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절쑤 사물놀이 - 신명나는 우리문화 2
고수산나 지음 / 도서출판 문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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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이 학교가 사물놀이 특성화 학교다. 웬만한 대회 상은 다 휩쓰는 모양이다. 하지만 사물놀이를 배우는 아이들 말고는 그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가끔 학교 행사 때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 정도로 아이들은 접한다고나 할까. 하긴 그나마 그렇게라도 접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요즘은 일부러 찾아다니기 전에는 만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니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정월 대보름 즈음이면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어떻게 배웠으며 연습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대보름이라도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풍물패가 없어졌다. 젊은 사람이 거의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모두 내가 어렸을 때 흔히 봐왔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처럼 연습을 하는 줄은 몰랐다. 어쨌든 당산나무에 고사도 지내고 가끔은 기우제도 지냈던 기억이 난다. 동네에서 사물놀이를 주도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이제는 그들의 자식들이 사물놀이를 이어 받는다는 이야기를 통해 사물놀이가 무엇인지 어떻게 배우는지를 알려준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전통이 어떤 것인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사실 나도 사물놀이의 의미만 조금 알고 있을 뿐 자세한 것은 모른다. 그러니 이 책을 보며 예전에 보았던 모든 것들이 의미가 있는 것이었고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것들이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직접 찾아가기가 더욱 어려운 현실에서 이렇게 책으로라도 만날 수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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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갠 후에 - 뉴베리상 수상작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9
노르마 폭스 메이저 지음, 정미영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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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적인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내게 시아버지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분이었다. 권위적인 것을 싫어해서 그런 삶을 살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부모님이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권위적인 것을 싫어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내가 생활했던 환경과는 너무도 달랐다. 하긴 부모님이 권위적인데도 내가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을 테니 후자가 맞는 것 같다. 어쨌든 결혼 초에는 아버님의 말씀에 아무 말도 못하는 형제들을 보며 무척 답답했었다. 내가 보기에는 괜한 고집이고 아집인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이해하기로 했다.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바뀔 분도 아니거니와 그 분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시아버지가 생각났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떠나가실 내 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했다. 지금은 두 아버지가 모두 살아계시지만 언젠가는... 사람은 어차피 그런 것이니까. 레이첼의 할아버지(우리 식으로 따지자면 외할아버지다.)를 보니 어쩜 그리 우리 시아버지 같은지. 손주들에게 살갑게 대하는 것은 고사하고 따스한 말 한 마디 해주지 않는다. 레이첼의 할아버지처럼 어깃장이나 놓기 일쑤다. 그나마 레이첼은 가까이 살기 때문에 의무적으로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할아버지를 만나기 때문에 나중에 선뜻 할아버지를 돌보게 된 것일 게다.  

레이첼의 할아버지는 모든 사람에게 직설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서 불편하게 하는 분이다.(이 또한 시아버지와 똑같다.) 그래서 아들과 손자도 가까이 가지 못하고 마음의 상처만 간직한 채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물론 레이첼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얼마 못 사실 거라는 소리를 듣고는 의무감도 아니고 할아버지에게 잘해드리고 싶어서도 아닌, 그야말로 뭔지 모르는 것에 이끌리다시피 할아버지의 산책길에 기꺼이 동행한다. 그리고 결국 할아버지를 진정 사랑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고 할아버지의 고약한 말과 행동을 무조건 참지도 않는다. 때로는 할아버지를 미워하기도 했다가 그런 자신을 미워하기도 하는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혼동을 겪는다. 그리고 그것이 아주 잘 표현되었다. 

처음에는 자잘한 글씨와 두께, 그리고 자세한 묘사 때문에 어느 만큼 읽었나를 가늠하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레이첼이 할아버지를 어떻게 떠나 보낼까 안타까웠고 또한 레이첼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려나 걱정하기 바빴다. 내내 훌쩍이면서. 예상했던 대로 할아버지는 떠났고 식구들이 모두 모인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들을 이야기한다. 좋은 추억과 나쁜 추억 모두를. 하지만 누가 뭐래도 레이첼은 할아버지를 사랑했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대신 진작 할아버지와 가깝게 지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못해 할아버지를 원망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레이첼은 여전히 학교를 다니고 루이스와 데이트도 하며 할아버지를 가끔 생각한다. 

