지도를 완성한 역사 속 탐험가 30인의 생애와 모험 주니어김영사 청소년교양 1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 지음, 배수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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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거나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들을 무작정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탐험가들이 여기저기 발견함으로써 유럽은 굉장히 발전했지만 반대쪽에서는 식민지가 늘어났고 사람들은 많은 피해를 보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들은 절대 영웅이 아니라고 폄하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둘을 적절히 보완해서 당시의 시대상으로 읽으려하고 있다. 역사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판단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래도 탐험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두군거리는 것은 그들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맞다. 아무도 나서려고 하지 않을 때 끊임없이 도전하고 모험한 것은 분명 대단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흔히 알고 있는 콜럼버스, 마젤란, 바스코 다 가마 등과 함께 정화(아마 유일한 동양인일 것이다.)나 조지 맬러리 등 잘 몰랐던 인물들에 대한 것도 나온다. 정화에 대해서는 다른 책에서 얼핏 보기도 했다. 또 이븐 바투타는 그림책으로 만났기에 괜히 친숙하다. 저자는 그 둘을 언급하며 생소할 것이라고 했는데 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뿌듯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하나의 인물에 대해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물어본다. 그는 누구일까라고. 그러나 이 단서를 가지고 인물을 맞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내가 이쪽에 지식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전에 다른 책에서 탐험가들에 대한 것을 여러 번 읽었지만 이상하게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급기야는 다 섞여서 헷갈리기 일쑤다. 그러니 못 맞추는 게 당연하지. 헌데 문제는 이 책에서도 한 인물에 대해 읽고 다음 인물에 대해 읽을 때 쯤이면 벌써 아까 읽었던 인물은 헷갈리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읽어나간 책이다.

저자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솔직히 내용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서술 방식도 좀 색달라서 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한 권에 30명의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탐험이라 하면 항로를 개척하거나 극지방을 찾아 나선 것을 생각했는데 범위를 우주까지 확장시켰다. 그리고 다이앤 포시라고 고릴라 밀렵을 반대하며 원시림에서 살았던 여인을 마지막으로 이야기한다. 그녀는 비록 지나친 행동을 해서 좋지 않은 최후를 맞았지만 그래도 그녀가 남긴 성과는 컸단다. 이렇듯 작은 것이라도 알고 있는 것과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그래서 사람은 언제나 읽고 배워야 하나보다. 그러고보니 이 책이 청소년교양 시리즈 중 한 권이던데 딱 맞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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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글쓰기 - 뉴베리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 비법 30가지
카슨 레빈 지음, 김연수 옮김, 백지원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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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글쓰는 것과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어찌어찌 그쪽 분야 언저리에서 기웃거리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부쩍 느끼는 것은 글은 쓰면 쓸수록 늘더라는 점이다. 워낙 재주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정도 임계점에 다다르면 평행선을 달리게 되지만(요즘이 그 시점인 것 같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라면 글쓰기 실력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딸에게도 내 경험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곤 한다.

글쓰기를 도와주기 위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대부분이 피상적이고 뻔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서 그냥 지나치곤 하는데 이 책은 의외로 마음에 쏙쏙 들어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지만 오히려 내가 더 공감하며 읽었다. 특히 직접 자신의 작품이나 다른 어린이책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에도 수월했다.

특히 글을 쓰거나 남의 글을 읽는데 기본적인 시점의 특징이라던가 주인공의 성격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또는 어떤 식의 전개가 잘된 글이고 잘못된 글인지를 알려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즉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기만 하는 나에게도 작품을 보는 눈을 넓혀 주었다. 그동안 어떤 책은 읽고 나면 어딘가 찜찜하거나 허탈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겠다.

큰 아이의 장래희망이 작가란다. 그동안 하도 많이 바뀌어서 언제 또 무엇으로 바뀔지 모르겠으나, 항상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것을 강조하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이 책은 딸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이라는 문구가 처음에는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읽다 보니 직접 자신의 경험이나 작품을 예로 들며, 어떻게 썼는지 또는 어떻게 고쳤는지를 설명하고 있어서 오히려 동떨어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기에서 예를 들고 있는 작품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이 거의 없어서 만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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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는 송장벌레 등에 타고 옮겨 다녀요 - 이동공생.도둑기생 공생과 기생 4
키어런 피츠 지음, 김승태 옮김 / 다섯수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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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공생과 기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알고 있던 것이 아주 일부였음을 알았다. 공생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라 생각하고 기생은 한쪽에 손해가 되는 관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공생이란 '서로 다른 생물들이 관계를 맺으면서 사는 것'을 통틀어 이야기한단다. 즉 기생도 공생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허를 찔리며 읽는데 도둑기생에 대한 것을 읽어줄 때 둘째가 그럼 하이에나도 도둑기생이 아니냐고 한다. 물론 그건 아닐 거라고 대답했다. 설마, 기생이란 작은 동물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그렇게 큰 육식동물에게 해당될라고. 그런데 웬걸. 사자나 하이에나, 독수리도 일종의 도둑기생이라는 것이다. 남이 잡은 사냥감을 빼앗거나 남긴 것을 먹으니까. 

