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를 만든 세계사 인물들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문제적 20인 교과서를 만든 사람들 8
우경윤 지음, 유남영 그림 / 글담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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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인물 위주로 본다는 이 책의 발상이 참 괜찮다. 역사를 보는 방법에는 다양한 길이 있는데 최근에는 그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전에는 무조건 시간 순서대로 나열했었는데. 이 시리즈의 하나인 <교과서를 만든 지리 속 인물들>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기에 이 책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었던 인물 20명을 들여다본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일 수도 있고 히틀러처럼 부정적 평가를 받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세계사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시기도 하나의 기준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물을 차근차근 만나다보면 어느 정도는 시간적 흐름에 따른 세계의 변화가 보여진다. 게다가 그 인물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까지 같이 이야기하니 이해하기도 훨씬 쉽고 재미있기도 하다. 

사실 기원전 인물은 정리도 안 될 뿐더러 그다지 다가오지도 않는다. 그냥 기원전이라고 하면 왠지 역사에 제대로 남아있지 않고 상상력으로 상당부분을 채웠을 것이라는 이상한 선입견 때문이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엄연히 기록이 존재하고 저작도 있는데도 말이다. 

역사 이야기는 항상 처음 인류가 정착 생활을 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우리 역사의 경우는 구석기부터, 세계사의 경우는 고대 문명부터. 솔직히 그 부분은 너무 먼 이야기라서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닥 흥미를 못 느끼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형식적인 부분은 빼고 바로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니 훨씬 잘 들어온다. 뭐랄까. 문명의 태동부터 이야기할 때는 나와 별 상관없는 이야기 같았는데 이렇게 하니 드디어 나도 끼어들 여지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동안 세계사를 너무 몰라서 그와 관련된 책들을 이것저것 좀 보고 난 후에 이 책까지 보니 그동안의 지식들이 조금씩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 것으로 비추어 볼 때 세계사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긴 모든 책이 다 그렇겠지만. 여하튼 세계사를 이해하는데 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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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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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나치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책을 기피한다. 그래서 소위 베스트셀러라는 것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만약 그것이 나중에는 스테디셀러가 된다면 살짝 눈을 돌리긴 한다. 그러나 그 전이라면 그냥 지나친다. 

그래서 한비야를 그렇게 외쳐대는데도 그런 사람이 있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지 그녀에 관한 책을 읽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은근한 질투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현실에서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데 누구는 훨훨 여행을 다니질 않나, 나도 어렵고 소외받는 어린이들을 도와주고 싶지만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마음만 있지만 누구는 그것을 실천하니 어찌 안 그랬겠나. 역시 나의 이 좁은 속은 비야 언니를 쫓아가기에 아직 멀었다. 

수필이 그렇듯 여기서도 저자는 개인적인 속내를 드러낸다. 처음에는 구호 현장에서의 이야기 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른 책을 읽어보질 않았으니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모든 것을 짐작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결혼을 안 했고, 아니 아직 인연을 못 만났고, 목소리가 크며 등산을 무척 좋아하는구나. 나이가 들었어도 글이나 사진에서 활기가 느껴지고 열정 또한 느껴진다. 

그러다 후반부로 갈수록 겪었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구호팀장으로서의 경험을 여기서는 그다지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데도 그들을 위해서 뭔가 작은 일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니 다른 책을 읽으면 어떨까 싶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왜 그녀에게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려고 하는지 알겠다. 

적은 나이가 아닌데도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저자를 보며 내 모습을 돌아본다. 이 일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일은 저래서 안 된다고 기피했던 일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던가. 왜 나에게는 이런 용기가 없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자신감도 부족해서 그렇거니와 남에 대한 사랑도 훨씬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종교의 힘에 의지해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때 같으면 이런 이야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저자의 순수한 의도를 알고, 남을 인정할 줄 아는 아량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신앙이란 이렇게 고귀한 힘을 갖게도 하는데 왜 어떤 이는 그것을 왜곡되게 표현하는 것인지. 여하튼 저자가 도전하는 새로운 일을 발판삼아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그리고 여전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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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피아크족, 알래스카의 또 다른 얼굴 산하세계어린이 30
카롤린 나르디 지예타 & 클레르 메를로 퐁티 지음, 멜리장드 뤼트렝제 그림 / 산하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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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에는 이누이트족 말고 숙피아크족도 있다고 한다. 당연히 몰랐다가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다. 흔히 다른 나라나 부족의 옛이야기를 읽다 보면 너무 다른 환경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사정을 미리 알고 있다는 듯이 부족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준다. 지리적 위치와 부족에 대한 설명을 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이야기로 들어간다. 그래서 덜렁 이야기만 읽었을 때의 당황함을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기획이 괜찮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기준으로 보자면 일년 내내 겨울이다시피 한 곳에서 어떻게 살까 싶지만 그곳도 역시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이야기를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동물도 영혼이 있어서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변하기도 하는 것이며 달과 해에 얽힌 이야기는 약간 다를 뿐 자연의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점은 다른 민족과 비슷하다. 그 밖에도 이야기에 그들의 생활과 전통이 들어 있고 사랑이 들어 있으며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이 들어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나 부족의 옛이야기를 읽으면 재미있으면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의아하기도 한 것이다. 또 그 점이 옛이야기를 읽는 매력이기도 하다. 

