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명화를 찾아라 수학추리동화 1
카린 테르시에 글, 루드밀라 피프첸코 그림, 곽노경 옮김, 정연숙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수학추리동화라? 예전에 한동안 수학동화가 유행하긴 했다. 그건 그림책 판형이며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거였는데 이건 두꺼운 동화다. 워낙 추리물을 좋아하기에 얼른 집어들었다. 그런데 한 장을 읽고 두 장을 읽는데, 지금까지 보던 책과는 뭔가가 다르다. 한 단원(?)을 읽을 때마다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답에 해당하는 번호로 가서 내용을 읽으면 된다. 처음엔 종이에 계산을 해가며 열심히 풀었다. 어떤 것은 대충 짐작으로 맞추기도 한다.  

그렇게 2장까지 잘 읽어 나갔다. 3장도 잘 읽었다. 그런데 내용이 조금 이상했다. 왜 갑자기 라파엘이 카지노엘 갔을까. 또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광대에게 수갑을 채웠다고 하질 않나 정말 이상했다. 그래서 3장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럼 틀린 답을 따라 간 걸까. 사실 한 문제가 나오면 대개 3가지 경우로 나뉘어지도록 되어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럼 완전히 순서가 다르게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거니 하며 하나씩 하나씩 모두를 따라가봤더니 다행히 틀린 답일 경우는 다시 돌아가라고 해준다. 그렇다면 왜 이야기를 잘못 읽었을까? 

알고 봤더니 중간에 두어 페이지를 빼먹고 읽었던 것이다. 그러니 엉뚱한 순서로 갈 수밖에. 이야기가 앞뒤가 맞지 않아 혼자 열심히 추리해 가며 읽었는데 알고 봤더니 빼먹고 읽었다니. 아마도 그 때 잠깐 졸았던 것 같다. 어휴, 이 책은 졸거나 한눈 팔다가 읽으면 엄청 헤맨다. 수학 문제 풀기 싫다고 대충 넘어가도 절대 안 된다. 만약 답을 모르겠으면 하나하나 찾아가 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책 읽는 시간이 다 다른 것이구나. 수학문제를 술술 풀면 금방 읽을 것이고 몰라서 왔다갔다 하다보면 거의 두 배는 걸릴 테니까. 구성이 참 독특하다. 짜임새가 있거나 이야기 구성이 탄탄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풀면서 범인이 누구인지도 추측하는 재미를 톡톡히 맛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시대에는 어떤 관청이 있었을까? - 나랏일 돌보던 곳, 관청 이야기, 박영규 선생님의 우리역사 깊이 읽기 박영규 선생님의 우리 역사 넓게 보기 1
박영규 지음, 구연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의 인사동은 예전에 도화서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사실 그 전에는 도화서라는 곳이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알려지지도 않았다가 드라마에서 다루면서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되었다. 대개의 사람들이 아는 관청이 된 것이다. 하긴 생과방이니 소주방이니 하는 명칭들도 실은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니 어쨌든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나보다. 

올해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직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바람에 아직도 부처 이름들이 낯설다. 그렇다면 왕권제였던 조선시대에는 어땠을까. 또 조선 시대 관청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학교 다닐 때 얼핏 들었던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험용이었을 뿐이지 정말 궁금해서 접근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역사에 대해 관심이 가고 재미있고 궁금한 게 많은지 모르겠다. 그러다 급기야 조선의 관청에까지 눈길이 가게 되었다. 아, 이런 책도 있구나. 이런 책이 있으면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저자도 역사책 분야에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이라니 더 이상 따질 게 뭐가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조선 시대의 중앙 관청에 대해 세세하게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익히 알고 있었던 삼사와 의정부, 6조 등과 지방 관청까지 두루 알 수 있었다. 책의 대부분은 중앙 관청 이야기에 할애하는데 그 이유는 지방 관청이 중앙 관청 체계를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더 자세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간중간 들어 있는 그림으로 각 관청의 위치를 알 수 있게 도와주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 옛날에도 왕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따라 중점을 두는 관청이 달라졌다고 하니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어느 시대나 비슷한가 보다. 생소한 이름들이 있어서 그렇지 전개 자체는 쉽게 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역사 깊이 읽기' 부분은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들이어서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각 관청에 대해 궁금할 때 찾아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책이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통사 시리즈를 모두 갖고 있는데 이젠 분야사 시리즈를 모을 차례다. 벌써부터 다음에 나올 것이 기대되니 어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얘가 먼저 그랬어요! 모두가 친구 9
가브리엘라 케셀만 글, 유 아가다 옮김, 펩 몬세르랏 그림 / 고래이야기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화가 나서 괜히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잔뜩 화 난 채로 누가 걸리기라도 하면 바로 싸움을 걸겠다는 심정으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나 다행히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으면 그날은 무사히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좀 가라앉고 나서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이들도 그럴까. 아니, 어쩌면 아이들이 그런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어른보다는 감정 조절이 서투를 테니까. 그렇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남의 감정을 읽는 기술이 부족하기에 결국은 싸움이 되는 것일 게다. 여기 나오는 타틴처럼. 그러기에 타틴이 먼저 화를 냈으니까 나도 화를 낸다는 자연스러운 결말에 다다른다.

그러나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다. 금방 풀어지니까. 친구가 내민 초콜릿에 마음이 점점 누그러진다. 여기서 초콜릿은 단순히 먹는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타틴이 몸도 마음도 지쳐서 자신이 왜 화를 냈는지도 모르겠고 후회도 되는 참에 친구가 내민 따뜻한 마음을 받았기에 그런 것이겠지. 