공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진딧물과 개미에 대한 것은 나오지도 않고 거의 모르는 동물들이 나와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이에게 아는 체도 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아니, 오히려 아이보다 내가 더 신기해서 열심히 들여다보았을 정도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신비한 자연의 세계라는 코너는 지나칠 수가 없다. 자연은 알면 알수록 신기한 일이 많으며 하나씩 알아 갈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그럼 이렇게 편리공생 관계든 상리공생 관계든 또는 도둑기생 관계든 그들의 관계를 나쁘다 내지는 안타깝다로 정의할 수 있을까. 군함새는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다른 새들의 먹이를 가로챈단다. 심지어 같은 군함새끼리도 먹이를 빼앗는단다. 여기까지 읽으면 나쁜 습성을 가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군함새들은 깃털에 기름기가 적어서 먹이를 잡기 위해 바다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단다. 즉 그들이 남의 먹이를 가로채는 것은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이처럼 자연이란 어느 한 편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 진정 그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이와 이 부분을 읽으며 괜히 숙연해졌다. 자연의 이치란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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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씨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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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였던가, 중학교 때였던가 앞부분 읽다가 진도가 너무 안 나가서 포기했던 책. 그래서 누가 이 책을 이야기하면 굉장히 난해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읽어보니 전혀 아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럼 예전에는 왜 그랬을까. 이것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서 조금 쉽게 풀어놓아서 그런 걸까. 글쎄, 그렇게 보아지진 않는다. 아무래도 경험의 폭이 넓어졌고 생각의 범위도 넓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싶다.

헤스터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자면 그처럼 비난받으며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야 할 일이 아니겠지만 언제나 시대적 기준이라는 게 있어서 당시 상황으로는 중대한 죄에 해당하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하긴 당시엔 말도 안 되는 마녀사냥도 있던 시대였으니 이 정도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겠지. 그래도 헤스터는 강한 의지를 가졌기에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딤스데일은 겉으로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일지 모르나 너무 나약해서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몰아간다. 게다가 그런 약점을 알고 있는 헤스터의 전 남편도 딤스데일을 서서히 옥죈다.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나 순결과 절제를 강조하는 교육을 받으며 자란 호손이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며 반항이 아니었을까. 물론 호손이 활동한 19세기에는 자유주의가 퍼지고 있던 시기였다해도 자신이 자란 풍습을 꼬집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결국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또 그렇기에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일 게다.

딤스데일은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그의 연설은 많은 감동을 주었기에 그가 자신의 죄를 사람들 앞에서 속죄하고 난 후에도 사람들은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들이 가만 놔두었을까. 헤스터처럼 그런 사람이었다면 말이다. 오죽하면 그의 말이 의미하는 진실을 외면한 채 그를 성스러운 존재로 여기려고 하는 사람도 있지 않던가. 그것도 일종의 폭력이 아닐까.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높고 강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대중들의 속성. 아직도 남아 있는...

그런데 읽는 내내 헤스터와 딤스데일은 어떻게 만났으며 얼마나 사랑했을까 하는 의문을 버릴 수가 없었다. 작가는 그런 유치한 사랑 놀음보다는 매서운 시선을 갖고 종교와 사람들의 내면을 바라보려 하는데도 말이다. 요즘의 매체(책도 포함)들이 지나치게 친절해서 모든 사건을 다 설명해 주는 것에 너무 익숙해서 그런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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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제일 좋지?
엘리자베스 베이글리 지음, 윤희선 옮김, 제인 채프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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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에서 흔히 집이 싫다고 떠났다가 결국은 집이 제일 좋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꽤 많다. 그것은 아마도 진짜로 아이들이 그런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못하고 일일이 간섭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 싫겠지. 그래서 혼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고.

굴 속에서 옹기종기 많은 식구들이 함께 뒤엉켜 잠을 자야하는 모즈도 그렇다. 토끼들이 자고 있는 모습은 얼마나 재미있던지. 뒤엉켰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 보인다. 부드럽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모습이라니. 그 중에 유일하게 깨어 있는 토끼가 있으니 그게 바로 모즈다. 모즈를 꽉 껴안은 채로 입을 벌리고 있는 누나의 모습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 하지만 모즈는 그게 너무 싫단다. 그래서 굴 밖으로 뛰쳐나오고 만다.

알바트로스 등에 타고 어딘가로 가다가 눈 덮인 곳에 떨어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신나게 논다. 처음에는 조금 무서운 마음도 있었지만 늘 식구가 많다고 투덜댔는데 혼자니 얼마나 좋을까. 얼음 거울을 보며 폼도 잡아보다가 드디어 그렇게 고대하던 혼자만의 잠을 청한다. 그러나 거기서 잠을 잘 잔다면 이야기가 아니지. 춥고 무서워서 더 이상 혼자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젠 뒤엉켜 자는 게 오히려 행복하고 포근하게 생각되니 모즈의 하룻밤의 외출은 그렇게 막을 내린다.

집에 돌아와서 잠을 자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생각난다. 온 방안을 누비고 다니며 자는 아이들 말이다. 모즈가 떠날 때의 위치와 완전히 뒤집어져서 누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도 한 토끼는 알겠다. 모즈를 껴안고 자던 누나 토끼. 입은 헤 벌리고 팔 다리는 들어올린 채 무언가를 껴안은 자세로 자고 있다. 모두 비슷비슷해서 이 토끼가 그 토끼 같지만 유일하게 알 수 있는 토끼다. 실컷 방황하다가도 돌아와서 편안함을 맛보는 곳이 바로 집인 것이다. 그런 집을 만들어야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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