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팝업북)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 사계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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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딸이 이 책을 보더니 아이디어가 좋다느니 재미있다느니 수선을 떤다. 그렇다고 로버트 사부다의 멋진 팝업북을 안 보았냐면 그것도 아니다. 이 책보다 더 정교한 팝업북을 보았는데도 재미있게 보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즐겨 보았던 책을 팝업북으로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다른 것도 아니고 똥이 나오는 것을 실감나는 장치로 보아서 그런가 보다. 둘째도 신기하다고 감탄한다. 

이 책에 대한 다른 설명은 필요없어 보인다. 워낙 유명한 책이니까. 자녀를 키운 부모라면 한 번 쯤은 보았을 법한 책이 이번에는 팝업북으로 나왔다. 아이들은 각 동물의 똥이 나오는 장면을 신기하게 볼 것이다. 우리 둘째처럼. 특히 돼지가 똥을 누는 장면에서 종이를 잡아당기면 똥이 떨어지면서 하얀 김까지 푸슉 나오는 장면은 압권이다. 아이도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단다. 약간은 더럽지만. 

염소가 똥을 싸는 장면에서는 종이를 돌리면 하나씩 하나씩 보이게끔 되어 있다. 원래 염소똥은 초콜릿 같다고 표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따로따로 떨어진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부분은 두더지가 드디어 범인을 알아내서 한스의 머리 위에 살짝 복수를 하고 도망가는 장면이다. 둥그런 판을 돌리면 다리가 계속 움직이면서 팔도 함께 움직인다. 한스가 눈을 감고 있다가 곶감 씨 같은 것이 이마로 떨어지자 눈을 뜨는 장면도 재미있지만 두더지가 달아나는 장면이 더 재미있다. 팝업북은 쉽게 고장난다는 단점이 있지만(그래서 이 책도 가끔 그렇다. 예를 들면 토끼똥 장면에서 구멍이 많아 원래대로 넣을 때 약간 어긋나기도 한다.)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정도로 아이들은 재미있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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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동물원 (빅북) 알맹이 그림책 11
조엘 졸리베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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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지금까지 본 책 중 가장 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크다. 오죽하면 책장에 들어갈 자리가 도저히 없을 정도로. 커다란 판형 안에 큼직하고 시원한 동물 그림이 가득 들어있다. 게다가 윤관선이 까맣고 두꺼워서 눈에 잘 띈다. 

사는 곳에 따라 동물을 분류해 놓았는데 카멜레온이 어딘가에 숨어 있다. 다양한 보호색을 가지고 있는 카멜레온답게 가는 곳마다 주변의 동물로 색을 바꾼다. 그래서 카멜레온을 찾아보도록 한다. 이렇게 모아 놓고 보니 동물의 색이 이처럼 단순했나 싶을 정도로 몇 가지색으로 표현했다. 그러다 뒤에 점박이와 줄무늬 부분에 가서야 화려한 색상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엔 동물이 빽빽하게 그려져 있어서 조금 정신 없게 느껴졌는데 자꾸 보다 보니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동물의 형태를 익히는데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양들 틈에서 특정한 동물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뒷부분에는 각 동물의 특징을 간략하게 설명해 놓아서 필요할 경우 거기에서 정보를 얻으면 된다. 여하튼 커다랗고 시원한 동물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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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대국을 향한 열 개의 바닷길 - 우리 바다의 역사를 배우는 해양동화
김선희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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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나도 책 속에 몰입하기 가장 힘든 경우가 바로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바다란 가끔 놀러가는 것 외에는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언젠가 아이도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듣고는 이게 바로 환경의 차이(물론 경험의 차이도 포함될 것이다.)라는 걸 깨달았다. 헌데 이 책의 작가도 바닷가로 놀러 간 적 외에는 바다에 나가 본 적이 없단다. 음, 그런데도 이렇게 바다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지어내다니 역시 작가는 다른가 보다. 