무엇엔가 잔뜩 화가 난 타틴의 표정이 참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마주친 친구와 싸웠을 때 친구의 부모가 와서 데리고 가며 '쟤는 왜 저래?'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장면은 이상하게 눈길을 잡는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 같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화된 그림과 채도가 낮은 배경색이 끝까지 이어지는 그림이 편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춤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4
리바 무어 그레이 지음, 황윤영 옮김, 라울 콜론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어디선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 하지 말고 추억을 물려주라는 말을 들었다. 그 전부터 아이들에게 무언가 남을 만한 것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은 하면서도 그처럼 거창한 말을 염두에 두진 않았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듣고는 내 육아방식이 그런대로 괜찮은 것이라는 생각에 그 후로는 더욱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당장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지난 날을 회상하며 웃음짓는 때가 오리라고 기대하면서...

아마도 이 책의 주인공인 여자 아이도 어렸을 때의 추억을 밑거름 삼아 현재의 모습이 이루어진 것일 게다. 엄마와 함께 봄이면 비를 맞으며 춤을 추고 여름이면 바닷가에서 춤을 춘다. 그들은 계절을 단순히 눈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춤이라는 매체로, 온몸으로 느꼈던 것이다. 어느 한 계절이라도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모든 계절이 그들에게는 축복이었으며 아름다움이었다. 그러한 기쁨을 아이 혼자 느꼈다거나 엄마 혼자 느끼고 아이는 구경꾼으로 머물렀다면 결코 지금의 발레리나가 탄생하지 않았겠지.

엄마는 딸에게 발레리나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함께 즐겼고 마음껏 누렸으며 그것을 표현한 것 뿐이리라. 그러기에 딸은 발레리나가 되어서도 언제나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춤을 췄던 기억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별다른 의미없이 딸과 엄마가 계절마다 그 계절을 느끼며 거기에 맞는 춤을 추었구나라고 보았을 때와 나도 아이들에게 이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보았을 때 느낌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모든 것에는 의미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른가보다. 처음에 봤을 때는 낯선 표현 방식(그림에서)과 별다른 사건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가 밋밋하게 느껴졌는데 의미를 내 아이에게 두고 보니 좀 다르게 다가온다. 나도 아이들에게 이런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 엄마의 전쟁 일기 33일, Reading Asia
림 하다드 지음, 박민희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를 볼 때 누구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냐에 따라 보는 사람의 마음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똑같은 사자와 얼룩말의 먹고 먹히는 프로그램일지라도 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사자가 얼룩말을 잡지 못해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상황일 때 시청자는 사자에게 연민을 느낀다. 그러면서 얼른 한 마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로 얼룩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라면 똑같이 사자가 얼룩말을 잡지 못했어도 시청자는 안도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얼룩말이 잡히지 않았으니까. 그 때 사자는 배가 고프건 말건 그건 부차적인 문제다. 보는 이는 자신의 감정을 얼룩말에 이미 대입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똑같은 하나의 사건이라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얼마전에 피해자 입장에 있는 이스라엘에 관한 책을 읽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이스라엘이 가해자로 그려지는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가해자인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그들이 예전에 많은 나라에서 핍박을 받았고 말 못할 고통을 당했다고 해서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내 기본적인 입장이다. 한때는 일방적으로 아랍인들, 이슬람인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서구의 시각으로 걸러진 정보를 접하던 때였다. 아직도 그들은 그런 식으로 중동 지역을 바라보지만 이제는 그 중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서구가)원하는 바인지 구분할 정도는 되었다.

우리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나라 레바논. 아마도 우리 머리속에는 교육, 문화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낮고 생활 수준도 낮아서 분명 행복 지수도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쓴 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은 정말 커다란 오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레바논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알게 됨으로써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럼에도 그들은 현실에 충실하며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2006년에 있었던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었지만...

이 책은 전쟁 속에서 생활한 33일을 고스란히 들려주는 일기 형식과 그 전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기자였던 작가는 단지 현재 33일의 전쟁만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자신이 어렸을 때 이미 내전을 경험하면서 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겨우 잊을만했는데 다시 전쟁이 발발했으니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보통 사람들의 경우 심한 재난이나 사고를 당하면 그 후유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이라는 병도 있는데 그런 경험을 두 번씩이나 하다니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할까. 그래서 처음에 누군가가 책으로 내 보라는 제안을 했을 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리라. 전쟁이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은 이론상으로 누구나 안다. 그러나 아직도 현실은 이론처럼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힘 있는 강대국들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헷갈렸다. 저자는 헤즈볼라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내가 바라보는 헤즈볼라는 미국의 시각에 맞게 걸러진 정보이며 실제로 헤즈볼라는 그 나라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고 많은 지지자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한편으로 성전이라 일컬으며 어린 청년에게 희생을 강요하며 전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그 말이 전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기에 헤즈볼라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내가 보기에 그들의 그런 사고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원인도 알고 보면 그동안 미국에 의해 걸러진 정보에 의해 세뇌 당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헤즈볼라에 대한 생각은 그렇다쳐도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시각은 나도 동감한다. 그들의 오만함과 기만적인 행동을 제어할 나라가 없다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히려 뒤에서 그들을 지지하는 미국이 있다는 것이 더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저자는 시종일관 이스라엘을 저주하고는 마지막에 그래도 그들을 증오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글쎄... 그게 잘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