다양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숙피아크족의 생활모습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야기와 관련되어 설명할 부분이 나오면 팁 박스로 보충해 준다. 이야기를 읽을 때 가끔 방해되기도 하지 확실히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좋다. 대부분의 옛이야기가 그렇듯이 우리와 비슷한 것도 있고 전혀 생소한 것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옛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는 것이다. 알래스카는 알다시피 구소련의 영토였다가 지금은 미국의 영토다. 그곳에서 예전부터 살던 사람에게는 국가가 바뀐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국적과는 상관없이 그냥 순수한 숙피아크족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도 '전통'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생활은 이미 그것과 너무 다르듯이 그들도 그럴까. 이 책을 읽으면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도 옛이야기와 전혀 다른 생활을 하듯이 그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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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하고 똑똑한 과학 사전 지식 보물창고 6
조이 매조프 지음, 최지현 옮김, 테리 서럴 그림, 신형건 감수 / 보물창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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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이나 내용이 정말 지저분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나 발견된 과학중에서 가장 지저분한 것만 모아 놓았다고 해야할까. 우선 표지 그림을 보더라도 얼마나 지저분한지 짐작이 갈 것이다. 얼굴에 여드름이 덕지덕지 난 것도 모자라 피지가 뚝뚝 떨어지고 짜고 있는 여드름에서는 피지가 툭 발사되는 모습이라니. 본문에서는 한 술 더 뜬다. 거울에 자국을 남길 것이라고. 사실 이렇게 여드름 안 짜 본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상상하기 쉽고, 그래서 더 지저분하게 여겨지는지도 모르겠다. 

고름(사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지저분한 것은 사실이다.)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하고, 구더기 이야기에 바퀴벌레 등 온갖 징그러운 벌레들까지 총동원했다. 그림은 또 어떻고. 그렇다고 이처럼 지저분한 이야기만 하고 있느냐면 그건 아니다. 과학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과학적인 내용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거기에 약간의 양념으로 지저분한 이야기가 첨가된 것이다. 

큰진드기나 거머리의 경우 사람의 피를 빨아먹기도 하는데 참 신기한 것이 피를 빨아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 거머리에 물린 기억을 더듬어 보면 물 속에 있을 때는 전혀 알지 못하다가 밖으로 나와서 다리를 봐야만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물 속이라지만 모른다는 게 이상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거기에도 다 과학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바로 거머리나 큰진드기는 피를 빨기 시작하면서 바로 마취제 성분을 피부에 투여하는 것이다. 또한 혈액은 밖으로 나오면 자동으로 응고하는데 얘네들은 그걸 막기 위해 항응고제가 섞인 침을 바른단다. 모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지만 참 신기하다. 이처럼 자연에 관한 재미있으면서도(물론 지저분하기도 하다.) 신기하고 과학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다. 또한 사전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을 필요없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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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국인의 지혜
고정욱 지음, 이경하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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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제목만 보았을 때는 창작동화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고정욱 작가는 장애우 이야기나 어린이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니까 당연히 이 책도 아이들의 우정을 다룬 동화일 거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첫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자 '옛날 어떤 마을에'로 시작한다. 마치 옛이야기처럼 말이다. 그제서야 제목을 다시 보니 '한국인의 지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니까 선조들의 이야기 중 우정에 대한 부분을 마치 옛이야기처럼 해주는 것이구나. 

그다지 두껍지 않은데 14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으니 한 개의 이야기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도 있고 때로는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도 있다. 모든 이야기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물론 우정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 우정에 대한 것만 골라냈다. 그것도 다양한 우정에 대해서. 아름다운 우정도 있고 금이 간 우정도 있다.  

각 이야기가 끝나면 작가가 이야기에서 나온 우정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뭐, 꼭 그렇게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내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친구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친구란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제일 먼저 걱정하는 것이 바로 친구 문제다. 공부는 그 다음이다. 친구를 잘 사귀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학교 생활이 달라지니 그럴 수밖에. 그러니 이처럼 친구에 대해 한 번 쯤 짚어주는 것도 아이들의 삶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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