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역사를 만나다 - 고대 이집트부터 오늘날까지 패션을 만나다
정해영 글.그림 / 창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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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과는 거리가 먼 나와 달리 딸은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해서 종종 마찰을 빚는다. 언제까지 유행을 쫓아다닐 거냐며 설득도 하고 이해도 시키려고 노력하지만 도무지 듣질 않는다. 어떻게든 튀고 싶어하고 최신 유행하는 옷이나 신발을 모두 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내 말을 들을 기세가 아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인정은 해주되 생각없이 쫓아가기만 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를 인지시키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도대체 유행이 뭐길래. 

그런데 그 유행이라는 것에 우리 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모든 것을 걸 정도로 생활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만나고 보니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딸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심지어는 전쟁 중에도 유행이라는 것이 만들어졌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어찌보면 인간의 심리가 그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런 것과는 담을 쌓고 사는 내가 이상한 건가. 

여하튼 이 책은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패션의 변화를 훑어준다. 그러면서 간간이 역사적 사실을 곁들이기도 하고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만한 것도 이야기한다. 물론 패션에 관한 책인 만큼 당시 유행하던 머리 모양이나 의상, 장신구 등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준다. 특히 로코코와 바로크, 르네상스의 순서가 무지하게 헷갈렸는데 시대순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왜 그러한 시대가 열렸는지,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한 권으로 패션의 변화만 읽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변천사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패션과 역사가 만났다고 하는 것인가 보다. 처음에는 두꺼운 듯 느껴지지만 읽다 보면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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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세모 네모 이야기 (그림책 + 동그라미.세모.네모 스티커 + 놀이용공책) - 동그라미.세모.네모 예술놀이책 재미마주 A'Q시리즈
박진익 원작, 재미마주 디자인부 꾸밈 / 재미마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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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때 기본 도형인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이것저것 만들며 놀던 기억이 난다. 일부러 큰 돈을 들여 교구를 사주며 창의력이 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어쩌다 그럴 듯한 모양이라도 나오면 대단한 잠재력을 발견한 양 뿌듯해하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당연히 평범한 아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놀았던 것이 아이에게는 큰 기쁨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이며 많이 접하는 도형인 세모와 네모, 동그라미를 가지고 여러 모양을 만들며 놀고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을 보면 그저 감탄밖에 안 나온다. 동그라미로 만든 바닷속 세상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는 얼마나 귀엽던지. 또 보석을 바라보는 여자 아이의 모습은 얼마나 귀엽던지. 그리고 압권은 단연 마지막 장면이다. 두 화면 가득 펼쳐진 별나라 놀이동산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이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이루어졌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 다른 모양이 있나 찾아보았는데 역시 다른 모양은 없다.  

원색의 선명한 색상으로 구성된 그림을 보면 아이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티커가 있어서 자기만의 그림을 만들 수도 있다. 순수한 그림책보다는 지식을 전달해 주는 책이 점점 많아지는데도 꾸준히 순수 그림책만을 고집하는 출판사. 게다가 이제는 예술적인 것을 어렸을 때부터 접해주기 위해 이러한 책까지 펴내고 있다.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러한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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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어머니 미래그림책 91
지네트 윈터 지음, 지혜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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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유행처럼 번지는 이야기나 관심사 외에는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특히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도 왕가리 마타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 비슷한 일을 했던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오는 양치기 노인은 알고 있어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사람은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왕가리 마타이. 그녀는 케냐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서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가 사막화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린벨트 운동을 시작한다. 어렸을 때 보았던 산과 외국에서 돌아온 후에 보는 산의 모습이 너무나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뒤뜰에 아홉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을 시작으로 직접 묘목을 키우는 농장을 꾸리고 여자들과 함께 나무 심는 일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곳도 사람 사는 사회답게 여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무시하고 비전문가라고 무시한다. 하지만 왕가리는 그런 말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펼쳐 많은 여자들이 운동에 동참하게 만든다. 

