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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 - 엄마와 나,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ㅣ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9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주 옮김, 테레사 브론 그림 / 비룡소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제 막 중학생이 되는 딸이 이 책을 보자마자 제목부터 너무나 공감을 한다. 물론 읽으면서도 내내 '맞아 맞아'를 연발한다. 그 모습을 보고 '나처럼 자식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존중해 주는 부모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참았다. 괜히 그 말을 입밖으로 꺼냈다가는 언쟁이 되고 말 것 같아서.
이 책은 자녀가 엄마에 대해 불평을 하고 작가가 그에 대해 '해명'을 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엄마를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엄마의 상황을 조목조목 이야기해 줌으로써 자녀가 엄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어느 집에서나 겪는 웬만한 이야기가 다 들어 있어서 독자가 엄마라면 아마 무릎을 치며 공감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도 한 명의 엄마로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일 게다.
특히 상당히 멋을 내는 딸은 '유행을 모르는 엄마' 부분을 읽으며 지나치게 공감을 표현한다. 물론 나도 그 부분을 읽으며 가장 많이 공감했다. 그간 딸에게 말하기도 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상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실 내가 딸에게 이야기할 때는 처음에 이성적으로 잘 설명하다가 나중에는 감정적으로 대했고, 결국 대화는 실패로 끝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잘 설명해 주니 고맙기까지 하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딸이 얼마나 나를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엄마의 마음이 어떤지 자식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는 알았으리라 본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자녀의 입장을 대변한다기 보다 자녀에게 엄마의 입장을 설명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무조건 이해해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잘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하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 특히 딸이 태어나면 쇼핑도 함께 하고 고민도 함께 나누는 친구 같은 사이를 꿈꾼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꿈이라는 것을 사춘기가 되면 깨닫는다. 사사건건 부딪치고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던 대화는 점점 감정 싸움으로 변해가곤 한다. 하지만 그 시기를 보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청소년기가 지나면 진짜 친구처럼 말이 통하는 '그 날'이 온다니 그 말만을 믿으며 오늘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