지금까지 역사란 대륙을 중심으로, 그것도 수도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였지 이처럼 바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역사는 없었던 듯 싶다. 그러고 보니 정말 바다가 무척 중요한데도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는 반도인데도 말이다. 이 동화는 바다를 중심으로 역사를 훑어주고 있어 새로웠다.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근대를 거쳐 현대의 해양과학기지까지 전 역사를 들려준다.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아, 이거!'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 강호는 역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중간중간 강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그래서 한편으론 작위적이기도 하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기도 하는 섬 이어도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시공간을 넘나든다. 열 개의 바닷길을 지나야만 아빠가 있는 곳 이어도를 갈 수 있다는데 지도에 나타나는 글자는 현재 그들이 있는 시대를 의미한다. 각 시대가 지도에 나타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고 강호의 설명은 때로 열두 살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가의 목소리가 드러나지만 의도는 참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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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라운 과학 01 : 바이러스 - 과학의 기초를 확실하게 잡아 주는
김지애 지음, 김주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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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미생물에 관해 워낙 관심이 많아서 그에 관한 책이 꽤 있다. 그런데도 그에 관한 새로운 책이 있으면 또 관심을 갖는다. 이번에는 만화로 된 책이다. 만화로 된 책은 구성이 치밀하지 못한 단점이 있는 반면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도 타임머신과 바이러스를 합한 타임러스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면서 다니는 과정이 치밀하진 않지만 유명했던 바이러스를 알려준다. 거꾸로 호를 위 박사에게 빼앗기고 대신 실패작이긴 하지만 그럭저럭 써 먹을 만한 로꾸꺼 호를 타고 세 명이 모험을 떠난다. 과거의 시대로 가면 저절로 그 시대로 변하는 옷이며 언어가 자동으로 번역되는 등 최첨단 장비가 등장한다. 햐, 정말 이런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만화는 단순히 줄거리만 따라갈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들어있는 정보 페이지를 잘 봐야 한다. 비록 처음엔 아이들이 안 읽을지라도 나중에는 보겠지. 어차피 만화는 한 번 보고 마는 책이 아니니까.  

뒷부분에 있는 '별별 이야기'는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흔히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숙주가 있어야 한다지만 어떤 바이러스(스푸트니크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 속에서 산단다. 세균 안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오파지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바이러스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는 이 게 처음이란다. 이처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게 많고, 밝혀진 것도 신기한 게 참 많다. 아이들도 책을 읽으며 그런 것을 느끼겠지. 주변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지만 확실치 않은 것들을 명확하게 풀어주는 학습만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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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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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즉흥적이고 물질만능주의가 심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한편으로는 너무 내적인 것을 무시하고 결과를 중시하는 교육을 펼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현실을 비관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철학을 중시하고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교육을 등한시해서 지금의 문제가 야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우크라이나에서 독일로 이주해 온 스베트라나 가족은 그런대로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게다가 스베트라나는 똑똑해서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명문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된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스베트라나 엄마 아빠가 얼마나 기뻤을까. 비록 가난하지만 똑똑하기 때문에 자신들 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을 것이다. 그렇게 설레면서 시작된 초반부였지만 제목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암시했기 때문에 마음 놓고 기뻐할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나지움에 들어간 순간부터 스베트라나에게 힘든 생활이 시작된다. 단순히 적응하기 힘들어서가 아니다. 조직적인 따돌림과 멸시가 서서히 스베트라나를 파괴한다. 처음에는 공부를 잘하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좋은 구실을 마련해 준 것에 불과하다. 단지 자기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냥 누군가 놀릴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러다 그들과 같은 옷을 입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짧은 생각에 물건을 훔치기까지 한다. 스베트라나는 이미 이성적인 판단이 많이 흐려진 상태다. 왜 안 그럴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회에 어울리지 못할 때 받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게다가 한창 자랄 나이에 그런 상처를 받는다면 더욱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을. 결국 사이버 스토킹까지 당한다. 스스로도 인터넷에 접속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자신을 통제하기에는 너무 많이 피폐해졌다.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것은 스베트라나가 엄마에게 조금만이라도 의지했더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 이런 상태에 놓인 아이들은 어른에게 쉽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스베트라나의 경우는 엄마가 안 그래도 힘든데 자기 때문에 더 힘들어질까봐. 그러니 독자는 더 안타까울 수밖에. 

이야기가 주로 스베트라나의 눈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속마음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 아이들은 왜 그런 못된 장난을 하는 것일까. 도대체 그 부모들은 어떻게 교육을 시키는 것일까.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문제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한편으론 스베트라나를 괴롭혔던 아이들이 혼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오로지 스베트라나에만 집중한다. 그나저나 이런 일이 그냥 책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왜 이런 세상이 되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아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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