사람이 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가 보다. 효를 무척이나 강조하는 동양권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가족으로서 부양하고 떠나 보내고 그리워하다 원래의 삶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그러면서도 열여섯 소녀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지은이 소개에 '세대와 인종 국가를 초월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정서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책을 읽으며 계속 훌쩍거렸던 이유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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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처럼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5
쎄르쥬 뻬레즈 지음, 김주경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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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세계가 있는데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모를 때의 그 답답함이란... 그런데 하나는 아주 암울한 이야기이고 하나는 아주 밝은 이야기라면 어떨까. 만약 암울한 이야기가 가짜라면 밝은 이야기가 진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꿈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만약 그 암울한 이야기가 진짜고 밝은 이야기가 가짜라면.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다. 레이몽은 계속 두 개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두 세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부모로부터는 말할 것도 없고 친구들로부터 사랑받고 선생님으로부터도 인정받는 세계가 있는 반면 그와 정반대의 세계도 있다. 사실 정반대의 세계가 꿈이길 바랐다. 그러나 전혀 반대의 세계가 꿈이었다. 

부모에게 학대 받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레이몽이 그나마 행복했던 요양원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후의 생활을 보여준다. 읽으며 정말 이런 부모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학대 받는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명백한 사실 앞에 내가 이해하고 안 하고는 중요한 게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다. 앞의 두 권을 못 보았기 때문에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부모가 있는데도 요양원엘 갔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원인이야 어쨌든 레이몽의 섬세한 내면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그래서 원인을 모르더라도 현재 레이몽이 처한 현실에 동화되어 무척 안타까움을 느낀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쯤이면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청소년 보다는 어른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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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내마음은 지금 0도씨 좋은책 두두 7
한명순 지음 / 도서출판 문원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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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건대 시는 개인의 성격유형에 따라 끌리는 게 따로 있는 듯하다. 시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간단 명료하게 심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보다 산문처럼 약간 늘여쓰더라도 뭔가 현실적인 것에 관심을 가진 시가 내겐 더 와 닿는다.  

이미 내 삶과 나이가 아름답고 청명한 것에서 멀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려고 하는 시 보다는 여기에 나오는 시처럼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상황에 관심 갖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딱 맞는 시집이라고나 할까. 뭐,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있는 시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자연을 노래하고 아이들 마음을 노래한 시들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미화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여서 좋다. 그리고 시인이 직접 경험한 것이라 짐작되는 것들도 꽤 있다. 평화시장, 분당, 제주도 조각공원 등 구체적인 지명이 나오기도 한다.  

어른들은 시를 굉장히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가끔은 일기 쓰기 싫을 때 금방 시를 적어놓곤 한다. 그만큼 아이들 마음 속에는 시가 들어있나 보다. 하지만 점점 자랄수록 사라진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나처럼 시와 멀어진다.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게 하려면 시집을 열심히 권해줘야겠다. 항상 시집을 읽고 나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얼마나 실천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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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좋은책 두두 29
이성자 지음, 김진화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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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국어 교과서를 보면 시가 참 많이 나온다.

그만큼 시가 어린이들에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시는 여간해서는 먼저 집어들지 않는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시를 많이 접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시집을 접해주려 하는데 솔직히 쉽지는 않다.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접하다 보면 좋아지겠지.
 

간단한 단어 몇 개로 그 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알려주는 시는 참 신기하다.

선생님께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았다가 야단 맞으면 금방 움츠러 드는 것을 키다리와 난쟁이로 표현한 것을 보니 어쩜 그렇게 정확히 마음을 표현했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그 밖에도 할머니에 대한 시가 많이 나온다.

하긴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엄마 아빠와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갖는 존재긴 하다.

부모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많지만 할머니는 무엇이든 허용해주니까.

그 밖에도 자연을 노래한 시도 있고 아이들 마음을 나타낸 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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