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역 - 기차는 지나치지만 마음은 머무르는 곳 문원아이 28
홍종의 지음, 이민선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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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이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쓸쓸하면서도 뭔가 추억이 묻어나는 곳처럼 느껴진다. 아마 노래 가사나 이야기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데 거기에서 하나 같이 그런 이미지로 그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그렇기에 여행을 하다가 간이역을 만나면 괜히 가서 철로에 서서 이곳저곳을 말없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점점 시골에서 사는 아이들이 줄어들어서인지 요즘 동화의 배경은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게 훨씬 많다. 그리고 아이들의 고민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배경 설명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시골의 배경을 이야기하면서 그 곳의 아이들도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있으면 사라져야 할 조그만 역인 반달역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특히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는 그림이의 천진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은 가라앉은 시골의 모습에 활기를 준다. 그림이는 자신이 버려진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죽지 않는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림이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어찌나 안타깝던지. 소박하면서도 애닲은 시골의 모습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지는 소박한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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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타는 소년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2
위고 베를롬 외 지음, 박은영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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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배경을 머리속으로 상상하기 힘들 때가 바로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다. 대신 농촌이나 산이 많이 나오는 이야기들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치 그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것은 아마도 어려서부터 산을 접하고 생활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 바다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바다가 배경으로 나오면 공감은 고사하고 배경을 상상하기도 힘든 것일 게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록 배경이 완전히 머리속으로 그려지진 않았지만 파도가 눈 앞에서 출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파도의 눈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생생한 묘사와 사람의 감성을 파고드는 어떤 메시지가 있었던가 보다. 바닷가에서 발 밑에 와 부서지는 파도가 그냥 아무렇게나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구나.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케빈은 부모가 이혼했다는 충격을 잊기 위해 여름방학을 이모 집에서 보낸다. 하지만 그에 대한 케빈의 마음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더 케빈의 아픈 마음을 안타깝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계속 그 문제에만 집착을 한다면 독자는 어느 순간 식상하게 될 테니까. 이렇듯 케빈은 자신의 마음을 여간해서는 드러내지 않은 채 외국인인 버드와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추스른다. 

오래전에 나온 이야기건만(1992년?, 우리나라에서 첫 출판은 1997년이다.) 요즘에 읽었던 책들 만큼이나 감동적이다. 하지만 그 감동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지 않고 독자가 어찌어찌 하다 보니 느끼게 한다. 아직도 독자의 몫을 조금밖에 남기지 않고 지나치게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우리의 책들과는 뭔가가 다르다. 성장을 이야기하면서도 한 번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끝까지 느끼게 만드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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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보는 성경 이야기
도미니크 바리오-오셰르 글, 미쉘 도프렌 그림, 김주경 옮김 / 파랑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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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먹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성경을 읽는 것이다. 아직도 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항상 마음의 짐처럼 남아 있다. 특히 외국의 문학작품이나 그림 등 서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성경을 빼놓고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그랬다. 하지만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종교에 그다지 관심도 없는 내가 그것을 위해 신앙을 가질 가능성은 더더욱 없지 않은가.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성경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어린이용 책이라 간략하고 전부를 다루고 있지 않지만 꼭 알아야 할 것들은 거의 들어있다. 만약 자세하거나 전부를 다룬 책이었다면 내겐 더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종교적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서구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성경이니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줘야겠다. 

여기서는 구약과 신약을 모두 다루고 있다. 구약은 유다인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고 신약은 예수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구약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신 신약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지침을 알려주기에 굳이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신약의 내용은 다른 곳에서 들어본 것이 대부분일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들이다. 대신 구약은 상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적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동안 읽었던 다른 책들이 이제 이해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이 성서를 모르고서는 외국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뜻일 게다. 사실 성경을 모르고서는 나치가 왜 유대인을 학살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왜 전쟁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헌데 구약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예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가르쳤는데 구약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이 당한 만큼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지금의 이스라엘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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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 - 엄마와 나,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9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주 옮김, 테레사 브론 그림 / 비룡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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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중학생이 되는 딸이 이 책을 보자마자 제목부터 너무나 공감을 한다. 물론 읽으면서도 내내 '맞아 맞아'를 연발한다. 그 모습을 보고 '나처럼 자식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존중해 주는 부모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참았다. 괜히 그 말을 입밖으로 꺼냈다가는 언쟁이 되고 말 것 같아서. 

이 책은 자녀가 엄마에 대해 불평을 하고 작가가 그에 대해 '해명'을 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엄마를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엄마의 상황을 조목조목 이야기해 줌으로써 자녀가 엄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어느 집에서나 겪는 웬만한 이야기가 다 들어 있어서 독자가 엄마라면 아마 무릎을 치며 공감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도 한 명의 엄마로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일 게다. 

특히 상당히 멋을 내는 딸은 '유행을 모르는 엄마' 부분을 읽으며 지나치게 공감을 표현한다. 물론 나도 그 부분을 읽으며 가장 많이 공감했다. 그간 딸에게 말하기도 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상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실 내가 딸에게 이야기할 때는 처음에 이성적으로 잘 설명하다가 나중에는 감정적으로 대했고, 결국 대화는 실패로 끝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잘 설명해 주니 고맙기까지 하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딸이 얼마나 나를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엄마의 마음이 어떤지 자식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는 알았으리라 본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자녀의 입장을 대변한다기 보다 자녀에게 엄마의 입장을 설명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무조건 이해해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잘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하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 특히 딸이 태어나면 쇼핑도 함께 하고 고민도 함께 나누는 친구 같은 사이를 꿈꾼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꿈이라는 것을 사춘기가 되면 깨닫는다. 사사건건 부딪치고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던 대화는 점점 감정 싸움으로 변해가곤 한다. 하지만 그 시기를 보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청소년기가 지나면 진짜 친구처럼 말이 통하는 '그 날'이 온다니 그 말만을 믿으며 오늘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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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롤리팝, 말괄량이 공부하기 보림어린이문고
딕 킹 스미스 글, 질 바튼 그림, 김영선 옮김 / 보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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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로 시작하는 옛이야기 같지만 결코 옛이야기는 아닌 이야기. 그러나 왕과 왕비가 나오고 공주가 나오고 그림도 색이 없이 그려져서인지 자꾸 오래전에 나온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러나 역시 결코 에전에 나온 책이 아니라는 사실. 

전편 격인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읽으며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잔잔하고 편안한 읽을 거리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도 역시나 대단한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웃음짓게 만드는 책이다. 

대개의 책에서 절정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과연 그 절정이 어디일까 싶을 정도로 잔잔하다. 그래서 편안한 느낌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약간 밋밋하다고도 볼 수 있을까.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꼭 그렇게 자극적인 절정(아예 절정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이 있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애완용 돼지인 롤리팝과 조니, 그리고 말괄량이지만 전편보다 아주 많이 착해지고 남을 배려할 줄 알게 된 페넬로페가 끈끈한 우정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새로운 한 명이 더 등장한다. 바로 마법사이자 가정교사인 콜리 콥. 마법사라고 해서 처음에는 모종의 흉계를 꾸미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 책의 특징이 잔잔한 이야기라는 것을 깜빡하고 말이다. 오히려 콜리 콥은 아이들을 대변해 주는 인물이자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해결사다. 

그나저나 우리 강아지가 롤리팝처럼 그렇게 똑똑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원을 가꾸는 일처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말이라도 알아들었으면 좋겠다. 어휴, 또 책 내용과는 전혀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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