왕가리는 또한 벌목에 반대하다가 감옥에 갇히기까지 했다고 한다.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이권에 눈이 먼 사람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 자연을 훼손하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일을 하고자 했겠지. 그러나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왕가리의 뜻에 동조해서 더 열심히 나무를 심는다. 결국 케냐는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회복하게 된다. 

그림책이라서 왕가리의 행적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녀가 어려움을 겪었으리라는 점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렇다쳐도 새로운 인물, 그것도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꿋꿋하게 활동했던 사람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어린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지식과 지혜가 참 많다. 그래서 어른이 무슨 어린이 책을 그렇게 읽느냐는 주위의 시선도 묵묵히 견딜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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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은 괴물 별난 가족 그림책 1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박정연 옮김, 기욤 드코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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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이벌이라는 형제. 그 형제관계에 대한 책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을 보면 풀기 힘든 난제임이 분명하다. 큰 아이 친구들은 대부분 동생이 있는데 딱 한 명만 동생이 없는 막내란다. 그래서 간혹 이야기하다가 동생이 얼마나 짜증나는 줄 아느냐며 동생인 친구에게 말하고, 대신 그 막내인 친구는 오빠가 얼마나 귀찮은 존재인 줄 아느냐며 실랑이를 한단다. 친한 친구인데도 그럴 때는 의견이 갈리는 것을 보면 형제관계란 어떤 것인지(부모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동생이 있는 큰 아이 입장에 맞는 책이지만 동생인 둘째에게 읽어줬다. 만약 큰 아이가 읽었다면 분명 맞장구를 치며 읽었겠지.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물어뜯고(젖 먹는 것도 큰 아이가 보기에는 엄마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밤에는 늑대로 변해서 잠도 못 자게 하니 괴물이 따로 없다. 그런데도 엄마 아빠는 뭐가 좋은지 항상 동생만 보면 싱글벙글이다. 어쩌다가 엄마를 괴물로부터 지켜주려해도 야단만 맞으니 미르티유의 마음이 어떨까. 

그렇게 괴물이 자라서 마침내 뱀 단계를 거치고 공룡 단계로 가자 엄마 아빠의 관심이  더 공룡에게 집중된다. 결국 미르티유는 늑대처럼 울부짖고 뱀처럼 기어다니며 공룡처럼 쿵쿵댄다. 이런 걸 퇴행이라고 한다지. 동생이 태어나면서 모든 사랑이 자기를 떠날 때 흔히 보이는 행동인 퇴행을 여기서는 재미있게 표현했다. 그리고 그 순간 괴물이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날린다. 누나라고. 그 다음부터는 동생에 대한 미움은 사라지고 드디어 함께 놀 만한 상대로 인정한다. 지금까지 혼자 노느라 심심했을 테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동생이 태어나서 큰 아이가 겪는 심경변화를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하게 그리고 있다. 작은 판형에 그림도 명확한 선이 없는 어정쩡한 그림이지만 또한 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졌다. 동생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책이다. 대신 동생에게는 누나나 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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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린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역사 질문 77 - 호기심 한국사
정수영 지음, 우지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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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완성된 학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든다. 바로 얼마 전에도 정조가 신하 심환지와 주고 받았다는 편지가 발견되어 학계에 다시 논쟁이 일고 있다. 그것 말고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 또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그러니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역사를 그냥 과거에 있었던 일을 외우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딸만 하더라도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를 앎으로써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을 하지만 아이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역사를 과거에만 한정해 두려는 아이들, 즉 재미있어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먼저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로 역사를 접근하면 어떨까. 그런 책 중에는 이 책도 포험될 것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궁금해 할만한 내용 77가지를 뽑아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이 보기에는 궁금할 것도 참 없다 싶은 것도 있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그런 사소한 것에 더 관심을 보이는 법이니까. 

지금은 많이 알려진 '어처구니'라는 말의 유래나 숙주나물, 압구정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몽고간장이란 이름이 왜 붙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또한 난생신화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 등 역사를 읽는 방법에 대한 것도 언급하고 있다. 그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우리 역사를 배울 때 도움이 될 만한 상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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